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에 눈멀어…지인 아들 데려가 암매장

발행일 2017-10-22 20:10:1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낙동강 백골 어린이 사건
지체장애 직장 선배 속여
“살해하진 않았다” 진술

다섯 살 어린이가 백골 상태로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칠곡경찰서는 22일 범인 안모(29)씨가 월 보육비 27만 원을 노린 범행으로 밝혀냈다.

경찰은 안씨를 유기치사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지난 17일 경찰에 붙잡힌 안씨에 의해 숨진 박모(5)군의 시신은 나흘 후인 지난 21일 오후 구미시 양호동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은 1년 전이다.

안씨는 지난해 10월 2일 같은 세차장에서 일하던 박군의 아버지(37)에게 “애 혼자 키우느라 힘든데 좋은 보육시설에 데려다 주자”고 제안하고 칠곡군 북삼읍의 모 키즈카페에 박군을 데려갔다.

안씨는 구미 봉곡동의 한 모텔에 박군을 감금해 놓고 출ㆍ퇴근하다가 불과 2∼3일 만에 갑자기 숨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리고 구미시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 박군의 시신을 버렸다는 것이다.

안씨는 박군의 아버지로부터 6개월 동안 월 27만 원의 보육비를 받아 챙겼다.

아들이 이미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던 박군 아버지는 안씨에게 보육비를 주다가 “애를 보고 싶다. 애를 무슨 보육시설에 맡겼느냐?”라고 따져 물었지만, 안씨는 알려주지 않았다.

약간의 지체 장애가 있는 박군의 아버지는 혼자 아들을 찾아다니다가 1년이 흐른 지난 10일에서야 “아들이 사라졌다.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안씨를 붙잡아 추궁한 끝에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23일 유전자 감식으로 시신이 박군인지를 확인한 후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범인 안씨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직장 선배인 박군의 아버지를 꾀어 보육비를 받아 챙기고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군을 데리고 간 것은 맞지만 살해하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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