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창단 첫 우승’ 식당 이모·그라지예·엔젤클럽…12번째 선수 모두 웃었다

발행일 2018-12-09 20:14:4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관중 수 1만8천351명으로 올 시즌 최다 기록 팬들 90분 내내 ‘대구’ 외치며 열띤 응원 펼쳐 그라운드 개방해 팬과 선수 함께 추억도 새겨

2018 KEB하나은행 FA컵 MVP, 득점왕을 차지한 세징야가 결승 2차전에서 쐐기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경기이자 새로운 역사를 쓴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FC는 최상의 결과를 냈다.

첫 창단 우승.

이 같은 결과가 있기까지 묵묵히 뒤에서 대구를 응원한 12번째 선수가 존재한다.

이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첫골, 쐐기골 등 매 순간 선수와 하나가 됐다. 그리고 왕좌의 주인이 가려지자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동장군도 울고 갈 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8일 FA컵 결승. 대구스타디움 내 열기는 뜨거웠다.

◆대구FC의 12번째 선수

“식당 이모님부터 대구FC의 팬, 코칭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기억난다. 그들과 함께 영광을 누리고 싶다.”

지난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 현대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큰 공을 세운 세징야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징야의 말처럼 대구FC가 우승하기까지는 수많은 대구시민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낸 덕분이다. 이들 모두가 12번째 선수다.

이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구스타디움에는 1만8천351명이 찾았다.

올 시즌 통틀어 최다 관중 수다. 만약 새 축구전용구장인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경기가 열렸다면 수용 가능한 관중 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응원은 대구FC 공식 서포터즈인 그라지예가 주도했고 울산 선수들을 주눅 들게 만들었다.

대구의 위기, 찬스가 올 때면 어김없이 기립해 ‘박수7래(박수칠래)’ 응원을 펼쳤다.

또 대구FC의 든든한 후원자인 ‘엔젤클럽’도 미리 준비해온 하늘색 머플러를 구호에 맞게 펼치며 원정팀인 울산 선수들을 압박했다.

그라지예와 엔젤클럽은 90분 내내 ‘대구’를 외쳤다.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대구의 첫 위기를 조현우가 슈퍼세이브로 막아내자 관중석은 떠들썩해졌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역시 조현우’, ‘편안하게 보는 빛현우’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날 수많은 팬은 미리 준비해 온 피자, 추운 날씨를 이길 컵라면을 먹으며 응원할 수 있는 힘을 비축했다.

후반에는 축제의 장이 됐다.

후반 58분 김대원이 선제골을 뽑아내자 대구스타디움 관중석은 클럽으로 변신한 것. 신이 난 홈 관중들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췄다.

이후 세징야의 쐐기포, 에드가의 우승 축하포까지 터지자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 곳곳에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호경 대구FC 엔젤클럽 회장은 “대구FC의 첫 우승은 어렵고 침체된 대구에 새로운 희망을 선물한 것 같다. 또 엔젤클럽이 우승한 것처럼 너무 자랑스럽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승리의 뒤풀이

첫 우승을 이뤄낸 대구FC의 뒤풀이는 화끈했다.

행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이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개방, 선수와 팬들은 추억을 남겼다.

2019시즌 축구전용구장인 포레스트아레나로 홈 경기장을 옮기는 대구FC는 경기가 끝난 후 ‘땡큐 대구스타디움&헬로 포레스트 아레나’ 행사를 진행했다.

수천명의 관중은 스타디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그동안 대구스타디움의 역사를 담은 영상이 나오자 일부 팬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특히 조현우, 세징야, 에드가 등 대구FC 주축 선수들에게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이 밀려들었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역시 선수들 못지않은 사랑을 받으며 대구시민과 함께 우승을 즐겼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FA컵 우승은 대구시민과 대구FC 선수들이 함께 이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 한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대구시민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한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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