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의원의 가치

발행일 2014-11-26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동네 병의원 활성화를 통해건강 효과를 높이고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황의동건강보험심사평가원진료정보분석실장

얼마 전, 고혈압ㆍ당뇨ㆍ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자들이 하나의 일차의료기관을 꾸준히 이용할 경우에 사망률과 의료비 모두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활용해 심혈관계질환 진단을 받은 4만여명 환자를 같은 의료기관 방문 정도가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눠 관찰한 결과, 하나의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률 1.57배, 뇌경색 발생률 1.44배, 심혈관질환 사망률 1.3배, 전체 사망률이 1.12배 높았다. 해당 질환 의료비 역시 여러 병원을 다닌 환자군은 약 205만원을 지출한 반면, 한 병원을 다닌 환자들은 약 145만원을 지출했다.

하나의 병의원을 이용하는 ‘진료의 지속성’과 ‘양질의 일차의료’가 건강 성과를 개선하고, 의료비를 줄인다는 실증 결과로 주목된다.

“의사가 같은 환자를 지속적으로 보면 문제를 더 빨리 찾고, 예방상담 등 진료를 더 잘 제공할 수 있으며, 환자들도 자기관리를 더 잘하고 약물치료 권고도 잘 지키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의 지속적 관계가 신뢰와 만족도를 높인다는 ‘동네 병의원’ 중심 일차의료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여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차의료’는 연속적인 의료과정의 첫번째 요소로서 지역사회의 개인과 가정 누구나 접근 가능한 필수의료를 제공한다. 적절한 건강증진, 예방, 치료, 재활을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주요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개인ㆍ가정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음에서 찾을 수 있다. 한다. 특히, 일차의료의 기능은 “필요와는 반대로 흘러가는 의료공급, 전문ㆍ세분화되어 통합없이 쪼개지는 치료와 의료자원 분배로 인해 예방과 관리가 소홀해 지는 추세를 지역사회와 주민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2017년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가 된다. 고령사회의 보건의료는 ‘치료(cure)에서 관리(care)의 시대’ 즉, ‘질병치료 시대’에서 ‘건강수명 시대’로 전환을 요구한다.

2011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의 약 40%가 만성질환을 갖고 전체 만성질환자 중 2개 이상의 복합 질환자 비율이 40%이며, 나이가 올라가면서 만성질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조사는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보다 관리와 예방’으로 가야함을 시사한다.

질병예방과 일상관리로 건강한 삶을 지지할 수 있는 상황은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전성시대’를 예고한다.

고령사회에서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 건강한 행동 변화는 ‘수술과 약’보다는, 개인ㆍ조직ㆍ시민에게 중요 건강이슈 정보 제공, 영향력 행사와 동기를 부여하여 ‘진료와 관리의 지속성’을 조장하는 기술과 방법에 달려있다.환자는 약할 수 있지만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이다. 건강한 행동 변화를 유인하는 ‘습관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이 쉽지 않은 ‘손 씻기’와 ‘운동’ 등 건강습관을 보면 짐작된다.

의사와 환자 간 상호작용이 환자 행동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의사와 환자 간 사회적 틀을 깨뜨리는 오해나 불신, 소통의 단절과 어려움은 현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의사가 환자를 존중하고 그들의 처지를 이해한다면, 그들은 환자 이름을 외우고 환자와 눈을 맞추며 친절한 마음으로 설명할 것이다. 일종의 ‘사회적 대타협’이자 신뢰 회복의 지름길이다.

‘진료의 지속성과 신뢰성’은 가까이 있는 하나의 병원을 꾸준히 단골로 이용하는 방법뿐 아니라 환자 진료기록(EMR) 공유와 맞춤형 의료기기 등 의료정보기술을 통해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건강수명 시대에 공동체를 위해 정보를 나누어 소통한다는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은 동네 병의원 이용 활성화에 있고, 결과로 건강 효과를 높이고 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개인과 가정의 ‘주치의’ 동네 병의원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역할과 가치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의료인들의 자세, 언제 어디서나 ‘진료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유헬스’의 적극 활용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