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바탕한 대화라야 결과가 있다

발행일 2018-03-18 20:08: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원칙 없는 양보는 매국이다



문재인대통령은 남북대화 무드가 싹 틀 무렵인 지난 1월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와 평화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는 설명까지 했다.

그동안 문대통령은 대화만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을 해온 탓에 의외로 느껴졌다. 그러나 어떻든 바른 길을 선택한 것 같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장군의 말은 역사적 경험으로도 대체로 증명되는 사실 아닌가.

그리고 모처럼 민주진영이 갑(甲)의 위치로 들어선 느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핵과 미사일만 끌어안고 어떤 외부의 자극에도 움쩍도 않던 북한이 2년여에 걸친 끈질긴 경제제재에는 스스로 손을 들고 나온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경제제재 효과가 가장 크다”는 호언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 같다. 평화는 물론 대화까지도 힘없이는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정권안보의 측면서도 그렇다. 지난 고난의 행군(1996~2000)때는 300만이 굶어죽었어도 그들이 피지배층이었으므로 독재자의 입장에선 권력약화 요인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경제제재의 피해가 바로 노동당 간부 등 지도층에 밀려닥치고 있으므로 김정은 자신의 권력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어 그 위기의 질이 다르다.

이미 알려진 대로 김정은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궁정(宮廷)경제가 가장 심각하게 폭삭한 모양이다. 일부전문가들은 제재를 내년까지 밀어붙이면 완전히 거덜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통치는 마비될 수밖에 없다. 또 북한민들의 생계를 지탱해 주고 있는 장마당경제도 불안하고.

지금 우리는 북핵으로 골머리를 썩혀온 지난 25년동안 처음으로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가장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이런 지금이야말로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이 시기에 가장 경계해야 될 일은 ‘민족은 하나다’와 같은 감상주의다.

이런 절대적 시기에 문정인대통령외교특보는 “주한미군은 대통령이 나가라하면 나가야 한다”고 했다가 물의를 빚자 이번엔 “이는 상식 아니냐”고 했다. 북한에 잘 보이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슨 심오한 뜻이라도 있는지 정말 헷갈린다.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이 결정되기 전에 문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ㆍ북 정상회담을 위해 대화의 문턱을 낮춰달라”고 요구하지를 않나 정부는 북한 김영철이 “핵 보유국 자격으로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한 발언을 그냥 “미국과 대화하겠다”며 ‘핵 보유국 자격’을 빼고 발표했다. 무슨 외교전략인지 모르겠으나 손해만 보는 전략일 뿐인 것 같다.

물론 양국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외교는 북한에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낳는다. 남한은 오는 6월 지방자치선거로 ‘한건이 필요한 모양이다’하고 약점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급증은 언제나 협상력을 낮추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평양올림픽이냐 하는 비아냥이 어느 정도였는가는 네이버실검에서 잘 드러났다.

무턱대고 북한에 도움을 주려하는 얼빠진 일부 진보ㆍ좌파의 모습에 이젠 국민들도 지쳐있다. 또 북한의 비핵화는 핵철폐가 아닌 핵군축이라거나 모라토리엄(발사유예 등)까지도 용인될 수 있다는 얼간 지식인들도 결국은 우리에게 불리한 협상 결과를 낳게 한다는 점에서 매국적이다. 얼마든지 유리한 결론까지 갈 수 있는 환경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힘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양보하는 것이지 국제정치서 성인군자라서 양보하는 것은 없다.

이렇게 우리 스스로가 이렇게 약점을 보여주니까 북한이 세게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주인도 북한대사는 개성공단 재개와 개성서 해주에 이르는 통일경제권을 만들자는 제안을 해오고 있다. 노무현정권 당시인 2007년 10ㆍ4선언대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다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렇게 되는 순간 NLL은 무력화되고 서해지역의 안보는 사실상 포기상태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의 안전은 물건너 간 것이 된다.서상호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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