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성금과 구호물품도 답지하고 있다. 성금은 포스코 15억 원을 비롯하여 대구시 3억5천만 원 대구은행 1천만 원 등 22일 현재 29억 원이 답지했다. 구호물품은 기관ㆍ단체와 기업, 개인이 이미 속속 전달한데다 전달 약속 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번 강진은 1천 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국가적 재난으로 기록된다. 정부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실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더 큰 위안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포항시청 일부 공무원들이 마치 먼 나라 남의 일처럼 여기고 외면해버린 일이 생겨 시민들을 경악게 하고 있다.
해당 공무원들은 지진이 나기 전인 지난 14일 유럽으로 외유를 떠난 포항시청 인사팀장과 공무원노조 소속 1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당시 1인당 350만~400만 원을 넘는 호화판 여행 도중 지난 15일 지진이 나자마자 포항시로부터 일정을 중단, 귀국을 종용받았다. 하지만 들은척만척 보란 듯 나머지 1주일간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뻔뻔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지진 발생 한참 후인 지난 21일 낮 귀국한 이들의 면면이 궁금해진다. 이들은 비난이 잇따르자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다가 귀국 종용에도 불구하고 항공권을 못 구했다고 해명했다. 타국 항공권을 구하려고 했지만 좌석을 확보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한두 시간 뒤 항공권은 못 구해도 도쿄 등 경유지 선택을 왜 강구하지 못했는지도 궁금하다. 현지 대사관과 영사관에 협조해도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관광비수기 일주일간 항공권이 없었다는 점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엄청난 국가적 재난 앞에는 너나 없이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 현지 포항시청 공무원들은 그 누구보다 비상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공무원들은 피해 주민들의 성난 민심과 함께 동료들의 분노도 달래야 한다. 비난과 질책을 덜려면 피해현장에서 땀으로 속죄해야 한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