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많은 ‘낮’·오색찬란한 ‘밤’ 24시간이 모자라

발행일 2018-01-16 20:27:0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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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가벼운 사고를 당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대구도시철도 역무원을 찾으면 된다.

대구도시철도 전 역사에는 승객용 구급함이 비치돼 있다. 구급함은 밴드, 반창고, 소독약, 멸균거즈, 압박붕대, 스프레이 파스, 연고 등 구성이 다양해 간단한 응급처치에 요긴하다.

또 오는 3월18일까지 운행되는 3호선 ‘소망열차’도 체험해보면 좋다.

소망열차는 1대(3량)로 1량은 동계올림픽 마스코트로 꾸미고 나머지 2량은 황금 개띠 해를 맞아 12간지 동물 캐릭터로 채웠다.

열차 내부에는 올림픽 개최 성공기원과 새해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남긴 메시지를 인증사진으로 찍어 도시철도 이메일(hopedtro@dtro.or.kr)로 보내면 동계 패럴림픽 후 100명을 추첨해 커피 기프티콘을 준다.

◆강정고령보서 즐기는 퍼스널 모빌리티
강정고령보 디아크의 야경. 세계적 건축가인 라시드가 설계한 작품으로 화려한 야경을 자랑한다.


도시철도 2호선 대실역 3번 출구로 나와 강창교 방면으로 20분 정도 걸어가면 강정고령보가 나온다.

강창교 아래에는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 있어 대실역에서 자전거를 빌리면 약 5~8분 정도 소요된다.

낙동강 중심부에 자리 잡은 강정고령보에는 강과 물, 자연을 모티브로 한 건축물인 디아크가 있다.

디아크는 세계적인 건축설계자인 하니 라시드의 작품이다. 입가가 올라가듯 양쪽으로 곡선을 그린 건축물은 묘한 매력을 내뿜는다.
강정고령보 디아크 내부의 그리팅맨.


입구에 들어서면 1천 개의 그리팅맨이 15도 각도로 깍듯이 인사를 건넨다. 그리팅맨은 공공설치 미술계의 대가인 유영호 작가의 작품으로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점’이라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리팅맨의 옆 공간은 전시회, 갤러리 등으로 이용돼 지친 발걸음을 달래며 감상하기 좋다.

이 밖에 낙동강 자전거길 안내와 함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의 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했다.

디아크 1~2층에 마련된 스크린보드에는 ‘생명의 순환’을 주제로 한 파노라마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벽면을 가득 메우는 뚜렷한 색채대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정고령보에서 전동 자전거를 타는 모습.
강정고령보는 즐길 거리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세그웨이, 카트 등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ㆍ개인용 이동수단) 대여 사업이 지역 내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봄, 가을 등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면 속도감과 전율을 즐기려는 가족과 연인들로 북적인다. 캠핑족을 위한 차양도 설치돼 있어 인기가 높다.

◆드라마, 영화 속 그 장소 계명대학교

성서 계명대 입구


대구 캠퍼스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알려진 계명대학교는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 1번 출구에서 500m 정도 가면 나온다. 그리스 신전을 본뜬 정문의 웅장함을 마주하면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계명대학교는 1954년 미국 북장로회 주한 선교부 교회지도자들이 설립했다. 붉은 벽돌과 흰 대리석 등 서양식 건축양식을 본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건물 외벽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는 운치를 더해준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에 다수 출연해 ‘시네마 캠퍼스’로도 유명하다.

계명대 애덤스 채플 전경.
동산도서관 방면으로 올라가 왼편으로 돌면 ‘애덤스 채플’이 나온다.애덤스 채플은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양식이 어우러진 복합양식의 건축물로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2008년에는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배경으로,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는 재벌가 2세들이 다니는 명문고등학교로 탈바꿈해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주로 종교 수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대학본부 오른편에 있는 계명대 한학촌은 대구 시티투어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서 만나는 한옥은 색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학촌은 계명대가 2004년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도산서원 등을 모델로 삼아 조성한 곳으로 계명서당과, 계정헌(99칸),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정상, 국제기구 인사들이 환영 오찬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골목상권의 중심 방천시장, 김광석 길

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 3번 출구에서 250m 정도 걸으면 방천시장과 김광석 길이 나온다.

2009년 지역 예술가와 상인들은 상권이 퇴색한 이곳에 김광석 관련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300여m 남짓한 회색 담장은 김광석의 노랫말과 기억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고 거리는 젊은 예술가들의 터전이 됐다.

지금은 하루 1만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나 생동감 넘치는 포토존으로 탈바꿈했다.

김광석 길 입구에 있는 김광석 동상은 각종 블로그와 SNS상의 인기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방문객들은 다리를 꼰 채 기타를 쥐고 지그시 눈을 감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하모니카와 기타를 동시에 사용했던 김광석의 생전 모습이 고스란히 재현된 이곳은 그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조차 추억에 젖게 만든다.

방천시장 입구.
방천시장과 김광석 길은 길 하나를 사이에 뒀다. 이에 방천시장을 거닐다 보면 ‘사랑했지만’,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가 들려온다.

방천시장은 1945년 6ㆍ25 해방 후 만주와 일본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신천변에 난전을 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등으로 대구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곳의 ‘방천가족족발’은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룬다. 주말에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즉석에서 생고기로 졸인 족발을 제공해 방천시장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소문났다.

주문과 동시에 썰어나오는 족발의 따스함이 온종일 강행된 여행으로 긴장된 몸을 풀어준다. 함께 제공되는 따끈한 미역국도 피로감을 가시게 한다.

오후 3시부터 영업하며 가격은 2인 기준 2만 원에서 2만5천 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금빛 물결 넘실대는 야경명소 수성못

수성못의 야경
밤이 아름다운 도시 대구. 대구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특히 수성못의 야경은 여유와 낭만이 공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가 넘는 호수 둘레길을 거닐며 상화동산, 수성랜드를 관람하는 것도 묘미다.

경대병원역에서 2호선 문양방면으로 도시철도를 타고 신남역에서 3호선을 갈아탄 뒤 용지방면으로 향하면 수성못역이 나온다. 1번 출구에서 하차하면 두산오거리가 보인다. 두산오거리를 가로지르면 무수히 많은 조명으로 빛나는 수성못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수성못은 도시철도 3호선 개통과 옥외 영업 허용 등으로 대구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최근에는 노래, 춤 등 신흥 버스킹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 나긋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무명 가수들의 공연을 보면 기분이 몽롱해진다.

호수 한가운데 있는 작은 섬인 ‘둥지섬’에는 버드나뭇과의 나무가 무수히 뻗어 있다. 각종 물새, 백로들의 서식지로 수성못의 운치를 더한다.

민족시인 이상화 시인의 시비와 시문학거리가 있는 상화동산 산책길에는 은하수 야간 경관이 설치돼 각기 다른 조명들이 저마다 매력을 뽐내고 있다. 최근 개장한 얼음썰매장에는 헬멧을 쓴 가족단위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썰매장은 다음달 4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수성랜드 야경.
수성랜드도 수성못의 대표장소 중 하나다. 소규모 동물원인 패딩주에는 프레리독, 페릿, 기니피그 등 소동물 위주로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군데군데 마련된 포토존과 회전관람차 등도 수성구의 밤을 화려하게 밝힌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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