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없는데 소방차 길터주기훈련?

발행일 2014-10-24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소방본부 8곳서 실시민방위훈련과 겹쳐 한산골든타임 확보 목적인데차량없어서 효과 떨어져

22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주변에서 있은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민방위 훈련과 겹치면서 한산한 도로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긴급차량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국민참여 훈련이 민방위 훈련과 겹치면서 차없는 도로에서 진행돼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지역 8개 도로에서 제396차 민방위 훈련과 동시에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세월호 참사 이후 첫 국가단위 재난대응 훈련의 하나로 화재 등 유사시 골든타임(신고 접수 후 5분) 확보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날 국민참여 훈련은 민방위 훈련 시작과 동시에 각 소방서에 긴급상황 지령이 떨어지면 각 소방서에서 소방차량 40대가 미리 정한 8개 교통혼잡 구간을 지나는 것으로 일정이 설정됐다. 출동 차량은 소방차 길 터주기 홍보 안내방송을 하며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은 도로가 한산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수성소방서의 경우 대부분 훈련 구간에 평균 4~5대의 차량만 있어 특별히 소방차를 위해 길을 터줄 필요가 없었다. 운행 중이던 차량 운전자들이 도로 좌우측으로 비켜서면서 소방차의 진로를 확보해 주는 것이 길 터주기 훈련의 목적이지만, 차량이 없어 훈련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

훈련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실질적인 훈련이 전혀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택시 운전자 김모(52)씨는 “도로에 차량이 없는데 비켜주고 말고 할 것이 없다”며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들었는데 자기들끼리만 훈련을 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성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훈련이 민방위 훈련과 겹친 탓에 차들이 없어 길 터주기를 홍보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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