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가다 (65) 의성 비나리농원

지구 상에 수많은 민족과 국가는 자신만의 건국신화를 가지고 있다.건국신화는 민족이나 국가의 기원이다. 우리에게는 단군신화가 있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백두산에 내려와 신단수 아래에서 신시를 열고 인간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를 원해서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으면서 기도를 했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곰은 사람이 되었고, 환웅과 결혼해 단군왕검을 낳았다. 우리 민족의 시조다.수많은 채소 중에서 마늘이 단군신화에 등장한 것은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다. 마늘을 일해백리(一害百利)의 채소라고 한다. 강한 마늘 향을 제외하면 무려 백가지의 이로움이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단군신화에 마늘이 등장한 이유일 것이다.양념 채소로 분류되는 마늘은 항균·항암작용과 함께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 식탁의 감초로 부를 만큼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이 마늘에 청춘을 걸고 농촌으로 들어온 청년 농부가 있다. 의성군에서 마늘을 재배하는 ‘비나리농원’의 안희동(40)·김현진(34)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마늘 1만㎡와 벼 4천㎡를 재배하면서 자신만의 꿈을 키우는 청춘이다.◆왕초보의 귀농을 환영한 농심건설회사에 다니던 남편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아내가 생면부지의 농촌으로 들어왔다. 귀농보다는 창농(創農)에 가깝다. 가진 것은 열정뿐이었다.안 대표는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도시농업 일손지원센터를 드나들다가 농촌을 접했다. 과수와 버섯농장을 견학하고 일손을 거들면서 재미를 느꼈다. 일은 힘들지만 스트레스 없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좋았다.가족의 반대는 당연한 일이었다. 농사일이 재미있고 정년 없이 평생 동안 할 수 있다는 말로 아내를 설득했다. 그 길로 귀농투어를 시작했다. 2017년 의성 산수유축제장에서 은인을 만났다. 주택과 농지를 소개해 주겠다면서 적극적으로 나섰다.현재 살고 있는 주택도 그때 소개받은 집이다. 처음 논을 살 때도 마을 주민들이 나서서 흥정했다. 주민들은 젊은 사람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는데 조금 싸게 팔라고 논 주인을 설득했다. 덕분에 아주 싼 값에 2천㎡의 논을 살 수 있었다. 임차 농지도 구했다. 마늘 주산지라 모두가 마늘농사에는 박사다. 주민들은 수시로 마늘 논에 들러 재배기술도 알려준다. 2018년에는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돼 3년간 매달 100만 원씩 받은 지원금도 영농정착에 큰 힘이 됐다.◆최고 품질의 마늘 생산은 물관리마늘은 국민 양념인 만큼 소비자들은 품질에 민감하다. 따라서 안 대표의 관심도 품질관리에 있다. 고품질을 위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배수 관리다. 마늘은 습해에 약해 수분이 많으면 생장이 지연되고 품질도 떨어진다.원활한 물관리를 위해 관리기를 이용해 3회 정도 배토 작업을 해 고랑을 25㎝ 정도 높게 만든다. 생육과정에는 수시로 토양 속의 수분함유량을 점검해 관수 여부를 결정한다. 이랑관수를 통해 한 번에 충분한 물을 주고 빼는 방식으로 관수작업을 한다.안 대표는 한지형과 난지형을 함께 재배한다. 한지형은 11월 초에 파종해 다음해 6월에 수확하고, 난지형은 9월에 파종해 다음해 5월에 수확한다. 따라서 한지형은 수확 이후에 벼를 심는 이모작이 가능하지만 난지형은 이모작이 어렵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성 육쪽마늘은 한지형이다. 수확량은 난지형이 1.5~2배 정도로 많지만 가격은 한지형이 2~3배 정도 높다. 한지형은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으며 마늘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강해 김장용 마늘로 많이 찾는다.◆전통시장 자리 잡기재배는 안 대표가 하지만 판매는 아내인 김 대표의 몫이다. 그런데 김 대표의 마케팅 솜씨가 탁월하다. 지난해 8월 경산지역 목요장터에 마늘을 싣고 나갔다. 하지만 정해진 자리가 없어 한쪽 모퉁이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마침 옆자리에 할머니가 이삭 주운 자잘한 마늘을 까서 팔고 있었다. 용돈 벌이라고 했다.김 대표가 자잘한 마늘 버리고, 직접 수확한 것을 판매하라며 좋은 마늘 한 접(100개)을 건넸다. 두 경쟁자(?)는 하루 종일 붙어 앉아 수다를 떨면서 마늘을 팔았다. 할머니는 깐 마늘을 팔고, 김 대표는 통마늘을 팔았다. 헤어질 때 할머니가 고맙다면서 칠성시장 지하철 출구 옆에 자기 자리가 있으니 내일부터 거기서 마늘을 팔라고 했다. 뜻밖의 선물이었다.전통시장에서 노점 자리는 모두 주인이 정해져 있고, 좋은 자리를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다음날 새벽 할머니는 김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지하철 운행시간이 되자 마늘은 불티나게 팔렸다. 3시간 만에 가지고 간 700㎏을 모두 팔았다. 품질과 가격, 좋은 자리가 맞아떨어졌다. 가격표시제를 한 것도 한몫을 했다. 아침부터 가격을 물어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주부들의 심리를 알고 접근한 마케팅기법이 적중했다.소상공인진흥회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가격표시제를 실시한 점포의 매출이 11.5% 증가했으며, 이것은 고객의 신뢰도가 높아진 결과로 분석했다. 진심을 담은 마늘 한 접으로 대형 전통시장의 노른자 자리를 얻고, 가격표시제로 완판을 기록한 것은 김 대표의 타고난 마케팅 능력인지도 모른다.◆농튜버 시골소녀 하이디올해 들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능숙한 인터넷 활용 능력을 농사에 접목한 것이다. 거창한 내용과 화려한 영상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마늘을 심고 가꾸는 모습과 같은 소소한 모습들을 올린다.마늘을 캐고 묶어서 덕장에 걸어 자연 건조를 시키는 작업도 보여준다. 트랙터 운전법을 배우면서 남편으로부터 핀잔을 받는 모습도 그대로 들어 있다. 구독자 수와 상관없이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다. 무엇보다 마늘의 모든 모습을 알려준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아직 구독자가 300명에도 못 미치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지난 5월에 올린 ‘마늘종 장아찌 담그는 법’이란 24초용 영상물은 조회 수가 1만7천 회를 넘어섰다. 앞으로는 농장의 일상뿐만 아니라 농촌마을 모습과 어르신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 줄 계획이다. 유튜버 ‘시골소녀 하이디’의 꿈은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해 실버버튼을 받는 것이다.◆초보농부 농촌 정착기초기 정착은 쉽지 않았다. 도시와 농촌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농촌은 오후 8시만 되면 암흑천지로 변한다. 마을 입구에 있는 보안등만이 홀로 마을을 지킨다.안 대표는 그 어둠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나마 밝은 빛이 있는 읍내로 핑계를 만들어서 나갔다.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위안이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다독인 것은 이웃 주민들이었다. 마음을 붙이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새마을지도자를 맡겼다. 의용소방대에도 가입해 주민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도 느꼈다.지금은 귀농귀촌모임 총무직도 맡아 활동한다. 마을 이장을 맡으라는 요청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고사하고 있다. “농촌과 농업을 모르던 우리가 이 정도라도 자리를 잡은 것은 이웃 주민들의 배려 덕분이었다”면서 “이제는 농촌에서의 삶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한다.◆마늘 가공으로 부가가치 UP귀농 4년차 초보농부에게 농촌은 희망이지만 등락을 거듭하는 농산물 가격은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다. 풍년에는 가격이 내려가고 흉년에는 팔 물건이 적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가공을 계획하고 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단순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깐 마늘과 다진(분쇄) 마늘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다. 모든 농산물이 그렇듯이 마늘도 1차 가공만을 거쳐도 부가가치는 크게 높아진다. 또 5만㎡ 정도로 면적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화로 소득의 안정화를 도모할 계획도 갖고 있다.가공을 통해 이웃농가와 윈윈 할 수 방안을 찾고 있는 청년 농부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사람이 도시로 몰려갈 때 농부가 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했던 ‘짐 로저스’의 말이 떠올랐다.▲농장명: 비나리농원▲농장주: 안희동·김현진▲구입문의: 010-7204-2506▲소재지: 의성군 사곡면 신리길 72-16▲이메일: binarifarm@gmail.com▲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inarifarm▲유튜브: youtube.com/시골소녀하이디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 (64) 고령 사랑뜰농원

참외는 달고 아삭한 식감이 다른 과일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노란색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래서일까 참외는 눈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한 번 더 먹는다고 한다.그럼 이처럼 맛있는 참외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정인지와 김종서 등이 쓴 ‘고려사’에 참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을 볼 때 참외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올라간다.외(瓜), 첨과(甛瓜), 참외(眞瓜), 왕과(王瓜), 띠외(土瓜), 쥐참외(野甛瓜) 등으로 불렸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국보 제94호 ‘청자참외모양병’이다. 고려 인종의 능인 장릉에서 발굴된 고려청자이다. 높이 22.8㎝로 참외 모양의 동체(중심부분)와 참외꽃 모양의 아가리, 치마 주름 모양의 높은 굽이 있는 화병이다. 단정하고 세련된 형태로 예술성이 높다는 평을 받는다.1천여 년 전에 참외 모양의 도자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참외가 널리 재배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참외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한 토종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30년 동안 참외농사를 지어온 토종 농사꾼을 만났다. 고령에서 ‘사랑뜰농원’을 운영하는 나영완(53)·이수경(51)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참외 8천여㎡와 딸기 4천여㎡를 재배해 연간 2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30년 동안 참외를 재배했다. 5년 전부터 소득 안배를 위해 딸기도 재배한다.◆새농민상에 빛나는 전문농부나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3년간 섬유회사에 근무하다 농촌으로 들어왔다. 그때 23살이었다. 마을에 청년은 아무도 없었다. 농촌으로 들어오자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젊은 사람이 왜 농촌으로 들어오느냐, 장가도 가기 어렵다”는 게 주변의 인사였다.아버지의 건강이 이유라고 했지만 농촌이 좋고 농사일이 좋았던 것이 더 큰 이유였다고 한다. 1990년 3월 주변 반대에도 고향으로 들어와 농사일을 시작했고, 9월 이 대표를 만나 결혼을 했다. 한 달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농사일은 오롯이 부부의 몫이 됐다.아버지 농사를 이어받아 30년이 됐다. 2천600여㎡ 농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참외를 재배했다. 아침저녁으로 덮고 벗기는 볏짚 거적으로 보온해야 하기에 일손이 많이 들었다. 완전 수작업이어서 재배 면적 확대도 어려웠다.당시 부직포 덮개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나 모두가 머뭇거렸다. 처음 보는 부직포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 대표가 도전에 나섰다. 성공이었다. 일손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덕분에 재배 면적도 넓힐 수 있었다. 1만3천여㎡까지 늘렸으나 5년 전에 딸기재배를 시작하면서 현재 규모로 조정했다.작물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면서 아침마다 농장 구석구석을 살피는 나 대표는 전형적인 농부의 모습이었다. 지역사회 활동도 열성적이다. 4H 활동을 시작으로 농영경영인회 등 많은 농민단체 활동을 했었다. 다산면 이장협의회장과 새마을협의회장을 맡아 지역사회를 이끄는 봉사자로서의 역할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부부는 2018년 농협중앙회에서 선정하는 ‘새농민상’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달고 맛있는 참외 비결은 땅심올해로 참외재배 경력만 30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강산이 3번 바뀐 시간이었다. 참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은 짧았다. “땅이다.”모든 작물의 기본은 땅이라고 했다. 나 대표는 그 땅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주기적으로 토양검사를 실시하고 완숙퇴비를 사용해 땅심을 돋운다. 한우 10마리를 키우는 것도 퇴비를 얻기 위한 것이다. 우분은 1년 이상 완숙해서 사용한다.토양 소독도 철저하다. 매년 6월 참외수확을 마치면 비닐하우스에 물을 가득 채우고 로터리 작업을 실시해 축적된 염류를 제거한다. 이때 한 달 이상 비닐하우스 문을 완전히 닫고 태양열로 내부 온도를 올려 소독한다. 내부 온도는 60~70℃, 지온은 40℃ 정도로 올라간다.높은 온도로 병해충의 없애는 것이다. 토양소독만 잘해도 다음해 병해충 발생은 많이 줄어든다. 그만큼 방제비용도 줄어든다. 전문 농사꾼의 재배기술은 단순해 보이지만 기본에 충실한 노하우였다. 딸기 하우스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딸기에 대한 도전과 실패5년 전에 참외를 줄이고 딸기재배를 시작했다. 농사가 직업이니 어느 작목이라도 자신이 있었다. 연동하우스를 짓고 본격적인 재배에 나섰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눈길도 많았으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모든 작물 재배의 기본원리는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주변 걱정에 “양식 요리사가 라면을 끓일 줄 모르겠느냐”고 빗대어 답했다. 농사에 대한 자신감인지, 자기 과신인지 모른다.품질이 좋다는 종묘상의 말만 믿고 일본 품종 모종을 구입해 심었다. 딸기가 무럭무럭 자라는 만큼 희망도 자랐다. 그러나 잎만 무성할 뿐 열매가 달리지 않았다. 내일이면 달리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비닐하우스를 들락거렸으나 기다리는 열매는 보이지 않았다.비닐하우스에 쪼그리고 앉아 딸기를 쳐다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드문드문 달리기 시작했으나 가뭄에 콩 나듯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자체 육묘기술을 완전히 익히지 못한 탓으로 돌렸다. 다음해도 같은 모종을 심었으나 결과는 같았다.2년 연속 참담한 실패였다. 일본산 모종 결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종묘는 관리 부실이라고 우겼다. 모종이 잘못됐다는 것을 찾기 어려웠다. 연간 1억5천만 원의 조수익을 예상했으나 2천만 원 남짓 건졌다. 자재비에도 턱없이 모자랐다.2년간의 소득 공백을 메워 준 것은 참외였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이 생각났다. 세 번의 실패는 없다는 생각에서 모종 꺾꽂이(삽목) 기술을 익혔고, 이제는 직접 생산해 사용한다. 지금은 국산 딸기인 ‘설향’을 재배해 본 궤도에 올라섰다.◆딸기로 뭉친 다산딸기조합농민들이 뭉쳤다. 같은 마을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7농가가 ‘다산딸기조합’을 만들었다. 2016년 조합을 구성하고 공동으로 홍보와 체험을 진행한다. 운영 형태가 색다르다. 조합 운영을 관리할 전문가를 채용해 운영한다. 일종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것이다.농민들은 생산에 주력하고 전문경영인이 딸기 단지를 홍보하고 체험객을 모집한다. 모집한 체험객은 농가별로 순환하면서 배정한다. 한 농가에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단체체험이 취소됐으나, 가족단위 체험객 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체험 환경도 좋다. 대구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 단지 중심부에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동 주차장과 300㎡ 규모의 공동체험장도 갖췄다.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판매 방식을 도입, 지난 4개월 동안 8천여 명이 다녀갔다. 이 같은 성과는 딸기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이 스스로 힘을 모은 결과다.◆정년 없는 네가 부러워요즘 나 대표는 다른 일로 바쁘다. 퇴직을 앞둔 도시 친구들이 귀농상담을 해오기 때문이다. “정년 없는 나 대표가 부럽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법상 정년이 60세이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정년을 앞둔 직장인들은 인생 2막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이런 친구에게 나 대표는 귀농상담사로 통한다.농업에는 정년이 없다. 건강하면 언제까지도 일 할 수 있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에 따라 오는 8월부터 농어업인의 취업 가능 연한이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연장된다. 즉 농어업인의 정년이 70세 이상으로 연장된 것이다.젊은 시절 도시에서 잘 나가던 친구들이 이제는 농부 친구를 부러워한다. 인생역전이라 할 만하다. 농업도 엄연한 경영체라는 인식과 정년 없이 일 할 수 있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 대표도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소득과 재산적 측면에서도 결코 도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나 대표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농업은 전망이 밝은 직업이라면서 인생 2막으로 귀농을 적극 권장한다. 최근에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동생을 불러들인 것도 마찬가지다. 그 동생도 지금 옆 농장에서 딸기를 재배한다. 만족도도 높다. 30년 농사꾼은 이제 귀농 전도사의 역할도 함께 한다.▲농장명: 사랑뜰농원▲농장주: 나영완·이수경▲구입·체험문의: 010-9939-6371, 054-955-6371▲블로그: https://blog.naver.com/lovegarden6371▲소재지: 고령군 다산면 노곡리 100-1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 (63) 군위 3대 꿀벌농원

예전에 어른들은 벌(토종벌)은 영물(靈物, 신령스러운 짐승)이라고 했다. 집에 초상이 나면 벌통을 먼저 가리고, 부고장(訃告狀, 죽음을 알리는 글)을 붙였다. 집안에 흉사가 있으면 영물인 벌들이 날아가 버린다고 했다.감미료가 부족하던 시절 꿀벌은 소중한 존재였다. 벌꿀은 귀한 식재료인 동시에 약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꿀벌은 가족처럼 대접을 받았다. 꿀벌은 여왕벌을 중심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각자의 역할이 주어져 있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처럼 꿀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 미국 일리노이대 ‘애덤 돌리잘’ 교수가 IAPV(이스라엘 급성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꿀벌을 가지고 한 실험의 결과다.이뿐만이 아니다. 지도자인 여왕벌을 스스로 선발하지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른 지도자를 찾아 나서고 퇴출을 시키기도 한다. 일종의 레임덕이고 탄핵이라고 할 수 있다.인간세상의 축소판과 같은 꿀벌을 3대에 걸쳐 80여 년 동안 키우는 양봉명문가를 찾았다. 군위군에서 양봉을 하는 ‘3대 꿀벌농원’의 박용민(60)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800여 군(통)의 꿀벌을 사육해 연간 1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다. 통상적으로 200여 통으로 채밀을 하고 나머지는 봄철 수정용 벌로 과채류 재배농가에 공급한다.◆3대를 이어가는 꿀벌 가족3대째 꿀벌을 키운다. 그 세월이 무려 80여 년이다. 백 년 가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동 하나로 3대, 4대를 이어가는 일본의 백 년 가업을 부러워하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양봉으로 3대를 이어 간다는 것도 드문 일이다.박 대표 집에서 벌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할아버지 때부터다. 그때는 토종벌이었다. 1960년대에 아버지가 양봉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버지는 87세의 고령임에도 아직까지 키운다. 얼마 전까지는 사과 과수원도 경영했다.박 대표는 2006년부터 양봉을 시작해 3대의 맥을 이었다. 도시에서 건축업과 부동산 중개업을 운영하다가 귀향해 양봉을 시작했다. 벌써 양봉 경력이 15년째다. 왜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을 했느냐는 물음에 “농사일이 즐겁고, 꿀벌을 돌보는 재미가 좋아서 양봉을 시작했다”면서 “꿀벌 3대의 맥을 잇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3대로 이어졌고, 매일 꿀벌을 돌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성공한 귀농이라고 말하기는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꿀맛 나는 귀농이라고 한다. 3대를 이어 간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보답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인간의 모습을 닮은 꿀벌의 세계꿀벌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말이다. 사회적 동물로 집단생활을 하는 모습이 인간세상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여왕벌을 중심으로 일벌과 수벌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채밀과 육아, 경비, 청소 등 하는 일이 제각기 다르다. 협업체계가 잘 이루어지는 조직이다.병균에 감염된 일벌이 생기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한다. 여왕벌이 늙어 능력을 잃으면 새로운 여왕벌을 선발하고, 몰아내는 탄핵도 감행한다. 이런 꿀벌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생태적 습성도 알아야 한다. 벌통 주변의 모습만 보고도 벌통 안의 상황을 알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맞는 관리를 해야 한다. 무밀기에는 식량을 공급하고, 질병에 감염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채밀 전에 정리채밀로 꿀의 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꿀벌의 숫자가 너무 많으면 분봉도 한다. 이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한 번에 몰아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중노동은 아니지만 연속성을 가진 일이다. 벌통을 돌보는 날에는 하루 2만 보 이상을 걷는다. 섬세한 손길로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박 대표의 발길은 언제나 벌통 주변에 머물러 있다.◆양봉의 연중 스케줄양봉은 수레바퀴가 돌 듯 연중 스케줄에 따라 돈다. 1년 중에 첫 작업은 꿀벌을 깨우는 작업이다. 사람도 아닌 잠자는 꿀벌을 어떻게 깨울까. 1월 하순께 벌통에 화분 떡을 넣어주면 벌들이 스스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다. 어린 아이들이 잠을 자다가도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고 잠을 깨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그때부터 여왕벌이 산란을 시작한다. 2월 중순에는 과채류 재배농가에 수정 벌을 공급한다. 수정 벌들은 농가의 일손을 덜어주는 효자손이다. 꿀벌을 이용한 자연 수정이라 과채류의 품질도 좋아진다. 3월이 되면 가을에 공급한 식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식량을 공급해 체력을 유지시킨다. 다가올 일 철에 대비해 체력을 보강하는 것이다.4월에는 아카시아 꿀 채밀을 위해 계상(2층으로 포개어 놓는 벌통)을 설치한다. 아카시아 꿀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날에 정리채밀(벌통 안에 남아 있던 꿀을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고품질의 꿀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이고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카시아 개화시기에는 이동 양봉도 실시한다. 꽃을 따라가는 유랑생활이다.6월에 접어들면 야생화 꿀과 밤꿀을 채취하고, 장마철 무밀기에 대비해 식량을 공급하고 증식작업에 들어간다. 무밀기에 식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굶어 죽거나 세력이 급격히 약화된다. 초겨울 월동에 들어가면 양봉의 1년 스케줄은 끝나고 휴식기에 접어든다. 사람과 꿀벌과 하늘이 함께하는 3자 협업이다. 그중에서 하늘의 역할이 가장 크다.◆자신이 먹을 수 있는 벌꿀벌꿀에 대한 박 대표의 생각은 확실하다. 믿을 수 있는 꿀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양봉을 하면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다. 따라서 자신이 먹을 수 있는 벌꿀을 생산한다는 생각으로 꿀벌을 키우고 벌꿀을 생산한다.박 대표의 봉장(농장)은 도로에서 2㎞ 이상 떨어진 산골이라 오염요인이 없는 등 자연환경이 매우 좋다. 그러나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응애나 진드기, 바이러스 등 병해충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질병의 예방을 위한 병해충 방제는 필수적이다. 다만 가장 안전한 꿀 생산을 위해 방제시기를 조절한다. 가을철에 방제를 마무리해 봄철 꿀벌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한다. 봄철 방제를 채밀 40일 전에 중단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생산된 벌꿀은 반드시 농약 잔류검사와 탄소동위원소 비율 측정을 실시한다. 벌꿀을 채밀하기 전에는 정리채밀을 실시해 벌꿀의 순도를 높인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대부분 벌꿀은 직거래를 통해 단골고객들에게 판매된다. 단골 고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수정 벌과 밀원조성으로 양봉의 새로운 길 개척‘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다’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유엔식량기구(FAO)는 인간이 먹는 작물의 64%가 꿀벌을 통해 가루받이한다고 추정한다.이것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의 식량도 없어진다는 말이다. 기후온난화에 따라 양봉의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아카시아가 전국 동시 개화가 일어나 이동 양봉도 어려워지고 있다. 수령이 50∼60년을 넘긴 아카시아 나무도 노쇠화되고, 군락지도 줄어들고 있다.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박 대표는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한다. 참외와 멜론 등 과채류 재배농가에 수정용 벌을 공급해 작물의 수정 활동을 도우면서 소득도 올리는 방안이다. 또 봉장 주변에 밀원수를 식재해 밀원 감소에 대응한다. 산에는 헛개나무와 옻나무 등을 식재해 기능성 꿀을 생산하고 유휴 농경지에는 유채 등 초화류를 재배해 벌꿀도 채취하는 것은 물론 경관도 가꾸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6차 산업의 준비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농장명: 3대 꿀벌농원▲농장주: 박용민▲구입문의: 010-6780-7700▲소재지: 군위군 우보면 두북1길 206▲이메일: pymin827@naver.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칠곡군청 공무원 관광농원 인허가 관련 문제로 7명 징계 받아

칠곡군청 공무원 7명이 지역 내 관광농원 조성 공사 과정에서 인·허가 관련 부실한 업무로 징계를 받은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이 같은 무더기 징계는 칠곡군에서 유례없는 일로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14일 칠곡군에 따르면 A(47)씨는 2017년 4월 왜관읍 봉계리 573번지 일대 4만여㎡ 부지에 L관광농원 조성 공사에 들어가 2018년 7월 완공했다.이 과정에서 인근의 한 캠핑장 대표 B(62)씨가 L관광농원이 농원과 파3 골프장 진입로 공사 등을 실시하면서 교통 방해는 물론 건축법과 산지관리법 등도 위반했다며 A씨를 대구지검에 고소했다.B씨는 또 지난해 국민고충위원회와 경북도 감사실 등에 관광농원 조성 공사 허가와 관련 담당공무원이 봐주기 행정을 펼쳤다는 민원을 제기했다.이에 경북도 감사실은 지난해 8월 민원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 봉계리 관광농원 조성 공사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업무에 결책 사유가 있었다며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도록 칠곡군에 요구했다.이와 함께 B씨가 제기한 민원 중 국토교통부 소유인 720여㎡ 부지에 관광농원 진출입을 위한 대문을 설치해 일반인의 통행을 방해한 것은 ‘사도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요청했다. 사도법에 인정되는 사도에는 원칙적으로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또 농림축산식품부 소유인 3천580㎡ 규모의 구거지를 무단으로 메워 글램핑장, 주차장 등을 조성한 것에 대해서는 목적 외 사용을 승인한 담당직원을 문책토록 요구했다.이에 칠곡군은 경북도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지난달 2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담당공무원 C씨 등 2명은 견책인 불문경고, D씨 등 5명은 주의 등 경징계 조치했다.관광농원 대표 A씨는 “사업부지 내 구거는 주민동의를 거쳤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목적 외 사용허가’를 받아 구조물 설치 준공 인·허가를 받았다”며 “관광농원 인·허가 과정에서도 민원을 받아들여 대체도로를 조성해 기부 채납했다”고 해명했다.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포니힐링농원…어린이 승마체험의 ‘선두주자’…새로운 경험 가득 ‘24시간이 모자라!’

소비패턴은 계속 진화한다. 필요한 상품만을 구매하던 방식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고 경험함으로써 그 가치를 얻으려고 한다. 또 그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것을 체험경제라고 한다.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을 넘어 체험 자체를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1998년 출판한 ‘체험경제’라는 책에서 ‘B.조지프 파인 주니어’와 ‘제임스 H. 길모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처음에는 경제학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관광, 건축,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특히 농촌에서 6차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에서 공예품, 요리 등 다양한 체험들로 확산되고 있다.승마체험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강소농이 있다. 경산시 와촌면에서 ‘포니힐링농원’을 운영하는 박형근(46)·김복란(42)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부부는 5필의 말과 5천㎡의 체험농장, 카페, 팬션을 운영해 연간 8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농촌에서 ‘체험경제’를 직접 실천하는 것이다.◆누구나 즐기고 쉴 수 있는 편안한 농장부부는 귀농 6년차의 초보농부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부지런한 농부다. 그 부지런함 덕분에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귀농 전에는 대구에서 10년간 식당을 운영했고, ‘해수유통업’으로 전환해 7년간 바닷물을 팔았다.횟집 수족관에 바닷물을 공급하는 일이다. 스스로 ‘북청물장수’라고 한다. 해수유통은 힘든 일이다. 25t 탱크로리 차량에 바닷물을 가득 채우고 도로를 누비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른다. 보통 하루에 2회를 운행하지만 부부는 교대로 운전하면서 4회를 강행했다.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몸부림이었다. 수입이 느는 만큼 피곤도 늘고 스트레스도 쌓였다. 이러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해수유통을 접고 2014년 귀농을 감행했다. 아버지의 농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집 앞에 있는 저수지와 연결해 누구나 재미있게 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농장이름에 ‘힐링’을 넣은 것도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다.실제로 농장은 승마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을 하고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힐링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안전교관의 지도를 받으면서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호숫가 벤치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체험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가족단위 체험객이 느는 추세다..◆틈새시장으로 개척한 어린이 승마체험박 대표가 승마체험을 선택한 것은 인근 영천지역에 경마공원이 조성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경마공원이 조성되면 주변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승마체험으로 마음을 굳히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대구 인근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승마장은 주말에 어른들이 승마를 즐기는 성인용이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승마는 없었다. 어린이 승마체험은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다. 어린이들의 체형에 맞추기 위해 조랑말을 선택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승마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체험객이 줄을 이었다. 주중에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이 대부분이다.어린이들이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농장 앞에 있는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아내인 김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쉬기도 한다. 부모들이 편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체험이 안전전문교관의 지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체험농장체험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오락적 요소와 교육적 요소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빠져서도 안 된다. 이와 함께 안전도 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박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그렇기 때문에 모든 체험과정에서 안전을 유난스러울 정도로 강조한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안전사고의 유형과 발생 시 대처요령까지 꼼꼼하게 교육한다. 특히 승마체험에서는 더 강조한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는 필수장비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모든 체험에는 안전전문교관이 참여해 안전관리를 한다. 말에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규정에 따르도록 한다. 말의 주행 속도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도 가입한다.체험 중에 말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체험객이 두려움을 느끼면 즉시 중단한다. 위험요소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판단돼야 다시 시작한다. 체험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수확체험이나 공예품 만들기 체험도 마찬가지다.◆다시 하고 싶은 재미있는 체험오락성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무엇이든지 재미가 없으면 오랫동안 하지 못한다. 다시 하는 것은 더 어렵다. 특히 어린이들은 쉽게 싫증을 느낀다. 체험은 모든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쉽게 싫증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승마체험을 마치면 농산물 수확체험으로 연결되고, 다시 천연비누 만들기와 같은 공예품 체험으로 연결된다. 어떤 때에는 요리체험으로 이어진다. 잔디밭에서 비눗방울을 만들면서 뛰어놀기도 한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이런 연속형 프로그램의 구성은 ‘고객이 체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박 대표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농장운영을 부부가 분담해서 하는 것도 체험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식이다. 박 대표는 승마체험과 농작물 수확체험을 담당하고 아내인 김 대표는 요리와 공예품 체험, 팬션과 카페운영을 담당한다. 손발이 척척 맞다. 많은 체험객이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다고 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재방문 고객의 비율은 70%로 상당히 높다.◆승마는 사람과 말이 교감하는 동물매개치료“낮에 승마체험을 했다는 어린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많이 들뜬 상태였다. 아이가 자기 전에 베개를 끌어안고 말을 타는 흉내를 내면서 ‘으랴’하는 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했는데 승마체험을 하고 나서 작고 또렷하지는 않지만 ‘으랴’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는 것이었다.승마체험을 보낼 때 만해도 많이 망설였는데 체험 후의 행동을 보고는 고마운 마음에 전화한 것이다. 누구나 동물과 교감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아이를 계속 체험을 시킬 것이니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 어린이는 현재 단골 승마체험고객이 됐다. 사람과 동물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동물매개치료’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사례다. 우리가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 구축박 대표가 추구하는 미래의 꿈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농장만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확대해 마을단위 체험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농장이 있는 소월리 전체를 체험마을로 만들어 도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은 농가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와 인접해 체험마을로 꾸미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가마다 재배하는 작목이 다르고 환경도 다른 것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농가별로 중복되지 않게 체험 종목을 정하고 시기별로 배분해 연중 농촌체험이 이루어지는 체험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체험마을을 바탕으로 농촌 민박과 농산물 판매를 병행함으로써 농가소득을 올리고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마을을 구축한다. 특히 서로 협업을 하면 고령의 은퇴농가에서도 일정 소득이 유지될 수 있어 삶의 활력소 역할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농장명: 포니힐링농원▲농장주: 박형근·김복란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3313-2734▲블로그: https://blog.naver.com/guswn0450▲소재지: 경산시 와촌면 갈밭길 102▲이메일: park42672734@gmail.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경북 군위 생태농원서 모노레일 탈선…7명 부상

6일 오후 3시44분께 경북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석산생태농원에서 모노레일이 탈선했다.이 사고로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7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직원 등 성인 7명이 탄 모노레일이 내리막길에서 철로를 이탈해 넘어졌다.군위군은 사고가 난 모노레일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경북애 그린키농원…여기가 바로 호박체험 맛집 호박, 어디까지 즐겨봤니?

호박은 변신의 귀재다. 우는 신데렐라를 위해서는 황금 마차가 되고 핼러윈 데이에는 ‘잭 오 랜턴’이 되어 떠도는 영혼들을 안내한다. 어떤 때는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복덩이가 된다. 간혹 못생겼다고 타박을 받기도 하지만 모양이나 영양학적 측면에서 어느 과일이나 채소보다 뒤지지 않는다.잘 익은 호박을 집안에 들여 놓으면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아마도 호박이 주는 푸근함 때문일 것이다. 황금빛 호박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돈을 모으는 강소농이 있다. 경산에서 ‘경북애 그린키농원’을 운영하는 백형길(43)·김미영(40)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부부는 2만㎡를 직접 재배하고 6만6천㎡를 계약 재배하는 호박 전업농이다. 지난해에는 호박으로 3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전문직 직장인의 귀농부부는 농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서울에서 전문직에 종사했었다. 박 대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디자인하는 웹디자이너였고, 김 대표는 홈패션 강사였다. 10년간 전문직에 종사하던 부부는 어느 날 농촌으로 들어왔다.처음 귀농을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는 ‘왜 멀쩡한 직장을 버리고 시골로 가느냐’면서 말렸다. 직장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일의 특성상 밤샘작업은 예사였다. 출근은 있어도 퇴근은 없는 일이었다. 웹디자인이나 홈패션 모두 공급과잉으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삶이 망가지겠다는 생각에 부부는 귀농을 단행해 호박을 재배한다.귀농 5년차에 접어들면서 지금은 부러움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안정된 소득과 자유로운 시간이 그 원인일 것이다. 예전 동료는 수시로 귀농에 대해 묻는다. 부부가 호박을 선택한 것은 재배가 쉽다는 한 가지 이유였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 요인은 재배가 쉬운 호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아이디어 발굴에 있었다.◆늙은 호박은 블루오션처음 호박을 재배할 때 주변으로부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매우 흔한 호박으로 돈을 벌겠다고 나서는 젊은 부부를 안타까워도 했다. 예상대로 호박 재배는 쉬웠다. 퇴비를 주고 심어만 놓으면 잘 자랐다. 폭우와 태풍에도 끄떡없었다. 문제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머리를 맞대고 돈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가공과 체험으로 눈을 돌렸다. 호박즙을 가공해 산후조리원과 성형외과 문도 두드렸다. 탐스러운 호박은 보고 만지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체험거리가 되었다. 호박을 가득 쌓아 놓는 것도 좋은 볼거리였다. 체험도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만져보고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둥근 호박을 여럿이 힘을 모아 굴릴 때는 함성이 터졌다. 가득 쌓인 호박 더미 앞에서 인증 샷을 찍는 것도 인기를 끌었다.물론 모든 것을 호박 자체에만 의존하지는 않았다. 귀농 전에 일했던 웹디자인과 홈패션 기술을 농장에 대입시켰다. 백 대표는 축제를 기획하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디자인하고 허수아비와 같은 소품을 만들어 농장 안팎을 꾸몄다. 농장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오싹한 핼러윈 축제장처럼 변했다. 농장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되어갔다. 하찮게 보였던 호박은 블루오션이었다.◆동심을 자극하는 핼러윈 축제핼러윈 축제 만큼 동심을 사로잡는 축제는 드물다. 도시의 유치원에서 핼러윈 축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장소와 소재 때문이다. 핼러윈 축제를 할 수 있는 농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유치원에서 체험 문의가 쏟아졌다.이달 들어서만 40곳의 유치원이 다녀갔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 때문에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이 찾아온다. 1년에 대략 1천여 가족이 찾는다. 만족도도 높다. 호박을 처음 만져보는 어린이가 대부분이다. 만져보고, 산더미처럼 쌓인 호박 더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함박웃음을 짓는다.가족이 함께 호박 속을 파내면서 ‘잭 오 랜턴’을 만들 때는 신비의 세계로 빠져든다. 큼직한 호박을 들어 올릴 때는 누구나 천하장사가 된다. 달콤한 맛의 호박죽은 단번에 어린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호박죽이 어른들만 좋아한다는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야간개장을 하면 더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순수한 호박즙으로 성형외과 접수호박은 산모들의 부기(浮氣)를 빼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호박의 영어표기인 ‘펌킨(pumpkin)’도 해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호박의 효능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처음 만든 가공품은 호박즙이다. 40℃에서 저온착즙방식으로 만들어 즙이 맑고 영양과 향이 살아 있다. 무색소, 무보존료, 무향료의 3무를 고집하기 때문에 보존기간이 짧은 단점도 있다. 고온중탕방식으로 만드는 호박즙과는 차이가 있다. 아직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위해요소 중점관리우수식품((HACCP) 인증을 받은 전문업체에 위탁 생산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현재 판매 중인 호박즙을 생산하기까지는 18번의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호박즙을 가지고 처음 찾은 곳은 산후조리원과 성형외과였다. 호박이 부기를 빼고 해독작용을 한다는 것에 착안한 영업활동이었다. 결과는 50%의 성공이었다. 외부식품 반입을 금지하는 산후조리원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지역의 성형외과 20여 곳에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조만간 수도권 진출을 계획 중이다.◆버릴 것 없는 호박농장 소득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호박 원물이다. 개별 소비자에게 판매도 하지만 대부분 식품회사에 납품한다. 연간 200t 정도의 물량이다. 조건이 까다로운 대형 식품회사에 연중 공급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씻은 호박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씨앗을 제거한 다음 냉동해서 납품한다. 식품회사에서는 바로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세척과 절단, 씨앗제거 공정을 줄일 수 있고, 가공과정에 발생하는 15% 정도의 손실률도 없어져 반긴다. 안정된 대량 납품처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다.호박은 잎부터 씨앗까지 모두 유용하게 쓰인다. 가공과 체험과정에 나오는 씨앗은 식용으로 판매한다. 영양가가 높고 고소해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다. 지난날의 추억도 느낀다. 호박 잎도 채취해 판매한다. 호박 잎은 대형식당에서 많이 구입해 간다.가공용으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2~3㎏의 작은 호박은 핼러윈 축제용으로 판매한다. 어린이들이 ‘잭 오 랜턴’을 만드는 데 적당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매년 10월이 되면 많은 유치원에서 이 작은 호박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친다. 이제는 작은 호박의 씨를 채취해 핼러윈 전용 호박을 생산한다.◆호박 서리로 위기를 극복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소득은 없고 통장 잔고만 줄어들 때는 포기도 하고 싶었다. 4년 전 여름철에 호박 400㎏을 구해 달라는 급한 주문을 받았다. 선금까지 받았으나 호박이 익지 않았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속이 탔다. 납품을 못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온통 호박 생각뿐이었다.하천 둑을 걷던 중에 누렇게 익은 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고민 끝에 호박 서리를 감행했다. 하루 종일 가슴이 두근거렸다. ‘급하게 사용할 일이 있어서 허락 없이 호박을 빌려갑니다. 우리 호박이 익으면 돌려 드리겠습니다’라고 적은 메모지를 남겨놓고 용서를 구했다. 며칠 후 익은 호박을 그 자리에 돌려놓았다. 그때 호박을 제시간에 납품한 것이 인연이 돼 계속 거래를 하고 있다. 호박 서리로 약속은 지켰지만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호박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3대가 어울리는 가족친화 체험장 조성부부는 가족단위 핼러윈 체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래서일까. 규모의 확대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친화형 체험장을 만들고 싶어 한다.특히 3대가 호박으로 등불을 만들고,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체험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서바이벌 물총놀이 같은 공간을 만들고, 할아버지·할머니는 예전의 추억을 되살리는 공간을 만들어 3대가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체험장을 만들 계획이다. 고객과 주인이 함께 즐기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농장명: 경북애 그린키농원▲농장주: 백형길·김미영 (2018 강소농)▲구입문의: 053-852-4834, 010-6229-4834▲블로그: https://blog.naver.com/webkey456▲소재지: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 289▲이메일: webkey456@naver.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청송사과 은자농원…‘즐거운 마음’ 먹고 자란 나무…아이 뺨같이 탐스러운 사과 키워내죠

우리와 가장 익숙한 과일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사과를 택할 것이다. 사과는 언제부터 우리와 가까워졌을까. 1884년께 선교사가 들여와 관상수로 심은 것이 최초로 알려졌다.대구 청라언덕에는 그 사과나무의 3세 목이 자라고 있다. 대구시 보호수 1호였던 2세 목이 2018년 고사함에 따라 육성 중이던 3세 목을 옮겨 심은 것이다. 그럼 이전에는 없었을까? ‘능금’이 있었다. 고려 의종 때 쓰인 ‘계림유사’에는 ‘임금’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나중에 ‘능금’으로 바뀌었다.개화기에 들어온 서양사과는 첫 재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낙동강과 금호강변에 많이 심어졌다. 사과(沙果)는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라고 해서 ‘모래 사(沙)’를 쓴다. 대구가 사과 집산지였으나 지구 온난화로 점차 북상해 청송과 영주 등 경북 북부지방이 주산지로 변했다.청송 주왕산 아래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강소농을 만났다. 8년 전 귀농해 1만8천㎡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청송사과 은자농원’의 박찬목(47)·김경희(57)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7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2억 원의 소득을 목표로 매일 과수원으로 출근한다. ‘청송사과 은자농원’은 평생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워온 어머니(74·조은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지은 농장이름이다.◆ 고민 끝에 선택한 귀농박 대표는 청송이 고향이지만 대구에서 유통업에 종사했다. 회사에서 능력도 인정받았으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직장생활의 정년, 나이 40이 되었을 때 위치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었다. 고민 끝에 고향이 떠올랐고, 귀농을 결심하고 계획을 세웠다.대구 인근의 농업기관을 찾아다니면서 많은 사전교육을 받았다. 주로 고추 등 특용작물 교육을 받았다. 자신감이 생기자 서른아홉에 귀농을 단행했다. 많은 직장동료가 왜 좋은 직장을 팽개치고 귀농을 하느냐고 걱정을 했다. 회사에서도 계속 근무를 요청했지만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첫해에 고추 6만6천㎡를, 이듬해에는 담배 9만9천㎡를 재배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론으로 배운 농사지식과 현실은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결국 어머니가 40년간 재배해온 사과농사로 전환했다. 그동안 수종을 갱신하고 토양을 가꾸면서 사과재배에 전념해 이제는 주변에서 인정받는 사과농사꾼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귀농 8년차를 맞은 농부는 “몸은 힘들지만 시간이 자유롭고, 스스로 자기 스케줄을 정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면서 “피곤할 때 사과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낮잠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해 힐링이 저절로 된다”고 한다.◆ 나무를 먼저 생각하는 농사꾼‘과수원의 주인은 땅과 나무다’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농부는 이들을 보살피는 관리자일 뿐이고, 그 대가로 과일을 얻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 관리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다. 귀농 초기 전정요령을 몰라 고생을 많이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한두 차례 국내에 들어와 전정기술을 강의하는 외국 전문가 강의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단기 수확보다 나무를 먼저 키우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여 장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나무의 특성에 맞춘 재배를 한다.상당수 농가에서 나무를 심고 이듬해부터 과일을 생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많지는 않지만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나무에 초점을 맞춘다. 식재 1년차에는 나무 원줄기를 키우고, 2년차에는 가지를 키운다. 3년차에 들어서면 수형을 만든다. 햇볕 투과율이 좋고 착색이 잘되는 장점이 있다고 하는 세형방추형으로 키운다. 일명 ‘나리따식’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나무를 키우는 것을 우선하기에 수확은 늦어지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장점이 더 많다. 토양개량을 위해 초기에는 낙엽으로 퇴비를 만들어 사용했다. 효과는 높았으나 시간과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하고 일반 유기질 퇴비를 사용한다. 대신에 초생재배로 전환했다. 덕분에 해마다 5~6회 풀과의 전쟁을 치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우수농산물(GAP) 인증과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 부부의 특기를 살린 농장운영부부는 각자의 특기를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귀농 전 유통업에 종사한 만큼 마케팅에는 귀재다. 부인인 김 대표는 전자상거래에 탁월하다. 결혼 전에 행정안전부에서 선정한 정보화 마을 전문 강사로 활동했다. 박 대표가 선택한 마케팅기법은 250명의 법칙을 활용한 입소문 방식이다. 단골들이 전파하는 입소문이 100% 직거래의 기적을 만든 기본이 되었다.그 방식이 특별하다. 첫 사과를 수확하면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적극적인 성향의 고객 10여 명에게 한 사람당 10상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주변과 나눠 먹으며 홍보를 부탁한다. 고객을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 농가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마케팅 방식이지만 투자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선별도 박 대표의 몫이다. 좁쌀만 한 흠집과 병반이 있어도 족집게처럼 골라낸다. 소비자들이 발견하기 어려운 작은 흠이지만 가정에서 장시간 보관하다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철저한 선별을 한다.김 대표의 전산능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스토어팜 등 인터넷을 통한 판매에서 빛을 낸다. 농장의 특성을 살린 블로그 관리도 김 대표 몫이다.◆ 경영컨설팅과 실천노트로 경영개선농장을 운영하면서 주기적으로 전문 컨설팅을 받는다. 주로 경영과 가공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개선방안을 찾는다. 컨설팅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분석을 해보니 적자였다. 한때 이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그러나 결과는 좋았다. 꾸준한 컨설팅은 영농일지를 작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머리로 생각만 하던 것을 기록함으로써 개선방안이 구체화되고 실천하게 된 것이다. 문제점은 최단시간 안에 개선하는 것이 좋다는 마인드 변화도 생겼다. 제초제를 살포하지 않고 초생재배로 전환한 것과 농약을 줄이는 방식으로 저탄소인증을 받은 것도 경영컨설팅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농작업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다음해 농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경영비 20% 절감 성과도 거뒀다.◆ 잘못 선택한 묘목으로 4년 허송세월귀농 8년 동안 순탄한 길만을 걸은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우량 품종의 묘목이 있다는 말에 1만㎡에 900주를 심었다가 4년을 허비하는 낭패를 겪었다. 2013년 ‘미얀마’ 품종을 신청했으나 전혀 다른 품종을 공급받고도 알지 못했다. 1년 만에 50%가 죽어 버렸다. 새로 심었으나 다음해 또다시 50%가 다시 죽었다. 결국 모두 뽑아내고 다시 심었다.전문기관에서도 원인을 알지 못했다. 오랜 조사 끝에 접목에 사용된 대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4년 허송세월이 흘러 버렸다. 결과적으로 수확도 4년이나 미루어지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4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결국 법적분쟁 끝에 재식재를 해주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나 허비한 4년은 어디에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았다. 결코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손실이었고 순간의 실수가 부른 참극이었다.◆ 가공과 체험, 아름다운 농장으로 6차 산업화부부가 함께 그리는 그림은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어 공원처럼 꾸미는 것이다. 공원 같은 과수원에서 소비자들이 쉬고 힐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금은 먼 미래의 꿈이지만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 부부는 나란히 농촌체험지도자 자격을 취득했다. 체험농장 운영을 위한 첫걸음이다. 과수원과 주변에 꽃과 조경수를 심어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10개의 포토존을 만들어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농작물 수확과 같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소꿉놀이와 모래집 짓기 등 전통놀이를 경험하는 체험공간을 마련해 어른들의 향수와 어린이들의 동심을 자극한다는 생각이다. 개발을 완료한 ‘사과 물회 육수’를 활용해 식생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꿈도 그린다. 이러한 계획들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사과 소비촉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부부의 생각이다.▲농장명: 청송사과 은자농원▲농장주: 박찬목. 김경희 (2015 강소농)▲구입문의: 010-2800-8230▲블로그: https://blog.naver.com/wjaahkim/▲소재지: 청송군 부남면 덕곡길 20▲이메일: mok8225@naver.com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농촌사랑 넘치는 부부, 즐거움 담아 키운 복숭아 핑크빛 건강함이 ‘톡톡’

hobby to job족이 있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연결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의 형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숲 해설가’가 되고, 사진찍기를 좋아하면 사진작가로 나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도 있다.타고난 능력도 중요하지만, 노력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귀농 9년 만에 농사일과 농촌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강소농이 있다. 의성군에서 8천300여 ㎡ 규모의 과수원에서 복숭아와 자두를 재배해 연간 6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언덕빼기농원’의 정석화(64) 대표와 부인 김영순(60)씨다. ◆ 귀농을 노래하는 남편과 억지 귀농한 아내귀농에는 U턴과 J턴, I턴이 있다. U턴은 출신지로 귀농을 하는 것을 말하고, J턴은 출신지와 가까운 곳으로, I턴은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귀농하는 것이다. 정대표는 J턴형 귀농이다. 의성과 가까운 예천 출신으로 대구에서 섬유업과 식품가공업에 종사하다가 고향과 가까운 의성군으로 귀농했다.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농촌에 있었다. 농촌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옆에서 지켜봤고, 일손도 거들었다. 농사일과 농촌의 모습은 생활의 대부분이었다. 방문을 열면 마당에 고추와 오이가 있었고, 감나무는 놀이터였다. 이런 기억들이 정대표를 다시 농촌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아내는 달랐다. 경험해 보지 못한 농촌생활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이 있었다. “남편은 언젠가는 꼭 귀농을 하겠다고 노래를 불렀어요. 저는 싫었고 겁이 났어요”라고 말하는 아내는 귀농을 반대했었다. 이런 아내를 설득하는 데 일 년이 걸렸다. 틈만 나면 아내를 데리고 농촌여행을 했다. 꽃피는 봄날과 온갖 과일이 익어가는 가을의 과수원을 구경하고 다녔다. 결국 아내가 귀농에 동의했다. 남편은 소원을 이루었지만 아내는 억지 귀농이었다. 그 후 9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젠 사정이 바뀌었다. 아내가 농촌생활을 더 좋아한다. 물론 초창기 3~4년간은 힘들었으나 이제는 농촌의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웃과 어울림을 좋아한다. 자신만의 소확행을 실천하는 재미를 즐기고 있다. ◆ 연중 소득이 나오는 농사정대표가 귀농과 함께 가장 고민한 것은 역시 소득이 나오는 작목선택 이었다. 농업의 특성상 소득은 대부분 한 계절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는 것이 전통적인 농사 패턴이다. 당연히 소득은 가을에 발생한다. 물론 가을에 목돈이 생긴다는 장점도 있지만, 봄철 종자부터 농약,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외상으로 구입하고 가을에 외상값을 갚고나면, 남는 것이 없다. 이듬해 봄이 되면, 또다시 외상값이 쌓이기 시작한다. 악순환이다. 정대표는 이런 소득의 계절적 편중에서 탈피하기 위해 소득발생 기간이 긴 농사의 일환으로 복숭아와 자두를 선택했다. 연중은 아니지만 여름부터 가을까지 소득이 나오는 구조, 즉 월급처럼 소득이 나오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복숭아와 자두 두 작목이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작목배치다. 6월이 되면 조생종 자두를 수확한다. 자두 수확이 끝나는 7월이면 조생종 복숭아 수확으로 바로 이어진다. 그 다음에는 만생종 자두가 있고, 또다시 만생종 복숭아가 대기 중이다. 이렇게 되면 6월부터 9월까지 소득이 고르게 발생한다. 다른 과수에 비하여 조기에 수확이 가능하고, 노동력도 분산되는 ‘안정적 재배 시스템’이다. ◆ 유통의 역주행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걱정은 ‘어디서 어떻게 팔지?’하는 것이다. 정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재배기술과 품질관리는 교육과 선도농가 견학을 통한 노력으로 해결했지만, 판매는 쉽지 않았다. 힘들여 생산한 농산물은 제값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발로 뛰었다. 지인들을 통한 입소문과 SNS를 통한 홍보도 병행했다.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늘어났다. 고객 간의 소개도 늘어나면서 판매는 무난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직거래 물량도 늘어났다. 언뜻 보면 거래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직거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부부의 힘만으로는 선별과 배송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복숭아와 자두는 과일의 특성상 장기 보관이 어렵다. ‘당일수확 당일배송’이 원칙이다. 하루라도 늦으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새로운 유통방식을 찾았다. 수출과 과일 전문점 납품이 그 해결책이었다. 물론 택배를 통한 직거래를 유지는 하지만 10%를 넘지 않고, 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직거래도 판매한다. 여유 물량이 있으면 공판장에 출하도 한다. 많은 농가들이 직거래로 영역을 넓혀가는 마당에 오히려 직거래를 줄여 나가는 것은 어쩌면 유통의 역주행처럼 보이지만, 현명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 수출은 까다로운 작업2017년부터 홍콩에 복숭아 수출을 시작했다. 복숭아연구회 수출사업단 회원 27명이 힘을 모았다. 처음 수출시장 개척에는 의성군을 비롯한 농업관련 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농산물 수출은 소득은 보장되지만, 작업과정이 까다롭다. 문제는 품질관리다. 홍콩 사람들의 입맛은 약간 물렁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육질이 연하고 숙성이 되면 망고맛이 나는 황도를 수출했다. 그렇다 보니 작업의 전 과정이 어렵다. 수확과 선별과정에 체온의 전달도 막아야 한다. 맨손으로 작업을 하면, 손가락이 닿은 부분이 체온이 전달되어 빨리 무른다.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을 때는 검은 색으로 변해서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정이 이러니 기계선별은 꿈도 못 꾼다. 기계선별 과정의 약한 충격도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갑을 끼고 음성저울로 일일이 무게를 측정하고 정품만을 선별한다. 심지어 복숭아를 수확하는 과정에 꼭지부분이 비틀리면서 생긴 0.1mm의 흠이 생긴 것도 골라낸다. 수출과정에 발생하는 하나의 흠과가 전체 수출물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출은 시간과의 전쟁이다. 오전 수확 오후 포장과 배송과정을 거치면, 다음날 아침 항공편으로 홍콩으로 보내진다. 오후에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하에서도 지난해 768상자를 수출해 850여 만 원의 외화 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수출물량을 더 늘릴 계회이다. 복숭아에 이어 자두 수출도 준비 중이다. ◆ 구입 첫해 망친 감나무 과수원지금은 복숭아와 자두를 재배하지만, 정대표 부부를 이곳에 붙잡은 것은 뜻밖에도 감나무였다. 귀농지역을 찾기 위해 경북지역 일대를 찾아다니던 중 현재의 과수원 자리에 있던 대봉감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재배방식과 소득보다도 빨갛게 익은 대봉감의 아름다움에 혹했다. 그러나 대봉감은 다음해 봄이 찾아와도 싹을 틔우지 않았다. 그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3600㎡의 과수원에 있던 300 주의 감나무가 모두 동사한 것이다. 모두 수령 12년의 감나무로 최고의 수확량이 나오는 나무들이었다. 금액으로는 환산하기도 어려웠지만, 마음의 상처가 더 컸다. 부부는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에 고추를 심었으나 그마져도 노동력 부족으로 반타작만 했다. 귀농한 후 처음으로 겪은 실패로는 너무나 가혹했다. 이후 정대표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복숭아와 자두농사를 한다. 그동안 많은 교육과 선진농가 견학 등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유통망을 확보한 덕분에 ‘성공한 귀농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6차산업과 상위 1%의 농사꾼정대표 부부는 요즘 희망에 부풀어 있다.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아들이 조만간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은 도시에서 요리 메니저로 활동하면서 청년창업농이 되기 위해 스마트팜 교육을 받고 있다. 아들이 합류하면 현재의 농장과 요리를 융합한 체험농장을 운영해 6차산업의 길로 나갈 계획이다. 이와 병행하여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품종개량과 친환경재배로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해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과일을 생산해 학교급식과 군부대 장병들의 급식용으로 납품하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부부는 생산을 담당하고, 아들은 체험농장 운영을 통한 6차산업화를 담당한다. 농사의 대물림으로 이들 가족은 복숭아와 자두 재배에 있어서 대한민국 상위 1%의 농사꾼이 되고자 하는 꿈은 조만간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농장명: 언덕빼기농원▲농장주: 정석화·김영순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6535-7768▲소재지: 의성군 용재길 102-61▲이메일: kys630104@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