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개혁 당-청 입장차

발행일 2014-10-23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개혁 타당성엔 공감…단, 시기 놓고 미묘한 갈등
청와대 “연내 처리” 새누리 “공직사회 공감대 먼저”

공무원 연금개혁을 놓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간의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는 올해 안에 공무원 연금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시간표 상으로 볼 때 실현 가능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공직사회의 공감대가 먼저라는 현실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을 꼭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데, 하는 게 중요하지 그 시기가 중요하냐”고 밝혀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청와대와 다소 거리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또 ‘원내지도부는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겠다는데 그 입장에 동조하느냐’는 질문에도 “연내 목표로 한다는 것이지, 목표로…”라며 “오늘 아침에도 그것을 다짐했다. 빨리 해보자, 해야 할 일이다”라고만 답하는 등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공무원들이 뭔가 잘못된 것처럼 접근해서는 절대 안된다”면서“공무원들이 박봉에 시달리고 까딱하면 임금 동결할 때 시작된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지금 와서 공무원들에게 크게 잘못 있는 것처럼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원칙적 차원에서 강조했지만 시기는 특별히 정하지 않았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중진회의에서 “공무원 연금제도는 60, 70년대 박봉과 봉급동결에 시달리던 공무원 보수체계에 대한 보완적 처우개선대책으로 설계된 것”이라면서 “공무원연금에 대한 향후 10년간 재정보존금이 무려 53조원으로 예상되는 등 더 이상 현 제도의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봉과 어려움 속에서 조국 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우리의 전ㆍ현직 공무원들이 다시 한 번 애국적인 관점에서 연금개혁에 뜻을 모아주시길 바란다”며 공직 사회의 연금개혁 동참을 호소했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연내 처리를 당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의 ‘연내 처리’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재차 시기는 부차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가짐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과정에서 청와대와의 미묘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규성기자 kydjk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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