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국무회의...“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만들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를 만들겠다”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극일 의지’ 다잡기에 나섰다.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현장 국무회의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는 경제 강국을 위한 전략 과제이며 한일관계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 경제 100년의 기틀을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이후 지난달부터 계속돼 온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탈일본’을 격려하기 위한 현장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생산 기업은 전체 제조업 생산과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며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이라며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것은 곧 중소·중견기업을 키우는 것이고 대·중소기업이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장기간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언급했다.특히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세계 경제와 교역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능동적 대응 전략임을 분명히 했다.문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불확실성 확대, 나아가 국제 분업 구조의 변화까지도 대비하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계속되는 세계경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필수라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문 대통령은 “이미 국산품 대체를 목표로 특정국가 의존도가 높은 25개 핵심 품목의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소재의 국산화가 가시화되고 있고 대기업과 국산 부품 양산에 성공한 중소기업이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모았다”며 “정부는 과거와는 다른 접근과 특단의 대책으로 이 같은 긍정적 변화에 속도를 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구체적으로 향후 3년간 5조 원을 투입하는 등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예산을 집중 편성하고 핵심 품목의 신속한 기술개발을 위해 2조 원 가량의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도 확정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문 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 것”...‘경제 경축사’로 비전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길 염원하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고 아직도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문 대통령은 일본이 잘못된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북한에 대해서는 평화경제를 구축해 번영을 도모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우선 북미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기에 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특히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해볼 때 이례적인 ‘경제 연설’로 주목 받았다.그동안 대통령들이 광복절 경축사로 꼽았던 주제가 ‘한반도 평화 내지’ 혹은 ‘대일 관계’ 등 관련한 과거사 문제였기 때문이다.최근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등과 관련해 한일 갈등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맞은 광복절이었던 터라 경축사 또한 ‘대일 메시지’로 예상됐었다.그러나 문 대통령은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그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한 3가지 목표로 △책임 있는 경제강국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 구축을 제시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남북 분단 극복을 토대로 ‘평화경제’를 통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확고한 뜻을 천명했다.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2045년 원코리아’라는 남북통일 비전을 제시했다.북한과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이에 기반한 남북통일 시점을 구체화한 것이다.그는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코리아(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했다.문 대통령은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며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설득했다.이는 일본의 조치에 단호히 대응하며 이를 계기로 국내 경제체질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일각에서 제기한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과 달리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을 위해 도쿄올림픽을 우호와 협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디자인회사 A’ 폭로 “자살사고 있어도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디자인 회사 A 폭로글' 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작성자는 2015년에 유명 디자인회사 A에서 일어난 '디자이너의 자살 사고'를 폭로하고자 글을 썼다고 전했다. 2015년 C매거진의 창간 멤버 디자이너로 합류하게 됐다는 작성자는 B선배와 함께 매거진의 컨셉을 잡는 작업을 했다며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시무식 당일에도 새벽 4시까지 야근은 물론이며 직송 상관 D와 임원 E는 B씨가 작업한 디자인을 족족 거부했으며 날이갈수록 피드백에는 구체적 기준이나 실체가 없어졌다고 밝혔다.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며 인격 모독적인 발언까지 들었다는 B씨는 작성자에게도 미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이후 B씨는 '선 한개도 못 긋겠다'고 토로할 정도로 부담감을 느꼈으며 런칭을 위한 가제본 마감일 전날 작성자는 B씨와 12시까지 야근을 하다 먼저 정리하고 퇴근했다.하지만 이후 B씨는 4일 동안 회사를 나오지 않았으며, 단순히 힘드시니 그만두시려나보다 생각했던 작성자는 그 주 주말 B씨가 자살하였다는 부고를 전해들었다.B씨는 모독적 발언을 한 D와 업무를 진행했으며 장례식 다음날에도 계속 야근을 했다고 전했다.작성자는 그 이후 매일같이 일을 하다 울면서 뛰쳐나갔지만 사측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며 이 사건에 대해 동료들도 모두 힘들어 했지만, 동시에 아무도 이 사건에 대해 입에 올리지 않고 사과하지 않았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A 회사의 부당한 업무 행태와 시스템 부재로 인한 착취적 노동 구조가 이어지는 것을 밝혀야겠다고 결심해 폭로했다는 작성자는 앞으로는 자신과 B씨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해당 글이 인터넷 상에 퍼지자 네티즌들은 'A 회사 어딘지 알아내야 한다'는 동시에 '우리 회사에도 괴롭힘 당하다 돌아가신 분이 있다'며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online@idaegu.com

[미주통신] 4월, 우리는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다

4월, 우리는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다이성숙재미 수필가날씨가 적당히 흐린 날은 뉴포트 비치가 좋다. 4월의 이른 아침. 해변은 건강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물속에 들어가기에는 이른 시간이고 바닷물은 아직 차갑지만 바다에는 한가득 서핑족이 떠 있다. 둑방으로 올라선다. 긴 둑방 끝에는 낚시 통을 옆에 둔 어부들이 빈틈없이 앉아 있다. 은빛 고등어가 열댓 마리씩 낚여 올라온다. 감탄을 연발하는 내게 막 고기를 잡아 올린 남자가 한 통 가득한 물고기를 거저 가져가라며 농을 건넨다. 내가 손사래를 치자 그는 그렇다면 미끼값으로 5불만 내고 가져가란다. 그의 흥정이 유쾌하다. 그 아침을 그대로 보낼 수 없어 나는 값을 치르고 고등어 한 통을 고무통째 받는다. 살아 팔딱이는 고등어를 바다에서 만나는 느낌은 특별하다.고등어가 물통을 넘어 솟구친다. 갈매기와 펠리칸이 물통 위로 배회하고 신신한 아침 공기는 바다를 배경으로 출렁댄다. 태양은 구름을 못 이겨 멀리서 실루엣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기는 더 차고 사람들 말소리는 낡은 필름 속 영화 대사처럼 더디게 들린다. 어쩌면 차원이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하다.내게 고등어를 판 어부가 웃어 보인다. 그의 굵은 주름위에는 샛노란 장난기가 묻었다. 하바나의 그 노인처럼 의지적이지는 않아도 바다를 안고 사는 그의 삶이 어쩐지 낭만으로 가득 차 보인다. 그래, ‘그의 모든 것은 늙거나 낡아 있었고 그의 파란 눈은 아침 생기에 빛나고 있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는 않지만 낚싯대 드리운 그의 눈빛은 진지하고 고기를 낚아챌 때는 바다와 내기를 하듯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운동복 마크가 새겨진 그의 재킷에는 꼬깃꼬깃 바다가 묻어난다. 정오가 되면 그는 몇 푼의 돈과 고등어를 안고 호기롭게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이윽고 그가 낚시 도구를 챙겨든다. 정오가 훌쩍 지났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찌를 내리기 바쁘게 고등어가 물려 올라오는 바람에 일어날 시간을 놓쳤다고 했다. 바닷물은 검고 깊다. 난간에 매달려 바다를 굽어본다. 육안으로도 고등어 떼가 장관이다. 과연 4월은 고등어가 제철인 때다.문학과 예술은 문명의 반작용으로 태어난다고 했던가. 물통, 낚싯대, 찌를 썰던 칼자루가 빈 고등어 통에 담긴다. 때 국물에 절은, 그가 한나절을 머물던 텐트가 접힌다. 거뭇거뭇하니 빛바랜 텐트와 낚싯대는 어부의 삶을 지탱해 온 장치들이다, ‘별빛과 달빛이 수없이 앉았다 갔을’. 하루를 정리하는 어부의 손길이 기도처럼 숭고하다.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다. 햇살에 그을린 얼굴과 깊게 패인 주름, 흰머리, 체구에 비해 단단하게 단련되어 보이는 손가락 마디는 그의 삶의 기록일 터다.잠시 머물렀던 물 마을 하바나에서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낳았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배할 수 없다던. 오늘 고등어를 낚은 어부는 내일쯤 고래를 잡을지 모른다. 볕이 들지 않는 작은 집으로 돌아가는 어부의 등에 햇살이 앉는다. 모든 것이 충만한 삶이란 도태를 의미하지 않던가. 고래를 잡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어부의 삶을 밀고 가리라. 천적이 없는 존재는 자멸하고, 배부른 돼지는 살아남지 못한다. 세포조차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형질만이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법이다. 어부의 손등에 불거진 심줄은 인류가 다음 세대에도 살아남을 것임을 보여주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다시 새벽을 기다려 집을 나서고 고등어를 거저 가져가라며 행인에게 말을 건넬 것이다. 선한 얼굴에 주름을 피우고 살 오른 고등어를 길어 올릴 것이다.어부가 지나간 둑방을 따라 걷는다. 마파람이 머리칼을 젖히자 비린내가 폐로 침투한다. 둑방 난간에는 미끼로 사용되던 조갯살과 갯지렁이가 생선 피와 뒤섞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 두께가 5㎝는 됨직한 나무 도마가 옹이 자국처럼 움푹 패여 있다.백사장에는 날개를 접은 펠리칸이 먹이를 쪼아대느라 분주하고 하늘에는 갈매기가 소란하다. 어부가 떠난 자리에 몸집 큰 갈매기가 잽싸게 내려앉는다. 파편이 된 미끼가 그의 식량이다.둑방 아래쪽으로는 새벽 어시장이 갈무리 중이다. 해산물을 팔던 상인은 좌판을 푸른색 비닐로 덮어씌우고 네 귀퉁이를 고무줄로 단단히 조인다. 새벽 장은 매주 한 차례씩 열린다. 늦깎이 손님을 기다리는 것인지 좌판을 열어 둔 곳이 두어 집 있지만 관광객 차림으로 어슬렁거리는 내게는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안쪽에서는 남자 두 명이 긴 고무장화에 빗자루를 든 채 물 고인 바닥을 쓸어내고 있다. 광장에는 특산물 수레와 야채 상인이 진을 치고 있다. 길가에는 장신구를 파는 사람, 야자수 아래서 첼로를 연주하는 사람, 마른 과일을 들고나온 아주머니, 꽃을 파는 청년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가 화사한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