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점심은 어디에도 없다

공짜점심은 어디에도 없다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지난달 한국은행의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한국은행이 이른 시일 안에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다. 그럼 이런 기대는 도대체 왜 형성되는 것일까?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강렬한 것은 그 정도로는 지금의 경기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시장의 확신 때문일 것이다.통상, 중앙은행은 경기가 둔화 내지 하락할 때는 전통적으로 물가 수준을 고려한 기준금리의 인하를 통해 시중 통화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투자와 고용 및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거나, 경기 흐름이 바뀌도록 유도한다.그런데 최근 우리나라는 금리를 내려 통화량을 늘려봐도 투자나 소비가 늘어나지 않아 오히려 통화가 시중에 풀려나가 순환하는 속도보다 통화량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흐름도 악화일로에 있다. 시장에서는 만연한 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 즉, 디플레심리가 개선되기는커녕 현금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뜨거운 것은 국지적인 부동산시장뿐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앙은행이 열심히 돈을 풀어봤자 은행의 당좌계좌나 가계의 장롱이나 금고에 그냥 잠자고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투기적인 성향을 보이는 시장만 뜨거워지는 현상을 두고 소위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졌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중앙은행이 소위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금리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디플레로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이나 유럽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제로금리시대를 경험하게 될까? 만약, 지금 우리 중앙은행이나 정책 당국에 묻는다면 ‘설마’라는 기대 섞인 감탄사와 함께 ‘아니오’라는 답이 돌아오길 바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첫 번째는 경제의 생산성 제고가 고려되지 않은 채 기존에 추진되고 있는 정책 전반에 큰 변화가 없이는 금융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시에 쓰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준금리(정책금리)의 인하는 초기에는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채권의 장부가격이 실제로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와 보다 적극적인 대출 또는 융자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제로 또는 마이너스 금리와 같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는 오히려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해 대출 금리나 규모를 제한함으로써 금융긴축효과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리버설 레이트(reversal rate)라고 하는데 만약 이 상황이 된다면 오히려 경기에는 독이 된다. 이 상황에서는 재정정책도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두 번째는 효율성이 현저히 낮은 방만한 재정 운용에 따르는 위기를 피할 길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어떤 이유로 경기가 갑자기 되살아나면 문제는 좀 달라질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시장의 디플레심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동성 함정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재정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론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상식 이상의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재정수지적자를 용인하면서 경제성장률을 상회하지 않는 수준의 국채발행을 통해 얼마든지 재정지출을 늘릴 수 있다.하지만, 실제로는 유동성 함정에서 빠져나와 경기가 성장경로로 회복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얼마나 큰 재정수지적자가 쌓일지도, 얼마나 많은 국채를 발행할지도 그 누구도 모른다. 더군다나, 국채가 안전자산이라는 점과 정부가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시장 신뢰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물론 이렇게까지는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이렇게 되면 정말 최악이다. 공짜점심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상추로 억대 수익 올려

상추는 우리와 가장 친근한 웰빙 채소다.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가 원산지다. 신라, 백제 등 삼국시대부터 우리 식생활과 깊은 연관을 가진 상추는 비타민을 흡수할 수 있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그 역사는 4천500년께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오래된 채소다.우리나라 최초 한류 채소로도 알려진 상추는 과거부터 ‘복을 싸 먹는 상추’로 불리고 있다.생으로 먹는 채소란 의미인 ‘생채(生彩)’에서 유래된 상추로 억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농가를 소개한다.◆농사의 농(農)자도 몰랐지만 전문 꾼으로 변신칠곡군 동명면 팔공산 끝자락 아래 아침의 조용한 햇살이 내려앉는 양지바른 곳에 하얀 비닐하우스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비닐하우스 안에는 밤새 자란 씽씽한 상추가 푸른 바다를 연상케 한다.이곳은 무농약 청정상추를 사계절 내내 재배해 연간 억대의 매울을 올리는 ‘자연에 물든 세상 농장’이다. 6천585㎡ 규모의 이 농장은 김두식(59) 대표와 부인 김경화(56)씨의 삶의 터전이자 꿈과 희망을 거두는 곳이다.‘사락사락! 똑똑!’ 상추 따는 소리와 함께 이들 부부는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들은 전업농이 아니었다. 농사의 농자도 몰랐다. 비닐하우스 설치 공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다.하지만 김 사장이 1998년 IMF 때 경영악화로 회사가 부도나 4억 원에 달하는 빚을 져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태에 놓이게 됐다. 여기에다 사업실패로 진 빚을 갚아야 하는 고통 등은 어렵고도 막막한 현실을 감당하기에 너무나 벅찼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 사장 부부는 도시에서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농촌 체험 기회 제공과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농촌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을 재배하는 텃밭과 체험농장 운영에 도전했다.그러나 수입은 고사하고, 애지중지 키우던 채소가 병해충으로 70%가량을 폐기해야 하는 낭패를 겪으며 또다시 빚을지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하늘도 무심하다’는 원망과 한탄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김 사장 부부의 편이 돼주었다.◆칠전팔기로 이뤄낸 채소 강소농김 사장 부부는 서로 의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면 된다’는 굳은 의지와 노력한 만큼 거둘 수 있다는 땅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런 차에 우연히 동명면 최병천 동명농협조합장으로부터 쌈 채소 비닐하우스 재배를 권유받았다. 김 사장은 귀가 솔깃했다. 비닐하우스를 짓는 것은 과거 자신의 전문업이었다.하지만 쌈 채소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김 사장의 채소농사는 “물만 주면 자라는데 뭐 그리 어렵냐”며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쉽지 않았다.게다가 상추재배에 대한 전문지식 부족은 물론 토양의 특성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재배에 나서 상추의 질과 맛이 떨어지는 등 말 그대로 형편이 없었다.실의에 빠진 김 사장은 이 기회를 통해 ‘채소농사도 재배기술은 물론 출하할 곳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진리를 실감하고 스스로 ‘상추 박사’가 되기로 다짐했다.상추재배지로 유명한 청송군 진보면 등 쌈 채소 전문 재배농장이면 어디든 찾아가 자신이 그동안 몰랐던 재배방법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이 결과 과거 자신의 상추재배 실패 원인을 파악하게 됐고, 자신만의 상추 재배기술 노하우도 점점 쌓여갔다. 김 사장은 피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애 처음 실감했다.◆단맛 나는 기능성 상추 개발실패를 거듭한 끝에 자신만의 상추 재배 기술을 터득한 김 사장이 생산한 상추는 주위로부터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다.그는 1년 전 청국장가루와 쌀겨가루를 사용, 상추를 재배한 결과 단맛(3브릭스)은 물론 2개월가량 보관해도 품질이 변하지 않는 최고 기능성을 갖춘 상추 개발에 성공했다.김 사장은 “그동안 스스로 피나는 노력으로 터득하고 축적한 기술데이터 덕분”이라고 기뻐했다.그는 최고품질의 상추 생산을 위해 비옥한 땅 유지와 토양기능 회복을 위해 3년마다 객토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매달 품질관리원에 의뢰해 320가지의 잔류농약검사도 실시해 맛과 식감이 뛰어난 무농약 상추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또 매달 칠곡군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토양분석 검사도 실시한다. 이는 재배하고 있는 상추, 치커리 등 13종류의 쌈 채소마다 각기의 필요한 성분을 분석해 병충해를 예방하고 나아가 청정 무농약 채소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다.김 사장은 “수년 전 재배하던 상추가 병충해에 걸려 1년 농사를 모두 망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농장에서 생산된 상추 등 13종류의 쌈 채소 90% 이상을 150g, 500g 단위로 농협밀양하나로마트에 출하한다. 타 상추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어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다.이 결과 올해는 7억 원, 내년에는 10억 원 상당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지난달에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와 모둠 쌈 채소 공급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출하하기로 해 최고의 품질을 인증받는 강 소농으로 거듭나고 있다.◆새로운 품질에 도전“쌈 채소는 식감과 신선도가 좋아야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 사장은 최고품질의 상추 생산을 위해 과학영농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그는 박하 향이 나는 기능성 식용 허브 개발에 착수해 내년 3월에 시험재배에 들어갈 예정이다.항상 새로운 품종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김 사장은 또 상추의 품질고급화를 위해 망개 잎을 이용한 상추의 개발연구에도 몰두하고 있다.김두식 ‘자연에 물든 세상’ 사장은 “지금 생산하고 있는 쌈 채소가 소비자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며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상추재배 농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아동서 -호기심 가득한 세상

아이들에게 책은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다. 책 속에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높여주는 요소가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경험하게 해준다.이번에 소개하는 세권의 책은 나눔의 의미를 알게하고 기쁨, 슬픔 등 긍정과 부정의 마음도 알게한다. 또 다양한 의태어와 표현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어휘력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 ◆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파블로 알보/지양어린이/44쪽/1만800원주인공 알베르토는 공원으로 소풍가기 위해 베낭을 꾸린다. 배낭 속에는 맛있는 소풍 음식이 가득 들어 있다. 공원에 도착한 알베르토가 벤치에 앉자 졸고 있던 공원의 동산과 연못, 그리고 나무들이 눈을 번쩍 뜬다.알베르토가 배낭에서 복숭아 주스 병을 꺼내 놓자 75마리의 새 떼들이 기다렸다는 듯 빨대를 물고 날아온다. 알베르토는 새들이 공평하게 주스를 마실 수 있도록 병 주둥이가 넓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알베르토가 사과를 꺼내자 풋사과 냄새를 맡고 몰려든 167마리의 애벌레들이 사과 속을 파고들어 바람처럼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묘기 대행진을 벌인다. 초콜릿 도넛을 꺼내자 연못에서 248마리의 물고기 떼가 동시에 뛰어올라 도넛 구멍을 수상 서커스 하듯 통과한다. 알베르토가 배낭에서 음식을 꺼낼 때마다 공원의 동물들은 이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대소동을 벌인다.숫자 그림책이다. 하지만 숫자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젤 먼저 나오는 75라는 숫자는 아이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큰 수이다. 그 뒤를 이어 167, 248과 같은 더 큰 수가 연달아 나오는데 이는 작은 수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이다.이 책은 숫자를 생각하지 않고 읽어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글과 그림이 인도하는 숫자의 세계로 들어가면 또 다른 재미가 더해진다. 공원 안내도를 연상시키는 그림은 숨은그림찾기 하듯 공원의 동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시루의 밤권서영 지음/창비/44쪽/1만3천 원‘시루’는 하얗고 작은 떡 반죽이다. 자신도 디저트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시루는 매일 제과점을 찾아간다. 하지만 제과점 진열대에는 생크림 케이크, 딸기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 등 화려한 케이크들이 가득하다. 다른 케이크들로부터 ‘작은 쌀 덩어리’라고 놀림받으며 쫓겨나기 일쑤인 시루. 시루는 오랫동안 품어 온 간절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책은 꿈을 갖고 노력하는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시루는 설레는 표정으로 생일 케이크를 고르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디저트가 되고 싶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루는 다른 인기 있는 케이크들과 다르다. 반짝이는 시럽, 부드러운 크림, 달콤한 초콜릿, 어느 것 하나 없이 그저 심심한 떡 반죽일 뿐이다. 시루는 꿈을 이루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재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어린이든 성인이든 자신이 바라는 것이 너무 멀리 있는 것 같은 아득함을 느껴 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쉽게 마음을 줄 만한 주인공이다. 시루는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매일 밤 디저트가 되는 법을 공부하며 친구인 강물에게 주저 없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시루는 강물의 도움으로 밤하늘에 가게 된다. 달님과 아기별들은 시루를 따뜻하게 맞이한다. 그리고 시루를 환영하는 파티를 펼친다! 아기별들은 하늘에 있는 재료들로 멋진 디저트를 척척 만들어 내는데, 색색의 오로라 쿠키, 별가루를 녹인 시럽, 시원한 구름 아이스크림 등이 가득한 아름다운 파티 장면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즐거움을 선사한다.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밤이 지나고 새벽녘이 되자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잠든 시루의 모습을 그리면서, 꿈은 다른 이의 선의나 도움으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잠잠히 일깨운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는 시루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쓰담쓰담전금하 지음/사계절/64쪽/1만4천 원어쩐지 조금 답답하고, 머리도 아프며 울렁거리기까지 하는 그런 날. 이상하게도 그런 날은 꼭 이유 없이 어딘가 아프고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만 같다. 어깨가 축 처진 채 말을 이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무척이나 속이 상해 보인다.‘그러지 말걸’하며 후회하기도 하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며 누군가를 향한 변명을 혼잣말로 내뱉는 모습을 보니 퍽 힘든 날인 것만 같다. 그 모습이 마냥 이상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공감하는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주인공을 향해 다가오는 손길이 있다. 하지만 아직 혼자 있고 싶은 주인공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내버려 달라고 말한다. 한바탕 울고 난 후, 누워 있는 주인공에게 또 다시 다가오는 조심스러운 손길. 쓰담쓰담, 쓰담쓰담. ‘네 맘 다 알아!’ 하고 공감해주며,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은 손길에 점점 기운이 난다. 힘들었던 마음까지 따듯하게 쓰다듬는 이야기이다.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인물에게만 집중한다. 다른 요소들을 절제하고 인물만 보여주는 화면 구성은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직 하나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인물이 하는 말이나 아주 사소한 행동 변화까지도 섬세하게 포착된다. 특히 단순한 동작들이지만 하나하나 행동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감정 변화가 주된 서사인 만큼 작가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이용해 주인공의 이야기를 전한다. 네모난 몸통은 기분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으로 색깔이 바뀌며 지금 주인공이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그저 배경인 줄 알았던 바닥도 감정 흐름에 맞춰 점점 차올라 장면을 가득 차지했다가 또 가라앉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들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영주 선비세상에 음식촌·숙박시설이 들어선다

영주시가 조성 중인 ‘선비세상(한국문화테마파크)’ 내 ‘음식촌 및 숙박시설’ 사업이 본격화된다.영주시는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서머셋하우징과 선비세상 음식촌 및 숙박시설 투자 협약식을 개최했다. 장욱현 영주시장과 이규덕 시의회 운영위원장, 조관섭 영주상공회의소 회장, 박재영 서머셋하우징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최재호 에이플랜트건축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이날 협약에 따라 서머셋하우징은 숙박시설, 전문식당 및 기념품 매장과 주거 공간, 도로 등 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약 390억 원을 투자한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200여 명의 신규 고용 인력 창출도 기대된다.영주시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과 기반시설을 적극 지원한다.영주시는 이번 협약에 따라 선비세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먹거리와 숙박시설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장욱현 영주시장은 “선비세상 내 음식촌과 숙박시설 건립을 위한 민자 유치가 확정됨에 따라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수서원, 부석사의 세계유산 등재와 중앙선 복선화에 따라 늘어나게 될 관광수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선비세상’은 품격 있는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관광단지다.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1천473억 원을 들여 선비촌 인근 순흥면 청구리 일원 96만974㎡ 부지에 조성 중이다. 단지 내 한문화 R&D지구, 전통숙박 및 전통문화지구 등이 조성된다.서머셋하우징은 약 850억 원 규모의 성북동 외교관 사택(6개 동 61가구) 개발 사업을 시공한 바 있다.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외눈

외눈/ 정다혜간호사는 의식 없는 내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 한쪽 들어내겠다는/ 수술동의서에 도장 찍었다/ 그건 동의가 아닌 최후의 통보/ 나는 여자답게 거부해 보지 못하고/ 절망의 비명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서른다섯에 눈 하나 잃었다/ 그렇게 빠져나간 생의 빈자리/ 신경조차 차단된 죽음의 빈자리에/ 보지 못하는 새 눈 들어섰지만/ 그 눈에는 더 이상 풍경 담을 수 없었다/ 기쁨도 슬픔도 모르는 의안/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깜깜한 고요 속에/ 다행히 눈물샘은 마르지 않아/ 바다 같은 눈물 출렁출렁 퍼내 쓰고도/ 눈물은 아직 강물처럼 남아 펑펑 흐른다/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나는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다 (후략)- 시집 『스피노자의 안경』 (고요아침.2007).............................................. 시력의 불편을 겪어보지 않으면 눈의 소중함을 느끼기 어려운데, 요즘은 그 소중함을 모른 척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이 번잡스럽고 컴퓨터와 휴대폰의 전자파에 일찌감치 노출되어 일찌감치 시력 보조도구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몸에 불필요한 기관은 없다. 그 가운데 눈은 신체 중 가장 예민한 기관이며 눈의 피로는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눈의 건강은 필수이다. 나도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눈이 부옇게 보여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 진단을 받고 난생 처음 수술이란 걸 받은 바 있다. 시인은 30년 전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졸지에 한쪽 눈과 사랑하는 딸을 동시에 잃었다. 그리고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거쳐 오늘까지 힘겹게 살아남았다. 시인은 오직 시를 통해 그동안 한 번도 소리 내어 울어보지 못하고 삼켰던 울음을, 그리고 딸에 대한 죄스러운 감정을 토해내곤 했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고통 속에서는 “잃어버린 한쪽 눈보다 더 밝은 빛이 되어주는 스피노자의 안경”과 같은 남편이 있기에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눈을 반짝인다. 시인은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시인은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던 것이다. 요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정 모교수의 경우도 젊은 나이에 한쪽 눈을 잃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외눈을 가지고도 끄떡없이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공전과 자전을 거듭했을까 짐작된다. 죄가 없다면 ‘외눈’으로 맞이하는 ‘축복의 봄’은 반드시 오겠지만... 매년 10월 둘째 목요일로 지정되어 실명과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눈의 날’이 어제(10월10일)였다. 그리고 11월11일도 또 다른 ‘세계 눈의 날’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빈번히 찾아오는 황반변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칫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의 날을 맞아 실명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나도 양안의 백내장 수술로 전보다 보기가 나아졌지만 당뇨성 망막변증이 또 걱정된다.

뜨거운 돌

뜨거운 돌/ 나희덕움켜쥐고 살아온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놓고 펴보는 날 있네/ 지나온 강물처럼 손금을 들여다보는/ 그런 날 있네/ 그러면 내 스무살 때 쥐어진 돌 하나/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하고/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네// 가투 장소가 적힌 쪽지를 처음 받아들던 날/ 그건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네/ 누구에게도 그 돌 끝내 던지지 못했네/ (중략)// 오래된 질문처럼 남아 있는 돌 하나/ 대답도 할 수 없는데 그 돌 식어 가네/ 단 한 번도 흘러넘치지 못한 화산의 용암처럼/ 식어 가는 돌 아직 내 손에 있네 - 시집 『그곳이 멀지 않다』(민음사,2004) ......................................... 세상은 자꾸만 좋아져야 하고, 그 개선은 때리면 울리고 울리면 변하여 그 변함에서 더 좋은 것을 찾아내리라는 변증법을 확신한 적이 있었다. 누굴 향해 차마 던지지 못했던 돌멩이 하나 이미 바스라지고 식어버려 나 또한 이젠 몇 가닥의 가는 손금만이 그 쥐어들었던 돌을 화석처럼 추억하노니. 나희덕의 시는 절제와 단정함이 조화를 이루어 ‘외유내강’ 무르지 않고 단단한 질그릇 같지만, 아닌 것은 끝내 아니라 말하는 강단도 느껴진다. 그는 지나간 날들에 대해 결코 ‘잔치는 끝났다’며 허탈해 하지 않는다. ‘던지지 못한 그 돌, 오래된 질문처럼 내손에 박혀있네’라며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과거를 오늘의 것으로 부여안는다. 돌을 쥐고 거리로 나서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네’ 무리에 몸을 던지지 못한 이유는 인간은 누구나 생각하므로 존재하기 때문이고, 그 생각의 질량 차이로 표출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감정의 즉각적인 분출과 과잉이 반드시 ‘뜨거운 사람’을 형용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돌을 던졌던 사람들만으로 세상이 이만큼 좋아진 것도 물론 아니다. 식어가는 돌이지만 내 손안에 있다는 것, 그보다 뜨겁고 위협적인 힘이 어디 있으랴. 손아귀에 움켜쥔 그 힘만으로 세상이 정돈되기만 한다면, 그 편이 지극하고도 당연히 소망스럽다. 하지만 던지지 않고는 지켜야 할 가치들이 다 무너져버릴 다급한 상황이라면 제대로 목표물을 겨냥해야 할 것이다. 피가 끓지 않고서는 거리로 나서지도 손에 돌멩이를 쥐어들지도 못한다. 세월호 참사를 목도하며 분노하지 않은 국민이 어디 있겠으며,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참담해하지 않은 국민도 없었으리라. 인간을 굽어보는 신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라는 근원적인 회의에 빠지기도 하였다. 신의 가호가 실종된 지 오래다. 이제 우리 스스로 학습하여 그걸 거울삼아 세상을 바꿔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에 놓여있다. ‘정’과 ‘반’이란 모순된 개념이 충돌하여 ‘합’을 이루고, 그 과정을 되풀이하며 인간의 정신과 현실의 역사가 진보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나라를 혼란의 늪으로 빠트리는 것은 아닐까 정치권과 권력집단을 우리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이를테면 검찰이 개혁되고 수사권을 잃게 되면 힘이 빠지고 영향력도 축소될 것이므로 훗날 변호사 개업을 해도 수입이 줄 것이라는, 그래서 그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들로서는 가능하면 갉지 않고 나서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정치권과 권력기관은 새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적폐와 개혁이 유행이다. 유행이 아니라도 적폐는 청산 대상이다. 보수나 진보를 가릴 것 없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 본성 또한 절대선과 거리가 있다. 따라서 적폐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일지 모른다. 비록 선에 도달하기 힘들겠지만 선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은 인간의 영역이다. 유행이 아니라도 개혁은 끊임없이 해나가야 할 숙제다. 개혁의 목적은 적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적폐와 개혁은 동전의 양면이다. 적폐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이념은 하늘로 날아가서도 안 되고, 땅속으로 파고들어도 안 된다. 개혁은 땅을 밟고 사는 인간의 한계를 고려하여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하늘을 날아 태양을 쫓는 이상적 과욕은 이카로스의 추락이 기다릴 따름이다.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제도부터 덜컹 바꾸려 한다면 개혁은 실패한다. 제도를 바꾸어 득이 많다면 당연히 바꾸어야 맞다. 그렇지만 개혁이 개선을 보장하진 않는다. 미숙한 개혁은 오히려 개악으로 흐르기 쉽다. 개혁엔 부적응과 혼란이 따르기 마련이다. 개혁은 달리는 수레의 바퀴를 갈아 끼우는 작업이다. 그만큼 어렵다. 따라서 제도를 바꾸기 전에, 운용을 잘못하고 있지는 않는지,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 치밀하게 분석해봐야 할 터다. 제도의 틀 안에서 해결될 수 없고 그 부작용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절박하다면 제도개혁이 불가피하다. 반면, 운용의 묘를 잘 살려 그 결함을 치유할 수 있을 정도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제도개혁을 감행할 일은 아니다.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법만으로 대부분의 경우 폐단을 치유할 수 있다. 다양한 제도를 채택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비슷한 현상을 구현하는 현실은 제도보다 운용이 먼저라는 점을 시사한다.검찰과 경찰의 조화로운 공존은 필요하다. 검경수사권조정이 불가피한지는 의문이다. 검찰이 경찰보다 더 성숙한 권력기관으로 굳어져 있다. 검찰에 더 우수한 인재와 세련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시스템이 수십 년간 뿌리를 내려온 상황에서 검찰의 권력을 빼서 경찰에 넘겨주는 제도개혁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검찰이 못한 일을 경찰인들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제도를 바꾸자는 국민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제도를 바꾸는 일은 반칙이다. 운용의 묘를 살려 개선할 여지가 있다면 우선 그 길로 가는 것이 정석이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도 마찬가지다. 현 제도 틀 안에서 충분히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는데 굳이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들 필요가 없다. 조직은 인사와 권한이 핵심이다. 공정한 수사는 인사권 독립과 권한 위양을 통해 가능하다.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은 인사권 독립과 권한 위양이다. 인사권만이라도 정치권과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보장된다면 검찰이 정권의 시녀나 대통령의 친위대로 전락할 일은 없다. 인사권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기관을 신설한다고 해도 말짱 황이다. 공수처가 신설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장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의 권한만 키워줄 뿐이다. 검경의 인사권을 대통령에게서 떼어내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법이 더 나은 대안이다.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도 개선으로 가긴 어렵다. 유권자의 직접 뽑을 권리를 침해할 따름이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잘 판단하지 못하는 점이 흠결이라면 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이는 운용의 문제다. 대뜸 제도부터 바꾸고 보자는 무리한 시도는 불순한 의도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현 제도로 최선을 다해본 연후, 사심 없는 차원에서 철두철미한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거쳐 제도를 바꾸는 것이 순리다. 정권의 정치 공학적 차원이라면 국민을 ‘졸’로 보는 작태다.장관의 청문과정에서 드러난 입시의혹을 제도 탓으로 돌려서 대입제도를 바꾸겠다는 태도도 떳떳하지 못하다. 대입제도는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그렇지만 많이 바꾼 만큼 입시상황이 개선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제도를 주어진 것으로 보고 최선을 다해 운용의 묘를 최대한 살리는 일이 우선이다. 그래도 결함을 치유할 수 없을 경우, 최후의 방법으로 제도를 고치는 것이 맞다. 신중한 접근은 기본이다. 장관이 기존 업무도 파악하기 전에 개혁부터 서두르는 자세는 경솔하다. 위선적으로 볼 소지가 크다.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신하게 처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부끄러움을 모르고 잘난 체 설쳐대는 모습은 국민의 혈압을 올리는 꼴불견이다.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들어야

박경규군위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지난해 여름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폭염 속에서 장시간 방치되었다가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어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었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운전자에게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된 하차확인 장치의 작동 의무를 부과하였다.‘어린이 하차확인 장치’는 운전자가 시동을 정지한 후 버스 뒷좌석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경우 경고음과 표시등 또는 비상점멸표시등을 작동하는 장치이다.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차량에 하차 확인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며, 하차 확인 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면 최대 벌금이 부과된다.지난 4월17일부터 법이 시행되어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운행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차안에 어린이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동승 보호자도 또 확인하여야 한다. 특히 어린이 등원이나 하원 시간을 촉박하게 정하게 되면 운전자가 시간에 쫓겨 어린이의 안전한 승하차 여부 확인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어 통학버스의 시간 간격을 충분히 두어 안전하게 운행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또한 어린이가 승하차할 경우에 반드시 하차하여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하고 출발하기 전에는 모든 어린이가 안전띠(영유아는 카시트)를 착용했는지도 확인해야하고현행 도로교통법상 통학버스 신고의무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은 시설이라 할지라도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가급적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여 통학버스 자율신고를 해야겠다.어린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에서는 교통안전 등 3대 분야 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찰에서도 기존 차량중심의 교통문화에서 탈피하여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어른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어린이에게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전 국민이 동참하여 어린이 들이 건강하고 밝은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100가지 아이디어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100가지 아이디어루카 노벨리 지음/라임/192쪽/1만3천800원텔레비전이나 휴대폰, 자동차, 세탁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우리의 삶은 수많은 사람들이 내놓은 크고 작은 아이디어 덕분에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전보다 환경이 훨씬 더 좋아졌을 뿐 아니라 수명이 길어져 오래 살 수 있게 됐다.이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윤택하게 바꾸어 가는 데 공헌한 천재 발명가들과 그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인류가 맨 처음 불을 발견한 순간을 시작으로 해서 도구, 정착, 농업, 의류, 항해 기술의 발명을 거친 후, 수학과 철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천문학, 빛, 전기, 전자 기기, 자연 환경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100가지 아이디어를 선보인다.그 안에는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도 있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도 있다. ‘유레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를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볼타, 에디슨, 마젤란, 와트, 왓슨, 뉴턴, 헤르츠, 페르미, 제프리스, 노벨,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힉스까지 이 발명가들의 머릿속에서 위대한 아이디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탄생해 실생활에 적용하게 되는지 알려준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내담자가 세상과 소통하도록 ‘연결고리’ 될래요”

청아교육상담연구소는 통합예술심리에 기반을 둔 상담연구소다. 박혜진 청아교육상담연구소 대표는 어린이, 학생, 성폭력 피해자, 조현병, 관심병사 등 남녀노소 구분없이 상담을 진행해오고 있다. 박 대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12년 간 예술치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담을 해왔다”며 “상담의 핵심은 자신에게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다. 내담자(상담받는 자)의 신발을 신어본다는 생각으로 상대방 입장에서 대화를 하면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청아교육상담연구소는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데 이중 ‘내 마음 보석 찾기’와 ‘홀가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내 마음 보석 찾기는 본인의 색깔을 찾아내는 것으로 자신의 장점이나 특징을 알아본다. 홀가분 프로젝트는 똑같은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부정적이었던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상담 방법이다. 또 푸드, 놀이, 영화, 사진, 미술, 원예 등 6가지 치유프로그램은 매체를 통한 상담 방식이다. 영화치유는 영화들을 보면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거나 다양한 역할의 입장이 돼 보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치유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진을 골라 부정적인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박 대표는 “모든 치유프로그램의 기본은 본인의 장점을 찾아내고 관점을 바꿔 긍정적인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아교육상담연구소에서 가장 많이 진행한 상담 대상자는 청소년이다.성장기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지만 현대의 사회적 환경 탓에 감정들이 억눌려 있다는 것. 박혜진 대표는 “학생들 중에 정신과 상담을 하고 치료를 받는 경우가 증가 중이고, 스스로 자해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무관심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아이들의 감정은 핵폭탄과 같은 상태라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아교육상담연구소는 현재 분야별 치유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법무부의 재범 방지프로그램, 예술치유프로그램 개발, 군대의 관심병사 적응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치유콘텐츠를 개발 중에 있다.이를 뒷받침할 전문 상담사 25명도 군위에서 양성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상담사는 내담자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격려와 지지를 해주는 사람으로서 미연에 방지하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내담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우신예찬

우신예찬 ‘우신예찬’은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자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가 1511년에 출간한 책이다. 우신(愚神)이란 바보의 신이다. 우신(moria)의 어머니는 ‘청춘의 신’이고, 아버지는 ‘부유의 신’이다. 우신은 ‘도취’와 ‘무지’라는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는 우신을 예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실제로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교황과 교회 권력자, 왕과 왕족, 귀족들의 행동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풍자했다. 그는 교회의 헛된 권위와 어리석음을 조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가 물질적, 육체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순수한 영혼의 문제로 돌아가라고 했다. 이 책이 불후의 명작인 이유는 그가 주장하는 것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여기 ‘어리석은 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우신예찬을 읽으며 오늘의 정치와 권력을 생각해본다. 우신이 그러하듯 권력도 ‘도취’와 ‘무지’라는 유모에 의해 양육되는 것이 아닐까. 권력은 반드시 사람을 취하게 하며 권력을 잡은 자는 무지해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다. 우신에겐 추종의 신, 향락의 신, 무분별의 신, 방탕의 신, 미식과 수면의 신과 같은 친구가 있었다. 오늘날에도 권력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득실거린다. 이 책에는 지금 적용해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구절이 너무나 많다. “냉정한 진실보다는 달콤한 거짓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날 군주들은 나 우신의 도움을 받아 모든 근심 걱정을 신들에게 맡겨두고 듣기 좋은 말만을 하는 자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지혜와 철학은 가난하고 지질한 사람을 만든다. 지혜는 사람을 소심하게 만든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가난과 기아와 헛된 희망 속에서 천대받으며, 각광은 고사하고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광기의 힘이다. 친구들 사이에 우정의 연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도 광기의 힘이다. 뱀처럼 꿰뚫어 보는 냉철함보다는 에로스의 헤픈 정념이 진정 삶을 유쾌하게 해 주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굳게 다져주는 것이다. 달콤한 꿀을 서로 주고받으며 마음을 달래지 않는다면 어떠한 모임이나 관계도 유쾌하게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이 시대는 사려 분별력 있는 사람보다는 광기에 쉽게 휩쓸릴 수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한지도 모른다. 광기를 예찬하면서 에라스뮈스는 정치권력 집단의 허구성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그는 “최고 권력자가 일면 학식이 풍부한 참모들을 중용하는 것 같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심기를 잘 헤아리고 즐겁게 해주는 광대들을 더 좋아한다.”라고 말한다. “아첨은 낙담한 영혼을 일으켜 세우고,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무기력한 사람들을 격려하고, 둔감해진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첨은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고, 노인의 주름을 펴주기도 하고, 조언과 가르침을 칭찬으로 포장하여 왕이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넌지시 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첨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꿀이자 양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권력을 가진 자, 가지려고 하는 자에게 그렇게 맹목적으로 아첨하는 것일까.에라스뮈스가 주교나 추기경, 교황과 같은 종교지도자들에게 요구하는 참모습은 ‘노동과 헌신’이다. 재물을 탐하고, 기득권 세력이 된 그들에게 에라스뮈스는 이렇게 질타한다. “가난한 사도의 직분을 행하는데 금전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뒤돌아본다면 모든 것을 미련 없이 버리고 예전의 사도들처럼 노동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고자 했을 것이다.” 우리가 귀하게 여겨온 정직한 노동, 가족과 이웃을 위한 헌신과 희생, 타인을 향한 연민과 배려 같은 덕목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소중하고 필요한 것인가?우신예찬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옛말에 ‘같이 마시고 다 기억하는 놈을 나는 증오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를 새롭게 고쳐 ‘아, 기억하는 청중을 나는 증오한다.’ 그러므로 이제 여러분 안녕히! 손뼉 쳐라! 행복 하라! 부어라, 마시라! 나 우신의 교리에 탁월한 여러분이여.” 오늘의 가진 자와 권력자들도 그들이 과거에 내뱉은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증오한다. 하여 우신이여, 우신이여, 내 술잔을 채워라. 이 풍진 세상 그냥 박수나 치며 취생몽사 할까나.

단일민족통일국가에 대한 환상

단일민족통일국가에 대한 환상오철환객원논설위원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북핵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주요국 정상들의 동조를 이끌어내려고 동분서주하여 왔다. 단일민족통일국가라는 위업을 달성하여 우리민족끼리 잘 살아보겠다는 순수한 열정에서 온갖 수모와 오해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하지만 상이한 이념체제를 가진 나라를 평화적으로 통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연방제통일방안이다. 이러한 구상은 김대중 대통령의 지론이었고, 북한의 주장과 궤를 같이했다. 연방제는 양 체제의 과도기적 연결고리다. 남북이 합의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최종적으로 어느 체제로 갈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북한은 체제의 전투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연방제통일방안을 주장했다. 모택동 전술에 능한 북한의 눈엔 느슨한 남한의 적화는 식은 죽 먹기로 보였을 것이다. 인구에서 열세이긴 했지만 사상교육에 철저한 공산체제가 유약한 자유 민주체제를 제압한다고 봤다. 우파가 연방제통일방안을 종북 논리로 몰아붙인 연유다.그 결과는 별론으로 하고, 연방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자면 양 체제가 유사할 필요가 있다. 양 체제가 접근해야 한다면 북한체제가 바뀌길 기대하는 것보다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는 것이 더 수월한 선택이다. 헌법 제4조 위반으로 위헌이긴 하다.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혼돈은 그 과정일 수 있다. 그런 다음에 경과적으로 연방제로 가고, 종국적으로 단일민족국가로 통일하는 수순이다. 그렇게 보면 한미일 체제를 깨고나와 북중러 체제에 접근하려는 움직임과 포용경제, 소득주도성장을 위시한 사회주의 정책의 기저에 단일민족국가라는 큰 그림이 깔려있다. 통일만 된다면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할 것이란 야무진 희망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유란 바이러스와 같아서 쉽사리 박멸할 수 없는 측면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입맛대로 재단할 순 없다.북한은 한반도를 적화함으로써 체제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전쟁 준비에 매진했지만 선전·선동과 교란을 통한 체제 전복도 도모했다. 연방제통일방안도 대한민국을 적화하기 위한 통일전선전술이었다.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엔 남북 인구격차가 크지 않았고, 유일지도체제가 굳건했기 때문에 연방제통일방안의 최종승자는 공산체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북한은 내적 조건이 확 바뀌었다. 주민통제가 느슨해지고 경제격차가 확대되었지만 핵 개발이란 대어를 낚아채었다. 대한민국도 크게 변했다. 자유가 고도로 신장되었고, 경제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북한이 평화적으로 적화하기에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북한체제로 통일한다고 하더라도 세습독재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된 셈이다. 허나 북핵은 모든 변화를 압도했다. 확고한 체제유지는 물론 일약 군사강국으로 올라섰다. 어느 나라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그렇지만 자유 시장경제체제하의 글로벌 개방국가를 통합한 단일민족국가란 득템이 체제붕괴의 덫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복병일 수 있다. 자연스런 귀결이다. 그런 연유인지 김정은은 우리민족끼리란 통치담론을 국가제일주의로 변경했다. 하나의 조선을 포기한 듯하다. 북한 개정 헌법에 민족성보다 국가성을 강조한 점이 그 증좌다. 홍콩사태에서 드러난 일국양제의 한계도 하나의 조선을 폐기하는데 일조했을 법하다. 남쪽의 좌파에겐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다.상황이 급변하였다면 그 변화에 대응하여 좌파 정권도 지금까지 지향했던 큰 그림을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다. 북한을 감성적 관점에서 같은 민족의 통일 대상 집단으로 다룰 게 아니라 이웃하는 호전적인 독립국가라는 시각에서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3조(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와 제4조(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논의대상이다. 영토와 통일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파와 좌파의 대립을 발본색원하여 엉뚱한 곳에 국력을 낭비하는 일을 없애야 한다. 단일민족통일국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그릇된 신화다. 한미동맹이 삐걱거리는 판에 미북의 밀월관계가 심상찮다. 방치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을 내친 일은 타산지석이다. 명분보다 실리가 우선이다. 알량한 자존심보다 한미일의 신뢰회복이 실리이고 국익이다. 힘이 없으면 자존심도 없다.

9월,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는다

9월,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는다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세상이 뜨겁다. 연일 핫한 뉴스들이 터져 나와서다. 우선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다. 남북관계, 한·일관계 뿐만이 아니다. 미중, 미일, 북미 등의 관계도 요란하기가 그지없다. 국내 정치 뉴스들도 못지않다. 특히 조국 후보 청문회를 둘러싼 논란은 가관이다. 이성은 실종됐고 선동과 야만이 판친다.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일 갈등과 법무장관 이상으로 중요한 국가 과제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청년 취업난은 하나의 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혁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도 매우 중요한 주제다. 하지만 어느 정치인도 정당도 언론도 관심두지 않고 있다.또 하나 있다. 망국적인 지역 불균형이다. 중요한 사건이 지금 이 시각에도 착착 진행되고 있지만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이 달, 9월 중에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게 된다는 뉴스다. 지난 7월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는 5천170만 9천명이었다. 수도권 인구는 2천584만 4천명, 전체 인구의 49.98%였다. 그간의 수도권 인구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9월 중에는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계청의 인구 예측 자료다.전 국토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인 서울에 전체 인구의 20% 가까운 사람이 모여 살고 있다. 서울이 포화되고 나서는 인천과 경기도가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대구는 오래 전에 3위 자리를 인천에 내줬으며, 지금은 부산마저도 2위 자리를 인천에 뺏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있다. 급기야 면적이 11.8%에 불과한 수도권의 인구가 50%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정부 정책과 국회의 입법이 수도권의 이해와 압력을 거스르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극심한 불균형은 이미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낳고 있다. 우선 수도권의 초과밀화로 인한 비용증가와 효율성 저하다. 땅값, 집값은 물론이고 임대료와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서울의 물가지수는 뉴욕과 함께 세계 7위로 보고되고 있다. 극심한 교통난과 환경오염, 공기 질 저하도 피할 수 없다.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도 심각하게 추락하게 된다.그와 반대로 비수도권은 공동화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자리와 사회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니 청년들의 탈출 행렬은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들은 마치 루저처럼 취급받는다. 비수도권 시군들은 속속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활력이 떨어지면서 있던 기업도 떠난다. 고약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 것이다.아예 ‘소멸’을 걱정하는 지역도 부지기수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폐교는 더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대학들의 줄 폐교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지난 수년 사이 전국에서 21개 대학이 폐교됐으며, 그중 5개 대학이 대구경북에 위치했던 대학들이었다. 8월 말,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정책을 보면 비수도권 대학들의 폐교는 더 처절하게 진행될 전망이며, 대구경북 대학들도 초비상이다.물론 수도권 인구집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공화국’이란 분노섞인 비판도 오래 되었다. 비수도권은 ‘내부 식민지’고 주민은 ‘이등국민’이라는 자조와 탄식도 귀에 익다. 9월의 인구 역전 역시 예견된 일이었다. 역대 정부들도 당연히 노력을 기울였다. 블랙홀처럼 전국의 인재와 돈과 기업을 빨아들이는 수도권의 흡입력을 저지할 정도로 의지와 정책 수단이 강력하지 못했을 뿐이었다.가장 강력하게 균형발전 정책을 폈던 정부는 참여정부였다. 전국 비수도권 지역에 10개의 혁신도시를 건설해 수도권에 위치해 있던 153개 공공기관을 이전시켰다. 세종시를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건설해 중앙정부 부처를 이전시킨 것도 참여정부였다.비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수도권 인구의 증가는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그 추세는 계속되지 못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쉬운 것은 문재인정부 들어와서도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고민한다면 비수도권의 공동화를 방치해선 안된다.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국민의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망국병이라고 지탄받는 이 극심한 불균형을 외면해서도 안된다.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어서게 되는 비극의 9월, 하지만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 무심한 9월을, 착잡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벼가 익어간다. 가을이 다가왔다. 학술대회 장소로 가는 길옆, 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간다. 올해는 유난히도 추석이 일찍 찾아왔지만, 논밭의 색으로 보니 그래도 올 된 햇곡식과 과일로 차례 상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차창을 열고서 천천히 달려보며 가을의 향기를 음미한다. 코에 묻어 드는 바람을 들이키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적이라도 울리며 기차가 달려갈 듯한 철길 사이로 풀들이 자라나 있고 그 너머엔 키 큰 해바라기들이 소리 없이 영글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그리움을 간직한 채 늘 고향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반가운 나의 친구처럼.우연한 기회에 단체의 장을 맡게 되었고 그리하여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게 되었다. 뜻있는 지도자의 제안으로 그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고국의 동료들을 찾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다른 일정으로 참석을 못 하게 되어 아쉬워하다가 마침 잠깐 짬을 내어 얼굴만 보고 일어서라는 총무의 권유에 못 이겨 따라나섰다. 예정에도 없는 일정이라 마음은 불안했지만, 그래도 애초에 거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지못해 승낙한 참이었다.국제회의장 근처의 자그마한 레스토랑, 어두운 불빛 아래서 서로 간단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언제 한국을 떠나 이곳에 정착하였고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는 등, 자유롭게 자기를 알리는 시간이었다. 누가 누군지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였지만, 그중에 유독 나와 학번이 같은 이의 목소리가 귀에 박혔다. 기다랗게 앉은 테이블에서 이쪽과 저쪽 대각선으로 얼굴은 볼 수 없지만, 희미하게 들리는 그의 억양이 유난히 친근하게 들렸다. 소개하는 말투도 전형적인 서울 말씨가 아닌 경상도의 높낮이가 살짝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하는 생각에 저녁을 하고 일어서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나는 지방 oo에서 온 누구누구이다. 학번이 나와 같아서 반가워 인사하러 왔다.”라고 했다. 그러자 그가 대뜸 나의 친구 이름을 대면서 아느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바로 같은 여고를 입학했다. 여고 동창일 수도 있었다니. 같은 학교에 들어갔다가 서울로 이사 가는 바람에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도미하여 미국에서 정착, 지금껏 살았다고 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아직 경상도의 억양이 남아 있다니. 너무나 반가워서 우리 둘은 어깨를 맞대고 끌어안다가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교환하며 서로 추억을 나누었다. 수십 년도 더 지나서 만난 그와 나, 무엇이 그리도 강하게 우리 둘을 끌어당겼을까. 말의 끝에 남은 억양이었을까. 아니면 고향의 냄새였을까. 동시대를 살았다는 학번이었을까. 우리 둘을 그리도 강하게 끌어당겼을까 강한 자석처럼 말이다.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어제 만난 친구처럼 옛날을 회상하는 친구, 어쩌면 그는 수백만 년 동안 만년설로 얼어있던 거대한 뿌리의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은 아닐까. 나는 이쪽에서 그는 저쪽에서 떨어져서 같은 물길을 따라 흘러가다가 가끔씩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만나지 못하였던. 그러다가 드디어 부딪히고 나서야 알게 된 존재는 아닐까. 고등학교 시절의 영화 이야기도 비슷하다. 영자의 전성시대, 사랑의 계절, 얄개…. 모두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는 추억의 그 이름, 고국의 가을을 생각하면 언제나 그립고 그리운 풍경이라던 그. 편지함에서 나의 메일을 발견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친구들아! 명화를 보며 감동하듯이 이 가을 멋지게, 서로 살아가는 모습 가끔씩 보여주고 힐링 좀 하자꾸나.스피커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협주곡의 선율이 강물 위로 흘러 다닌다. 멋진 멘트가 이어진다.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못했다/ 점점, 단단한 눈 뭉치가 되어갔다/ 입김과 눈물로 만든”가을이 내게 속삭인다.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밝아 참으로 좋은 날이다. 이런 가을날,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나지 않던가요? 떠내려가는 빙하의 조각처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시계탑에 총을 쏘고, 손목시계를 구두 뒤축으로 으깨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최초의 입맞춤으로 돌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