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은 규모 5.4로 지난해 경주의 역대 최대 규모 5.8 지진에 이어 두 번째 강진으로 알려졌다. 비록 수치상 규모는 작지만 진원이 지하 9㎞로 경주 지진 당시 진원 15㎞보다 낮아 체감 위력은 엄청났다고 한다. 대구ㆍ경북뿐만 아니라 가까운 울산과 부산은 물론 서울까지 진동이 감지돼 우리 국민 모두 하나같이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한반도는 지금까지 지진이 빈발하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서 일본의 서편 한편에 벗어나 있어 국민 사이에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 9.12 경주 강진 이후 포항 5.4 규모 강진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진은 활성단층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하면서 발생한다는 것이 지구과학계의 정설이다. 포항 지진은 국내에 밝혀진 단층대 중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해 지난해 경주 강진과 같은 단층대라는 분석이다.
이번 지진 진앙은 경주 지진 진앙에서 약 43㎞나 떨어져 있다. 그 원인을 경주 지진을 일으켰던 양산단층 인근 장사단층으로 추정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상청도 경주 지진과의 관련성을 파악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진이 대구ㆍ경북에 안겨주는 불안은 따로 있다.
그것은 양산단층 인근 경북 동해안에 들어선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가동이다. 한수원은 이번 포항 지진에도 원전은 이상 없이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12 경주 지진 때는 월성원전 6기 가운데 4기를 일시 가동중지한 바 있다. 국내 원전 대부분이 규모 6.5 지진에 견딜 수 있기 때문이지만 국민 안전을 위해 중지했던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활성단층대 위치와 규모를 더욱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 지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해 대비책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원전뿐만 아니다. 아직 조사하고 있지만 상당수 지진 피해 건물도 내진설계 등으로 강력한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포항 지진은 최악을 가정한 대응시스템의 마련이 급선무임을 재차 일깨워준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