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한부각’…원재료의 맛 그대로 살린 바삭바삭 전통부각, 한국 넘어 세계인을 사로잡다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한 예능방송에서 ‘김부각’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김부각 업체에 주문이 쏟아졌다. 2030세대들에게 부각의 참맛을 각인시켰다.우리가 전통식품인 ‘부각’을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삼국사기’를 보면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 폐백품목에 여러 가지 음식과 기름이 들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볼 때 부각과 같은 튀김음식은 신라시대부터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1766년 유중림(柳重臨)이 엮은 ‘증보산림경제’에는 부각과 비슷한 ‘튀각’이 등장한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부각은 우리 식생활 가까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치유와 힐링의 명소로 각광받는 소백산 아래에서 추경희(48)와 정의도(49) 공동대표가 전통식품인 부각을 만들고 있다.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귀농한 부부는 고추와 호박 등 지역 농산물로 부각을 만들어 연간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다. 농장이름도 소백산의 큰 그늘 아래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소백산 아래’로 하고, 제품 브랜드로 ‘한 부각’을 쓴다.◆ 귀농은 부부의 로망부부는 영주가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추 대표는 유명 보험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했고, 정 대표는 오파상에서 영업과 무역업무에 종사했다. 고향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영향으로 언제나 정 대표의 가슴 한 구석에 고향이 담겨 있었다.결혼을 하면 고향 영주로 내려가자고 약속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한 달에 한번은 영주를 찾았다. 죽령(689m)은 높았지만 언제나 웃으면서 넘었다. 약속대로 결혼 이후 부부는 영주로 돌아왔다.국제통화기금(IMF)으로 경제사정이 어렵던 시절이라 주변에서는 의아해 했다. ‘왜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가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영주에서는 피자식당을 열었다. 음식 솜씨가 좋은 추 대표 덕분인지, 마케팅 기술이 뛰어난 정 대표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호황을 누렸다. 너무 바빴다. 주말에도 쉬지 못했고,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기 어려웠다. 가족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10년이 넘어서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가족과 주말의 여유가 있는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삶을 살고 싶었다. 그동안 수없이 꿈꿔오던 귀농을 결심했다. 마침 정 대표의 집안에서 고추부각을 만들고 있어 이를 이용해 부각사업에 자연스럽게 뛰어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개발을 통해 2014년 현대식 식품가공공장을 짓고 2015년 완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엄마의 손맛부각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추 대표는 손맛이 야무지다. 무슨 음식이라도 재료만 주어지면 척척 만들어 낸다. 이런 솜씨는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친정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남달랐다. 한 가지 재료만 있어도 수많은 음식을 만들었다.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솜씨였다. 그 솜씨가 딸에게로 내림으로 이어졌다. 부각을 시작하면서 그 솜씨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부각을 지켜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어머니의 부각을 그대로 만들고 싶었다. 원재료의 맛과 풍미를 유지하면서 바삭한 맛을 내는 것이 부각의 생명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주변에서는 ‘모전여전’이라고 한다. 추 대표도 자신이 만든 부각을 ‘엄마의 부각’이라고 부른다.◆ 남편은 마케팅의 베테랑추 대표가 부각을 만들면 판매는 정 대표의 몫이다. 부부간이지만 업무영역은 분명하다. 정 대표는 마케팅의 베테랑이다. 오파상에서 해외무역과 국내영업을 하면서 익힌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부각 판매와 연계한 것이다.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매로 연결하는 전략이 주효했다.해외 수출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 많은 사람이 해외시장 개척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수출시장 개척의 시작점은 식품박람회 등 각종 행사장이다. 시식행사를 하면서 식품 바이어를 집중 공략했다. 바이어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어느 박람회든 기회만 생기면 달려간다. 지난해에는 4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25%가 수출이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5년부터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시장을 개척했다.◆천의 얼굴을 가진 부각부각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밥상에 오르면 반찬이 되고 찻상에 오르면 다식이 된다. 술상에 오르면 안주가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만드는 고추에서부터 호박과 당근, 참죽 등 다양한 재료가 쓰인다. 재료도 많고 맛도 좋지만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원재료의 맛을 살리고 바삭한 맛이 나게 하는 것이 생명이다. 튀김옷이 얇으면 바삭하지만 튀길 때 쉽게 타고, 두껍으면 딱딱해져 식감이 떨어진다. 너무 묽어도 안 되고 물기가 적어도 안 된다. 튀김옷은 골고루 입혀 원재료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야 한다.추 대표는 이런 까다로운 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튀김옷을 반죽이 아닌 ‘파우더’ 방식을 사용한다. 물론 튀기는 과정이 훨씬 까다로워져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부각’은 고추와 당근, 우엉, 호박, 감자, 김 등 6개의 제품으로 생산한다.◆좋은 재료와 숙성기술이 부각 맛 좌우무슨 음식이던지 원재료가 좋아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한부각’은 지역 농산물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인근의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를 공급 받는다. 처음에는 고추나 호박 등을 직접 재배해 사용했으나 일손 부족으로 가공에 집중하기 어려워 계약재배로 전환했다.부각은 원재료의 세척과 탈수, 절단과정을 거친 후에 튀김옷을 입히고 증기로 찐다. 이걸 건조시킨 것이 건조부각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부각이 같다. ‘한부각’에서는 건조부각을 오랜 시간 숙성시킨다. 숙성시간은 비공개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튀겨서 배송한다. 맛과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함초소금’을 사용하고 설탕 대신에 원당을 쓴다. 보존료나 착색료와 같은 화학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한부각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시행착오로 버린 부각이 몇 트럭처음부터 맛있는 부각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어머니의 기술을 전수 받았으나 대량 생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자가 소비용과 판매용은 많이 달랐다. 처음 시작할 때 주변의 시선도 싸늘했다.‘그 흔한 부각을 누가 사먹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반제품인 건조부각까지는 쉬웠으나 완제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튀기는 과정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검게 타거나 돌처럼 딱딱해 판매할 수가 없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버린 부각이 한두 트럭이 아니다. 뒷마당에는 폐기된 부각이 수북했다. 모두 소각했다. 부각을 만드는 보편적인 기술은 있었으나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을 쌓지 못한 결과였다. 이런 고난의 통과의례를 겪으면서 오늘의 ‘한부각’이 만들어졌다.◆전통식품 홍보관 건립이 꿈아직까지 전통적인 방식에 의해 생산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다. 자동화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생산량을 늘리는 규모의 경제화를 도모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다음 과제로는 전통식품 홍보관을 건립해 청소년들에게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페스트 푸드에 빼앗긴 입맛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많은 전통식품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부부의 생각이다. 추대표가 영주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강의를 나가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맛을 가지고 있는 전통 식품인 ‘부각’ 만들기에 주력하는 부부의 노력을 볼 때 그 꿈은 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농장명: 소백산 아래▲브랜드 : 한(韓)부각▲농장주: 추경희·정의도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3484-2484, 054-633-2488▲홈페이지: http://www.hanbugak.kr▲소재지: 영주시 단산면 동원로 402-23▲이메일: hanbugak@naver.com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경산교육지원청,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 협의회 개최 관심

경산교육지원청은 19일 교육청 회의실에서 경산지역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2019년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 협의회’를 개최해 관심을 끌었다. 이날 협의회는 육류·부식·우유급식 등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학교급식의 우수한 식재료 공급을 위해 납품업체와 소통을 통해 청렴도를 높이고 안전먹거리 납품을 위해 마련됐다. 토론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협의회는 안전하고 우수한 식재료를 학교에 공급을 위해 학교와 납품업체가 해야 할 일을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진행됐다. 납품업체 대표 김모(57)씨 등 업체 대표는 “식재료 검수 및 납품서 확인과정에서 학교 측이 좀 더 상냥하고 친절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의 안전하고 건강증진을 위해 우수한 식자재 납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식 경산교육지원청 평생교육건강과장은 “이번 협의회를 통해 교육지원청과 납품업체 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 학교급식에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재료가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동해 기자 namdh@idaegu.com

무타협 미식가

무타협 미식가기타오지 로산진 지음/허클베리북스/240쪽/1만5천 원일본의 예술가이자 전설적 미식가인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이 생전에 남긴 미식론, 음식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한국에 최초로 소개되는 음식 에세이가 가득하다.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므로 하루 세끼 중 단 한 끼라도 허투루 먹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은 그가 70년 미식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정립한 무타협 미식 철학의 기초가 된다.그가 말하는 참된 미식이란 “식재료가 지닌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일”이며, 제대로 된 ‘요리’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일이다. 음식 맛의 90%는 재료라는 것. 저자의 이런 주장은 마치 짜고, 달고, 매운 양념이 요리의 전부인듯 떠드는 최근의 통념을 뒤집는다. 저자에 의하면 요리는 “도리를 다스리는 일”이다. 즉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다. 이러한 로산진의 미식철학은 현란한 조리 기술이 요리의 왕도인양 여기는 우리 음식계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이 책에서 저자는 음식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그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소상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달을 보며 빵을 굽다

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카모토 쿠미/더숲/212쪽/1만4천 원일본의 작은 도시 단바에 달의 주기에 따라 20일은 빵을 굽고 나머지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여행하는 제빵사’가 있다. 점포도, 직원도 없는 빵집을 운영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빵을 만들고 여행을 떠난다. 저자가 그 주인공이다.저자는 세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과의 인연, 자신이 일하고 살아가는 단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빵을 만드는 의미.“빵을 먹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훨씬 좋다”는 그녀는 20일간 빵을 만들고, 10일의 여행 기간에는 빵에 쓰는 모든 식재료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빵의 궁합,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만들어낼 수 있는 질 좋은 빵을 궁리한다. 또한 생산자의 지속적인 수입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자신과 그들이 오래도록 빵 만드는 일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저자가 운영하는 빵집 히요리 브롯은 약 5천 건 이상의 예약이 쇄도해 무려 5년을 기다려야 빵을 받아볼 수 있는 빵집이 됐다.저자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더 많은 수입보다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만든 맛있는 빵만큼이나 커다란 울림을 전해준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포스텍 김낙준 교수 미국금속·재료학회 석학회원에 선정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낙준(사진) 교수가 미국금속·재료학회(TMS) 최고 영예인 석학회원(펠로우)에 뽑혔다.김 교수는 신 철강·소재를 비롯해 마그네슘 합금 관련 기술 등 고성능 구조재료 개발에 탁월한 연구성과를 거둬 석학회원으로 선정됐다.TMS는 금속·재료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학회다. TMS 석학회원은 총인원이 100명으로 제한돼 있어 결원이 발생했을 때만 회원 중에 선발된다.김 교수는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와이오밍대와 얼라이드 시그널사 재료연구소를 거쳐 1988년 포스텍에 부임했다.항공재료연구센터 소장을 지내면서 구조재료 개발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업적을 냈고, 2003년 한국공학한림원 젊은 공학인상, 2008년 영국재료학회 최우수 논문상인 바나듐 어워드를 받았다.그는 2007년 금속·재료 분야 또 다른 학회인 미국금속학회(ASM International) 석학회원으로도 뽑힌 바 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