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1/ 하종오

용정에서 취재하러 남한에 온/ 조선족 난민의 후손 윤동주 시인이/ 말이 통하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나를 데리고 예멘 청년들을 만났다/ 나는 도저히 알아듣지 못하는 아랍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윤동주 시인을 보면서/ 시를 잘 쓰면 절로 아랍어가 터득되나보다 했다/ 윤동주 시인은 대화내용을/ 바로바로 나에게 통역하였다/ 난민 신청했다가 인도적 체류 허가받은 예멘 청년들 중에는/ 시를 습작하는 시인지망생 하산 씨가 있어/ 시인인 우리를 알아본다고 했다/ 예멘 청년 하산 씨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 도시에서 공부했으며/ 어릴 적부터 시인이 되기를 꿈꾸었노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은 내가/ 윤동주 시인도 마당에 자두나무가 있고/ 울 밖에는 살구나무가 많고 쪽문을 나가면 우물이 있고/ 대문을 나서면 텃밭이 있는 집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어릴 적부터 시인이 되기를 꿈꿨다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예멘 청년 하산 씨가 인도적 체류 허가받은 지금 처지로는/ 시를 습작하기에 난망해 보여/ 요즘은 무슨 꿈을 꾸느냐고/ 윤동주 시인에게 물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윤동주 시인이 내 질문을 전했는지/ 혹은 전하지 않고 다른 질문을 했는지 몰라도/ 몇 마디 중얼거리는데도/ 낯빛이 빛나 보이는 예멘 청년 하산 씨와/ 윤동주 시인이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해서/ 나도 따라서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윤동주 시인은 용정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한에 머물면서 예멘 청년들과 자주 만나겠다면서/ 시인지망생 예멘 청년 하산 씨가 한 대답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 한국어로 시를 쓰고 싶다./ 난민이 된 예멘 인들에 대해서 한국어로 시를 쓰고 싶다./ 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은 보통 예멘 사람들이 벌인 전쟁이 아니라는 걸 보통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 고…「대륜문학17」 (대륜문학회, 2020)알카에다와 IS 등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이 예멘 정부를 공격했다. 그 후 남예멘분리주의자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하게 되고 예멘 내전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도 2018년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 들어왔다. 제주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비자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관계로 누구나 자유로운 입국이 가능한 탓이다.우리나라가 난민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새삼 이 사건이 여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갑자기 많은 난민이 몰려온 데다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무슬림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배타적 순혈주의와 일자리 부족, 범죄 발생가능성 등을 들어 예멘 난민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내국인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오지랖 넓은 짓을 하지 말자는 의미로 비친다.시인은 난민의 후손으로 빼어난 시를 쓴 윤동주 시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기발한 발상이다. 난민을 보담아 준 덕분에 윤동주 시인이 존재할 수 있었듯이 예멘 난민을 포용해 준다면 예멘 난민의 이야기를 한국어로 쓴 위대한 시인이 탄생할 수 있다. 미국이 유대인을 관용한 덕택에 아인슈타인을 얻었고, 다양한 이민을 지속적으로 허용한 덕분에 스티브잡스, 타이거우즈, 오바마 등을 낳은 이야기가 행간에 숨어있다. 이해득실을 떠나 인도주의 관점이 시인에겐 자연스럽다. 오철환(문인)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범어네거리에서 신축년, 역경 딛고 희망을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새해를 맞았다. 그러나 많이 우울하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은 코로나19 마스크에 완전 결박당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되돌아 볼 것도 없이 격동의 1년이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소모적 논쟁과 분열을 야기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터널을 빠져 나오려면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말이다.지난해 1월20일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우리 일상과는 무관한 듯 보였다. 하지만 한 달여 뒤인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시작된 1차 대유행은 대구·경북은 물론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후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해 산발적 감염 양상을 보이던 코로나19는 8월 중순 광복절 도심 집회를 계기로 지역 감염자가 대거 늘었고, 지난달부터 3차 대유행이 시작돼 누적 확진자가 7만2천 명, 사망자도 1천200명을 넘어섰다.우리 생활에 미친 영향도 엄청나서 유행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정해진 요일에 약국 앞에 줄을 서야 했는가 하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4·15 총선 때는 유권자들이 비닐장갑을 받아 들고 투표소로 들어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내 단일 시설로는 초유의 1천2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의 코로나 재앙’은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K방역의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린 후진국형 참사다.정부에 대한 비난이 확산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아 대책 회의를 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듭 국민에 사과하는 등 뒤늦게 부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와중에 일부 여당 국회의원 등이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방역 방침(5인 이상 모임 금지)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까지 목격돼 실망감을 안겨줬다.코로나 유행이 벌어진지 1년, 국민 삶이 피폐해지면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연초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과 함께 내놓은 방역지침이 형평에 어긋난데 따른 것이다. 학원 등 일부 업종은 소송에 나섰고, 헬스장은 가게 문을 열며 오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업종도 자영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 임계점에 달한 자영업자들의 열악한 상황, 여기에 업종별 형평성 논란이 반발을 키우는 형국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영업재개 조건부 완화 방침을 발표했다.그래도 새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바로 코로나 국면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백신 접종이 이르면 다음달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다. 이를 통해 올가을, 늦어도 연말께에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거라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 도입과 접종 준비는 물론 백신의 안전성,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가능성에 대한 대비까지 올해 전체를 아우르는 세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잘못된 정보나 악성 소문이 확산하는 이른바 인포데믹(잘못된 정보의 대확산)을 차단하는 것도 선결과제로 꼽힌다. 백신 접종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하지만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우리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상당 기간 불가피하고, 마스크 쓰기 등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 역시 필수적이다. 의료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코로나19 치료에만 몰두하는 경우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기에 균형 잡힌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의 아픈 기억을 잊지 말고 부족했던 점들을 보충, 새로운 감염병을 만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올 한해 우리는 코로나 종식과 일상 회복이라는 중차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오는 4월에는 대선 전초전이랄 수 있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앞두고 있다.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벌인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아귀다툼 등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헤게모니 싸움보다는 난국 극복과 미래비전을 경쟁하는 정치에 국민들은 목말라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희망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한 한 해다.김종엽 기자 kimjy@idaegu.com

삼국유사 기행<97>양지가 지팡이를 부리다

신라 문무왕이 당나라의 50만 명 대군을 물리치고자 명랑법사에게 지시해 지은 사찰이 사천왕사다. 사천왕사지에 목탑의 기단에 녹유신장상의 전돌 3개 쌍이 면마다 2묶음씩 돌아가며 배치된 것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에서 확인했다. 사천왕사지 목탑지의 녹유신장상 발굴 장면. 양지 스님은 삼국유사를 통해 소개하기 이전부터 녹유신장상의 복원 등으로 잘 알려진 통일신라시대 스님이다.삼국유사를 통해 양지 스님의 숨겨진 재주를 더 많이 알 수 있게 한다.스님이자 조각가, 서예가 등을 총칭한 종합예술가라고 해야겠다. 삼국유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양지 스님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지팡이다.석장이 혼자 자루를 걸머지고 도깨비처럼 마을을 날아다니며 탁발하는 장면은 신화 이상의 신비로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기와조각과 석재가 이곳저곳에 나뒹굴고 있는 양지 스님이 머물렀다던 석장사 터에서 영묘사 장륙존상, 사천왕상, 전각, 탑, 삼천불을 조각하고 영묘사와 법림사의 현판 글씨를 쓰는 양지 스님을 그려본다. 무엇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국립경주박물관이 따로 보관하고 있던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녹유신장의 조각을 퍼즐 맞추듯 완벽하게 재현해낸 역사적인 사건을 만나볼 수 있어 다행이다. 선덕여왕 당시 양지 스님이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석장사 터에 기와조각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모습. ◆삼국유사: 양지가 지팡이를 부리다승려 양지의 조상과 고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다만 신라 선덕여왕 대에 그의 행적이 나타났을 뿐이다.지팡이 머리에 포대 하나를 걸어 놓으면 지팡이가 저절로 시주하는 집으로 날아가 흔들거리며 소리를 내었다.그 집에서 이를 알고 재에 쓸 비용을 넣어주었고 포대가 차면 날아서 되돌아온다.이 때문에 그가 머물고 있던 절을 석장사라고 이름지었다. 그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신이한 행적이 모두 이와 같았다.그는 여러 가지 기예에도 두루 능통하여 신묘함이 비할 데가 없었다.또 글씨와 그림을 잘 그렸다.영묘사의 장륙삼존 및 사천왕상과 아울러 전각과 탑의 기와, 사천왕사 탑 아래의 팔부신장과 법림사의 주불삼존 및 좌우 금강신 등이 모두 그가 만든 것이다. 영묘사와 법림사 두 절의 현판을 썼고, 또 일찍이 벽돌을 다듬어 작은 탑 하나를 만들고, 아울러 부처 3천 불을 조각해 그 탑 안에 안치하고 그 탑을 절 가운데 모시고 예를 올렸다.그가 영묘사의 장륙삼존을 만들 때 스스로 선정에 들어가 삼매에서 뵌 부처를 모형으로 했다.그래서 온 성안의 남녀들이 다퉈 진흙을 나르면서 그가 지은 풍요를 불렀다. 석장사지의 석물로 추정되는 석재들이 등산길 계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지방 사람들이 방아를 찧을 때나 힘든 일을 할 때에 다들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대개 이로부터 시작된 것이다.불상을 만들 때 든 비용은 곡식 2만3천700석이었다. 논평해서 말한다.양지 스님은 재주를 다 갖췄고 덕행이 충만하다고 할 수 있지만 큰 인물로서 하찮은 재주만 드러내고 자기의 실력은 숨긴 것이라 하겠다. 다음과 같이 찬미한다.’재 마친 법당 앞에 석장은 한가한데/ 정적 깃든 오리 모양 향로에 홀로 향불 피우네/ 남은 불경 읽고 나니 더 할 일 없어/ 부처님 모습 빚어 합장하고 뵈오리.’ 경주 석장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석재들이 인근 개인 무덤 상석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100년 잠에서 깨어난 녹유신장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국립경주박물관과 공동으로 사천왕사 녹유신장상의 3가지 유형을 사천왕사지 발굴이 시작된 지 100년 만에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문화재연구소와 경주박물관이 학술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각각 보관하던 7점의 파편을 복원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통일신라를 지켜온 녹유신장상이 백년의 잠에서 깨어났다.사천왕사를 지켜온 녹유신장상이 깨어진 채 발견되고도 제자리를 못 찾고 기다리다 10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것. 사천왕사는 679년에 문무왕이 경주 낭산 신유림에 당나라 50만 대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승려 명랑의 밀교의식을 실행하며 건립한 호국사찰이다. 경주 석장동 석장사지에는 지금도 다양한 석물들이 흩어져 있다. 사천왕사 녹유신장상은 1915년 최초 발견 당시 세 종류의 벽전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깨어진 조각만이 사천왕사 목탑 자리에 묻혀 있었다.큰 눈과 콧수염, 날개가 달린 투구와 화려한 갑옷, 신발 또는 맨발로 칼 혹은 화살을 든 무장 3명이 험악한 표정의 생령을 깔고 앉아 보는 이를 주시한다.앞을 지나가면 각기 달라져 보이는 장수의 표정에서 이들이 범상치 않은 존재임을 직감할 수 있다. 조선총독부는 1918년에 사천왕사 발굴을 개시했고 1922년부터 고적발굴조사사업의 하나로 본격적인 발굴을 진행했다.이는 조선총독부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발굴로 사찰과 녹유신장상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광복 이후 발굴 자료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벽전 파편을 조립한 결과 왼손에 칼을 든 신장과 활과 화살을 든 신장 등 두 종류의 신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탈진 경사면이 석장사지로 전해지고 있다. 석장사지 푯말. 그 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체계적이고 정밀한 발굴을 거쳐 200여 점의 파편을 3차원 입체 3D로 스캔하고 이를 참고로 세 종류의 신장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또 이들이 사천왕사지 동서목탑 기단 벽면을 장식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사천왕사 녹유신장벽전은 세 종류의 신장이 한 묶음으로 탑 한 면에 두 묶음씩, 동서 목탑 기단에 16개의 묶음으로 배치되어 녹유신장으로 이루어진 벽전은 모두 48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강점기에 수습되어 국립경주박물관이 보관하던 왼손에 칼을 든 녹유신장상의 하단부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서탑지 북편에서 발굴 수습한 상단부 6점이 같은 상이었음을 확인했다.2017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7점의 파편을 조립하고 빠진 부분은 같은 유형의 왼손에 칼을 든 녹유신장상의 파편을 참고하여 벽전을 복원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처음 사천왕사 발굴을 진행한 지 100년 만에 최초로 원래 짝을 찾아 복원된 왼손에 칼을 든 녹유신장상을 비롯해 3쌍의 녹유신장상을 전시하고 있다. 석장사지 북쪽 산 정상 방향으로 대나무숲속에 석축이 그대로 남아있다. ◆새로 쓰는 삼국유사: 양지스님의 지팡이석장사는 양지 스님이 들고 다니던 지팡이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부른다.스님의 지팡이는 100년 묵은 대나무로 만들어 가벼웠다.오래되기도 했지만 스님이 다니다 절로 돌아와서는 굴뚝에 세워두기 때문에 연기를 먹어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스님의 지팡이는 현명하여 스님이 불공을 드리는 시간을 아끼도록 매월 1일과 15일이면 혼자 포대를 짊어지고 날아가 시주를 해 돌아와 스님이 공양을 거르지 않도록 했다. 서라벌의 왈패들이 지팡이와 양지 스님의 도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힘깨나 쓴다는 왈패들이 3월 보름에 자루가 두둑하도록 탁발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목에서 지팡이를 잡았다.그리고 탁발한 자루를 빼앗으려고 다섯 명의 장정이 달려들었으나 결국 석장에서 자루를 벗기지 못했다.지팡이는 돌로 내리쳐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사천왕사지 목탑 기단에서 발굴된 녹유신장상 3쌍이 발굴된 지 100년 만에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업무협약을 통해 복원한 후 경주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가장 늦게 복원된 왼손에 칼을 든 신장상. 오히려 석장이 자루를 움켜잡은 채 장정들을 떠밀어 모두 북천의 찬물에 빠뜨려버렸다. 그리고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방울을 요란하게 흔들며 춤추듯 날아 가버렸다. 왈패들은 그날 이후로 지팡이가 나타나면 멀찌감치 떨어져 큰절을 하고 지나갈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그리고 스님의 지팡이가 돌보다 더 단단하다고 하여 석장(石杖)이라고 불렀다. 또 석장이 가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당시 서라벌에는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이 자주 출몰해 사람을 해치기도 했다.민가에서는 해가 지면 아예 문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 사천왕사지 목탑 기단에서 발굴된 녹유신장상 3쌍이 발굴된 지 100년 만에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업무협약을 통해 복원한 후 경주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활과 화살을 든 신장상. 석장사는 깊은 산중에 있어 짐승들이 먹이를 찾아 수시로 나타났다.이를 경계해 양지 스님은 석장에 주문을 걸었다.굴뚝에 세워둔 지팡이가 어두워지면 석장의 크기로 길어져 괴물의 모습이 됐다.간혹 날카로운 울음을 울기도 하며 가까이 오는 짐승들을 물리쳤다. 두세 차례 호랑이가 접근했지만 석장이 크게 울며 다가가자 호랑이는 그 이후로 석장사 가까이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사람들이 양지 스님의 지팡이가 석장의 크기로 늘어난다 하여 석장이라 불렀다. 석장을 가지고 도를 닦는 양지 스님이 사는 곳이라 하여 절 이름을 석장사라고 불렀다. 사천왕사지 목탑 기단에서 발굴된 녹유신장상 3쌍이 발굴된 지 100년 만에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업무협약을 통해 복원한 후 경주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오른손에 칼을 든 신장상. *새로 쓰는 삼국유사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 픽션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대구문화재단, ‘찾아가는 문화마당’ 사업 참여기관 모집

대구탭댄스컴퍼니의 야외 공연 진행 모습대구문화재단이 오는 24일까지 ‘2021 찾아가는 문화마당’ 참여기관을 모집한다.찾아가는 문화마당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이 높아진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전문 공연예술단체가 찾아가는 예술심리 방역 프로그램이다.기존에는 구·군 복지관, 병원, 보호시설 등을 대상으로 실내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나, 코로나 장기화로 대면공연이 힘들어지면서 올해는 야외 공간을 보유한 공공기관 및 시설을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신청대상은 대구에 소재한 공공기관 또는 시설로 야외공간을 보유해야 하며, 코로나 상황이 호전 될 경우 실내 공연도 병행할 계획이다.신청서는 구글링크(https://forms.gle/EeG4cw7MsKGsEtRE6)를 통해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다.대구문화재단 이승익 대표이사는 “찾아가는 문화마당은 예술을 통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고 희망에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소중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기관과 시설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한편 이번 프로그램의 공연을 진행할 전문공연예술단체 모집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53-430-1252.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전문 연주자처럼 카메라 앞에선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알리기에 나섰다. 오보에 연주자 김재윤의 연주영상 캡쳐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협연 장면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전문 연주자용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등 청소년단원 알리기에 나섰다.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꿈의 오케스트라’사업으로 시작됐으나 현재는 자립기관으로 성장해 수성아트피아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으로 이뤄진 연주단체다.올해로 9년차를 맞는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는 수성아트피아의 미래세대 육성사업으로 서찬영 음악감독의 지도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오보에, 타악기 파트의 전문 강사와 50여 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다.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2월28일 정기연주회에서 베토벤 운명교향곡과 나팔수의 휴일 등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시행으로 공연을 취소했다.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알리기에 나섰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에 수성아트피아는 1년간 준비한 단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추억 선물로 정기연주회 협연을 준비한 단원 다섯 명(첼로 엄수형, 오보에 김재윤, 트럼펫 박나현, 정다빈, 최성민)의 인터뷰와 연주가 담긴 특집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아울러 수성아트피아 내 스튜디오를 활용해 오케스트라 전 단원의 전문 연주자용 프로필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이번에 제작된 특집 영상은 수성아트피아 유튜브 채널과 각종 SNS를 통해 이달 중순부터 시청할 수 있으며, 단원 프로필 사진은 수성아트피아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서찬영 음악감독은 “코로나 펜데믹 공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역 오케스트라로는 최초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는데, 대면 연습을 시작한 날은 단원모두에게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했다.그는 또 “정기연주회를 가지지 못한 아쉬움을 협연 영상제작과 프로필 사진 촬영으로 전문 연주자 꿈을 키워가는 단원들의 기억에 남을 큰 선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수성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알리기에 나섰다. 트럼펫 연주영상 캡쳐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 봉산문화회관, 묵향으로 풀어낸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 '2021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에는 리홍재, 박세호, 정성근, 최현실 작가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율산 리홍재 작품“지금까지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그룹의 미술가 집단을 초청해 미술의 또 다른 변화 가능성을 조명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각 장르별로 대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힘을 변화의 동력으로 발산하는 미술가들을 초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는 전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지역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가들의 특화전시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를 기획한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성격을 이같이 말했다.다음달 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리홍재, 박세호, 정성근, 최현실 작가가 참여한다.서예, 문인화, 한국화 장르를 기초로 전통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전통 서화의 일반적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각기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들로 구성해, 기존의 규격화된 작품 전시가 아니라 공간 개념으로의 확장을 꾀하도록 유도했다는 게 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전통 서화가 서체 혹은 필묵의 전통적인 형식미를 지켜오며 발전을 이어 왔다면, 이번 전시는 전통 화법을 매개로 자신만의 표현을 탐구한다.서예를 퍼포먼스 예술로 확장시킨 서예가 율산 리홍재가 대표적이다.28m의 한지에 역동적인 타북 퍼포먼스를 온몸으로 시연한 후 전시실 벽면 전체에 설치하는 작업을 선보인 작가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품을 전시한다.“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라도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면 죽은 예술”이라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의 형식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조화로운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초람 박세호 작가의 작품또 한 명의 서예가는 초람 박세호 작가다. 뜻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서체적 나열이 아니라 필획이 살아있는 붓글씨를 통해 조형적인 모양새를 보여주는 작가이다.이번 전시에서 대형 현대 서예 작품과 설치미술을 선보이며 서예의 전통성과 실험성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아방가르드적인 시대정신과 함께 동시대 미술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이와 함께 기운생동이라는 화두에 몰입하며 변형적이고 표현적인 문인화로 발전시키고 있는 학산 정성근 작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그림은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라고 표하는 작가는 일반적 문인화의 구도보다는 초대형 작품을 통해 형식을 파하고, 필묵의 미세한 흐름의 표현을 보여 주기 위해 작품 뒷면에 조명을 비추는 등 문인화가로서는 새로운 전개의 구도를 펼쳐 보인다.마지막 초대작가는 최현실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명명한 ‘점선드로잉’을 통해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며 새로운 여백과 선을 들어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평면과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시대를 넘는다’라는 말은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며, 그 경계에 서기 위해 수많은 고뇌와 허물을 벗기 위한 몸부림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기 다른 고행의 부산물들로 그 실험적 정신과 태도가 또 다른 시대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학산 정성근 작가의 작품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파리바게트 가맹점주협의회 대구경북지회, 대구‧경북 보건소에 샌드위치 기탁

파리바게트 가맹점주협의회 대구경북지회가 샌드위치 3천335개를 대구시에 전달하고 있다.파리바게트 가맹점주협의회 대구경북지회는 지난 14일 1천800만여 원 상당의 샌드위치 3천335개를 대구시에 전달했다.이번 행사는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장기간 일선 의료현장에서 헌신 중인 보건소 직원 등 의료인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파리바게트 가맹점주협의회 최현수 대구경북지회장은 “코로나19 방역에 힘쓰시는 일선 보건소 등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대구시 홍의락 경제부시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손길을 보낸 파리바게트가맹점주 협의회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한편 베이커리 전문기업인 파리바게트는 대구·경북권역에서 250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대경ICT산업협회, 사랑의 연탄 9천 장 전달

대경ICT산업협회는 지난 15일 지역에서 소외받는 계층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사랑의 연탄’ 9천 장을 대구연탄은행에 전달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농협 군위군지부·지역농협, 한파 피해 농가 지원

농협 군위군지부 송강호 지부장과 최형준 군위농협장, 이삼병 팔공농협장이 최근 한파 피해 농가를 방문하고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농협 군위군지부(지부장 송강호)는 최근 지역농협(군위·팔공농협) 조합장들과 함께 지역 한파 피해 농가를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농업인을 위로했다.기록적인 한파로 하우스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수도 동파에 따른 고령농업인의 생활불편이 증가함에 따라 지역 농협지부와 지역농협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특히 군위군지부는 지역본부와 협력해 편성된 특별예산으로 한파 피해지역 및 우려지역 농업인을 위해 생수, 식료품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송강호 지부장은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한 농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상으로 빠른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