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밑 한파 불우이웃 다시 되돌아 볼 때다

발행일 2017-01-17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올겨울 가장 추운 북풍한설이 연일 대구ㆍ경북을 강타하고 있다. 뺨을 후비며 파고 드는‘칼바람’이란 표현이 너무나 적절해 보인다. 지난 주말부터 경북 일부 지역에는 한파특보가 내려졌다고 하니 이만저만한 강추위가 아니다. 대구ㆍ경북 대부분은 이미 올겨울 최저기온을 갱신했다. 폭설이 덮친 경북 북부 일부 지역에는 수은주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대구 도심 또한 영하 8℃ 이하까지 내려가는 매서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눈, 비가 닥치면 체감온도는 상상이상 추워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런데 갑작스런 한파가 닥치면서 팍팍한 서민들의 삶에 걱정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 아니다. 무엇보다 추위 속에 힘겹게 살아가는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이 걱정된다. 모두가 낡은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해 문틈을 파고드는 매서운 칼바람을 견뎌야 할 판이다. 생계의 위협까지 받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온정의 손길이 끊긴 복지 사각지대도 적지 않다. 일부 노숙자 쉼터에는 그간 답지하던 연탄 지원이 크게 줄었다. 설날 떡국 한 그릇 제대로 못 챙겨 먹을지도 모른다. 굶주림과 질병에 허덕이는 계층들은 추위가 고통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사상초유의 추위에 움츠러든 생활고가 처량하게 느껴진다.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한다.

지난 연말 전국 양계농가를 강타한 AI 후유증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 주부들은 마트마다 비싼 달걀값에 혀를 내두르며 진열대를 숫제 기피한다. 양계농가에게 올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하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 정국은 지금 최순실 국정 농단에 경제난이 겹치면서 한치 앞 희망조차 엿볼 수 없다. 국내외 금융권마다 금리는 가파르게 오를 조짐이다.

서민들이 겪는 생활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있다. 유리지갑으로 불리며 한 달을 겨우내 버티는 직장인들도 힘겹기 마찬가지이다. 해가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급여를 받으면서 서로의 처지에 공감할 것이다. 소득은 해마다 제자리걸음이고 대출금리는 여전히 가파르게 오른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작은 집이나 아파트를 대출받아 산 직장인들은 빠듯한 월급으로 이자 갚기에 허겁지겁하는 심경일 것이다.

자녀들에게 줄 세뱃돈까지 마련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그들의 처지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아무리 삶이 팍팍하고 빠듯하더라도 환난상휼(患難相恤)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설을 맞아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도움의 손길이 너무나 간절한 이들에게 희박해진 온정의 불길을 다시 한 번 지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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