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지역기여도 아직 바닥인가

발행일 2017-03-28 19:33: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시내 12개 백화점과 19개 대형마트 등 31개(대구 신세계 제외) 대형 유통업체 중 지역기여도가 가장 떨어진 워스트(Worst) 업체로 이마트와 코스트코 홀세일이 선정됐다. 이 반면 가장 높은 베스트(Best)업체는 현대백화점이 선정돼 무척 대조를 이룬다.

베스트, 워스트 기업은 대구시에서 최근 유통업체 대표, 상인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통상생업발전협의회에서 뽑은 것이다. 유통공룡의 실질적인 지역기여도 향상을 위해 지난 한 해 추진실적을 평가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선정한 결과라고 한다.

현대백화점은 100점 만점에 79점을 받은 반면 이마트와 코스트코 홀세일은 70점 미만을 받았다. 대구시의 대기업 유통업체 지역기여도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지역 용역발주액은 287억4천만 원으로 전체 53.5%를 기록, 2015년 54.5%에서 1% 감소했다.

지역업체 입점도 2015년 442개사에서 지난해 429개사로 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제품을 사들인 실적과 지역사회에 환원한 실적은 2015년에 비해 지난 한해는 실적이 그나마 소폭 증가했다.

그런데 이마트의 경우 지역용역 발주 실적이 31개 업체 중 가장 낮은 15.2%로 나타나 무관심이 지나치다고 느껴진다. 코스트코 홀세일은 지역 제품 매입액이 낮고 매출액 자료마저 제출하지 않아 시민들의 공분을 살 정도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지역금융 이용, 지역생산제품 매입, 지역사회 환원, 지방세 납부 실적이 급증했다. 물론 지역우수업체 입점, 지역민 고용창출, 지역상품 판로기획전 실적이 감소한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지역금융 이용 직원급여이체 실적은 2015년 80.9%에서 지난해 59%로 급격히 낮아졌다. 대구시의 가이드라인이 90% 이상인데 비하면 한참 멀다. 대구에는 지난 2006년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 등 ‘유통공룡’들이 대거 진출했지만 달리 도움이 안 된 것은 사실이다.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만 갉아먹는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유통공룡 진출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황폐화, 지역자금 역외유출 등 그 폐해는 심각하다. 지역기여도 조사는 이런 폐해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지역기여도 일부 주요 지표가 낮아진 유통공룡은 각성이 필요하다. 앞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만회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대구에 진출한 유통공룡들이 지역에 한 게 뭐가 있느냐는 시민들의 질타가 말끔히 사라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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