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창비, 2011)
프랑스 축구가 2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출신의 선수를 하나로 묶어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아프리카 혈통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대표선수 23명 가운데 15명이 아프리카계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음바페는 카메룬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프리카 출신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 모두 다양한 혈통을 이어받았고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다. 20년 전 우승을 차지했을 때 프랑스 팀을 세계 언론에서는 ‘레인보우 팀’이라 불렀는데 이번도 다르지 않다.
이처럼 다채로운 선수들이 팀에서 한솥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프랑스의 중요한 가치인 똘레랑스와 평등의 힘이다. 물론 서로 다른 피부색과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한 팀으로 묶이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다. 극우정당 당수는 그들을 프랑스 대표선수들이 아니라고 비난했고 실제로 일부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프랑스 국가를 부르지 못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는 지금도 인종주의가 완전히 뿌리 뽑힌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난민 문제와 테러가 겹치면서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다양한 인종과 출신 성분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잘 살아가는 나라다.
이 시는 그 ‘똘레랑스’를 말하고 있다. ‘다르다와 틀리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자기를 낮추는 것과 낮게 사는 것’의 다름, ‘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의 차이’ 등으로 성찰을 확대시켜 나간다. 그렇듯 우리 삶에는 미묘하고 미세한 너와 나 사이의 차이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내 의견에 한 의견을 슬쩍 올려놓고 보아’도 ‘다른 것은 다른 것’이지만 틀리지 않을 때가 많다. 프랑스 사전엔 똘레랑스의 뜻을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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