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수성아트피아 조각가 이강훈 초대전

“이런 멋진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기쁩니다. 각자 다른 개성이 느껴지지만…두 명이 함께 있는 작품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다른 길도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초등학교 4학년 관람객이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리는 이강훈의 ‘오롯이’전을 관람하고 방명록에 남긴 감상평이다.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조각가 이강훈 초대전 ‘오롯이’는 평범한 일상에서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평범한 40대 중반의 남자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주제를 ‘오롯이’라 정한 이유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을 파고든 ‘오롯이’라는 말의 어감이 참 예뻤다”는 그는 이번 초대전에서 인간 군상 20여 점을 선보인다.특히 자연석 위에 설치한 인체 10여 점은 그가 호반갤러리에서 전시할 목적으로 사전에 전시장 구조를 살핀 후 제작한 신작들이다.이번 작품전을 두 섹션으로 나눠 설치한 것은 그간의 작업 여정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게 갤러리의 설명이다.이강훈 작가의 작품에는 자연과 인공이 만났다. 인간군상과 자연석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이룬 것이다.인간군상 설치에는 원근법이 적용돼 전시장 전체가 마치 또 다른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외부환경을 전시장에 끌어들인 작가는 자연에서 취한 돌을 ‘신의 힘을 빌려왔다’고 표현한다.석고를 직조한 흔적들이 거칠게 남아 있는 야윈 인체 군상에는 작가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인체에 밀착된 목도리나 구름, 담배 연기와 같은 것도 작가의 심리를 대변한다. 길게 늘어지거나 위로 확장돼 왜곡된 형태와 깡마른 몸에서 자코메티의 조각상이 그려지기도 한다.이강훈 작가는 “작업은 낭만도 이상도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삶이 녹아든 것이다. 어느 것에 더 집중하고 충실할 것인가, 어느 한 가지에만 몰입한다고 의미 있는 삶일까” 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서있거나 앉아있고 좌절하거나 희망을 향해 가슴을 열어젖힌 사람들은 작가의 이러한 질문과 답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삶의 희노애락을 함축하고 있는 이강훈 작가의 인체 군상은 ‘오롯이’ 우리 삶의 안쪽과 여백을 비춰준다.영남대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한국조각가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경산조각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2008년 올해의 청년작가상 수상과 대구시 미술대전 특별상을 수상한 경력 외에도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대구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한 작가의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은 10년 만에 갖는 7번째 개인전인 셈이다.수성아트피아 서영옥 전시기획팀장은 “작가의 기존의 작업들이 전통적인 형태와 재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였다면, 근작은 전통재료와 기법을 이용한 현대적인 표현에 대한 연구결과”라며 “그것이 ‘오롯이’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 펼쳐진 것”이라고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김영재 네 번째 개인전 ‘The Hunter's Meal’, 021갤러리에서 열려

‘연이은 사냥의 실패로 며칠을 굶주린 사냥꾼이 있다면, 그가 가장 원하는 것은 사냥감의 커다란 머리나 근사한 뿔이 아닌, 신선한 고기일 것이다.’대구 범어동 021갤러리가 다음달 24일까지 김영재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The Hunter’s Meal’을 개최한다.작가는 조각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현대 사회에서의 생존, 작가로서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사냥꾼과 사냥감 등으로 비유해 나타낸다.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도축된 고기를 주제로 평면과 입체 두 가지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작가가 추구하는 작가주의적 예술성과 대중이 원하는 작품, 또한 미술시장이 원하는 작품이 얽혀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도축된 고기를 필요로 하는 사냥꾼의 상황과 이어진다.상품과 작품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야만 사냥에 성공한 ‘사냥꾼’이 될 수 있었던 조각가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것은 사냥을 할 수 있는 도구인 ‘총’이 아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고기’ 일지도 모른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선 생존경쟁의 승리자들이 쫓는 삶의 형태를 그들을 위한 트로피로 표현한다.아울러 물질 만능 주의가 팽배한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마주하는 우선가치에 대한 질문을 사냥꾼과 사냥감, 그리고 조각가의 관계로 서술하고 있다. 문의: 743-0217.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칠곡 수피아미술관…9월20일까지 박헌열·황찬수 작가 초대전 가져

칠곡 가산 수피아미술관(관장 홍영숙)이 오는 20일까지 올해 두 번째 개인전으로 박헌열, 황찬수 작가 초대전을 갖는다. 한국 조각계를 대표하는 박헌열 조각가와 순수한 기억의 가치를 생각하는 황찬수 작가의 회화와 조각작품 50여 점이 선보이는 이번 작품전의 주제는 ‘사색: 시대의 길’이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작품은 미술관 야외 전시장에 설치된 조각가 박헌열의 ‘나무’다.6m가 넘는 ‘나무’를 비롯해 야외에 전시된 작품은 아치형의 미술관 회랑과 미술관을 감싸고 있는 숲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끊임없이 재료와 대화를 시도하는 박헌열 작가는 예술가의 최대 장점이 자유로움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병행하는 자유로움이 내재된 작가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황찬수 작가는 자극과 영감, 감동, 새로운 경험 등을 제한 없이 다룬다.그는 다양한 색감과 자유로운 붓질로 감각적이고 깊이있는 화면을 구현하며, 서정적인 추상표현을 화면에 펼친다.시시각각 변화하는 톤을 화면 전체에 펼쳐내는 그의 작품은 ‘공간과 기억’이라는 메시지를 내제한다. 개인적 시간성을 내포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다양한 색채와 자연스런 붓놀림을 통해 자연과 환경, 상황을 자신의 감성으로 표현해낸다.수피아미술관 홍영숙 관장은 “이번 작품전은 수피아미술관의 기획 초대 전시로, 칠곡 가산 숲 속에 위치한 미술관에서 자연과 함께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회”라고 소개했다.수피아미술관 야외 전시장(회랑)과 제1전시장에서는 박헌열 작가의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제2·3 전시장에서는 황찬수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문의 : 054-977-4967.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조각가 오원영 작가 15번째 개인전 ‘MIMICRY PLAY’

귀엽고 순수한 아이들이 맹수의 탈을 뒤집어쓴 채 놀이를 즐기듯이 ‘mimicry’의 숲으로 들어간다.무아지경에 빠진 아이들은 자아를 분열시키고 일부는 망각하며 기이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다.그것은 어쩌면 가장 은밀하고도 자연적인 내면의 모습이거나,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한 억압된 욕망이 투사된 형상들이다.아이들은 맹수의 가면을 통해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어느 순간 이탈된 야성의 그림자와 마주하게 된다.현대백화점 대구점 Gallery H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조각가 오원영의 15번째 초대개인전 ‘MIMICRY PLAY’가 열린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아이와 동물로 익살스럽게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그의 작업에서 아이들의 이미지는 순수해 보이지만 지극히 자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존재들이다. 이루어낸 것 보다 이룰 것이 더 많은 희망의 관점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호랑이, 늑대와 곰들은 아이들의 친밀한 동반자이자 조력자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공포의 그림자이자 숭배의 대상이고 권력의 상징이다.맹수의 옷을 입고 귀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아름다움과 추함, 순수와 불순, 낯익음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인간 삶의 원초적 모습을 나타낸다.이번 전시는 현대백화점 대구점 9층 갤러리 공간과 2층 보이드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설치 조각가의 작업인생 40년을 들여다 보다’…원로작가 박휘봉 회고전

‘2012년 일어난 박달예술인촌 작업실 화재로 수십 년 공들였던 많은 작품들을 한순간 허망하게 잃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를 조각가가 아닌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서 작품은 그저 작품이 아니라 평생을 쏟아 만든 업의 결과물이다.’대구문화예술회관이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 원로 미술인을 연구·조명해 지역 미술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원로작가 회고전’으로 ‘박휘봉 작업 40년: 1981-2020’ 을 진행한다.오는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회고전은 작가의 조각, 설치, 드로잉 등 60여 점의 작품을 시대별로 나누어볼 수 있게 구성했다. 또 시대별 대표 작품과 함께 아카이브 자료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줌으로써 40여 년에 걸친 작업의 역사를 기록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다.1전시실에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진행해 온 폐철근 추상조각 설치작업을 전시한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이 형상을 만들어내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었다면 근래의 작업은 변화하는 과정과 상황에 집중한다. 폐철근이 가지고 있는 구불구불한 선을 적당히 살리면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힘을 주어 원하는 만큼 구부리고 펴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이다. 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들에서는 선과 선들이 마치 꿈틀거리는 듯한 율동감과 생명감이 느껴진다.2전시실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도시인’ 연작을 전시했다. 이 무렵부터 작가의 작업은 재료와 표현 면에서 큰 변화를 보인다. 이 시기 작가는 발전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존엄성을 잃어가고 점차 황폐화돼가는 인간상을 주제로 ‘도시인’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강돌과 같이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재료로 만들어낸 도시인의 얼굴에는 회색 콘크리트로 가득 찬 도시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의 애환과 휴머니즘이 녹아 있다.3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작가의 초기 조각 작품인 ‘율’ 시리즈와 주로 1990년대에 작업한 ‘비상’ 시리즈 그리고 2000년대 이후의 작업인 ‘이미지’ 시리즈가 전시된다. 작가는 20~30대 시절 주로 회화 작업에 몰두하다 1981년 41세의 늦은 나이로 영남대 조소과에 편입해 조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입체 작업의 여정을 시작한다.‘율’시리즈는 1980년 조각 작품으로 볼륨감을 강조한 여체를 덩어리와 선으로 형상화시킨 작품이다. 1990년대 작품인 ‘비상’은 고구려 벽화의 비천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간결한 형태가 강조된 완성미를 추구했다. 또 최근작인 ‘이미지’ 연작은 그간의 인물 표현을 자연물로 연장시킨 작업으로 꽃과 나무 같은 자연물을 폐철근과 옥돌을 활용해 표현했다.지역 원로 설치미술가인 박휘봉 작가는 부산사범대 미술과를 졸업한 후 지역 11개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이어 영남전문대, 영남대에서도 강사생활을 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은퇴 후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개인전, 초대전 및 대구미술협회와 한국조각가협회 등 각종 단체 활동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대구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지역 원로작가의 부단한 노력과 불굴의 의지, 나아가 대구 미술의 우수한 작품성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전시회”라고 소개했다.지역 원로 설치조각가의 작업인생 40년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53-606-6139.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서양화가 허남문·조각가 한오승 초대전

서양화가 허남문과 조각가 한오승 초대전이 2일부터 오는 7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허남문 작가의 설치작품 ‘그 경계에 서서’를 비롯해 ‘어머니의 방’, ‘융합’과 한오승 작가의 ‘오승산수’가 전시된다.허 작가는 비무장지대의 군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과 평화를 메시지로 담은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비무장지대를 보면서 그 안에서 평화와 전쟁의 아픔이 공존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작가는 당시 기억을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이번 초대전에 선보인 ‘경계에 서서’는 자연과 인간의 원초적 교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평면회화와 가변 설치작품 두 가지 형태로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 내 가벽으로 만든 작은 전시공간에 자연에서 채취한 낙엽과 닥, 삼배 등으로 만든 모형을 설치한다.수성아트피아 서영옥 전시기획팀장은 “20여 년 동안 한지 작업에 매진해온 작가에게 닥은 생활의 일부라고 할 만큼 친숙한 소재”라며 “작가는 닥나무로 만든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한지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창조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번 초대전에 조각작품 ‘오승산수’를 선보인 한오승 작가는 어릴 적 뛰놀던 자연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작가에게서 자연은 집이자 놀이터였다. 결국 ‘오승산수’는 자연을 현대적인 재료로 재해석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그는 작업노트에 “어릴 적 살던 곳 무의식속에 스며든 아득한 산수들의 스틸 컷을 감칠 맛나게 장만하고자 오늘도 떼를 쓰며 한국의 산수절경을 마음대로 물 흐르듯 조각 한다”고 적었다.2008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이후 단체전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등 한국전통의 조형성을 표현하는데 몰입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는 ‘오승산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