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첫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 울진군 죽변 바다에서 혼획

울진 앞바다에서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5일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2분께 울진군 죽변항 남동쪽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통발어선 H호 선장이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를 발견, 신고했다.이 고래는 길이 520㎝, 둘레 290㎝ 크기로 죽은 지 20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해경은 작살 등에 의한 고의포획 흔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고래류 처리확인서를 발급했다.이 고래는 죽변수협을 통해 3천300만 원에 위판됐다. 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경자년 해맞이는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청정바다 경주로 오이소

경주시가 경자년 해맞이 으뜸 장소로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경주 동해를 꼽았다.경주 해돋이 명소로는 1천400여 년 전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암부터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주상절리, 개항 100주년을 앞둔 감포항 송대말 등대, 신라 천 년 호국 영산 토함산 등이 있다.양북면 봉길 해변에 있는 문무대왕암의 일출은 한마디로 일품이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오는 31일부터 1박2일간 떡국나눔 등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의 해안을 따라 약 1.5㎞에 걸쳐 형성돼 있다. 지역 주민들은 주상절리 전망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떡국 나눔 행사를 실시한다.감포항 인근의 송대말은 소나무가 많은 육지 끝 부분이라는 뜻으로 일출과 일몰이 모두 절경을 나타내는 곳으로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송대말과 가까운 감포항 남방파제에서는 감포읍 새마을회 주관으로 해맞이행사가 열린다. 새해 아침 오전 6시부터 따뜻한 떡국과 어묵, 커피 등을 해맞이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불국사와 석굴암을 껴안고 있는 토함산에서의 해맞이는 일출 명소답게 동해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다가 끓어오르듯 붉은 구름을 피워 올리다가 순식간에 솟구치는 토함산 해돋이는 일생에 꼭 한 번쯤은 가져 볼만한 경험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천 년 고도로 역사문화유적이 널려 있다. 특히 동해안의 푸른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해안선의 절경은 아주 특별하다”면서 “경자년 해맞이는 역사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청정바다 경주가 최적의 장소다”고 소개했다.다.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울진군 ‘2020 바다의 날’ 기념식 개최지 선정

2020년 ‘제25회 바다의 날’ 기념식이 울진군에서 열리게 됐다.12일 경북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내년 5월25일 ‘제25회 바다의 날’ 전국행사 기념식 개최 장소 공모에서 울진군이 최종 선정됐다.바다의 날은 1994년 11월 유엔 해양법협약 발효를 계기로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진취적인 해양사상 고취를 위해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을 기려 1996년 지정된 국가 기념일이다.주로 서울, 부산, 인천 등 대도시에서 주로 행사가 개최돼 와 군 단위는 소외됐다.울진은 후포 마리나 항만이 내년에 준공돼 동해안 해양레저스포츠 메카로 자리 매김하게 되고 국립해양과학관이 올해 말 완공돼 바다의 날 기념식과 연계해 개관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경북도는 울진의 내년 바다의 날 기념식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울진군, 해양수산부와 TF팀을 구성해 세부적인 행사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김두한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울진은 최근 태풍 미탁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지역민들이 실의에 빠져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내년 바다의 날 행사를 내실있게 준비해 차질 없이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울진군 죽변 바다에서 ‘멸종위기 혹등고래’ 발견

울진해양경찰서는 10일 오전 울진군 죽변항 앞 해상에서 멸종 위기종인 혹등고래 1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어 있는 것을 J호(9.77t, 자망, 죽변선적) 선장이 신고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J호는 이날 오전 6시37분께 조업차 출항해 죽변항 북동쪽 9.8㎞ 해상에 도착, 그물을 인양하던 중 혹등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죽변파출소에 신고했다. 해경은 즉시 고래 사진 등 혼획 사실을 울산고래연구센터, 울진군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멸종위기 종인 혹등고래임을 확인했다. 고래 크기는 길이 8m50㎝, 둘레 4m80㎝로 알려졌다. 해경은 작살 등에 의한 고의 포획 흔적은 없었고, 죽은 지 약 2∼3일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선장 등을 상대로 상세한 혼획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혹등고래는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유통할 수 없으며, 시료 채취 후 관계 법령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용감한 인간 돌고래들 차가운 겨울바다 ‘풍덩’…이한치한

겨울철 이색 스포츠 축제인 ‘돌고래 수영대회’가 8일 오전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렸다.대구일보가 주최하고, 경북도와 포항시가 후원한 행사는 포항의 대표적인 겨울 바다 축제다. 2009년 지역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로 10돌을 맞는 대회는 매년 누적 참가자 수를 갱신하면서 범도민적 행사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이날 대회에는 시민과 관광객, 해병대 장병, 수영 동호회 회원, 외국인 등 1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맨몸으로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며 건강미를 뽐냈다.정연대 포항시 북구청장,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 등 행사장의 많은 내빈은 ‘인간 돌고래’들을 직접 만나 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도 했다.김승근 대구일보 편집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겨울 차가운 영일대 바다에 용감하게 뛰어들면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 건강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정연대 포항시 북구청장은 환영사에서 “도심 속의 국내 해수욕장은 부산 해운대와 포항 영일대가 전부”라며 “해안 절경과 겨울철 별미 과메기 등 각종 볼거리 및 먹을거리가 풍부한 이곳에서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했다.개회식에 앞서 영일만 앞바다에서는 모터보트 및 제트스키 해상 퍼레이드, 워터 제트팩 플라이보드 묘기 등이 선보여 관람객들의 찬사를 자아냈다.백사장에는 돌고래 페이스 페인팅, 돌고래 퍼포먼스, 돌고래 비치볼 만들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됐다.본격적인 입수를 앞두고 준비체조를 겸해 마련된 ‘다같이 댄스’ 프로그램에는 영일고 ‘에이블(ABLE)’ 댄싱팀의 공연이 마련돼 대회 참가자들과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환호하면서 행사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개회식이 끝난 뒤 입수 시작을 알리는 10초 카운트다운에 이어 사회자가 ‘출발’ 구령을 외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힘찬 함성을 지르며 차가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 꼬마 아이들, 혈기 넘치는 청년들, 귀신 잡는 해병대원들, 카메라를 쥐고 이 순간을 추억으로 남기는 주부, 백발노인 등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한 참가자는 방수 카메라를 들고 바닷속에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이들은 수영복만 입고 맨살을 드러낸 채 서로 물을 튀기거나 물속에서 헹가래를 치며 겨울 바다를 온몸으로 만끽했다.대구에서 왔다는 70대 참가자 김성태씨는 준비운동 시간에도 찬바람 속에 수영복만 입고 몸을 풀면서 체력이 젊은이 못지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김씨는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런지 몸에 열이 많아 초겨울이지만 전혀 춥지 않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틀린 것이 아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직장인 전효진(42)씨는 돌고래 축제를 위해 친구들과 서울에서 달려왔다.고향이 포항인 전씨는 “2009년 첫 대회에 참가한 뒤 직장생활 관계로 시간이 안 돼 아쉬웠는데 모처럼 여유가 생겨 10년 만에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을 다시 밟았다”면서 “첫 대회 당시에는 별다른 준비가 없었고 날씨마저 강추위가 찾아와 살이 뜯어질 것 같았는데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서 너무 좋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형형색색 화려한 수영복을 자랑하는 동호회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동호회 회원들은 준비한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백사장과 바닷속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대구지역 수영 동호회 ‘퍼시픽 돌핀 클럽’ 소속 양희진(33·여)씨는 “그간 여러 수영 대회에 참가했는데 겨울 바다 수영인 ‘돌고래 축제’는 처음”이라며 “클럽 이름과 대회 이름이 비슷해 흥미로웠으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반드시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겨울 바다에서 나온 인간 돌고래들의 발길은 무료 시식 코너로 이어졌다.행사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어묵, 라면, 커피 등 다양한 먹거리 코너가 자리했다.각 부스에는 대형 수건으로 바닷물을 털며 차례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의 줄이 10여m가량 길게 늘어지기도 했다.주부 김은자(58·포항시)씨는 “차가운 바닷물에 입수하고 나와서 뜨거운 어묵 국물을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면서 “춥지 않고 오히려 개운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실종자 가족 방문에 ‘눈물바다’ 된 독도해역

“여보 어디 있어? 애들 왔어. 너무 보고 싶어.” 지난 23일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장소인 독도해역을 방문했다. 사고 발생 24일 만이다.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김종필(46) 기장과 배혁(31) 구조대원 등 실종자 가족 9명과 독도소방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관계자, 공동취재단 등 모두 23명이 이날 오전 9시40분께 대구 공군기지(K2)에서 헬기를 타고 독도 해역으로 향했다. 독도를 향하던 도중 오전 11시7분께 울릉도에서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배혁(31) 구조대원의 부친과 장인을 태웠다. 독도 상공을 도는 내내 실종자 가족들은 창밖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여성 소방대원은 내내 이들의 눈물을 닦아줬다. 대구에서 독도로 출발한 지 3시간15분여 만에 독도 선착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김종필 기장의 아내는 아들을 붙잡고는 “여보 애들 왔어. 여보! 어디 있어. 여기를 왜 왔어”라며 오열하자 아이들도 목 놓아 울음을 터트렸고 독도바다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배 대원의 아내도 “나도 데려가지. 같이 가자 오빠야. 왜 내 말 안 듣는데, 못살겠다. 나도 살기 싫다”며 흐느끼자 곁에 있던 배 대원의 어머니도 아들을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독도에는 실종자 가족들을 태우기 위해 해경고속단정이 대기하고 있었다.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색당국의 수색 작업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사고 직후부터 이날까지 울릉도에 머물며 아들을 기다려온 배 대원의 아버지는 “직접 눈으로 보니 수색대원들의 노고가 느껴진다”면서도 “실종자를 못 찾는 게 안타깝다”며 애타는 심경을 전했다. 광양함 구조반장 최철호 원사는 “동해는 서해와는 다르게 높은 너울성 파도와 같은 외력으로 인해 장비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어 수중에서 작업하는 잠수사에게는 압박감이 심한 곳”이라면서도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가족들을 위로 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독도 헬기추락사고 설명회-사람 구하러 갔다가 못 돌아온 딸…눈물 바다 된 유가족 대기실

“우리 딸, 사랑스러운 내 딸... 사람 구하는 게 좋다고 소방관 되더니 사람 구하러 갔다가 돌아오지도 못하고….” 4일 오전 11시40분께 대구 강서소방서 3층 독도 헬기추락 사고 유가족 대기실.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지 초점 없는 퀭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던 중년 여성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 손을 꼭 잡으며 조용히 흐느꼈다. 중년 여성은 실종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어머니였다. 박 대원은 응급구조학과를 졸업 후 인천의 한 병원에서 2년간 응급구조사로 일했다. 그녀는 당시 119구조대가 백령도에서 전신경련을 일으킨 환자를 헬기로 이송하며 응급처치하는 모습을 보고 119구급대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박 대원의 아버지가 “우리 딸은 아직 살아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답답하기만 하다”며 “우리 딸 좀 살려달라”고 말하자 유가족 모두 눈물지었다. 이날 오후 1시 유가족 대기실에는 해군과 해양경찰청의 독도 헬기추락 사고 설명회가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소방헬기 추락사고 수색 진행 사항과 동체 및 부유물 수거현황, 5일차 수색 계획 등을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회를 들은 유가족들은 해군과 해경, 소방청 등 사고를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사고 당시 헬기에 탑승해있던 선원 박기동씨의 유가족은 “수색상황 등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매번 알아보겠다고 하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또 어디서는 해경이, 어디서는 해군이 담당한다며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돼 유족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동씨 유가족은 “오늘 오전부터 유족들이 이낙연 총리님을 찾는다고 소통해달라고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냈지만 답변 한 번 없다”며 “제발 답답한 유가족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 소방청이 민감하게 언론을 통제하는 모습에 의혹을 제기하는 유가족도 나왔다. 한 유가족은 “독도에서도 많은 기자가 유가족과 같은 배에 탑승하려 했지만, 해경과 소방이 막았다”며 “유가족에게 언론과 인터뷰를 최소화하라고 이야기까지 하는데, 도대체 뭘 숨기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은 “소방청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쪽에 잘 전달 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박익진 사진작가 개인전 ‘내고향 감포바다’

박익진 사진작가의 개인전 ‘내 고향 감포바다’가 23일부터 31일까지 경산 샤걀의 마을 갤러리하우스에서 열린다.대구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2000년 취미활동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박 작가는 2013년 정년퇴직 후에는 사진작가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주로 고향 경주 감포바다의 모습을 촬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감포바다의 파도와 해오름 등을 담은 17작품을 선보인다.박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2000년부터 고향바다의 옛 추억을 담기 위해 감포를 오가며 겨울 새벽바다의 신비로움과 차가움을 담는 순간에는 일상의 모든 것은 짠 기운 머금은 바다 속 깊이 빠져든다”면서 “나를 기다리는 너의 그 한결같음에 충만한 에너지를 받아 나는 변함없이 청복 가득히 안고 내 고향 감포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운문사에서 바다를 건너다

장려상 이수진계곡을 따라 호젓하게 걷는다. 오늘은 그저 도시의 속도에서 비켜 나와 인적 드문 산사에 숨어들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녹음의 새벽이 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천년 고찰 앞에 아침이 열리고 있는 중이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마저 실로 오랜만의 느낌같이도 생경하게 느껴져 지난밤 통증이 사라진다. 언뜻언뜻 오래된 소나무 숲 사이로 새벽이 얼굴을 내밀 때 비도 함께 후드득 떨어진다.누운 소나무를 보며 들어선 문이다. 야트막한 담장마저 그저 흔한 돌로 보이지 않으며, 흔한 일주문도 아닌 그렇다고 사천왕상의 우락부락한 얼굴이 길을 막는 문도 아니다. 여념 집 문 같은 문을 들어선다. 하지만 그 문을 들어선 이상 부딪히고 상한 마음 어디든 걸어 놓으라고 마주한 소나무는 더 낮게 더 넓게 뻗는다.“에고 늦어버렸네”처진 소나무를 지날 때 거친 숨 사이로 신음처럼 들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헐떡이며 올라온 여인은 숨을 갈무리하지도 않은 채, 무릎을 꿇고 오래도록 합장을 한다. 꼭 저 소나무를 닮았다. 딱히 어디를 보고 하는 것도 아닌 저 지극한 염원. 대웅보전과 비로전, 아니면 만세루와 오백 전 사이. 그도 아니면 후박나무와 둥근 법륜을 보는 것일까? 그렇게 간절하게 비는데도 뚜렷한 좌표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 멀리 붉은 해가 처연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된다. 간절하게 빌고 또 비는 일이란 어쩌면 가득 찬 것을 비우고 또 비우는 일이라는 것을. 아까보다 더 편안해진 여인의 얼굴을 보며 깨닫는다.느린 걸음으로 운문사 대웅보전을 지나 비로전까지 오래 걷다 멈춘다. 풍경을 호흡하다 천년의 세월을 다 받아낸 비로전의 빛바랜 단청을 보며 숨을 멈춘 곳이다. 단청과 단청 사이에 새겨진 후불 벽화들을 찬찬히 보며 들인 숨을 내뱉는다. 비로전의 내부는 입체감 있는 나무들이 양각과 음각으로 교차되면서 시공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각 면마다 문과 벽화로 모양을 내어 마치 그 자체가 물결치는 바다 같기도 하고, 바다에 떠 있는 큰 배 같기도 하다. 그 웅장한 법당에서 두루 빛을 비추는 비로자나불의 손은 무언가 할 말이 많은 양 자꾸만 멈칫거린다. 너무나 인간적인 대일여래 불상의 주저하는 모습에 왈칵 눈물이 솟구친다. 순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천장을 올려다보며 쏟아지는 눈물을 피해 보려 애쓴다. 알 수 없는 통증을 이기려고 나선 길에서 돌연 마주한 불상의 손잡음과 갑작스러운 눈물이라니. 그리고 그때 밧줄을 잡고 매달려 있는 동자의 모습을 환하게 아침이 오는 비로전의 천장에서 본다.“악착 보살을 보신 거군요. 인연이 깊으십니다.”지나던 스님께서 서쪽 천장에 매달린 반야용선을 가리킨다.“반야용선은 어지러운 세상을 넘어 피안의 극락정토에 갈 때 탄다는 배를 말하지요. 법당 자체가 지혜의 세계로 나아가는 반야용선과 같다고 하는데, 보고 있는 것처럼 반야용선에 밧줄이 하나 걸려 있고, 그 밧줄을 잡고 매달려 있는 동자상을 악착 보살이라고 하지요.”엊저녁부터 여름을 알리는 비가 내렸다. 도시의 비는 슬픔같이, 아픔같이, 그리고 긴 그리움같이 누군가의 물기 어린 기억을 끄집어내며 내렸다. 작업을 독촉하는 전화와 촉박한 시간들이 이어지며 나는 내리는 비처럼 아팠다. 도대체 인간들이 왜 이렇게 자신만을 생각하느냐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기심을 들춰 보였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았고 그런 만큼 사람들이 궁금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 들어주기만 해야 하는 사람들, 그러다 조금이라도 내 목소리를 내면 돌아서는 사람들. 견딜 만큼의 긴 불행을 겪다가 아주 잠깐의 행복이 바람처럼 스칠 때 우리의 삶의 대차대조표는 완성된다고 믿었다. 갑과 을이 명확한 자본주의사회에서 을은 갑의 얘기를 경청하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 잘 참았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나의 거래처는 안전하니까,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어느새 나는 인연이 깊은 배를 올라타고 바닷길을 바라보고 있다. 순풍에 쌍돛대는 바람에 펄럭이고, 신이 난 용은 눈알을 부라리며 용맹스럽게 고통의 바다를 훌쩍 건너 열반에 다다른다. 푸른 물결 사이로 연꽃이 군데군데 보인다. 특히 나의 눈 속에서 움직이는 바다는 결코 험난하거나 격정적인 바다가 아니다. 오히려 물결은 연꽃처럼 선이 곱다. 나아가고자 하는 곳으로 잘 가고 계시지요? 갑자기 스님의 질문에 푸른 바다를 표류하는 조난자가 된 것 같다. 그때 누군가 내민 밧줄이 고마워 나는 팔을 뻗어 그것을 움켜쥔다. 악착같이.지금까지 불화나 벽화가 딱히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은 어느 절에나 있을 것 같은 통일된 포스터처럼 느껴진 것도 그런 이유였다. 하지만 오늘, 운문사에서 본 반야용선은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보통의 벽화처럼 강렬한 원색을 가진 것도, 그렇다고 눈에 띄게 크기가 큰 것도 아니다. 정교하고 아름답게 불상 위 천장에 매달려 부처님을 장엄하고 있지만 법당 안 천장에 있는 데다 조명이 제대로 없어, 일반인은 물론 불교 신도들마저도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어떤 것에 쉽게 눈길을 주는 이도 아닌 내가 악착 보살을 본 것은 인연이 닿은 탓이리라.분명 저 매달린 보살은 안전하게 극락정토에 닿은 듯 보인다. 그저 화려하고 웅장한 벽화의 여러 모습보다 더 큰 울림이 느껴지는 것은 그 보살이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천년의 시간 동안 중생들을 극락정토로 건네주기 위해 천장에 매달려 바다를 건너온 반야용선은 그러니까 여전히 바다를 건너는 중이다.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얻은 중생을 위해 빛은 바랬어도 반야용선은 고해의 바다가 아닌 진정 맑고 푸른 바다를 건너 극락정토에 이르게 하고자 하는 마음 그대로 더욱 아름답고 아련한 인상을 남긴다.적어도 지금 나에게 그립고 간절한 삶의 파도를 불러일으켜야 할 때임을 악착 보살은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속 깊은 진짜 그리움과 간절함의 대상을 떠올려 다시 한번 힘을 내어 그것을 꽉 잡아보라고 말한다. 운문사 비로전 서쪽 천장에 매달린 악착 보살 앞에서 나는 참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바다의 로또’ 밍크고래 울진군 죽변 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울진군 죽변 앞바다에서 길이 6.7m의 대형 밍크고래가 죽은채 발견됐다.이근용(43) 유성호 선장이 8일 오전 11시40분께 울진군 죽변 앞바다에서 9.16t의 대형 밍크고래(둘레 3.8m)를 포획해 7천200만 원에 위판했다.이날 입찰은 해경의 신고와 현장 확인을 거쳐 죽변수협 위판장에서 실시됐다.최근 죽변항 인근에서 혼획된 밍크고래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개 같은 가을이

개 같은 가을이 / 최승자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온다/ 매독같은 가을/ 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 한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 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문드러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 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 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 한 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괴어 있는 기억의 폐수가/ 한없이 말 오줌 냄새를 풍기는 세월의 봉놋방에서/ 나는 부시시 죽었다 깨어난 목소리로 묻는다/ 어디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시집 『이 時代의 사랑』(문학과지성사, 1981)..........................................................‘개 같은 가을’이라니. 시를 행복한 꿈의 한 양식이라 믿고서 낙천적인 언어습관에 길들여진 이들에겐 참으로 난폭하고 도발적이며 냉소적인 직유다.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다’라고 했던 시인. ‘세월은 길고 긴 함정일 뿐이며 오직 슬퍼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며 서슴없이 저주받은 운명을 말하던 시인. ‘내가 살아있다는 건 루머’라고 했던 그가 지독한 절망의 끝에서 본 가을은 신산하기 그지없다. 건조해져가는 산과 차가워지는 바람의 우울, 낙엽의 조락처럼 쓸쓸한 풍경들이 이유 없는 고통으로 체험될 때 가을은 더 이상 아름다움으로 칭송되지 않는다. 깡마른 풍경으로 사물들은 방치되고 몸과 마음의 운신 또한 덩달아 힘겨우리라. 누구도 연결해내지 못하는 언어만이 꿈과 현실에서 떠나간 애인들을 기억할 뿐. ‘말 오줌 냄새’를 풍기며 폐수로 고이는 가을이란 막다른 현실. 그 끝에서 황혼을 업은 강물이 마비된 한쪽 다리를 절룩이며 찾아가는 바다. 그 바다가 기어이 자신을 죽이고 말 것을 믿으므로 더없이 충만한 고통 속에서 묻는다. 여기가 어디냐고. 언제쯤 이 불구의 마음과 지류의 삶이 무한의 바다에서 죽음처럼 고요해질 수 있느냐고. 마음에 추를 달아 끝없이 추락케 하는 ‘개 같은 가을’에 나는 무엇이냐고. 참을 수 없는 아픔이 구차하게 번져가는 ‘매독 같은’ 저주의 가을로 한달음에 달려가지만, 그 풍경 다 받아내지 못하는 나는 도대체 뭐냐고. 이 시대의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개처럼 쳐들어온 가을을 맞아야 하나. 지난 시대의 추문들에 일일이 분노하기에도 지쳐 삶은 허무로 깊게 패이고 있다. 수확할 게 없는 이들에겐 절망이 낙엽처럼 쌓일 것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철저한 소외의 계절이 될 것이다. 풍경은 아름답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밝게 웃을 것이나 몸과 마음의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겐 ‘개 같은 가을’이다. ‘허무의 사제’ 최승자 시인은 오직 자기 모욕과 자기 부정과 자기 훼손의 방식을 통해서만 존재했다. 그는 세상을 혹독하게 앓으며 시를 과격하게 써댔다. 그러나 시로는 ‘밥벌이를 할 수 없고 이웃을 도울 수도 없고 혁명을 일으킬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개 같은 가을’에 ‘절망의 끝, 허무의 끝, 죽음의 끝까지 가봤던’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우두망찰할 밖에. 이 개 같은 가을도 혼란의 연속이다. 하지만 데카르트처럼 전부가 의심스러울지라도 의심하는 나 자신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명제를 부여안고서 이 가을을 견뎌도 좋을까. 강물이 바다에 이를 수 있을까.

울진군, ‘봉개바다 돌미역두레’ 마을기업 선정

울진군 죽변면 어업회사법인 ‘봉개바다 돌미역두레’ 가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 지정 심사에 통과했다.‘봉개바다 돌미역두레’ 마을기업은 죽변리 주민들이 중심이 된 지역 지역공동체 조직으로 앞으로 봉개바다 돌미역·성게알의 상품화와 명품화를 위한 홍보마케팅을 추진한다.이를 위해 이들은 지난달 경북도 심사위원회 현장점검과 대면심사를 거쳐 지난달 3일 행정안전부 현장실사를 통해 최종 관문인 2차 심사까지 통과했다. 올해 선정된 마을기업은 1차 년도에 5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내년 2차 년도에는 재심사를 거쳐 3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마을소득 증대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 힘을 보탠다.김종한 울진군 일자리경제과장은 “지속적으로 마을기업을 육성 발전시켜 고령화돼가는 농어촌 지역에 실질적인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며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특성에 맞는 마을기업 발굴·육성에 대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울진군은 ‘봉개바다 돌미역두레’와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올 여름은 경주 동해바다에서 특별한 추억 만드세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경주시가 45㎞ 동해연안을 따라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 먹거리를 준비하고 여름 피서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경주시에는 동해안에 5개 해수욕장이 있다. 오류고아라해변, 전촌솔밭해변, 나정고운모래해변, 봉길대왕암해변, 관성솔밭해변해수욕장으로 31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이 인기다. 이곳에서는 바다 수영 외에도 다양한 해양 레포츠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오류캠핑장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초여름 밤 캠핑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산책하기에도 좋다. 한여름에는 모터보트, 바나나포트 등 수상레저 체험도 즐길 수 있으며, 가까운 곳에 골프장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해변을 중심으로 감은사지, 이견대, 기림사, 선무도의 본산인 골굴사, 장항사지 등 많은 명소들이 자리해 문화유적 관광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해변 곳곳에서 할머니들이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미역, 다시마, 멸치 액젓 등 바다 내음 가득한 먹거리들도 만날 수 있다. 관성솔밭해변은 경주 해변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대기업 하계휴양지로 인기가 높으며, 인근 울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경주 바다 주위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초여름 바다의 정취도 즐기고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는 물론 트레킹 등 이색 여름 테마 여행이 가능하다. △연동 어촌체험마을: 경주와 포항 경계에 위치한 연동 어촌체험마을은 액티비티한 체험이 가능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다. 숙박시설은 물론 카약 트레킹, 스노클링, 대나무낚시, 새우잡이, 통발 낚기, 조개공예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연동어촌체험마을의 대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은 단연 ‘아라나비’ 집라인이다.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걷기 좋은 길로 파도소리를 들으며 부채꼴 주상절리(천연기념물 제536호)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여행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힐링 여행 코스다. 눈과 귀가 동시에 시원해지는 경주 바다의 손꼽히는 명소다. △읍천항 벽화마을: ‘읍천항 갤러리’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읍천항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벽화그림을 만날 수 있다. △감포 깍지길(해국길): 해와 물, 나무, 불, 흙, 달, 바다라는 테마로 꾸며진 해양관광자원과 유서깊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매력적인 길이다. 깍지길의 ‘깍지’는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맞추어 잡은 상태로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의미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제 맛이라는 뜻이다. △토함산 자연휴양림: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고 있는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토함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121ha 산림의 울창한 나무 그늘 사이로 숙박시설 23개 동과 야영장 40개소가 널찍하게 흩어져 있다. 다람쥐, 딱따구리 등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휴양지로 인기가 많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