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포획하나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정부가 내놓는 각종 규제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정부공공부문 등을 포함해 규제권한을 부여받은 규제기관이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때 통상 규제대상이 되는 피규제자는 일반 개인보다는 기업이나 특정 이익집단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제기관에 로비 등을 통해 규제기관이 그들을 보호하거나 협력하도록 한다. 이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할 규제기관이 오히려 피규제기관에게 포획당함으로써 규제실패(regulatory failure)는 물론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현상을 가리켜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익포획과 관계포획이다. 전자는 뇌물이나 향응 등의 대가로 감독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편익을 봐주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회전문 인사 등을 통해 형성된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사이의 인적네트워크가 전관예우처럼 특수 이익을 제공하는 통로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속칭 김영란법처럼 법제도가 정비되고 사회단체 등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는 한편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의 도덕적 해이 예방 노력이 강화돼 이런 현상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드러나는 경우가 크게 감소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규제당국이 규제포획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정책의사결정은 종합예술에 가깝다고 한다.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그것을 풀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자칫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득보다 실이 많은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통계 외에도 법제도나 전문가 의견 및 국내외 사례 등 다양한 정보 분석은 물론이고 해당 정책의 경제사회적 영향 평가 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져야 비로소 규제포획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보포획이라는 또 다른 규제포획에 빠질 수 있다. 정보포획의 경우는 규제당국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할 수도 있지만 주어진 정보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나 정책의사결정 방향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경우에 종종 발생하곤 한다. 만약 규제당국이 정보포획에 빠지게 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도입되는 규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부동산대책이나 개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부동산대책은 통계 등 정책의사결정의 기본이 되는 것들이 보여주는 현상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장과 규제당국 간 입장 차가 너무 컸다. 그러다 보니 규제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관련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규제에 영향을 받게 됐고, 정책 일관성도 훼손되는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개인 투자자에 대한 과세 방안도 마찬가지다. 증권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 방안 등은 변경됐지만 이 또한 규제 대상들의 반발을 가져와 규제당국이 의도했던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지고 말았다.최근에는 다중대표소송제도가 포함된 상법개정안,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해고자 및 실업자 노조가입 허용과 비조합원 노조임원선임 허용 등을 포함한 금융그룹 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 속칭 ‘공정경제 3법’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나 이 가운데는 해외(주로 선진국)에서 전혀 사례가 없거나 그나마 있다하더라도 이미 폐지된 법안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언론 등에 비춰진 바와 같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비정상적인 경영관행으로 공공의 이익을 저해해 온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규제가 가져올 부정적인 측면을 완전히 무시한 채 정책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다. 주요 민간 경제단체에서 대정부 건의안을 시급히 제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규제당국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아무리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지 못한 규제는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규제당국이 포획되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영·호남,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에 손 맞잡아

경북도와 전남도가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유출 현상의 심화로 소멸위기에 내몰리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양 지방자치단체는 18일 국회에서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미래통합당 김형동(안동·예천)·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과 공동 개최했다.이들은 이번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방소멸위기지역의 활력을 증진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토론회 축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소멸 위기는 국가소멸의 위기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저출생·고령화 정책과 수도권 중심의 발전전략에서 벗어나 지방을 살리는 정책으로 전환해 새로운 국가정책을 이끌어야 할 시점”이라며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지방이 재도약하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형동 의원은 “지방소멸 현상이 현실로 다가서는 지금 지방의 인구감소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국가의 주요 현안”이라며 “각 지역의 인구동태 파악, 인구 급감지역에 대한 인구유출 완화, 지역 간 큰 격차를 보이는 정주여건 균등 조성과 생활기반 확충 등을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주제 발표에서는 눈앞에 다가온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방안을 모색하고 특별법(안) 마련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지방인구위기와 대응 방향’을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연구원은 광역 지자체의 인구정책 방향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두고 “지방인구 문제의 전국화 책임을 지고 수도권/대도시의 연대를 구축해 이를 제도화 해야 한다”며 “단발성 예산 사업이 아닌 인구축소 시대에 맞는 구조적 정책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연구원은 △지역 인구변동에 대한 이해에 바탕한 정책 △인구변동에 선제적 대응 △지역 인구담당자의 인구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한 새로운 지역발전 정책’을 발표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진경 연구위원은 “범 부처 차원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지방소멸방지 중앙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성과 기능을 규정한 뒤 실무 총괄기구를 맡은 부처에 지방소멸방지기획단을 만들어 정부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경제 주체에 대한 오만한 기대는 버려라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갈팡질팡.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를 수많은 부동산 대책에 온 나라가 들썩이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7월 전국 집값은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해 새로운 기록들을 써 나가고 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만 커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초유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대체 투자처 부재와 같은 이유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처럼 강력한 대책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것에는 뭔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애당초 정책 당국의 가설이 비현실적이어서 정책효과가 발휘될 수 없었거나 일부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해 정책 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였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했는지에 아닌 지에 대해서는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작금의 부동산 시장 불안을 오로지 이들의 이기심 탓으로 돌린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정책 당국의 가설과 정책효과에는 이들의 이기심이 반영돼 있으니 그나마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을 살펴보면 정책 당국이 내세운 가장 큰 가설은 공급은 충분한데 오로지 투기세력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먼저 제시된 처방전은 투기수요 억제책으로 가수요 차단을 통해 가격 상승 억제를 꾀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증세다. 투기세력의 핵심이 다주택자이니 이들을 세금으로 압박해 주택 매도를 통한 공급 물량 확대를 유도했다. 그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가격 상승과 매물 잠김(공급 부족) 현상이었다. 그래서 몇 차례나 공급대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 니즈와의 불일치 등으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계획까지 내놓았지만 시장의 기대를 바꾸기는커녕 인근 부동산 시장만 벌집 쑤셔 놓은 형국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급기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 3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또한 전세가격 급등과 월세 전환 가속,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 조세저항 등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그동안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지금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에는 상당히 복잡한 이유들이 혼재돼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충분한 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져 왔던 점은 이제 와서 다소 정책 방향을 선회해도 만회할 수 없을 정도의 뼈아픈 정책 당국의 실수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반면에 극도의 이기심을 가진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세력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들 때문에 의도한 만큼의 정책효과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지금의 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만은 없다. 마치 영국의 경제학자 프랑시스 에지워스(Francis Y. Edgeworth)가 ‘경제학의 제1원리는 모든 주체가 오직 이기심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면서 경제학이나 경제 현상 분석에 있어서 경제 주체(개인)의 정의나 도덕에 관한 문제의 결핍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행복과 비교했을 때 타인의 행복이란,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행복만큼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도 아니다’는 것을 인정했듯이 정책 당국의 정책의사결정으로 아무리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경제 주체라도 이타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오만한 기대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이제 어느 정도 문제의 본질이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정책 당국은 늘 정책의사결정에 앞서 의도한대로 행동하는 선량한 경제 주체들이 돼주길 원하지만 각 경제 주체들은 이기심이라 해도 좋을 자신의 행복 추구가 우선이기 마련이다. 만약 앞으로도 이런 점들이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정책실패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

김석기, “원안위 원자력 전문가 비중 높여야”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경주)은 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일정 수 이상 원자력 분야 전문가를 포함토록 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을 대표발의 했다. 원안위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및 수명연장을 비롯해 원자력 안전관리 및 각종 인허가 등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국내 최상위의 의사결정 기구로서, 위원들의 고도의 과학적·기술적 판단이 필요하다.그러나 현행법에는 원안위 위원의 전문성을 강제하지 않고 있어 문재인 정부 들어 원자력 비전문가 및 탈원전인사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며 사실상 탈원전 정책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특히 지난해 12월 경주에 위치한 월성1호기를 영구 폐쇄 결정할 당시 원안위의 위원 8명(1명 임기종료) 중 원자력 전문가는 단 1명 뿐이었다.개정안은 원안위의 위원 정원 9명 중 5명 이상은 반드시 원자력 분야의 전문가가 선임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김 의원은 “현재 국내 원자력 안전과 규제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할 수 있는 원안위 위원들의 직무적합성과 전문성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며 “관련 전문가 충원을 통해 원안위가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춰야만 국민적 신뢰와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이름뿐인 더불어민주당

오철환객원논설위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단독으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15일 다시 단독으로 법사위 등 6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18개 상임위를 단계적으로 독식하려는 살라미전술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적 의사결정방법이 표결이고 표결은 통상 다수결원칙을 적용한다. 국민이 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탓이니 여당을 원망하지 말라면 야당은 비참한 처지가 되고 만다. 허나 곰곰이 따져보면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국회의원 과반이 찬성한다고 해서 국민행복의 극대화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양적 다수가 질적인 우위까지 담보해주지 못할뿐더러 선출된 대표가 신뢰할 만큼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진 민주국가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소수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타협점을 찾아 합의를 도출하는 이유다. 마지막 한 사람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모습에서 소수는 비로소 승복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다수결에 의한 표결은 최후의 수단일 따름이다. 다수의 힘으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면 외눈박이로 세상을 보게 되어 균형감각을 잃고 편견에 사로잡혀 결국 분열과 갈등으로 그 대가를 치른다. 다수의 전횡은 자만과 오만을 초래함으로써 오판과 실패의 길로 이어진다. 어느 누구도 항상 옳은 사고나 판단을 할 수 없다. 다수가 선택하는 길이라고 반드시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역사가 잘 보여준다. 따라서 다수의 힘에 의존하여 소수를 핍박한다면 더 이상 사회발전을 이끌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진보정당이 한때 다수당이 되었다고 하여 영원히 다수당으로 남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감히 소수를 배제하거나 탄압하지 못한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보다 수적으로 많다. 만약 진보정당이 소수당을 따돌리고 독단적으로 전횡한다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다. 의사결정에 임하여 다수결원리에만 의존하다보면 이성적 판단능력을 상실함으로써 소수자의 소중한 지혜를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극소수의 지혜가 역사의 수레바퀴를 바꾼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나 미래에도 변함없을 것이다. 범상하지 않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성소수자와 같이 간과하기 쉬운 사람 중에 괄목할만한 천재가 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전혀 무관해보이진 않는다. 이쯤 되면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일은 손해만 보는 배려가 아니라 길게 보아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신이 소수자를 배려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정의의 관점에서 보아도 소수를 묵살하는 다수는 옳지 않다. 실체적 정의 못지않게 절차적 정의 또한 실현되어야 참다운 정의가 구현된다. 실체적 정의가 콘텐츠의 옳고 그름을 말한다면 절차적 정의는 과정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뜻한다. 절차적으로 소수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다수결은 실체적 정의도 만족시킬 수 없을뿐더러 온전한 정의는 없다. 편의와 결과만 좇는 정치는 민주주의를 할 자격도 없다. 현 여당의 명칭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야당과 더불어, 반대하는 국민까지 더불어 함께함으로써 모든 국민과 더불어 민주주의를 꽃피우자는 의미로 읽힌다.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핀다는 교과서적인 지식 정도는 기본이다. 그렇다면 야당을 포함한 모든 국민과 더불어 국정을 운영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당도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진짜 문제는 잘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몰라서 실천하지 않는 것보다 알면서 시도조차 않는 것이 더 나쁘다. 야당과 협치를 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잘 보고 있다가 선거 때 엄중하게 심판하는 유권자의 속성을 여당은 잘 곱씹어봐야 한다. 과반의석의 힘만 믿고 오직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것이 합당하다면 국회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 과반의석을 확보하는 순간 국회의 문을 닫고 모든 결정을 다수당 마음대로 독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 타협할 필요도 없다. 표결의 결과가 뻔한 상황에서 예산을 써가며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가. 소수당 국회의원에게도 다양한 의견을 내고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국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갈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 다수당과 소수당이 국회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함께 논해야 그게 정상이다. 여당이 진정 롱런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고 함께 국정을 끌고 가야 한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나홀로독재당을 하자는 건가.

집단사고가 문제해결의 적이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1961년 4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서 망명한 1,400여 명을 훈련시켜 쿠바에 침투시켰다.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서였다. ‘피그스 만 침공 작전’이다. 미국 정부는 1960년부터 이 침공을 계획하고 자금을 제공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소련의 훈련을 받고 무장한 쿠바군에게 격퇴됐다. 불과 사흘 만에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1,100여 명이 생포됐다. 카스트로 정부는 1961년 12월 몸값으로 5,300만 달러를 받은 뒤에야 당시 사로잡은 1,100여 명을 풀어줬다. 케네디는 미군이나 그 밖의 직접적인 개입을 부정했지만 이 사건으로 미국은 쿠바에서의 주권침해행위에 대한 비판을 받게 되었고, 쿠바와 미국 간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이 사건은 결국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왜 이런 무모한 작전이 진행되었을까. 더군다나 케네디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에 내려진 정부의 의사결정 아닌가.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어빙 재니스(Irving Janis)는 ‘집단사고’에서 원인을 찾는다. 하버드대 출신 미국 최고의 엘리트가 모인 회의에서 내려진 결론이었다. 도저히 반대의견이 제시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그는 강력한 리더가 주도하는 집단이나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결론을 내릴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1986년 발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도 집단사고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당시 협력업체 기술자는 부품의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세계최고의 인재들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전문가들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 “소수의 의견일 뿐”이라며 무시해버렸다. 조직문화의 폐쇄성, 내부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가 사고를 유발한 것이다.어빙 재니스는 위의 두 사례처럼 의견 일치를 유도하는 경향이 지나쳐 비판적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집단사고라고 정의했다.일단 집단사고가 형성되고 나면 비윤리적인 결정도 이 집단 내에서는 정당화된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을 감싸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날마다 쏟아지는 의혹에도 불구하면서다. 이미 집단사고가 형성되어 있는 듯 하다. 의혹이 크든 작든, 일어날 수 있는 일부 부작용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집단의 목표나 결과를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기부금 사용처 논란이 작은 일인가? 회계처리 부실은 또 어떤가? 비싸게 사서 싸게 매각한 쉼터 문제 역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사안마다 말을 바꾸고 있다. 어느 단체보다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게 시민단체이다. 몰랐다고 해서 넘어가거나 단순한 운영상의 미숙함으로 보기에는 너무 고의성이 의심되는 일들이다.사실 집단사고는 그 집단 구성원 다수 혹은 리더의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내부적으로 얽힌 관계 혹은 그 동안 함께 해온 의리로 굳게 다져져 조직 밖의 사람들을 배척하게 된다. 어빙 재니스는 그가 펴낸 ‘집단사고의 희생자들’에서 집단의 강한 응집력과 강력한 지도자가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딱 맞는 말이다.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한 사람에 의존해온 시민단체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폐쇄적인 이런 조직 내에서는 개인으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할 행위들조차 죄책감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문제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집단사고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이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점을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다. 민주당은 의혹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윤 당선자를 옹호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오히려 진상규명을 앞장서서 촉구하고 나서야 할 일이다. 자칫하면 정의기억연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애써 온 30년 활동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어서다. 기부금 운용에 대한 문제 제기를 친일프레임에 가둘 수는 없다. 불투명한 회계는 잘잘못을 따져 바로잡으면 된다.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수십년 간의 이 단체 활동성과는 지켜내야 하지 않은가. 그 지름길은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대구 현안 다양하게 제기된 대구시의회 5분 발언

대구시의회(의장 배지숙)는 29일 오전 10시 제27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황순자, 강성환, 윤영애, 이진련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실시하고 ‘대구시 시민공익활동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29개의 안건을 처리한 후 폐회한다.이날 5분발언에 나설 황순자 의원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안전한 자전거도로 환경조성을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망 확대 구축과 공유 자전거사업을 확충할 것을 촉구한다.황 의원은 “대구의 경우 수송부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자체발생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전기, 수소차량 등 친환경 교통수단과 차량 2부제 시행 등을 시행하여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서울시의 경우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도 옆 일부공간을 할애하는 기존 자전거 도로망에서 탈피하여 차량과 보행자가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자전거도로를 계획하고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는 서울시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여 이용률이 높은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강성환 의원(교육위원회, 달성1)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재·세천 지역과 달성군청소재지 금포리 주민들이 편리하게 철도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 지역을 경유하는 대구산업선 철도역 신설 및 노선 변경을 촉구한다.강 의원은 “대구산업선 철도계획이 기존에 계획된 노선과 같이 와룡산과 금계산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확정된다면 서재·세천지역과 달성군청소재지 금포리 주민들은 철도노선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며 “대구산업선 철도기본계획에 이 지역을 경유하는 철도노선 변경과 신설역사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강 의원은 또 “다사읍과 서재·세천지역의 인구는 2020년 현재 9만 1천명으로 연평균 6%로 증가하였고 성서5차 산업단지는 104개 입주업체에 4천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인구 유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도로인프라 시설이 열악하고 시내버스 노선도 부족한 실정으로 주민과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철도노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윤영애 의원(기획행정위원회, 남구2)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재난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유행에 대비한 선제적인 방역체계를 마련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한다.윤 의원은 “대구시가 지난 두 달여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봉사자 수당지급 문제 등 행정 집행이 지연된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하며, “대구시는 재난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별도의 위임전결규정을 마련하여 행정과정에서의 의사결정단계를 최소화하고 동시에 적극 행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윤 의원은 또 “급할 때 일수록 정도를 지켜야 한다”면서 ‘대구사랑상품권 사업’을 예로 들어 “집행이 입법과정을 선행하지 않아야 하며 긴급한 상황일수록 정확한 행정과정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의원은 특히 “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여름이 지난 후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번 감염병 사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2차 유행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김병준 통합당 전 비대위원장 “문 대통령은 사과부터 해라”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5일) 대구를 찾은 대통령이 여러 가지 조치들을 쏟아 놓았다"면서 " 문제는 진정성인데 그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면피성의 조치로 들린다"고 이같이 주문했다.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진정성있는 사과와 관련,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심각성을 안 다음에도 입국금지 등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대 중국관계나 총선만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사과드린다”는 예시문까지 제시하며 거듭 맘에 우러난 사과를 촉구했다.김 전 위원장은 이어 “사실 우리는 높은 수준의 방역능력을 가지고 있다. 방역체계도 잘 갖추어져 있고 의료진이나 담당 공무원의 질도 높다. 손 소독제가 도처에 늘려 있는 등, 민간부문의 협력도 세계 최고수준”이라며 “대통령을 비롯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엉뚱한 생각이나 엉뚱한 짓만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런데 이게 뭔가?”라고 반문했다.그러면서 “국민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나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나 할까? 내기를 건다면 안다는 쪽이 아니라 모른다는 쪽이다. 짜파구리 파티나 하고 있었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경제상황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이 최고점에 달하고 있는 등, 청와대가 지닌 문제점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비판의 날을 바짝 세웠다.김 전 위원장은 특히 “알다시피 ‘코로나 19’는 전염병으로서 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와 생산 모두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민생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민이 느끼는 고통과 두려움이 그만큼 복합적이라는 뜻이고, 그 무게와 깊이 또한 무겁고 깊다는 말이다. 문제 위에 문제가 겹치고, 그 위에 또 다른 문제가 덮치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 눈에 이것이 보이겠나? 늘 고용지표도 좋고 경기지표도 좋다고 이야기해 온 터다. 문제가 제대로 보일 리 없고, 그로 인한 복합적 두려움과 고통이 느껴질 리 없다. 길어야 몇 달, 방역이나 뭐다 하며 떠들고, 돈 좀 퍼붓다 보면 지나 갈 보건위생의 문제 정도로만 보일 것”이라고 보다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그러면서 “당신들이 망쳐 놓은 경제, 그것 때문에 ‘코로나 19’가 당신들이 상상하고 있는 것보다 몇 배 몇 십 배 더 국민을 힘들게 한다고. 제발 눈 좀 뜨고 문제를 제대로 보라고. 이 상황에도 입국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는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누구든 대통령을 보면 말 좀 해 주었으면 한다”고 역설했다.한편 김병준 전 위원장은 앞선 비오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진도 아니고, 정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도움이 되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토로하며 비대위원장 시절, 적지 않게 지적하고 비판했지만 더 세게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털어놓았다.그러면서 “(27일)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의미 있는, 대단한 그 무엇을 할 수는 없지만 그냥 그러고 싶다”면서 “(대구경북은) 이 나라가 어려울 때 마다, 위기에 빠질 때 마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그 어려운 역사의 맨 앞에 서왔다.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생동과 희망의 에너지를 같이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낯선 환경에서 재발하는 트라우마 막을 수 있다

한국뇌연구원 구자욱·이석원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공포기억 재발에 대뇌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제1저자는 주빛나 연구원이다. 후두정피질은 뇌의 뒤쪽 정수리에 있는 두정엽의 일부로, 공간적 추론이나 의사결정 판단 등 고위 뇌인지 기능에 관여한다.이번 후두정피질에 관한 연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사고, 폭력 등을 경험한 이후에도 반복적인 고통을 느끼는 증상으로 환자들은 처음 사건발생 장소와 비슷한 곳에만 가더라도 트라우마가 재발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고통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등 재난을 겪은 생존자들이 새로운 배를 못 탄다거나 다른 지역의 지하철조차 타기를 꺼리게 되는 것이 예다.연구팀은 실험용 마우스에게 특정 소리를 들려준 뒤 전기충격을 함께 줌으로써 청각공포기억을 형성한 후, 새로운 환경에서도 같은 소리를 들려줬다.그 결과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은 마우스는 두 장소 모두 똑같은 공포반응을 보였지만, 약물을 처리하거나 빛을 쬐어 후두정피질의 활성을 억제한 마우스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포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뇌연구원 구자욱·이석원 박사는 “그동안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던 후두정피질의 역할을 새로이 규명하였다”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나 공포증 환자의 공포기억 재발을 막는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국뇌연구원은 2016년 대뇌피질융합사업연구단을 발족해 대뇌 후두정피질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사회성 및 인지행동과 관련된 동물모델 연구를 지속하여 2026년까지 후두정피질 중심의 ‘행동-활성 뇌지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Brain’ 2월호에 게재됐다.김창원 기자 kc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