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인생

발행일 2017-03-26 19:06:3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건강·사랑없이 성공했어도 인생은 ‘0’건강 챙기고 사랑하는 마음 가지면모두 성공한 인생 살 수 있지 않을까”



천일이 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슬픔과 갈등 속에 허우적대게 만들었던 세월호가 드디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간간이 이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이 얼마나 크면 하늘도 저리 울고 있을까 싶다. 가족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 이들의 가슴에는 얼마나 진하고 뜨거운 피눈물이 날까. 차마 돌아서지도 못하고 그 자리를 지키며 엄동설한 추위에 떨면서 애타게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유족들은 또 얼마나 더 가슴이 찢어지고 아플까. 창밖 날씨에 자꾸만 시선이 빼앗겨 손에 좀체 일이 잡히지 않는다. 하염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보낸다.“선생님! 선생니임! ” 아련하게 부르는 듯한 소리에 돌아보니 여드름이 더덕더덕 붙은 교복 입은 남학생이 진찰 의자에 앉아있다. 돌아보니 연전에 가슴이 자꾸만 커져 고민이라고 한 번 찾아온 적이 있던 내 단골 아이였다. 오늘은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 비장한 얼굴로 어머니를 대동해 다시 나타났다. “주사 주세요! 한 방에 싹 없어지는 주사 맞으러 왔어요. 다른 데 가니까 수술하라고 하던데요. 무서워서 못해요. 주사 주세요. 친구 자식들이 자꾸만 놀려서 정말 죽고 싶단 말이어요!”하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가 오늘은 비도 오고 온 나라가 어수선해하는 날이라며 조금 기다렸다가 병원에 가보자고 하여도 세월호보다 자신의 사건이 더 큰 일이라며 학교도 가지 않고 버티다가 끝내 병원으로 가자고 우겨서 왔다고 설명한다.

몇 해 전 사춘기가 시작될 때부터 한쪽 가슴이 부풀기 시작하더라는 아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젖이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정말 많이 확 부풀어 올랐다. 산모의 젖가슴처럼 되어 버렸다. 체육 시간에 옷을 갈아입으려고 윗옷을 벗으면 너무나 표시가 나니 반 아이들이 합작하여 커튼을 젖히며 공개하여 남녀 아이들이 모두 다 보도록 망신을 주고 짓궂은 녀석은 가슴을 주무르며 젖 달라고 놀려대어서 정말이지 죽고 싶다는 것이 아닌가. 아니 죽여 버리고 싶다는 것이다.

여성형 유방증이다. 그리스어 여성이라는 뜻의 gynec와 유방을 의미하는 mastos에서 유래하여 Gynecomastia 라 부르는 남성의 유방확대증이다. 만지면 통증이 있기도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생아기에 어머니의 호르몬 영향으로 가슴이 통통하다가 1년 정도 되면 사라진다. 남자아이도 대개 반 정도에서 사춘기 청소년에게 유방이 커질 수 있지만, 서서히 사라진다.

일부는 증상이 지속하여 이 청년처럼 고민거리로 남을 수 있다. 만 10세~12세 경 남성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의 비율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하여 유방이 발달했다가 16~17세 경 남성 호르몬이 안정적으로 우세해지면 대부분 소실되는 것이다. 중년이나 노년의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여성형 유방 빈도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여성형 유방은 여성 호르몬 자체나 성호르몬 대사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약제를 복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여성 호르몬의 비율이 높아져서 발생할 수 있다. 비만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만성신부전증, 간 경화 또는 성선 기능 저하증, 고환암 또는 영양실조와도 관련이 있다.

여유증은 사춘기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어쩌면 당사자에게는 다른 어떤 사회적인 사건보다도 더 심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으랴. 아이는 오늘이라도 유방만 없어지고 나면 자신에게 일어나는 어떠한 일들이라도 모두 다 성공으로 이끌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이다.

어느 회장이 성공에 대해 강의를 했다. 칠판에 ‘1,000억’이라고 썼다. 자신의 재산이 1,000억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 재산을 모으려면 어떻게 하였겠는가? 그중 첫 번째 0은 노력이었고 두 번째 0은 믿음이었고, 세 번째 0은 관리라고 하였다. 세 가지 모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맨 앞의 1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건강과 사랑이었다.

만약, 맨 앞의 1을 지우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1,000억이 될까? 바로 0만 남게 되어 버릴 것이다. 바로 건강과 사랑이 없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였더라도 우리 인생은 바로 0이 되어 버리지 않겠는가.

그러니 어떠한 경우에라도 서로를 위해 건강을 챙기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면 우리 모두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으랴. 서로 아픔을 어루만지는 사랑 가득한 4월을 소망하며.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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