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6차 핵실험

발행일 2017-09-05 19:58: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북한 미사일 발사·핵실험 소식이웃에 깡패가 살고 있는 느낌담담한 행동·일관성 유지 중요”



당신의 이웃에 깡패가 살고 있다고 치자. 당신은 그가 몸에 문신을 하고 집 안에는 칼과 도끼 같은 것들을 벽에 걸어 두고 있는 사실도 안다. 왜냐하면 그가 종종 문신을 드러내 보이고 집 안에 위험한 물건이 있다는 것을 주변에 과시하기 때문이다. 선량한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사를 가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집을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말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웃에 깡패가 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2천500만 명이 살고 있는 북한을 이웃하는 깡패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비유일 수도 있다. 어느 작가가 북한에 대해 쓴 책의 제목처럼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고 볼 수도 있고 남북한을 통일해야 할 분단조국으로 말할 수도 있다.

얼마 전 우연히 책방에서 북한 사진집을 한 권 샀다. 평양 일대를 찍은 사진들을 모은 책이다. 무언가 숨죽인 듯 조용한 거리, 과도하게 눈에 띄는 건물들, 여기저기 산재한, 사람의 정신을 압도하는 거대한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평양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이 일정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비정상의 가상세계로 보인다.

우리는 남북한의 통일이 마치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 것처럼 기정사실화하고 남북한 통일의 모델로 동독을 든다. 그러나 북한과 동독은 실체가 전혀 다르다. 동독은 비록 공산주의 국가이지만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민주정치와 의회제도에 대한 경험을 서독과 공동의 유산으로 가지고 있었다. 통일과정에서 동독 주민들이 서독의 정치체제를 기꺼이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반면 북한은 일본 식민체제에서 어떠한 민주주의도 경험하지 못한 채 곧장 김일성 왕조체제로 편제됐다. 따라서 북한에는 다수에 의한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은 반대의견을 말할 수 있는 논쟁을 전제한다. 그러나 북한에 관한 수없이 많은 뉴스 가운데 눈을 씻고 봐도 반대의견이나 논쟁, 토론 등을 찾을 수가 없다. 반대가 부존재하는 나라, 단 1명의 위협적인 비만한 의사결정권자만 존재하는 곳, 이런 곳에서 북한 주민은 평생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세습 권력자를 최고 존엄으로 받드는 주체사상 교육 세례를 받고 이를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시켜 왔다. 북한 주민 다수가 남한의 정치제도를 희망하고 수용할지 의문이다.

현실 속의 북한은 분단조국의 반쪽이 아니라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는 깡패와 같은 존재이다. 이웃하는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당신은 그에게 친구가 되자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깡패가 좋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영화나 소설에서 가능한 일이지 현실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사람은 다 똑같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이웃 아닌가” 등의 말로 그를 대해서도 안 된다. 그는 당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당신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가르치려고 드는 것으로 받아들여 십중팔구 화를 낼 것이다. 당신은 그의 위협이 그의 어려운 처지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여 도와주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그에게 동업을 하자거나 살림을 합치자는 말은 아예 꺼내지 않는 게 좋다. 좋지 않은 결과만 낳을 뿐이다.

당신이 그를 제압할 수 없다면 그저 그와 거리를 두고 피하는 것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깡패는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므로 그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그와 부딪히더라도 담담하게 행동하고 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는 늘 이웃의 허점을 노리거나 트집을 잡으려 하므로 당신은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불행한 것은 이웃의 깡패가 아직 혈기방장한 나이라는 사실이고 다행인 것은 당신이 깡패에게 휘둘릴 정도로 심약하지 않다는 점이다.윤정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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