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붉은 닭의 기상처럼

발행일 2017-01-05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올해는 우렁찬 붉은 닭의 해국운 상승의 기회로 만들어야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져보자”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횃대를 차고 뛰어내리는 저 붉은 닭의 기상. 올 해는 시끄러운 일보다는 아침을 여는 닭의 합창처럼 신바람 났으면 좋겠다. 백성들이 웃으면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릴 수 있기를 간구해 본다. 지난해 참 어지러웠던 것들은 ‘세모’와 함께 묻혔다.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촛불은 고이 가슴에 켜두고 서민들의 아픈 삶을 돌볼 때가 되었다. 엄동설한보다 더 추운 것이 소비 절벽이다. 투자와 소비를 높일 수 있는 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경기침체에 이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선진국의 소비량 감소 등 대외 경제환경이 매우 어렵다. 여기다 탄핵정국, AI(고병원성 인플루엔자), 김영란법의 영향까지 겹쳐 도무지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경제가 얼어붙었데이”하는 서민의 푸념이 여기저기 터져 나올만하다. 가뜩 어려운 서민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가게세도 못 내 야반도주 하는가 하면 한 집 건너 ‘점포정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입만 열면 ‘민생’하던 국회의원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용궁에 온 토끼처럼 잔머리 굴리기에 바빴을까. “선량님들, 닭도 화가 나면 부리로 쪼면서 발길질 하는데 백성들은 어떨는지요?”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따르는 당원들 모아서 ‘구멍가게나 노점상에서 물건 사주기 운동’이라도 벌이는 게 도리일 것 같다. 비싼 고급식당에서 물써듯이 쓰던 돈을 일반음식점으로 바꾸면 영세식당 여럿이 회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판의 긴 나무의자에 앉아 국밥 한 그릇 사먹는 선량의 모습이 서민의 가슴에 눈물을 적실는지 모를 일이다. 서민이 웃어야 나라가 웃는다. 시장이 북적대야 경제도 살아난다.

올해는 닭의 생존 본능처럼 더 분주히 움직여야 될 것 같다.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등장, 최대 교역시장인 중국경제의 성장둔화로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진지 오래다.

게다가 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 미ㆍ러의 신냉전시대 각축 등으로 한반도의 안보정세마저 불안한 형국이다. 성장률 2%는 고사하고, 까딱하다가는 정치고 경제고 공멸할지 모른다. 정치권은 정권보다도 발등의 불인 경제현안부터 풀어야 한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지혜를 짜내어야 한다.

당장이라도 정부와 4당이 ‘경제살리기 협의체’를 만들고 가동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틔워 주어야 한다. 좀 하려고 하면 바지춤을 잡고, 전력을 집중하려고 하면 다리를 걸어서야 되겠는가.

일 잘 못한다고 대통령을 탄핵하면서도 정작에 국회의원은 열외가 되어 있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이다. 섣부른 눈웃음과 말장난보다는 먼저 자신을 불사를 수 있는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를 알면 왕도가 보이는 법이다.

올해는 붉은 닭의 해이다. 닭은 맨 먼저 새벽을 연다. 이 기운을 국운 상승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신라의 첫 임금도 닭이 울고 탄생했다. 붉고, 윤이 나고, 힘차고, 우렁찬 붉은 닭의 해. 우리가 바라는 초인이 올 것만 같다. 실망하지 말자. 희망과 용기를 가져보자. 이제 우리 국민은 정치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예전에는 겨울철 따뜻한 양지쪽 담장 밑으로 동네 닭들이 모두 모였다. 닭은 먹이를 가지고 서로 다투지 않는다.

각자 열심히 땅을 긁어대며 ‘고올 골’ 정담을 나눌 뿐이다. 우리도 닭 좀 배우자. 쌈질하던 손으로 땅을 파고, 삽질도 하며, 세계일류 기술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 정치가 경제를 가로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가장 썩은 정치인이 재벌총수를 불러 삿대질 하는 진풍경은 목불인견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성장의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경제회생의 첩경인데 대기업을 비난만 하면 어쩔 셈인가. 포퓰리즘에 빠져 경제를 무너뜨리면 국부만 해친다. ‘재미’ 위주의 집중보도를 해대는 언론도 자제해야 한다.

새해는 헌법체계에 따라 울렁대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는 슬기를 모으자. 국민, 기업, 정부,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하여 경제 살리기에 나서자. 위기는 오래두면 몰락한다. 시간이 없다. 정치문제로 너무 오래 끌어왔기 때문이다. 촌음을 아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 아닌가. 새해는 우리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의 시험대인지 모른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횃대를 차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자. 이 난국을 뛰어 넘자.최해남시인전 대경섬산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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