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시비 줄이는 방향으로 대입 제도 개선돼야

발행일 2019-01-08 19:51:1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해 발생한 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와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고, 성적 지상주의에 멍든 교육계의 비뚤어진 단면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학생부와 이를 기반으로 한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으로 학종을 폐지하고 수능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 아빠의 시험답안 유출 사건 외에도 학생이 시험지를 훔치거나 학부모가 교사를 매수하는 등 혀를 내두르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입시제도가 교육의 다양성과 공교육 정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입 제도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과 투명성이 현저히 결여됐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학종이 교사의 자의나 학교장의 의지에 따라 성패가 크게 좌우되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결국 학종은 수능 성적처럼 명확하고 객관적인 정량적 기준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현행 학생부 기록 체계는 기재 항목이 복잡해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유발 요인이 되고 있고, 수시 선발 비율 확대로 입시컨설팅 등 사교육비가 더 늘었다고 한다.

선발 결과에 대해서도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 주체가 이해와 납득이 가야 마땅하지만, 지금의 학생부와 학종은 수긍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입 제도는 불공정 시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어떻게든 개선돼야 한다. 학생의 다양한 자질과 가능성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당초 취지는 이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온갖 편법과 불법이 무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는 평가제도라면 과감히 손질해야 함이 당연하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교육 분야 특히 대입 제도 분야는 신중하고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84%가 학종이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불공정 논란이 갈수록 심해져 세간에서는 학종을 ‘금수저 깜깜이 전형’ ‘불공정 전형’이라고 비아냥댄다. 깜깜이 불공정 학종 전형보다 수능이 훨씬 객관적이라는 판단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금도 학종 폐지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복잡한 수시 입시 전형을 단순화하고 제도의 공정성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가장 객관적으로 점수가 확인되는 수능 위주의 정시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학종 폐지 및 수능 확대 요구가 교육 현장의 대세라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김은경대구 달서구 조암남로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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