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에는 고리원전 4호기 격납고 내부에서 냉각재가 증가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해 원자로를 수동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0시 20분께 원자로가 자리해 있는 격납고 내부 바닥에 물이 모이는 수집조(저장탱크)에서 수위가 기준치 이상으로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고리원전본부는 다행히 고리 4호기의 출력을 천천히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원자로 가동을 안전하게 멈췄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원인은 증기발생기 배관에서 냉각재 물이 빠져나오면서 수집조의 수위가 상승한 때문으로 고리원전본부 측은 추정했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순환하는 냉각재는 일정한 온도(270℃∼320℃)를 유지하면서 증기발생기에서 증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기준치 이상은 사고위험이 크다고 한다. 원전은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정지하게 돼 있다.
고리 4호기도 현재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외부로 방사선 영향은 없었다고 하니 한고비는 넘긴 셈이다. 한수원은 사고 때마다 안전을 강조해왔고 정부도 철저한 안전관리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잇달은 사고소식으로 인해 원전에 대한 불안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에서 사고가 단 한 번 일어나도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드리마일, 구소련 체르노빌, 가까이 일본 후쿠시마처럼 대형참사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인근 주민은 생사가 좌우되는 위험에 처한다.
사고는 대부분 안전사고 매뉴얼을 무시하거나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매뉴얼을 철저하게 분석, 반복 교육해야 하는 이유다. 단 한 건 크고 작은 사고라도 미리 방지해야 한다.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한수원과 두 원전본부의 평소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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