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유일 산후조리원 폐업…시의회의 관심을 촉구한다

발행일 2018-11-26 20:12:2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저출산은 국가 재난이며 산후조리원은 김천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임을 감안, 폐업을 한 번 더 고려해 주시고, 김천시도 조리원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김충섭 김천시장이 적자 운영의 어려움으로 김천제일병원이 산후관리센터(산후조리원) 폐업을 결정(본보 23일 자 10면 보도)하자, 23일 오후 강병직 제일병원 이사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폐업을 유보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강 이사장은 “그동안 의료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매월 수억 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산후조리원을 계속 운영했으나, 너무나 힘들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돼 오던 제일병원 ‘산후조리원’의 12월 말 폐쇄가 결정되자 산모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이 산후관리센터 정상 운영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김천지역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제일병원의 산후조리원 폐쇄는 사실상 예견됐다.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을 통해 분만 취약 지역에 ‘분만 진료과’를 개설하는 의료기관에 매년 수백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병원은 지원사업 시행 전에 이미 분만산부인과를 개설하는 바람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병원은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여기에다 김천시의회 일부 시의원들의 무관심도 한몫했다. 김천시는 ‘출산장려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해 시의회에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김천시의회 김세운 의장과 김응숙 의원 등 대부분의 시의원은 산모들의 불편 해소와 혁신도시 김천의 공익 측면에서 볼 때 반드시 지원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일부 시의원들은 “공공의료기관도 아닌 개인 종합병원을 적자를 이유로 시 예산으로 지원해 줄 수 없다”며 지원을 반대해왔다.

전국에서 분만 시설을 갖춘 산부인과 병ㆍ의원 수는 2007년 1천27개소에서 2015년 620개소로 407개소가 감소했다. 최근 10년 사이 분만 병원이 많이 줄어든 것은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서 분만시설을 갖춘 병의원들의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북 도내에선 인근 상주시와 문경시, 영주시 등 6개 시ㆍ군이 산부인과 병ㆍ의원을 지원하고 있다.

김천 시민들은 “김천시에 분만병원과 산후조리원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김천시의 발전과 여성들의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례안이 개정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천시의회도 12월 열리는 제2차 정례회서 보류 중인 ‘출산장려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켜, 산후조리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천시의회의 관심을 촉구해 본다.안희용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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