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거스름돈으로 105만 원 챙겨

발행일 2018-10-18 20:03:0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부산 수영구에 사는 A(28)씨는 이렇다 할 직장을 갖지 못하고 막노동,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겨우 생계를 유지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생활비가 더 필요했지만 돈을 구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결국 나쁜 마음을 먹었다.

5만 원권 지폐를 위조, 사용한 후 거스름돈을 챙길 계획을 세웠다. 먼저 20만여 원을 들여 컬러복합기를 구입해 연습했다.

수차례 연습 끝에 앞뒷면을 잘 맞춰 위조에 성공한 그는 재래시장 내 60∼70대 상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는 자신의 범죄가 발각될 것에 대비해 자신이 사는 부산이 아닌 가까운 대구로 원정(?)을 떠나는 치밀함도 보였다.

첫 대상지는 북구 대현동 동대구시장.

그는 상인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5천 원 상당의 생닭 1마리를 사고 거스름돈 4만5천 원을 받아 달아났다. 추석연휴로 밀려드는 손님들로 바쁜 상인이 제대로 확인을 안 한 탓에 A씨의 첫 범행은 성공했다.

손쉽게 수익을 낸 그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대구로 온 김에 산격종합시장, 팔달신시장, 와룡시장 등 6곳의 재래시장을 더 돌았다.

이후 부산으로 돌아가기 전 경주, 진주, 김해 등 타지역의 재래시장도 들러 대구에서 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11개 재래시장에서 위조지폐 21장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의 원정 범죄는 경찰의 합동수사 및 CCTV 분석 등을 통해 20일 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위조지폐 피해 신고를 받고 대구 북부ㆍ서부ㆍ성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24명의 수사관이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200여 대의 CCTV를 분석해 도주 경로를 추적한 끝에 A씨를 붙잡았다.

북부경찰서는 가짜 5만 원 지폐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통화위조 등)로 A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추석 연휴인 지난달 23일 오후 2시께 북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5만 원 위조지폐로 생닭 한 마리(5천 원)를 사고 거스름돈 4만5천 원을 받아 챙기는 등 같은 수법으로 대구, 진주, 김해 등 재래시장 10여 곳을 돌며 105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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