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네거리에서 신축년, 역경 딛고 희망을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새해를 맞았다. 그러나 많이 우울하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은 코로나19 마스크에 완전 결박당했다. 되돌아 볼 것도 없이 격동의 1년이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소모적 논쟁과 분열을 야기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터널을 빠져 나오려면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말이다.지난해 1월20일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우리 일상과는 무관한 듯 보였다. 하지만 한 달여 뒤인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시작된 1차 대유행은 대구·경북은 물론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후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해 산발적 감염 양상을 보이던 코로나19는 8월 중순 광복절 도심 집회를 계기로 지역 감염자가 대거 늘었고, 지난달부터 3차 대유행이 시작돼 누적 확진자가 7만2천 명, 사망자도 1천200명을 넘어섰다.우리 생활에 미친 영향도 엄청나서 유행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정해진 요일에 약국 앞에 줄을 서야 했는가 하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4·15 총선 때는 유권자들이 비닐장갑을 받아 들고 투표소로 들어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내 단일 시설로는 초유의 1천2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 재앙’은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K방역의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린 후진국형 참사다.정부에 대한 비난이 확산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아 대책 회의를 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듭 국민에 사과하는 등 뒤늦게 부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와중에 일부 여당 국회의원 등이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방역 방침(5인 이상 모임 금지)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까지 목격돼 실망감을 안겨줬다.코로나 유행이 벌어진지 1년, 국민 삶이 피폐해지면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연초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과 함께 내놓은 방역지침이 형평에 어긋난데 따른 것이다. 학원 등 일부 업종은 소송에 나섰고, 헬스장은 가게 문을 열며 오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업종도 자영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 임계점에 달한 자영업자들의 열악한 상황, 여기에 업종별 형평성 논란이 반발을 키우는 형국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영업재개 조건부 완화 방침을 발표했다.그래도 새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바로 코로나 국면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백신 접종이 이르면 다음달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다. 이를 통해 올가을, 늦어도 연말께에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거라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 도입과 접종 준비는 물론 백신의 안전성,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가능성에 대한 대비까지 올해 전체를 아우르는 세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잘못된 정보나 악성 소문이 확산하는 이른바 인포데믹(잘못된 정보의 대확산)을 차단하는 것도 선결과제로 꼽힌다. 백신 접종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하지만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우리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상당 기간 불가피하고, 마스크 쓰기 등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 역시 필수적이다. 의료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코로나19 치료에만 몰두하는 경우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기에 균형 잡힌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의 아픈 기억을 잊지 말고 부족했던 점들을 보충, 새로운 감염병을 만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올 한해 우리는 코로나 종식과 일상 회복이라는 중차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오는 4월에는 대선 전초전이랄 수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앞두고 있다.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벌인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아귀다툼 등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헤게모니 싸움보다는 난국 극복과 미래비전을 경쟁하는 정치에 국민들은 목말라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희망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한 한 해다.

범어네거리에서-올해도 ‘녀석’(코로나19)과 살아야 한다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녀석(코로나19)’의 소식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멀리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 ‘녀석’이 세밑에 턱밑까지 온 것을 알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북도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당시 방역권에 든 직원과 기자 등 282명이 검사를 받은 것이다. 검사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웠다.정신을 차려 확진자가 나온 사무실과의 물리적 거리를 감안할 때 ‘감염 가능성=매우 희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다음날 오전 예천군 보건소로부터 ‘음성’ 판정 문자를 받을 때까지 불안을 온전히 떨치기는 어려웠다. 멍하니 TV만 켜놓은채 성탄 전야를 뜬눈으로 지새웠다.상황을 여고 밴드에 알렸더니 저마다 예삿일이 아니었다. 매주 팔순 친정 엄마를 돌보는 부산 친구는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다 참다참다 안될 때는 차에서 먹을 끼니를 챙겨 경북 영양까지 달렸다. 창원의 요양병원 간호사 친구는 2주일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콧구멍이 다 헐었다. “그래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우리 중에서는 네가 제일 먼저 맞을테니 그때 위로를 받으라”고 격려했다. 이번 주부터 주 2회 검사 소식을 전하며 “너무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남편과 막내딸을 피난 보낸 또다른 친구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직장을 옮긴 큰딸 가족의 자가격리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하루도 걸러지 않고 요양원에 모신 팔순 노모를 찾았던 또다른 친구는 그리움을 삭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기자를 챙기는 칠순 언니는 통화때마다 목청을 높인다. “아이구 무시라, 나라에서 모이지 말라하면 좀 제발 안모이모 안되나. 참 말도 안듣는다”고. 언니는 친여(親與) 성향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1천명 대까지 쏟아져 정부와 여당이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못마땅한 것이다.오는 19일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이다. 전국 누계 확진자 6만9천114명, 사망자 1천140명, 검사중 18만9천763명, 격리해제 5만2천552명. 11일 0시 기준 질별관리청의 코로나19 통계다. 중국 우한에 사는 35세 여성이 인천공항 검역과정에서 38.3℃의 높은 체온으로 인천의료원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녀석’이 우리의 일상을 앗아가고 신체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자들을 고통에 처하게 할 것이라 짐작이나 했겠나. 참담한 것은 어렵게 고통을 감수하며 달려 왔는데 종지부를 찍을 ‘무기(백신)’가 아직 턱밑까지도 와 있지 않은 것이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내 나라가 이래도 되나 싶다.‘검찰개혁이다. 공수처설치다’는 거창한 개혁구호를 애써 외면해 왔다. 예나지금이나 개혁이라는 미명아래 정적과 그 기반을 제거하는 게 권력의 속성이려니 해서다. 이번 권력은 이를 너무 노골적으로 한다 싶어도 국민을 구할 ‘백신 단도리’는 단단히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창피하게도 국내 정보 수장이 너무 조용해 혹시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백신 구매 작전이라도 펴고 있는 건 아닐까 즐거운(?)상상까지도 해봤다.백신 구입 논란과 서울 동부구치소 무더기 확진 사태는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고위 공직자와 그 조직이 본분을 망각할 때 어떤 참사를 겪게 되는지 보여준다. 집안의 가장이 도박장을 기웃거리거나 조강지처 아닌 자를 얻는데 온통 정신이 가 있다면 집안이 온전할 리 없다. 회사도 나랏일도 마찬가지다.국민이 저마다 역병과 싸우는 동안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은 권력에 대한 위협 요소를 축출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러니 두 사태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달게 받아 마땅하다. 휴일도 없이 중대본을 이끈 정세균 국무총리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좀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또한 공직자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역병과의 전쟁 종식이 '백신 구입'에 달렸음을 알았을 직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그날 역병과의 전투를 관리할 방도는 찾아내 처방했지만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 대한 최종 전략을 고심하지 않은 흔적이 역력하다.턱밑까지 쫓아온 ‘녀석’을 물리칠 백신 접종이 다음달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가기위해서는 ‘녀석’과 가을까지 같이 살아야 한다니 암담하기 그지 없는 새해다.

범어네거리에서-평범한 것들의 소중함

중부본부 부장 신승남2020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자신에게 특히 관대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뜻으로 ‘남이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라는 말이다.올해 정치권에서 유독 많이 회자된 말이 ‘내로남불’인 점에 비춰보면 당연한 결과다.이에 비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취업준비생들에게 물어 선정한 사자성어는 ‘우환질고(憂患疾苦)’, 간난신고(艱難辛苦)’, ‘각고면려(刻苦勉勵)’ 등이다.특히 어렵고 힘들었던 한 해 였던 점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다행히 각고면려는 뜻하지 않은 위기에도 자신의 몫을 묵묵히 해나가겠다는 뜻이어서 위안이 된다.어느 한 해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뒤돌아보면 모두들 후회할 일만 있었던 해였다. 그래서 연말 사자성어는 늘 괴롭고, 어렵고, 고생하고, 근심스럽다 등의 말을 나타내는 苦, 艱, 難, 辛,憂 등의 한자로 꾸며진다.올해는 더욱 그렇다.더욱 괴롭고,고생스럽고 근심할 일만 가득하다. 코로나19라는 아주 작은 바이러스 때문이다.설 명절을 보내자마자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는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 해가 저무는 이 시간까지 우리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의 희생과 정부의 각종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 3차 대유행이 진행중이다.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도, 손을 잡아줄 수도 없고 추석 명절에는 가까운 가족과 함께 하지도 못했다. 각종 회의는 물론, 수업과 공연이 언택트로 진행되면서 대세는 온라인으로 바뀌었다.소상공인들은 IMF때 보다 더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그렇게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리가 그저 평범한 것으로 치부하며 의미를 두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특별해졌다.반갑게 맞아주던 친구가 소중하고, 재잘재잘 거리는 아이들의 함박 웃음이 그립고,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기가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한 해의 끝자락에서 가수 이적의 ‘평범한 것들’이라는 노래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흔한 표현으로 ‘그저 그래’라고 답하던 많은 소소한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의미다.나무는 겨울이 오면 푸르고 붉었던 나뭇잎을 떨구고 맨몸으로 겨울을 난다. 삼꾼들 얘기를 빌리면 산삼은 자기 주변에 토양의 영양분이 모두 없어지면 낙엽이 떨어져 영양분이 쌓일 때까지 잠을 잔다고 한다.마냥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가지끝에 겨울눈을 맺어 봄이 오면 싹과 꽃을 틔울 준비를 해 둔다. 또 열매를 많이 맺은 나무들은 해거리를 통해 양분을 축적하고 한 해를 쉬어간다.식물들이 오랜 세월을 이겨내온 지혜가 그곳에 있다.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그 끝자락엔 봄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와 불편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 교훈도 주고 있다.마스크를 쓰는 것은 내 목소리는 작게 내고 귀와 마음을 열어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는 것이다.인류에게는 성장을 위한 개발과 경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춰서서 인류가 지나온 길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올해 겨울은 그런 해의 겨울이다.‘이 또한 지나가리다(This too shall pass away).’고대 이스라엘의 제2대 왕인 다윗왕이 금세공인에게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절망에 좌절하지 않은 글귀를 반지에 새겨달라’고 하자 다윗왕의 아들인 솔로몬왕자가 일러준 글귀다.여느 겨울보다 더 혹독한 이 겨울, 유대교 경전 주석서인 미드라쉬에 실린 이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자.

범어네거리에서…‘시간’의 보복

김창원사회2부 경북지사 취재부장‘시간’의 보복프랑스령의 외딴 섬 코르시카 출신으로 가난과 설움 속에서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다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최후를 맞은 나폴레옹은 많은 말을 남겼다.그는 최후의 순간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고 탄식했다.유배지에서는 ‘소설 같은 나의 생애여’라는 말을 남겨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화무십일홍, 회자정리를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새해 벽두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입자는 세상의 모든 질서를 돌려놓았고 이로 인해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정부는 그동안 겨울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경고는 흘려듣고 ‘K방역'으로 세계적 방역 모범국이 됐다고 자랑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월12일 기준 신규확진자는 1천 명이 넘어섰다. 당분간 확진자 숫자는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의 방역 대책 실패가 초래한 결과이다.정치는 어떤가. 문재인 정부와 여권은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은 뒷전인 채 견제 장치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관련 법안을 연말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코로나19가 온 나라에 창궐하고 서민들은 힘겨운 삶을 한탄하며 아우성치고 있는 와중에서다.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년에도 저성장이 계속돼 장기적인 침체가 지속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무수한 악재들이 연속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덮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지만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위정자들의 정치는 퇴행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내로라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 생각할 뿐 코로나19로 늪에 빠진 서민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신뢰할만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일반 국민들은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선뜻 믿고 받아들이지 않는다.저물어가고 있는 2020년 말 우리의 현실이다.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인 셈이다.국민들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크고 작은 위기와 위험 속에서도 용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지간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됐다.놀랍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뚜렷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로 인한 영향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자위하며 버텨나간다.많은 이들이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좌충우돌하며 허위적 거리는 것보다는 냉정과 침착함을 유지하라고 주문한다. 사태 해결에 훨씬 도움 된다는 의미에서다.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국내 정치상황을 경험한 우리는 냉정과 침착함을 유지하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잘못 보낸 시간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우리 사회는 단기적인 성과와 임시방편적인 위기 모면을 위해 기본과 원칙, 절차적 정당성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그랬고 정치가 그랬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그 수단과 방법이 아무리 부당하고 부도덕해도 결과만 좋으면 탈법과 불법이 묵인되는 과정을 수도 없이 지켜보았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냉소와 무관심으로 현실을 대면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중시주의는 장기적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윤리의식과 시민정신의 배양을 가로 막은 것이다.이제 잘못된 시간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잘못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내년은 서울, 부산 등에서 보궐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선에 앞선 국민의 심판이 기다려지는 해이기도 하다.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가슴 서늘한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지금부터 보여줘야 한다. 우리 모두 ‘시간의 보복’을 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어네거리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민·관의 일심동체로 극복하자

(범어네거리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민·관의 일심동체로 극복하자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는 중순부터 200명대로 올라서더니 300명대→400명대→500명대를 거쳐 600명대까지 급격히 치솟았다.특히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8천 건 이상 줄어든 주말에도 확진자가 600명 선을 넘어서고, 양성률이 4%대까지 치솟는 등 유행 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연일 악화하고 있다.정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본격적인 ‘대유행’의 단계로 진입한데다 전국적 대유행으로 팽창하기 직전의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정부는 앞서 이달 1일부터 수도권에는 2단계에 더해 시설별 방역 조처를 강화한 이른바 ‘2단계+α’를, 비수도권에는 1.5단계를 각각 적용해왔으나 거리두기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자 1주일 만에 다시 단계를 올리기로 한 것이다.그동안 거리두기 단계 추가 격상 필요성을 제기해 온 전문가들은 정부가 좀 더 서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부는 8일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일괄 격상하기로 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2.5단계 범위로 들어왔었다고 지적하면서 ‘때늦은 조치’여서 그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적어도 1∼2주 전에 단계를 올렸어야 했다.2.5단계 격상 효과는 2주가량 지나야 나올 텐데 그러는 사이 하루에 700∼800명, 1천 명까지도 환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또 전파 양상과 계절적 요인, 격상시기를 고려할 때 예전처럼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게다가 이번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1∼2주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더 큰 문제는 중환자 병상 포화가 의료체계 전반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이번 상황은 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이번에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K방역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이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방역 당국만의 노력으로는 한계점에 다다른 시점이다.정부와 지자체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만 높이는 통제 위주의 방역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 모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완치 후 다른 유형의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례까지 보고돼 공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모든 국민이 일심동체가 돼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90% 이상의 효과를 내는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코로나 종식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하지만 백신 도입 가시화에 따른 낙관적 기대가 자칫 방역 소홀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6일 0시 기준 631명은 이번 ‘3차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자 ‘1차 대유행’의 절정기였던 2월 29일 909명과 3월 2일 686명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다.전날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를 계산한 양성률은 4.39%(1만4천371명 중 631명)로, 직전일의 2.53%(2만3천86명 중 583명)보다 1.86%포인트나 상승했다.100명을 검사해서 평균 4.4명꼴로 확진된 셈이다.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15명으로 집계됐다.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6일 기준으로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470명도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고치”라며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고 했다.또 “지금은 3차 유행의 정점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1∼2주 뒤에는 일일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로 방심과 망각을 경계하며 다시 한 번 기본적인 방역 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상기해야 할 때이다.

21대 총선 앞두고 특정 정당 불리한 현수막 내건 40대 벌금형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는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에 불리한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건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A(49)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A씨는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30일~4월8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등에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이 적힌 현수막을 수차례에 걸쳐 내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재판에서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고,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려고 현수막을 내걸었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은 선거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실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범어네거리 -노력의 배신, 빚투할 수 밖에 없는 세상

윤정혜경제사회부 부장요리를 시작하는 사람을 일컬어 ‘요린이’라 한다. 요리와 어린이를 합친 말로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TV 예능프로그램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요린이’들은 요리를 연구하는 인기 방송인의 설명에 따라 서툰 솜씨로 칼질을 하고 양념을 하고 불을 조절하며 음식을 한다. 새카맣게 태우기 일쑤였던 요리솜씨는 어느새 조리과정이 제법 복잡한 제육볶음을 만드는 데까지 발전하게 된다.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고, 문제가 생겼을때 즉각 대안을 내놓고 끌어주는 진행자가 있어 가능하다.요린이와 같은 맥락에서 부동산 초보는 ‘부린이’, 주식 초보는 ‘주린이’라 한다.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린이’로 자신을 소개한 이가 다른 회원들에게 부동산 정책을 묻고 투자 지역을 추천 받는다.자신을 ‘주린이’로 소개한 이는 마이너스 대출 규모와 이에 따른 이자나 수익을 따져보면서 공모주에 얼마를 넣으면 될지 투자금액까지 상세히 묻고 있다.투자 초보들이 너도나도 덤벼드는 시국이다.돈 되겠다 싶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영끌’ 투자,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세태가 심각하다.올해 금융권의 신용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까지 오른 게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만 해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128조8천억 원을 넘겼다. 한달 전보다 2조4천억 원이 추가로 늘었다.가계대출 규모도 마찬가지다. 증가폭이 줄었다고 하지만상당부분 빚투용 영끌용 자금으로 해석된다.대박 공모주 열풍과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부동산 소식은 더 많은 ‘부린이’ ‘주린이’를 낳게 한다.부동산은 그야말로 불장이다.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하는 현상을 두고 부동산업계는 ‘불장’이라 부르는 데 투자 열기가 그 만큼 뜨겁다는 의미다.자고 일어나면 몇천씩 오른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이런 소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타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산되고 재생산되고 있다.‘부린이’마저 들썩이게 할 소식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과열의 징후를 ‘사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모습’으로 보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 그렇다한들 자고 일어나면 또 오르고 올라 쉽게 조언하기도 어렵다.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관심없는 사람들마저 스스로를 부린이 주린이라 부르며 투기와 투자사이 아슬한 세상속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현실의 부린이 주린이에겐 친절한 백종원 아저씨가 없다는 점이고, 그럼에도 이러한 세상 속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월급 꼬박꼬박 모으며 성실히 살아가는 다수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불장. 부동산블루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른 글 하나를 소개한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과 정책에 시사점을 던지는 말이다.‘평생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좌우명 삼아 최선을 다했다. 노력으로 집 살 수 있는 사회로 돌아가게 해 달라. 천정부지로 뛰는 집값 걱정에 한 푼이라도 아끼라고 손주 돌봐주시는 부모님의 늙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에도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낀다. 결혼하고 빚이 무서워 전세로 시작했던 순간의 선택이 좌절감을 가져올 지 몰랐다. 이렇게 일하며 아이를 돌보지도 못하는데, 부동산으로 돈 벌어서 아이에게 좋은 것 사주는 게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범어네거리, 청명한 하늘에 깃든 ‘불온한’ 기운

내년 4월7일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2022년 3월)을 앞두고 부산 가덕도신공항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서 처음으로 지방정권 교체에 성공한 뒤 논의되다 숙졌던 사안이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부산(PK) 민심잡기용으로 재거론 되고 있다.민주당은 자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된 보궐선거인 만큼 가덕도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드러내놓고 강조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공약해야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지난 4·15총선에서 민주당은 부산에서 18석 중 3석만 챙겼다. 20대보다 2석이 줄었다. 전환점 마련을 위해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부산 민심을 확실히 잡으면 차기 대선 때 울산·경남 바닥 민심 파고들기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일 것이다.여권 잠룡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등은 노골적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김해공항 확장이 아닌 동남권에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남(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는 PK 지역에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하다. 동남권, 즉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국무총리 시절,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PK 지역의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가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에 따라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매듭지은 것을 대놓고 부정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부산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성이 많이 가미된 김해공항 확장 안보다 가덕신공항을 만드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만약 동남권 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건설지로 부산 가덕도를 ‘콕’ 집은 것이다.여기에다 경남 양산시을이 지역구인 김두관 의원도 민주당 부산시당 오륙도연구소와 함께 지난달 21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가덕도 신공항이다’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확산에 힘을 보탰다. PK지역 여권 인사들은 당 지도부에 ‘가덕도신공항’ 유치를 위해 당력을 집중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지난달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선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등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는 보궐선거도 선거지만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대선 당락은 PK 민심에 의해 좌우된다는 믿음 때문인 듯하다. 인구 규모를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호남 450만 명, TK(대구·경북) 500만 명, PK(부울경)가 800만 명 정도로 잠룡들이 PK 민심을 꼭 잡아야 하는 이유다.사정이 이런데도 TK 정치권, 즉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너무 조용하다.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으로 의성 비안과 군위 소보가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확정된 지 채 70일도 되지 않았다. 지난 4·15 총선에서 대구·경북지역 25개 의석 중 24개 의석을 차지하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지역민들을 위해서도 이건 아닌 것 같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외면만 해서도 안 될 일이다.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현실화되면 통합신공항 이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부산이 지역구인 같은 당 소속 의원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분위기이지만 이들 의원과의 협력도 부족한 것 같다. 잠룡을 비롯한 여권의 가덕도신공항 띄우기에 맞설 주도면밀한 전략도, 확고한 공조체제도 없어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뚜렷한 해법도 없이 당 지도부에 의견도 제시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더욱 안타깝다.대구시의회 통합신공항 건설특별위원회가 지난달 14일 1차 특별위원회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한편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로 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구미시 예술단 운영 재검토해야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 “개학을 앞두고 여러 학교에 서류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립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주 1~2회, 학기 중에만 수업을 합니다.”구미에서 예술강사 활동을 하고 있는 A씨(여). 그녀는 100만 원 남짓의 강의료를 받아 자녀 학원비에 보태고, 남는 돈은 생활비로 쓴단다. 구미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악을 전공한 A씨는 결혼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예술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이 운영하는 예술단이 있지만 합창단과 무용단뿐이어서 국악을 전공한 그녀에겐 빛 좋은 개살구다. 그녀가 예술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근이다. 무용단 안무자와 한 시의원 간 갈등이 알려지면서 예술단이 노조를 결성하고 정년을 보장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미예술단원들이 한 주에 3일, 하루 3시간 씩, 일주일에 총 9시간을 연습하면 월 140여만 원의 급여를 받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다는 것. 그저 부럽기만 했다. 자신은 매 학기 초가 되면 수업을 배정받지 못할까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수업을 배정받더라도 발품을 팔며 이 학교, 저 학교를 다니며 수업을 해야 100만 원 남짓의 돈을 겨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도 방학 기간을 빼고 나면 수업 일수가 부족해 실업급여를 못 받는 때도 있었다.구미예술단원들과 자신의 사정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났다. 코로나19로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다행히 올해도 몇 학교의 수업을 배정받아 열심히 쫓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서류를 제출했지만 수업을 배정받지 못했거나 수업 일수가 적은 후배 예술인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40대인 그녀는 예술관련 일자리가 부족한 마당에 자신 때문에 후배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지는 않을까 마음 한구석이 늘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구미예술단의 정년보장 소식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그녀는 예술인이 예술인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다른 재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능이 뒤떨어지면 언제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소신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현재 구미문화예술단원의 상당수가 구미에 거주지를 두고 있지 않다. 물론 단원들이 구미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미 출신도 아니다. 합창단 50명 중 대구 등 타 지역 출신이 42명이며 무용단원 32명 중 19명이 지역 외에 거주하고 있다. 구미시립예술단의 설립목적은 시민의 정서함양과 지방문화예술 발전 및 문화예술 인재 육성이다. 하지만 시립예술단 구성만 놓고 보면 목적에서 벗어난 듯 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종전까지 신입단원 모집에 적용했던 지역 거주자에 대한 가산점 제도도 폐지했다고 한다. 기량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지역 예술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했던 보호조치마저도 없어진 것이다. 구미시는 매년 구미시립예술단 활동에 17억여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예산의 대부분은 합창단원과 무용단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지난해 연습시간을 늘리는 대신 급여도 인상했다. 단원들에게 지급하는 16억 원에 이르는 급여는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리는 정기공연과 수시공연 연습 대가로 지급하는 인건비다. 사실상 월급이란 얘기다. 이처럼 매년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시립예술단 운영에 쓰이고 있지만 정작 지방예술인재 육성에 소홀한 것이 구미시의 문화예술 정책이다. 올 들어 구미시립예술단은 송사와 갈등으로 각종 문제를 드러냈다. 이참에 구미시는 시민들과 지역 예술계의 의견을 들어 예술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 설립목적과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데도 막대한 예산이 쓰이고 있는 구미시립예술단 운영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지역 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은 비용으로도 시민들에게 감동과 만족을 안겨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민들은 대구시민으로 구성된 구미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아니라 비용이 들더라도 더 높은 수준의 공연을 보려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합창단과 무용단은 물론 국악·오케스트라·관악 등 시민들로 구성된 지역 예술단체를 지원해 이들이 마을 곳곳을 찾아 문화와 예술에 목마른 시민들을 위해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죽전역 코아루 더리브’ 376세대, 24일 견본주택 오픈

한국토지신탁이 대구 달서구 감삼동 573번지 일원에 공급할 예정인 ‘죽전역 코아루 더리브(376세대)’가 24일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본격 분양에 들어간다.‘죽전역 코아루 더리브’는 지하 2층, 지상 46층 모두 3개 동 규모로 공동주택 274세대와 오피스텔 102실 모두 376세대로 구성된다.공급면적별 세대수는 공동주택 △84㎡A 115세대 △84㎡B 117세대 △108㎡ 39세대 △132㎡ 2세대 △150㎡ 1세대 와 오피스텔 △84㎡A 102실이다.견본주택 관람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00% 사전예약제로만 운영한다.예약방법은 ‘죽전역 코아루 더리브’ 홈페이지(www.jj-koaroo.kr) 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단 당일 예약은 불가하다.여기에다 입장을 원하는 고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입장 시 손 소독은 물론 비접촉 발열측정을 통해 입장하면 된다.체온측정 결과 37.5℃ 이상의 발열자는 입장이 불가능하다.이 단지는 달서구내 우수한 입지를 자랑하는 죽전역 역세권에 위치한다.대구도시철도 2호선 죽전역이 도보거리에 위치한데다 용산역까지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을 자랑한다.죽전네거리 일대는 이미 몇 년전부터 고급 주상복합 단지들로 탈바꿈하고 있어 입주 시기가 되면 달서지역의 맨해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대구 동쪽의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범어 맨해튼에 이어 달서구 죽전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달서 맨해튼이라는 ‘동범서죽’(동쪽의 범어네거리, 서쪽의 죽전네거리)라는 용어가 통용되기도 한다.최근에는 죽전네거리와 본리네거리 일대를 묶어 ‘죽본지구’라는 신조어 까지 등장했다.특히 KTX와 SRT 등 고속철도와 대구권 광역철도가 정차하는 서대구고속철도역사가 내년 개통될 예정인 만큼 미래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여기에다 대구시청 신청사가 달서구 두류동으로 이전하는 것은 빠트릴 수 없는 호재다.오는 2025년까지 건립예정인 대구시청 신청사는 행정기능 외에도 문화, 교육, 복지, 편의 등 복합 기능을 갖춘 건축물로 신축될 예정이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예고한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아 6개월 후 전매제한에서도 자유롭다.청약 예치금 및 대구 거주기간이 충족되면 세대주가 아니어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고, 1주택자도 입주 전까지 기존 주택처분조건으로 1순위를 청약할 수 있다.청약일정은 8월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1순위, 5일 2순위 접수를 받는다.당첨자 발표는 8월11일이다.견본주택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 100-1번지에 위치한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수성구 생활공감정책참여단, 코로나19 탈출에 앞장서다

제7기 수성구 생활공감정책참여단이 지난 22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7대 기본생활수칙 홍보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탈출 캠페인의 하나로, 시민들에게 물티슈, 마스크 등을 나눠주며 7대 기본생활수칙을 홍보하는 것으로 진행됐다.제7기 수성구 생활공감정책참여단 박애숙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7대 기본수칙이 널리 홍보돼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생활공감정책참여단은 2009년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으로 시작해, 여러 계층의 시민들이 우리 생활의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시민의 불편사항을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또한 시정견학 및 행사참여, 무료급식, 각종 봉사활동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캠페인을 진행한 생활공감정책참여단에 감사드린다”며 “지역사회의 상호 거리두기, 방역 등을 통해 우리 수성구민 모두가 이 위기를 잘 극복하기 바란다”고 전했다.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서한 포레스트 건설 현장, 범어네거리 인근 2개 차선 점거한 채 공사강행 물의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가 ‘공사장’으로 변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칠째 도로 무단 점거(?)와 교통지옥이 발생하는 데도 관할인 수성구청은 이런 일이 발생한 지도 모르고 있었다.17일 오후 3시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서한포레스트 신축공사장 앞 도로. 이곳은 평소에도 차량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며칠 전부터 ‘교통지옥’이 벌어졌다.서한포레스트 앞 도로정비 공사로 인해 동대구로 2개 차로와 두산위브더제니스·마크팰리스 등 인근 아파트와 상가의 입구가 봉쇄당했기 때문이다. 해당 공사는 서한포레스트 입주 전 주변도로정비를 위해 실시한 공사로 동대구로 2개 차로와 인근 진입 도로를 정비하는 공사다. 평소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통행이 많아 종종 정체현상이 빚어지던 도로에 시공사인 서한이 시공비 절감을 위한 공사기한을 줄이기 위해 차로를 2개씩 점거한채 공사를 강행하면서 주변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 도로공사를 할 때 시공사는 한 차선만 차단하고 공사를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현장은 버젓이 2개 차선을 점거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었다. 동대구로가 차량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던 순간, 인근 달구벌대로도 주차장으로 변했다.입구를 봉쇄당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주민들과 상가 이용객들이 어쩔 수 없이 반대편 입구인 범어도서관 옆 도로로 몰리며 차량들이 서로 먼저 빠져나가려고 꼬리를 물면서 도로 전체가 엉망진창이 된 것. 일대는 분노의 경적 소리로 가득 찼다.최진리(31·여·달서구)씨는 “평소에도 차량정체 현상이 빚어지던 곳에 2개 차로씩이나 점거해서 공사를 하는 것은 무슨 배짱이냐, 도대체 시민들의 불편은 생각 안하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현장 주변에는 공사 안내판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도로공사는 공사구간 전방에 일정 간격으로 공사안내 표지판이나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운전자들의 주의를 요구해야 하지만 이 현장에선 먼 나라 이야기였다.한술 더떠 관할인 수성구청에서는 “상황파악을 해보겠다”는 대답만 하고 있었다.서한 관계자는 “공사비 절감 등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끝내려고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빨리 끝낼 테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심지 공사는 통과 차량이 적은 야간에 하거나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차로 하나만 점거하고 끝나면 다음 차로를 정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회사의 사익을 위해 시민들의 불편을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