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대방광불화엄경’ 2점 발견

발행일 2018-03-21 20:31:2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국국학진흥원, 30일 선보여
송설체 대가 이암이 쓴 필사본

대방광불화엄경-십회향품


한국국학진흥원(이하 국학진흥원)이 고려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 이암(1297∼1364)이 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점을 발견, 오는 30일 고성 이씨 문중특별전(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에서 선보인다.

21일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이암은 고려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로, 고려말 풍미한 조맹부(송설체) 서체의 진수를 체득해 굳세고 장중한 서체를 완성했다. 또 농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원나라에서 ‘농상집요’라는 농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대방광불화엄경’과 ‘행촌친필’은 이암이 직접 쓴 화엄경의 필사본 서첩이다.

이 가운데 전자는 화엄경의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이며, 후자는 화엄경 ‘호현행원품(普賢行願品)’의 한 부분이다. 크기는 각각 41.3×14.8㎝, 24.8×13.0㎝이다.

또 전자는 1행 17자로 절첩본으로 1면에 6행씩 적었다. 현재 앞뒤 표지와 본문 4면이 남아있다. 앞뒤 표지화는 4개의 연화문이고 본문은 백지에 묵서다.

맨 앞부분에 후손 이주정(1750∼1818)이 짓고 쓴 발문에 따르면 행촌의 필적은 전국에 흩어져 취득하더라도 진위 구별이 어려운데 국학진흥원이 발견한 2점의 경우 호남에 사는 종친 집안에서 얻은 것임을 기록하고 있다. 또 표제인 ‘행촌친필’ 네 글자는 수백 년 전의 글씨로 믿을 만한 필적이라고 기록돼 국학진흥원은 이암의 친필임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고성 이씨 문중특별전에는 총 50점이 선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2점은 그동안 고성 이씨 문중이 국학진흥원에 기탁한 2천여 점 외에 이번 전시를 위해 문중에서 빌린 것이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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