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봄바람 부는 날…박기돈, 고택에서 만나다

발행일 2018-03-22 19:54:3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문화재단 기획전
근현대 대구중심 활동 서예가 업적 재조명
24~28일 병풍·서각 등 작품 20여 점 선보여

박기돈


대구문화재단이 24일부터 28일까지 서예가 박기돈 고택(대구 중구 약령길 25)에서 기획전시 ‘박기돈, 고택에서 만나다’를 개최한다.

대구문화재단은 근현대 시기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저명한 예술인의 업적을 기리고 대구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자 지난해 ‘2018년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로 서예가 박기돈, 시인 이장희, 영화감독 이규환, 작곡가 하대응을 선정했다.

그 첫 번째 인물인 회산(晦山) 박기돈(서울 출생, 1873∼1947)의 생애와 업적을 알리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현창하는 최초의 전시이자 서예가로서 수많은 글씨를 남겼던 그의 고택에서 전시를 여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기돈은 20세 무렵부터 스승인 시암 이직현의 문하에서 시서화 예술의 소양을 쌓았다. 29세의 나이로 대한제국 양지아문 양무위원을 역임하며 관직에 첫 발을 디뎠고, 1905년 을사늑약 이전까지 서울에서 관료 생활을 했다. 1906년 대구에 정착 후 지역의 상공업 진흥에 힘쓰며 경제인으로 활동하며 대구상무소(현 대구상공회의소) 초대 소장을 지냈고, 또한 국채보상운동을 비롯하여 애국 계몽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기돈이 글감으로 가장 좋아했던 정몽주의 시 중에서 ‘영주 현판의 시에 차운하다(次榮州板上韻)’를 쓴 작품을 비롯, 온화하기가 봄바람 같다는 뜻의 ‘애약춘풍’ 등 경쾌하고 세밀한 박기돈의 서풍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서각과 족자, 병풍 외에도 여러 유학자와 교류하며 주고받은 편지 등을 전시하여 박기돈의 삶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전시가 열리는 박기돈 고택은 1933년에 신축해 거주했던 곳으로, 중구 계산동 이상화 고택 인근에 있으며 현재는 일반음식점으로 운영 중이다. 색다르게 연출된 반전의 공간에서 병풍, 서각, 편지 등 2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하며 박기돈의 일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전시 개최 첫 날인 24일 오후 3시에는 오프닝 축하를 위한 전통공연이 마련된다. 영남지역 서예의 맥을 이어 받아온 지역 대표 서예가 율산 리홍재와 대구문화재단 청년예술가 구슬기의 대금 연주 콜라보레이션으로 국악과 서예가 만난 타묵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무료, 문의: 053-430-1243.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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