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조짐 서민물가, 선제 대응해야

발행일 2018-06-13 23:08:5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연초 불붙은 서민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면서 가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 이후 우려를 자아내던 물가 인상이 본격화된 탓으로 보인다. 서민물가 상승은 실질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현재 서민경제는 소득은 줄고 물가가 오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일제히 상승한 외식 가격이 서민들을 옥죄는 형국이다. 한국소비자원 물가조사에 따르면 냉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10%나 올라 한 그릇 9천 원에 육박했다. 그밖에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7개 가격도 1년 새 올랐다. 겨우 1개 자장면만 지난해 수준이었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내린 메뉴는 눈 닦고도 찾아볼 수 없다. 삼겹살도 200g당 1만6천489원으로 지난해보다 5.6%(868원) 올라 상승 폭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어 김치찌개 백반(2.6%), 칼국수ㆍ김밥(1.8%), 비빔밥(1.4%), 삼계탕(0.8%) 순이다. 지갑이 가벼운 직장인들로서는 식당 앞에서 혀를 내두르며 발길을 되돌릴만하다.

밥상물가도 크게 올랐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을 우울하게 한다. 그런데 서민물가 상승은 이뿐만 아니다. 목욕비, 학원비 등 생활물가 전반에 걸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유가마저 급격하게 치솟아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 성장으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탓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소득분배 지표를 보면 양극화가 더욱 벌어져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성과에 의구심이 든다.

물론 서민물가 상승과 비례해 가계소득이 그 이상 오른다면 달리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월급 상승 기미는 전혀 없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일부 자영업자들에게 치명타였다. 차라리 사업장 문을 닫는 것이 낫다는 푸념도 적지 않다.

지금 우리 경제는 사상 최대 가계부채로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물가마저 오른 지금 서민들이 너무도 팍팍한 삶에 좌절할까 걱정이다. 수익이 줄어 지갑을 열지 않으면 내수가 위축될 것은 너무도 뻔하다. 일자리와 소비, 투자 열기도 식어버린다.

이제 지방선거가 끝났다. 물가관리 등 민생을 챙기고 돌봐야 할 때다. 서민경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요구된다. 장보기가 불안한 주부들을 위해 농축산물과 생필품 수급을 점검해야 한다. 하반기 각종 공공요금 인상도 가급적 분산할 필요가 있다. 물가 상승이 소비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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