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법칙 옌틀로운

발행일 2017-02-22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남 의식않고 자신의 행복을 찾고비교하기 보다 나의 삶에 충실한 것그것이 행복을 찾아주는 열쇠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세계 몇 위나 될까? 인터넷에 찾아보니 생각보다 낮은 수준이다. 115위라는 최근 통계가 나와 있는데 팔레스타인과 같은 순위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된 34개 회원국 중에서도 32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반면 자살률은 10년 넘게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런 통계를 보면 ‘헬조선’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구나 싶다. 우리나라 국민 중 열에 여덟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무엇 때문에 이런 불행한 나라가 되었을까?

우리나라는 1970년대만 해도 필리핀보다 가난하고 먹고살기 힘든 나라였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100달러에서 1만 달러 되는데 미국이 180년, 일본이 107년 걸린 반면, 한국은 37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초고속 상장을 이루는 기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통계를 검색해보니 우리나라가 GDP 순위로 11위이다. 대단한 경제부국이 되었다. 그런데 산업화를 통해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시대가 열리면서 물질적인 삶은 더없이 풍요로워진 듯 보이지만 지금 우리는 그만큼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자본과 물질적 풍요가 지배하면서 삶은 메말라져 갔다. 개인의 삶은 팍팍해지고 사람들의 가치관은 획일화되고, ‘풍요 속의 빈곤’과 ‘군중 속의 고독’으로 몸살을 앓는 사회가 되었다. 요즘 흔하게 들리는 ‘헬조선’이라는 말은 그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키워드다.

겉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 정말 ‘가치 있고 행복한 삶’에 대한 방법을 심도 있게 고찰해봐야 할 때이다. 행복한 삶은 사리사욕을 버리는 데서 온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어렵고 중요한 것은 욕심을 어떻게 버리느냐 하는 문제일 터이다. 자기를 버리면서 남을 먼저 챙기고 위하는 행동은 강한 신념과 의지와 믿음 없이는 실천하기 힘든 일이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항상 세계 톱(Top)이다. 2016년 유엔 자문기구 SDSN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위가 덴마크다. 그뿐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 2위, 전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나라 1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 1위가 덴마크다.

덴마크에는 ‘옌틀로운’이라는 단어가 있다. ‘옌트의 법칙’(Law of Jante)이라는 뜻이다. 모세의 십계명을 본뜬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열쇠가 바로 이 교육 규범이자 행동 강령 때문이라고 한다.

옌틀로운은 덴마크 작가 악셀 산드모스가 1933년에 쓴 소설에 나오는 법칙으로 소설 속 가상의 마을 ‘옌트’를 다스리는 법칙을 말한다. ‘옌트’는 ‘보통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옌틀로운’은 ‘보통 사람의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평등의 법칙’이다.

덴마크인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옌틀로운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지 마라. 둘째, 모든 사람이 똑같이 중요하다고 믿어야 한다. 셋째, 네가 다른 사람보다 영리할지는 몰라도 더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넷째, 모든 사람이 너만큼은 잘한다고 믿어야 한다. 다섯째,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것은 알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여섯째, 모든 사람이 너와 동등하다고 믿어야 한다. 일곱째, 모든 사람이 각자 잘하는 것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여덟째, 다른 사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아홉째,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고 믿어야 한다. 열째, 누구한테나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옌틀로운의 법칙은 세상 사람 누구라도,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어떠할지라도 나보다 부족함이 없고 마땅히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은연중에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때,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질 때 진심 어린 배려가 힘들어진다. 덴마크 사람들은 오롯이 자신이 원한 길을 걸어가고 그 선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에 행복하고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사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병폐를 척결하고 행복을 찾아주는 열쇠가 바로 이 ‘옌틀로운의 법칙’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 나보다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나의 삶에 충실한 것.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들리는 ‘갑질’, ‘갑의 횡포’, ‘불평등’, ‘헬조선’ 이런 말들도 ‘옌틀로운의 법칙’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박상봉중소기업성장 컨설턴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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