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60대 여성 한 분이 내원하셨다. 눈꺼풀이 많이 처져서 눈을 뜨는 게 힘들고 불편하다고 하신다. 자세히 진찰을 해 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눈은 아래로 처져서 눈 가장자리는 고인 눈물로 인해 많이 짓물러져 있었다. 이마를 이용해서 눈을 힘겹게 뜨다 보니,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깊이 패 있었다. 자녀혼사 문제로 사돈을 첫 대면하는 자리에서 단정한 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상담하러 오셨단다.
원래 이 정도 나이가 되어서 눈꺼풀 수술을 하게 되면, ‘땡그란’ 눈 모양 때문에 부릅뜨고 째려보는 듯한 인상이 되어서 수술하기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견례를 앞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데다가, 주위에 아시는 분이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나서 인상도 좋아지고 회복도 많이 빨라져서 눈여겨보아 두었다가 왔단다.
이런 형태의 눈은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눈꺼풀의 노화가 진행되면 눈꺼풀을 당겨 올리는 근육인 안검거상근의 힘도 약해지고, 거기에 겉피부까지 함께 처지면서 눈의 시야를 가리게 된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마치 극장에서 위쪽 스크린을 반쯤 내리고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면 아무래도 답답하다. 그래서 우리 몸은 이것을 극복하고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알게 모르게 조절작업에 들어간다.
우선 턱이 살짝 들린다. 그러면 아무래도 좀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다음으로 하는 것이 이마근육의 힘을 증가시켜 주는 것이다. 안검거상근이 이마근육인 전두근과 결합된 것은 아니지만 이마근육을 당겨줌으로써 눈꺼풀을 들어 올려줄 수 있다. 그러면 좀 더 많이 보게 된다. 그 결과 눈썹은 당겨 올라가게 되고 이마에는 주름이 생긴다. 길을 가다 보면 이런 모습으로 다니는 중년의 남성과 여성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눈꺼풀 처짐이 심해지면, 눈썹을 더 당겨 올리게 되고, 주름도 함께 깊어지고 길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세월의 흔적이 되는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 그것은 이런 방법으로 눈을 키워놓으면 눈이 작았을 때 위로 당겨져 올라갔던 눈썹이 다시 아래로 처져 내려오면서 눈과 눈썹 사이가 너무 좁아지고 눈만 달랑 커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눈이 작을 때 더 잘 보기 위해서 눈썹을 들어 올리던 이마의 전두근이, 눈이 커지면서 힘이 저절로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썹의 위치가 당겨져 올라간 원래의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상태에서 눈의 크기가 커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이 수술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 하겠다.
눈썹을 당겨 올려주고, 눈꺼풀을 수술하는, 번거롭지만 두 가지 수술을 함께해서 수술 후에도 눈과 눈썹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유지해 주는 것이 좀 더 나은 결과를 보여 주는 것이다. 어쨌든 그 환자분은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용기를 내셔서 그 다음 날 바로 수술하셨다. 수술하기 전에는 아플까 겁도 많이 내시던 환자였지만, 수면마취를 충분히 하고 수술 부위에도 충분히 마취를 해서 통증은 거의 없이 무사히 수술을 끝냈다.
수술과정 중에 보니 윗눈꺼풀 피부가 눈 안쪽으로 말려들어 가서 여름이면 땀이 흘러들어 가서 짓물러서 많이 따갑고 불편하셨을 텐데, 그 불편함을 해결해 드리고 나니 오히려 내 마음이 개운할 정도였다. 아무쪼록 빨리 상처가 나아서 눈의 불편함도 없어지고 상견례도 잘 마치셔서 그분 집안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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