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관광기념품 대상…이재호 ‘반야월 연꽃세상’

이재호씨의 ‘반야월 연꽃 세상’ 이 제22회 대구관광기념품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대구시는 ‘제22회 대구관광기념품․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 우수 입상작 45개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다고 16일 밝혔다.공모전에는 총 83점(기념품71, 디자인12)이 접수돼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대상 1, 금상 1, 은상 2, 동상 3, 장려상 5, 입선 33명으로 총 45개 작품을 선정했다.올해는 대구의 특색 반영, 경제성, 실용성뿐만 아니라 특히, 유통 및 상품화 가능성 등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심사 및 선정했다.대상으로 선정된 ‘반야월 연꽃 세상’은 반야월 연꽃의 봉오리, 연잎, 연밥(열매)이미지를 정교히 가공한 은가공 장신구, 생필품으로 실용성, 예술성 등이 잘 표현된 작품으로 국내 최대 연근 재배지인 대구를 잘 표현한 최고작품으로 평가받았다.금상은 전국 최대 연근 생산지(30%)로 동구 안심창조밸리의 반야월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연근가루 함유한 소면국수세트 작품인 ‘반야월 연동네 연근 국수 세트’(정현정 작)가 선정됐다.은상에는 목어(공효생 작)와 연근을 품은 기차 빵(이지연, 한만태 작)이, 동상에는 반야월 연꽃(조명환 작), 리얼 통기타 기념품(김승원 작), 대구능금의 추억(노정숙 작)이 선정됐다.장려상에는 신천 수달의 하루(박세동, 김주남 작), 시집가는 날(김상효 작) 등 5개 작품이 선정됐다.우수 입상작에 대해 ‘2021대한민국 관광공모전’ 출품 등 지원과 지역 판매장 연계 판로 지원, 도록제작 홍보 등과 연계해 후속 상품화, 홍보 등을 지원한다.입상작들은 18~2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서 전시된다.대구시 박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입상작들은 ‘대구 관광스타트업 육성 공모전’ 등과 연계해 우수 입상작 관광기념품이 관광콘텐츠 창업으로 연결되도록 지원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대구 논공농협, 농협중앙회 선정 상호금융대상 수상

대구 논공농협이 농협중앙회가 전국 1천118개 농협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해 장려상을 수상했다.상호금융대상은 전국 지역 농·축협을 대상으로 건전결산을 통한 경영내실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재무관리, 고객관리, 사업실적, 직원 역량강화 등 신용사업 전 부문을 평가해 우수 농축협을 선정하는 제도다. 이의현 조합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신 고객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의성군, 전국 도시민 농촌유치지원사업 성과평가 장려상 수상…경북 시·군 중 1위

의성군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도시민 농촌유치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도시민유치지원사업은 전국 77개 시·군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귀농·귀촌 인구유입을 목표로 도시민유치사업 실적과 귀농·귀촌 유치 프로그램 운영 등 1년간 성과를 평가하여 최종 10개 시·군에 대해 포상과 상금을 지급한다.의성군은 이번 성과평가에서 경북도 내 시·군 중 1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장려상을 수상했다.의성군은 지난해 귀농인 대상 기초영농기술교육, 일대일 멘토멘티 기술교육, 영농체험현장학습 등 농업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을 진행해 초보 귀농인의 농업경쟁력을 높였다. 또 마을단위 융화교육, 귀농·귀촌인 재능기부와 사랑의 김장 나눔 등 지역 화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군민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귀농정착지원사업, 이사비용지원, 정착지원금 지급, 영농기반조성사업 등 귀농인의 농업기반 확보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했다.김주수 의성군수는 “베이비부머 은퇴와 청년 농업인 육성기회 증가 등 귀농·귀촌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인 만큼 ‘귀농하기 좋은 의성’이 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영진전문대, 대학생 전시디자인 공모전 대상·최우수상 등 차지해

영진전문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계열이 ‘제8회 대학생 전시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장려상을 한꺼번에 차지했다.한국전시산업진흥원, 한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대학생 전시디자인 공모전’은 대학생들의 참신한 전시디자인 아이디어를 발굴, 국내 전시산업 발전과 활성화를 도모하고 전시디자인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전국 단위 2·4년제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대회다.이번 공모전에서 영진전문대 ‘다있음’팀(천인욱·황보혁·최소희·아메드 비파샤, 2학년)은 ‘dyson,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을 이끌다!’라는 작품으로 전시시스템 부스 분야대상의 영예를 안았다.또 ‘큐리오시티’팀(진민상·김규랑·박채린·장윤서, 2학년)은 디자인부스 분야에서 최우수상인 ‘한국전시산업진흥회장상’을, ‘도원결의’팀(정예진·김나희·이희재, 2학년)은 디자인부문 장려상인 한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장상을 각각 차지했다.이번 공모전은 ‘코로나 상황에서의 새로운 전시방식 제안’이라는 전체 주제 아래 디자인부스 분야와 전시시스템 부스 분야로 나눠 작품을 공모했다.대상을 차지한 천인욱(2학년)씨는 “전시시스템의 구조적인 이해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전시 진행 방식에 대한 방향 설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영진전문대 건축인테리어디자인계열은 마이스산업(MICE)의 한 축인 전시분야 디자이너 인재 양성에 나선지 5년 만에 4차례나 대상을 차지하는 등 전국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다.영진전문대 이지훈 건축인테리어디자인계열 부장은 “탈지역형 취업전략 차원에서 전시디자인반을 의욕적으로 개설, 지금까지 놀라운 성장세와 경쟁력을 갖췄다”며 “내년부터는 별도 전공인 전시디자인전공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대회 시상식은 내년 1월 중에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입상작은 한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1월5일부터 온라인 전시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도서관, 독서클럽 시상식 개최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도서관은 지난 3일 연마관 국제회의실에서 남성희 총장을 비롯한 재학생과 교수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서클럽 시상식을 가졌다.지도교수 1명과 학생 4~6명이 한 팀으로 참가한 이번 대회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주제도서 2권을 선정해 읽고 자유주제로 토론 후 독서리뷰와 토론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총 35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상에는 간호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라온제나 2020’이 차지했고, 우수상은 ‘Reader’s talk’(작업치료과), ‘책벌레’(식품영양과), ‘다독다독’(임상병리과)이 각각 차지했다.장려상에는 ‘독서클Love’(사회복지과), ‘독서삼도’(간호학과), ‘민들레’(간호학과), ‘황우리’(임상병리과), ‘돌솥비빔밥’(간호학과), ‘가람휘’(뷰티코디네이션과) 등 모두 10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최우수상을 수상한 ‘라온제나2020’ 박은수씨는 “독서토론을 통해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의 차이와 다름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달았다”고 전했다.대구보건대 이용덕 인당도서관장은 “재학생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독서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영남대, ‘극한환경 드론 경진대회’ 열어

영남대 링크플러스(LINC+)사업단이 지난 10일 제1회 대구·경북 LINC+극한환경 드론 경진대회를 열었다.이번 대회는했다.영남대 풍동실험실(G17)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6개 대학에서 9개 팀 총 27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이날 대회에서는 정해진 규격의 드론을 사용해 일반과정, 특수과정(시야범위 밖 비상착륙, 주행)을 수행하는 본경기와 공중에서 스펀지 공을 피하는 번외경기로 진행했다.대회 결과 영남대 팀이 대상을 차지했으며 우수상에는 경운대와 대구한의대가, 장려상은 경일대, 대구대, 안동대가 차지했다. 이밖에도 대구한의대와 영남대가 안티드론 회피상을 각각 수상했다.이번 대회를 진행한 영남대 LINC+사업단 배철호 단장은 “이번 대회가 돌풍이나 긴급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대구 배달앱 구축 사업…기발한 아이디어 기다려요

대구시는 오는 30일까지 ‘대구 배달앱 구축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대구 배달앱, 현실이 되는 상상 제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이벤트 공모형과 정책아이디어 공모형으로 진행된다.이벤트 공모형은 내가 원하는, 내가 상상하는 배달앱의 모습을 슬로건, 그림, 영상 등 자유로운 형식이다. 정책아이디어 공모형은 대구 배달앱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및 정책아이디어다.공모전에는 지역, 나이에 제한 없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대구시 홈페이지에서 참가 양식을 내려 받아 A4 내외 분량으로 작성해 30일 오후 6시까지 이메일(banban2016@naver.com)로 제출하면 된다.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는 ‘대구 배달앱 실무추진단’ 심사를 거쳐 내년에 시행될 대구 배달앱 구축 과정에서 적극 반영된다.대구시는 심사를 통해 이벤트 공모형은 △금상(1명) 150만 원 △은상(1명) 90만 원 △동상(1명) 50만 원 △장려상(20명) 각 5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수여한다.정책아이디어 공모형은 △금상(1명) 100만 원 △은상(1명) 70만 원 △동상(1명) 40만 원 △장려상(20명) 각 5만 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정양자 ‘백산가에 뜬달’

굴뚝에서 피어난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듯하더니 주흘산을 향해 허리를 굽힌다. 낯익은 냄새가 코끝에 스며든다. 달덩이가 망댕이가마 속에서 떠오를 채비를 하는 걸까. 열기와 사투를 벌이는 것은 아닐까. 입술 앙다물고 어금니를 질끈 깨물며 각기삭골(刻肌削骨)의 시간을 견디느라 밤잠을 설쳤으리라.문경 초입에 들어서니 조령천변 운무가 화들짝 가슴에 안긴다. 계곡에 부는 산바람과 더불어 닿은 곳은 국가 무형문화재 전수관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이라고 쓴 석조 조형물이 눈앞에 들어온다. 조선 영조 이래 300년 맥을 이어온 사기장인 백산 김정옥 도예 명장의 전수관이다. 어디선가 발물레 돌아가는 소리가 바쁘게 들린다.작업장에 들어서니 수비를 거친 흙덩이를 치대는 도공의 숨소리가 거칠다. 꼬박밀기에 여념이 없다. 흙과 흙 사이에 한 점의 공기도 남기지 않기 위해 발뒤꿈치에 온 힘을 쏟는다. 전통을 이어온 세월의 마디가 보이는 듯하다. 손으로 치대고 발로 밀기를 반복한 꼬박을 발물레 위에 올린다. 이제부터는 뜨거운 가마 속에서 산통을 잘 견디고 옥동자를 출산하기 위한 기도의 시간이 아닐까.명장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한쪽 발로 물레를 차면서 혼을 불어넣는 아버지가 달의 반쪽을 빚었다. 다른 반쪽은 아들이 만든다. 수천 번의 손놀림으로 부자의 반쪽이 완벽하게 만들어졌을 때 하나의 달항아리가 된다. 선선한 바람과 그늘에서 여러 날을 지새우고서야 단단하게 밀착되어 한 몸을 이룬다. 1,300도를 오르내리는 불가마 속에서 온전한 달로 탄생하기 위한 숙려의 시간이 될 게다.불 흐름이 좋아야 훌륭한 도자가 나온다 했던가. 명장은 봉통 앞에서 1차 소성을 위해 적송으로 피움불을 지핀다. 인간의 힘으로 해독하지 못하는 불의 세계가 아닌가. 나무가 귀한 시절엔 등가죽에 붙은 배를 안고, 지게에 소나무 한 짐을 지고 산에서 내려오려면 몇 고개를 넘어야 했을까. 장작을 던지고 삭이며, 붉고 푸르다가 투명하고 맑은 불이 되기까지 도공은 불보기로 날이 밝는다. 가마 속에는 불과의 사투에 살아남기 위한 도자의 묵언 수행이 진행 중일 것이다.돼지머리와 곡주로 가마 성주님께 경배를 올린다. 도자가문에 이어온 전통의식일 게다. 망댕이가마 속에서 잘 견뎌주기를 바라는 나약한 인간이 신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아닐까. 오묘한 불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편인지도 모른다.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생명의 신비에 숙연해진다.흙과 불이 빚은 도자는 거짓이 없다 했던가. 초벌구이를 마치고 달달한 유약으로 옷을 입힌다. 불과 마지막 사투를 벌일 채비에 분주하다. 욕심과 집착을 멀리하고 다시 기다림의 시간이다. 올곧고 소박한 주인의 심성을 닮은 달항아리의 출산이 눈앞이다.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이라 했던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는 명장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야 비로소 빛을 보고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리라. 뜨거운 가마 속에서 사투를 벌이면서 잘 버텨야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듯 도공의 삶 또한 그렇지 않은가.오래전 겪었던 악몽이 되살아난다. 어느 해 스산한 봄날,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비보와 맞닥뜨렸다. 걷기는커녕 몸을 가누지도 못한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가 척추 신경 다발 손상 없이 수술하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단다. 웬 날벼락인가. 하반신 마비가 올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반나절 내내 수술실 문 앞에서 간절하게 기원했다. 아들이 걸을 수만 있다면 더는 욕심을 부리지 않겠노라고.“수술 잘 됐습니다. 걸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집도의의 표정이 환하다. 발을 디딜 수 있는 것이 어딘가. 당연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닫는다. 온몸에 두르고 있던 집착과 욕망의 그물을 벗어 던지는 순간이다.사람의 표정은 마음이라 했던가. 나이가 들면서 더욱 확연하다. 짐의 무게에 따라 깊고 얕은 자국을 만드는 수레바퀴처럼 지나온 흔적은 감출 수 없는 것 같다. 독경으로 하루를 시작한 것이 어언 이십여 년이다. 합장하고 마음을 내려놓는 기도가 자신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쉼 없이 정진한다. 거울에 비친 나의 낯빛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는 것 같다.끊임없이 미를 추구하던 우리의 선조들이 아닌가. 보름달처럼 둥글고 눈과 같은 순백의 백자 달항아리는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게다. 간결하면서도 기품이 넘치고, 안기고 싶은 후덕한 자태가 예나 지금이나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망댕이가마 속에서 휘영청 둥근달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무아의 경지에 이른 도공만이 빚을 수 있는 달이다. 생의 기쁨을 맛보기 전에는 한 줌의 흙이 아니던가. 소박한 우리의 삶을 담아 낸 듯하다. 수백 년 시간을 건너온 명장의 혼은 지칠 줄 모르고 오늘도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도공의 넋이 문경에서 익어가고 있다.하안거를 마친 수도승의 얼굴이 달항아리에 어린다. 불가마 속에서 방하착(放下著)하며 견딘 시간이 헛되지 않았던가 보다. 초벌에서 비우고 재벌에서 비우고 항아리 속에는 남은 게 없다. 명장의 투명한 낯빛이 땅 위에 훤하다. 주흘산 너머에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른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정양자 ‘백산가에 뜬달’ 당선소감

당선 문자를 받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가슴 속은 마구 쿵쾅거렸습니다. 뒤이어 복받쳐 오르는 울컥함은 더욱 참을 수 없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아 응모하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이제는 방향감각을 찾은 듯합니다.길을 모르고 길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해독하지 못하는 이정표로 방황한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의 모서리에 쓸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강을 건너며 헤매기도 했습니다. 머리에서 엉킨 이야기들을 문장으로 옮기지 못하고 행간에서 서성이는 긴 시간도 있었습니다.글을 쓰는 일은 나를 비우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단단한 뼈대를 세우고 반듯한 모양새를 갖추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부족한 글재주는 폭넓은 독서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들고 수필로 풀어내려합니다. 격려의 뜻으로 주신 상을 마중물 삼아 보다나은 작품으로 잦아 올려보겠습니다. 더욱 관조하는 자세로 저만의 색을 입힌 글밭을 일구어 나가겠습니다.저의 작품에 격려의 눈 맞춤을 보내주신 심사위원님 고맙습니다.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대구일보사장님 그리고 관계자님께 감사드립니다.경북문화체험과의 인연도 소중하게 여기며 좋은 작품을 빚어낼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부산출생△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세명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임길순 ‘마지막 주모’ 당선소감

수필은 인연을 풀어나가는 일입니다. 어딘가에 가서 장소를 만나는 것도 장소와 나와의 인연입니다. 그곳에서 우리 역사를 만나고 문화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 지혜를 배웁니다.사람들 속에 나를 넣으면 어느 빛이 나올까요. 달항아리 같은 빛이 나올까요. 아니면 검푸른 파도 빛일까요.때때로 사람을 만나서 슬픈 추억을 만들고 아름답게 헤어졌던 기억은 꽃으로 말하면 어느 꽃일까요. 상사화일까요. 배롱꽃일까요.삼강 주막에서 만난 이야기도 그런 소중한 인연 중에 하나입니다.역사, 문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숨 쉬는 삶을 만나는 일. 이것이 제게는 수필입니다. 달항아리 같은 수필을 쓰고 싶은 제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은 열정을 주었습니다.부족한 제 글을 뽑아 주신 대구일보 심사위원님께 감사합니다. 달항아리 같은 수필을 쓰도록 노력하면서 보답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충북 제천 출생△동국대 불교대학원 선학과 졸업△한국문인협회 회원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임길순 ‘마지막 주모’

삼강주막 툇마루에 걸터앉아 속절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일까? 이 비는 그칠 줄도 모른다. 유난히도 긴 장마다. 나루터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조차 비를 머금어 후텁지근하다. 한때 보부상들과 사공들로 북적였던 이곳은 이젠 전설처럼 이야기만 전해올 뿐 예전 일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 많은 나그네는 다 어디로 흘러간 것일까?“주모, 여기 막걸리 한 통 주시오.”부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늙은 주모가 화들짝 놀라 황급히 술상을 차리고, 막걸리 한 사발에 얼굴이 불콰해진 길손들의 왁자한 삶의 애환들이 환영처럼 허공으로 흩어진다.30대 초반에 남편과 사별한 유옥연 주모가 자식들을 건사하기 위해 60여 년을 운영했던 예천 삼강주막. 소금과 쌀을 싣고 온 상인들과 보부상들, 한양으로 과거 시험을 보러 가던 선비들은 이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밤새 고달픈 세상사를 이야기했다. 농사에 지친 동네 사람들에겐 목마르면 달려와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가던 사랑방이었다. 그 밤, 과거를 보러 가던 이는 간절하게 장원급제를 염원했을 것이고, 상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이 비싼 금으로 팔리기를 기도했을 것이다.2005년 ‘경북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된 삼강주막은 120년 전인 1900년에 지어졌다. 당시 조선에는 12만여 개의 주막이 있었다. 그렇게 호황을 누리던 주막들은 일제의 간섭으로 1919년엔 7만여 개, 1930년엔 5천여 개로 줄어들다가 이제는 낙동강 칠백 리에 유일하게 삼강주막 하나만 남게 되었다. 주막의 마지막을 지켰던 유옥연 주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가 2007년에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장날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룻배가 들고나던 삼강나루. 그 옆에서 죽을 때까지 주막을 지키며 고달픈 길손들의 안식처가 되었던 유옥연 주모 할머니. 그녀는 신분을 초월한 모든 이의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허기진 이에겐 국밥을 말아주고 잠자리가 필요한 이에겐 좁은 방 한 칸을 내어 주어 객고를 달래게 했으니…. 소금을 팔러온 보부상이든 과거를 보러 가던 권세 높은 집안의 자제든 주모에게는 다 똑같은 나그네였을 터이다. 그녀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은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훈장이다.문득 도선사 공양주였던 J 보살의 한스러운 삶이 떠올랐다.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스님과 불자들을 위해 정성스레 공양을 지어 올리던 J 보살. 예천 명문가의 종부였던 그녀는 나이를 초월한 나의 오랜 도반이었다. 서울에서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하는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 그녀에게는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없었다.아들이 열 살 때였다. 하루는 집에 스님이 탁발을 하러 왔다. 그녀는 재빨리 광으로 달려가 항아리에 담겨있던 하얀 햅쌀을 정성스럽게 떠서 스님 걸망 가득 넣어 주었다. 스님은 물끄러미 아들을 바라보았다.“아들을 어디 멀리 양자로 보내세요. 그래야 아버지가 명을 잇게 됩니다.”스님은 그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마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라 그녀는 애써 외면했다. 그런데 몇 년 뒤, 남편이 집으로 오던 길에 객사를 한 것이다. 집안의 자존심이자 동네의 자랑이었던 남편은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고 말았다. 망연자실한 그녀는 탁발 나왔던 스님을 원망했고 독실하게 믿었던 불교와도 등을 돌렸다.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건 스님의 말을 듣게 된 아들이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가슴 속에 한을 품고 사는 게 문제였다.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올라와 하숙을 치기 시작했다. 고향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들 가슴에 맺힌 운명의 굴레를 조금이라도 풀어 줄 것이란 신념 때문이었다. 아들은 뼛속까지 맺힌 원망을 공부로 한풀이를 했고, 명문대에 합격한 건 당연한 결과였다.대학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 취직을 하게 된 아들의 첫 근무지는 유럽이었다. 이제는 아들이 홀로 자신의 인생을 헤쳐 나가게 되었으니 자신이 할 일은 다한 것 같았다. J 보살은 아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숙집을 정리한 후 도선사로 들어가 공양주가 되었다. 속세와의 연을 끊고 끝없이 공덕을 쌓는 보살행(菩薩行)을 실천한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동안 등 돌렸던 부처님께 속죄하는 길이라 여겼다. 모든 것을 초월한 듯, 온 정성을 다해 끝없이 절을 하던 보살의 모습에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다.가만히 주막의 부엌을 들여다본다. 황토로 된 벽에는 지워지지 않은 수많은 금이 빗살무늬 토기에 그려진 무늬처럼 어지럽다. 누군가가 지고 간 외상값을 글을 모르는 주모 할머니가 자신의 방식대로 표시한 외상장부다. 막걸리 한 잔은 가로로 짧은 금 하나, 막걸리 한 통은 긴 금 하나, 외상값을 갚으면 세로줄을 그었다. 할머니가 죽고 난 후에도 이렇게 많은 금이 지워지지 않은 걸 보면 길손들에게 외상으로 밥과 술을 주었던 그녀의 애잔한 마음 씀씀이가 짐작이 간다.J 보살도 그랬다. 몇 달씩 하숙비를 못 내는 학생에게도 차별 없이 고봉의 밥과 반찬을 해 먹이며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게 했다. 그렇게 그녀는 시골에서 올라와 힘겹게 공부하는 하숙생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절을 찾는 신도들에게도 늘 넉넉하게 인심을 베풀었다. 다른 이에게 베풀고, 또 베푸는 것이 운명의 실타래를 푸는 길이라 믿었다.J 보살 49재 날, 그날도 이렇게 비가 퍼붓고 있었다. 이국을 떠돌면서 생활하던 J 보살 아들은 꿈속에서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어머니 모습을 자주 보았다고 했다. 어머니의 눈물겨운 기도와 공덕으로 오늘날의 자신이 있다며 눈시울을 적시던 J 보살 아들.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고향에 묻힌 어머니 산소에 참배하고 오는 길에 꼭 삼강주막에 들러 국밥 한 그릇 먹고 간다는 그. 그는 이 주막의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연 할머니의 삶이 평생을 아들인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만 살았던 어머니와 닮았다고 했다. 빗줄기 속에서 들리던 그의 목소리는 비보다 더 습한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비가 그려 놓은 삼강나루 안개 사이로 황포돛배를 젓는 사공의 환영이 보인다. 그의 원망과 그리움이 사공이 젓는 뱃길을 따라 사라지길 기원해 본다. 아니 어쩌면 나의 도반 J 보살은 저승에서도 아들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지 않을까?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유종인 ‘운문사(雲門寺)와 어머니’

가을 속에 여름이 갈마들어 있다. 그 여름 염천 뙤약볕 속의 짙푸른 은행나무를 보면서도 내심은 달포가 좀 더 지나면 샛노란 황금나무로 물들어 있을 그 휘황찬란함을 떠올렸다. 그러니 저 황금빛 노랑의 갈무리 속에 저 여름의 진초록 생색이 다스려져 있다.어머니의 생전에 한 번 다녀왔으면 싶어 내심 점지해 둔 곳이 운문사 도량이었다. 그 경내의 늦가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의 정취를 당신 눈 안에 넣어드리고 싶었다. 수백 년 된 샛노란 노거수(老巨樹)는 당신이 보셨더라면 저승에 가셔서도 눈에 삼삼하니 수시로 아들 생각을 하기에 맞춤한 선처가 아니었을까. 사람으로 치면 지워지지 않는 눈부처 같았을 것이다.혼자 갔지만 어머니 생각이 오롯하니 내 마음에 팔짱을 끼고 풀지 않는 듯하다. 남들은 모를 것이니 혼잣말처럼 당신한테 비구니 스님들 출타한 선원(禪院)의 정갈함도 얘기하고 근동의 채마밭에 울력 간 스님들 수다 떨며 돌아오는 모습도 귀띔해 드리고 싶다.누구는 휴대폰 통화를 하는 줄 알 것이지만 나는 그것 없이도 광대역의 주파수 같은 속종으로 이승과 저승을 너나들이 내통하는 심정이다. 내가 느끼고 전한 대로 고스란히 귀 기울여 들어주실 거라 여기는 큰 은행나무의 가을이 통째로 당신께 전송되는 듯하다.웅장하고 듬쑥한 황금나무였다. 유독 맑은 날이었으면 제 그림자에 은행나무는 노란 은행잎으로 진솔의 옷 한 벌 해 입히느라 황금의 조락이 자자하다. 올 한 해 늙고 높은 나무에 초록을 입히느라 수고했어. 샛노란 쪽매의 잎들로 모자이크하듯 촘촘히 천상의 황금 옷을 지상의 그림자에 가붓하게 내려 입히는 수순이 가으내 깊어간다. 봄부터 여름, 초가을까지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준 보답이라도 하듯 제 나무 그림자에 황금 옷을 해 입히는 듯했다.나는 자꾸 혼잣말을 주워섬긴다. 어머니 당신은 어떤 특별한 장치가 없이 아들의 말을 고이 들으실 듯하다. 그럴 때 노거수(老巨樹) 은행나무 아래만이 당신과 통하는 내 이승의 오롯한 현주소인 양 환한 적막 속이다. 천지간(天地間)을 크게 벌리고 있는 은행나무는 크나큰 침묵의 신목(神木)인 양 늠름하고 장엄하다.어머니는 내가 주워섬기는 말을 말없이 듣고 가만히 미소 짓고 무심한 듯 흘리시고 깊이 품으실 것이다. 후드득 떨어지는 은행잎이 내 어깨를 감싸듯 치며 바닥에 떨어졌다. 허공의 황금빛이 땅의 황금빛으로 환승하는 순간엔 말문이 탁 막히며 그저 천지간(天地間)의 조화를 당신과 함께 해찰하듯 바라보고 싶었다. 단색의 은행잎 같았지만 수백 가지 혹은 수천 가지 빛깔로 매 순간 환생하듯 가을볕에 따라 뉘앙스를 달리했다. 저게 다 물과 불의 천지조화란다, 하고 내게 귀띔을 해주는 건 누구일까. 당신일까 가을볕에 실린 바람의 환청일까.그때 가을 채마밭에 울력을 다녀오는 비구니 스님들의 차량이 지나갔다. 불가의 용맹정진을 일상의 노동으로 확장해낸 듯하다. 밀짚모자에 목장갑을 끼고 목에 수건까지 두른 스님들이 탄 트럭의 적재함이 유쾌한 야단법석(野壇法席) 같다. 그런 스님들 울력 갔다 오는 트럭 위에도 노란 은행잎이 흩날렸다. 살아서 심상하고 소소한 일들에도 축원의 꽃잎을 뿌려주듯 은행나무는 그 가을을 아낌없이 탕진했다. 자신은 헐벗으면서도 그 황금빛 귀티를 서슴없이 벗어 세간에 선선히 내주는 게 은행나무는 가을 울력 같았다. 그러고 나서 헐벗은 그 자리에 피보다 진한 파란 하늘이 강림했다.샛노란 황금 옷을 벗어 세상에 내주는 은행나무나 세상이 버린 헝겊 조각을 주워다 기워서 만든 검은 납의(衲衣)를 입는 스님이나 무욕(無慾)의 한통속 반열만 같다. 소탈한 납가사(臘袈娑) 한 벌로 일생이 족한 스님의 무소유와 생전에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주변에 베푸는 손이 컸던 어머니 당신이나 그리고 저 황금나무의 황금빛 보시(布施)도 가을에 새삼 재장구치는 맑고 소슬한 한통속의 보살행 근처 같다.거기에 맞춰 은은한 풍경소리가 나목이 돼가는 은행나무에 푸른 하늘 옷 한 벌 맞춰주려는 명랑한 재단사의 음률로 경내를 번져간다. 한 벌의 가을 황금 옷을 벗어주고 또 한 벌의 파란 하늘 옷을 소슬하게 걸치는 은행나무의 과정은 살아있는 해탈(解脫)의 적막한 소란 같았다.늦여름 오후의 무더위 속에 녹의(綠衣)를 걸치고 우거졌던 은행나무가 순연한 가을볕 속에 샛노란 반색이 완연하다. 지지난밤 꿈의 어머니는 여느 때와 달리 허기져 보였다. 그러면서도 내 끼니를 걱정하는 듯한 눈빛이 오히려 애잔했다. 그런 당신을 위해 약식으로 예불을 하고 나오다 처마의 쇠물고기 풍경과 잠시 눈 맞춤을 한다. 요란하지 않은 풍경소리가 드문드문 누군가를 부르는 듯하다. 당신을 맘으로만 부를 뿐 몸으로는 부를 수 없는 몬존한 처지인데 은행나무는 삶과 죽음을 그 우듬지부터 뿌리까지 한 몸으로 거느린 듯 우람하고 훤칠하다.비구니 도량을 에워싼 번수(蕃秀)의 여름빛과 햇살의 단내를 느끼던 여름 절간의 아우라가 새삼 반추되는 가을 오후다. 꿈의 어머니처럼 나도 괜스레 출출함을 받아든다.운문사를 내려와 한 식당을 찾아 들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훑어 은어회와 은어 튀김을 반반씩 시켰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는 생전에 은어회를 한 번이라도 드셔보셨을까. 나는 역광이 비쳐드는 창문 너머의 개오동나무를 보며 혼잣말처럼 당신께 물었다. 은어회 한 번 드셔보시긴 하셨어요? 이런 물음이 면구스럽다.나는 묻고 당신은 종내 묵묵하다. 생전에 이빨이 시원찮으셔서 틀니를 뺐다 꼈다 하셨다. 가끔 잇몸이 들뜨는 경우엔 틀니가 맞지 않아 애를 잡수셨다. 그래 그럴 땐 이런 은어회 한 접시쯤 좋이 드시면 수박 향이 감도는 그 입가는 얼마나 향기롭고 산뜻했을까. 자식은 이렇듯 늘 말뿐이고 맘뿐이다.청아한 수박 향내가 서린 은어회라면 틀니를 빼고도 잇몸과 혀가 능히 갈무리했을 것이다. 정작 은어회는 내 혀끝에서만 고소하고 향긋한 수박 향은 당신에 대한 향수처럼 애잔해진다.당신을 대신해 맛보기라도 한 듯 은어회와 은어 튀김이 소주 반주와 더불어 풍미를 더해온다. 은어회를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개울에 얼비친 역광의 노을이 윤슬로 더 눈부시게 반짝인다.그때 문득 운문사 만세루의 저녁 범종을 치던 비구니 스님의 실루엣이 아름다웠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 말을 누구한테 들었더라 어령칙한 기억을 되새기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비록 범종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노을 앞에서 큰 북을 치는 듯 장엄(莊嚴)의 일출과 일몰이 갈마드는 속종만 같다. 마음으로 함께한 어머니와의 가을 운문사 소풍은 마치 이승과 저승이 반보기 하듯 넘나드는 동행만 같았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유종인 ‘운문사(雲門寺)와 어머니’ 당선소감

경북 혹은 경주에 관한 글은 잘 맺히지 않던 빗방울이 연잎 한 가운데 모이게 하거나 잘 열리지 않는 오래된 집 대문 빗장을 여는 일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경험이 일천하고 생각이 투미해서 활짝 경주의 진면목을 좀 더 새뜻하고 근사하게 품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그럼에도 모종의 활기를 찾아가는 길찾기처럼 경북은 내 글 속에 작은 오솔길 같은 엿봄을 전해주었는지도 모른다.다시금 무엇을 찾아야 할 때가 왔을 때 그것은 경북의 다채롭고 웅숭깊은 문화와 지금과 앞으로의 새로운 비전과 시각이 만나는 곳에 내가 서 있다는 자각을 소슬하게 일깨워주는 계기였다.어리석고 소소한 글이나마 이번이 하나의 마중물 역할이길 바란다.용렬하고 부족하기 그지없는 수필을 뽑아주신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코로나 역병이 진정되고 모두의 평안이 미소로 번지기를 바란다.△인천출생△문화 프리랜서 활동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