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차배터리 ‘새것 둔갑’

발행일 2014-10-23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일부 매장 중고 재활용인증·안전성 검사안돼운행중 시동꺼짐 등 위험제조일·일련번호 확인해야

빨간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배터리 일련번호다. 재생배터리는 이 부분이 교묘하게 조작돼 있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지난 20일 대구시 남구에 사는 이모(33)씨는 남구청에서 진행한 자동차 무상점검행사에서 차를 점검받았다.

얼마 전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했는데도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등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차를 맡긴 이씨는 단순히 시동기이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비사로부터 얼마 전 교체한 배터리가 재생된 것이기 때문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새 것으로 생각했던 배터리가 재생된 것인 줄은 몰랐다”며 “차라리 재생 배터리인지 알고 싼값에 샀다면 상관없지만 이렇게 되니 속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허탈해했다.

새것으로 둔갑한 자동차 재생ㆍ복원 배터리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재생 배터리는 폐기된 중고품을 재활용해 전기적 방식으로 단자를 바꿔주거나 납 전지판, 황산용액 교체 등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신형 차량이나 복합 차량은 전자제어장치가 많아 배터리 소모율이 높다. 이에 따라 배터리 교체시기가 빨라져 조금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것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재생 배터리 취급 전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 재생된 배터리가 마치 새 것인양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시민들은 이를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데다 비전문가가 재생한 배터리의 경우 운행 중 시동 꺼짐, 브레이크 미작동 등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어도 아직 인증이나 안전성 검사, 규제 기준 등이 없어 배상받지 못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정비사들은 제조일련번호가 조작된 재생 배터리가 새 배터리로 둔갑해 자동차용품할인점 등에서 싼 값에 팔리는 경우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 자동차골목 상인회 이심정 회장은 “최근 내부는 재생 배터리임에도 겉은 새 것 같은 배터리가 나돌고 있다”며 “전문 취급매장에서 반드시 일련번호와 제조일자를 확인하고 보증기간을 확인하는 등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소비생활센터 관계자는 “관련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시 소비자보호원 등에 신고해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우정 기자 kw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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