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감염사고 철저히 대비해야

발행일 2019-01-08 19:46:3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18명이 집단으로 전염성 호흡기 질환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는 8일 지역 한 병원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에 걸린 환자 18명이 발견돼 이 중 11명이 입원 치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5명에 이어 이틀 만에 18명으로 늘어났다.

달서구보건소는 산후조리원을 거쳐 간 아기와 산모, 간호조무사 등 총 170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건 당국은 RSV의 잠복기가 평균 5~8일로 추가 감염자 발생을 우려한다.

지난해 4월에는 포항에서, 지난해 말에는 울산과 인천에서 잇따라 RSV가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연간 500명의 아기가 산후조리원에서 RSV 등 호흡기질환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RSV는 소아와 성인에게 감기ㆍ기관지염ㆍ폐렴ㆍ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감염되면 성인은 보통 가볍게 감기를 앓고 낫지만 영유아나 면역 저하자, 고령자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하고 호흡기를 통해 쉽게 전파된다.

집단시설인 산후조리원에서의 감염사고는 건강상태가 취약한 영아와 산모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그러나 현재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산후조리원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보건당국에 영업 신고만 하면 된다.

이같이 산후조리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해 감염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은 산후조리원의 명칭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종사자 감염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산후조리업자와 종사자는 정기적으로 감염병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하고 질병 확산과 예방을 위해 소독 등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영업 정지나 폐쇄토록 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여건이 맞지 않아 주춤한 상태다.

현재 산후조리원은 산모와 신생아 수십 명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 위생관리가 자칫 소홀할 경우 집단으로 호흡기 감염병을 앓기 십상이다. 그만큼 보건당국의 위생 및 감염관리가 요구되는 곳이다. 집중 관리해도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모의 60%가량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영유아 관리에 필수 시설이 됐다. 산모는 출산 후 몸을 추스르고 영유아는 수유 등 육아관리를 시작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산모와 아기가 안심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ㆍ감독을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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