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인원과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일부 피해 주택은 당국에 의해 복구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긴 했다. 하지만 아파트와 빌라 등은 재건축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입주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이 심하다. 이 때문에 급하게 옷가지만 챙겨나온 이재민 1천500여 명이 걱정을 자아낸다.
대부분 흥해체육관 등 임시거처 27개소에 분산 대피해 밤을 지새우고 있지만 더 큰 여진 공포에 한결같이 불안한 모습들이다. 이들을 위한 대책이 한시바삐 마련돼야 한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대책이 있다면 무엇이든 우선 결정돼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지진 트라우마가 걱정이다. 벌써 수일째 밤잠을 설치는 이들은 상당수에 이른다. 불안을 못 견뎌 타지에 있는 먼 친, 인척 집으로 떠나는 이들도 보인다. 평생 겪지 못했던 강력한 지진을 겪다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실제 일어난 지진보다 마음속 충격으로 갈라진 금이 더 큰 탓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진을 겪은 이들은 대형트럭만 지나가도 깜짝깜짝 놀란다. 더 심각한 증상은 방안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진동도 마치 큰 지진처럼 느낀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조차 지장이 초래될 것은 분명하다. 평소 땅이 흔들리는듯한 감각이상도 자주 겪는다. 제대로 잠을 못 자 피로감을 느끼기 일쑤라고 한다. 지금 포항 강진 피해 이재민 중에 이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진으로 생긴 트라우마를 국가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포항 강진의 직, 간접 피해자들에도 이러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지진 재해는 초기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까지 세심하게 보살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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