지역의 어려운 일 ‘이장’이 해결한다

발행일 2017-02-21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방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려면수도권 주요기관의 지방이전과위기탈출 뛰어난 지역에 인센티브를 ”



영양군이 최근 이장(里長)직무역량 강화 교육을 영양군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했다. 수련원이 위치한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는 생태보전지역인 왕피천 상류로 군에서 반딧불이 특구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또 국제밤하늘보호협회는 지난 2015년 10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일대 3.93㎢를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청정함이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군은 최근 청정의 아이콘인 이곳에서 이장들의 직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박2일 과정으로 교육을 했다.

이장이 누구인가. 5대 장성급이란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마을에선 신망과 덕망이 높은 사람으로 행정 최일선에서 민ㆍ관 소통의 가교이자 행정의 모세혈관 역할을 담당하며 주민과는 직접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영양군의 이번 이장 역량강화 교육은 예산을 최소화하고 소통으로 쟁점사항을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교육은 매년 2천만 원의 저렴한 예산으로 지역 강사, 군정 추진에 자문역할을 하는 강사를 섭외해 진행한다. 특히 이번 교육은 얼굴내기 식 인사말 등 형식적인 것을 완전히 배제하고 군수 특강으로 군정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특강 내용 또한 군수의 치적홍보가 아니라 지금까지 추진해 온 군정의 문제점을 도출해 이장의 의견을 묻고 앞으로 군정 방향을 설정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또 체력단련과 팀워크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읍면별 족구대회, 윷놀이 대회, 장기자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협력의 중요성을 강화했다.

땀 흘리면서 서로 부둥켜 응원하는 모습을 볼 때 적지만 강하고,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기도 했다. 저녁 시간에는 읍면별로 담당공무원과 이장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며 서로 거리를 좁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최근 언론보도로는 전국의 소멸위험지역 비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소멸의 원인으로는 저출산 고령화와 젊은 여성이 농촌을 떠나 대도시로의 진출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으로는 지역의 교육, 의료, 문화수준을 대도시와 대등하게 조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돼야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준비하지 않은 지역은 자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영양군은 인구 1만8천의 소규모 자치단체이다. 하지만 어느 시군보다 발 빠르게 위기의식을 직시하고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행정 최 일선의 선봉장인 이장들이 앞장서서 지역민을 위한 봉사와 행정의 디딤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주민시책팀과 국비확보시책단 운영 등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산채클러스터와 같은 대형 국책사업 유치를 통해 지역의 새로운 경쟁력 자원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지방의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정부가 수도권 주요기관의 지방이전을 강화해야 하고 위기탈출 노력의 정성지표가 뛰어난 지역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외 정세가 극도로 혼란스럽다. IMF외환위기 이후 가장 불안한 상황이라는 말도 종종 나온다. 안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대통령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정국이 혼란에 빠졌고 밖으로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정책으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북핵과 중국, 일본 등과의 안보 및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지자체는 공감 행정으로 국난 극복의 선봉장이 되고 이장들도 민ㆍ관소통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중심을 잡고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극복에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이 소통과 화합으로 똘똘 뭉쳐 다시 한 번 동방의 등불을 밝혀볼 날을 기대해 본다.황태진북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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