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광풍

발행일 2017-07-19 19:58:5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가히 광풍 수준의 바람이다. 비트코인의 첫 거래는 약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5월 23일, 피자 두 판과 1만 비트코인을 교환한 것이 거래의 시초이다. 그 당시 피자 한판이 12달러 정도였다고 가정하면 1비트코인이 0.22센트(약 300원) 정도였을 것이다. 2017년 7월 현재 1비트코인은 약 2,50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그 당시에 비해 비트코인 가격은 1만 배 이상 상승하였으니 소위 초대박이 난 것이다.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은 익명성과 보안성이다. 익명성은 당사자 이외에는 누구와 거래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 매춘, 무기거래 등에 사용될 유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트코인의 보안성 비밀은 블록체인에 있다. 블록체인이란 블록과 체인의 합성어로서 블록은 일정시간 동안 거래된 내역을 말하고 체인은 거래내역을 엮는다는 의미이다. 10분 정도 마다 사용자들의 거래 장부를 검사해서 해당 시간의 거래내역을 한 블록으로 묶는다. 만일 특정 사용자의 장부에서 누락 등의 오류가 발견된다면 정상장부를 복제해서 대체하는 방식으로 수정한다. 새로운 거래내역을 담은 블록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앞의 블록 뒤에 덧붙이는 과정이 반복된다. 거래할 때는 각 사용자가 가진 거래 내역을 대조함으로써 거래 내역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어 데이터 위조가 방지된다. 따라서 블록체인의 보안성은 데이터를 공유하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커진다. 그렇다고 비트코인 거래에 사기 등이 개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악의의 비트코인 보유자가 과반이 넘거나 블록이 형성되는 10분 이내에 해당 거래내역을 전부 위조할 수 있다면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채굴할 수도 있고 코빗 등 거래소나 보유자로부터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채굴이란 장비를 이용하여 땅속에서 광물을 캐듯이 컴퓨터 장비로 수학적 알고리즘을 풀어서 비트코인을 얻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채굴하는 방법은 10분에 한 번씩 바뀌는 숫자와 알파벳으로 64자리로 구성된 조합을 맞추면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64자리 가운데 뒷자리 45개는 비트코인이 전송됐던 과거기록을 암호화해 담고 있지만 앞자리 19개는 난수를 통해 얻어지는 무작위 값이다. 채굴하려는 사람은 앞 19자리를 맞추어야 하는데 10분 만에 19자리를 모두 맞추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수백 대를 동원해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서는 고가의 주문ㆍ제작 그래픽 카드 같은 장비를 새로 준비해야 하는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가격이 뛰면서 경쟁자가 많아져 최근 채굴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 또한 한 번 문제를 맞히면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의 보상 반감기는 4년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50비트코인이, 이후 4년간 25비트코인이 주어졌고 2017년부터는 12.5비트코인이 주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2040년 비트코인 총발행량 2,100만 개가 채굴되면 더 이상 채굴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2017년 6월 말 현재 발행된 비트코인이 약 1,650만 개이므로 앞으로 450만 개 정도가 남아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을 비롯하여 가상화폐 거래에 필요한 인증속도를 비트코인보다 더 높인 라이트코인, 블록체인 안에 정보를 넣어 위ㆍ변조를 더 어렵게 한 이더리움(ETH), 환전할 때 자체적으로 최적의 환율을 찾아주는 기능을 갖춘 리플(XRP) 등이 거래되고 있다.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는 빗썸, 코인원, 코빗 이다. 전세계 가상화폐 하루 거래규모가 3.5조 원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조 원을 웃돌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거래규모 1위를 차지할 때가 잦을 정도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보유 수량은 적은데 수요가 많아서 그런가 아니면 투기성향 때문인가. 대박도 좋지만 제대로 알고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조태진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기획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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