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사지에서 동해로 잠시만 페달을 밟으면 파도소리 들리는 해안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면 대종천을 건너는 다리가 튼실하게 연결된다. 황룡사대종과 감은사종이 몽고족과 왜구들의 배로 실려 내려간 하천이다. 완만하게 커브를 틀면 바다 속에서 하얗게 거품이 일어나는 장면이 보인다. 산인 듯 섬인 듯 파도를 맞고 있는 문무대왕 수중릉이 갈매기들의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수천 년 바다에서 백성들을 지키는 문무왕의 수중릉을 바다새가 지키고 있다. 조금의 인내심을 키운다면 수시로 해무가 피어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파도가 일어나고 다시 잠들고, 또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문무대왕릉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짐을 모두 내려놓을 수도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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