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보 2020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이윤재 ‘월영교의 약속’ 수상소감

안동의 월영교를 둘러보고 쓴 글을 뽑아줘서 고마운 마음이 든다.내가 돌아본 경북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다. 우리나라의 문화 중 경북만큼 다양한 문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교와 유교 문화가 가장 발달했던 곳이 바로 경북이 아니던가? 또 조선시대 가장 유명한 유학자는 경북에서 나오지 않았던가?그런 경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대구일보에 감사드린다.△1974년 공주교육대학 졸업 후 서산에 교사생활△1988년 대전으로 전입△2005년 대전에서 교장 승진△2013년 퇴직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국립대구박물관…2020년 특별전시 ‘선비의 멋, 갓’ 통해 다양한 갓 공개

인기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의 미국인 동료 카일이 “조선인들이 거리에서 모두 하나씩 쓰고 다니길래 나도 하나 사서 써봤다”며 갓을 쓴 장면이 나온다. 유진이 조선에선 그것을 ‘갓’이라고 부른다고 하자 카일은 “조선인들은 신(GOD)’과 같이 다니는 군”이라고 한다.시대물에 흔하게 등장하는 갓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멋진 모자’로 주목 받는다.이처럼 기품 있는 선비의 상징이면서 조선시대 대표적인 모자였던 갓의 다양한 세계를 소개하는 특별전이 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오는 12월20일까지 진행하는 국립대구박물관 올해 하반기 특별전 ‘선비의 멋, 갓’은 한국 고유의 전통 모자인 ‘갓’을 소개하는 전시다. 광주 신창동 출토 고깔조각, 서애 류성룡 흑립, 김진 초상, 갓끈 등 갓 관련 자료 200여 점이 전시된다.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갓의 차양, 은은하게 퍼지는 검은빛과 미색 도포의 조화에서 조선 선비의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제작된 고대부터 20세기의 모자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특히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서애 류성룡 종택의 갓, 의성김씨 학봉종택의 갓, 창녕조씨 종택의 붉은 색 갓인 주립, 경주 최부자댁 소장 갓 등 경상도 지역 문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희귀한 갓이 공개된다.이와 함께 서애 선생 종택이 보관해 온 갓끈과 갓의 끝 부분을 장식하는 장식품인 ‘정자’ 등도 함께 전시된다.이번 특별전 ‘선비의 멋, 갓’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1부 ‘갓 알아보기’에서는 갓의 기본구성에서부터 쓰는 방법과 제작 과정, 재료, 갓을 만드는 사람 등 갓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2부 ‘갓, 선비의 멋을 더하다’에서는 선비가 도포를 입고, 갓을 쓰는 의미를 살펴본다. 이어지는 3부 ‘갓의 원형을 찾아서’에서는 다양한 모자 속에서 갓의 원형을 찾는다.흔히 ‘갓’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남자들이 쓰던 검정색 갓을 떠올린다. 하지만 갓은 넓은 의미에서는 머리에 쓰는 부분인 모자와 차양이 있는 모든 종류의 모자를 말한다.갓과 함께 착용한 도포, 두루마기 등의 복식자료도 흥미를 끈다. 파계사에 봉헌된 영조의 도포를 비롯해 영친왕이 착용했던 두루마기 등 색과 형태가 잘 보존된 국가민속문화재도 오는 11월까지 함께 전시된다.이번 전시에서는 선비가 도포를 입고, 갓을 쓰는 의미도 살펴본다. 또 갓의 멋을 더해주는 갓끈과 정자도 함께 전시했다. 뿐만 아니라 갓의 원형을 찾아 소개하는 행사도 진행된다.갓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보일 만큼 역사가 오래된 모자로 형태·재료·제작법은 시대별로 다양하게 바뀌어 왔고, 조선 시대는 갓의 아름다움을 가장 꽃피웠던 시기이며, 종류도 가장 많았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1900년대에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에서 한국의 전통 갓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 Ⅰ·Ⅱ전시실에서 계속된다.국립대구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최근 방영된 드라마의 영향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갓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놓치고 발견하지 못했던 갓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100년 전 대구의 모습이 궁금하다면…대구문화예술회관 특별사진전 개최

100년 전 대구와 대구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특별사진전이 열린다.다음달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3전시실에서 진행되는 ‘20C초 대구, 대구인의 삶’전은 대구의 자연, 도심 가로, 대구인의 배움과 성장, 생업과 일상을 소개하는 사진 150여 점이 선보이는 전시다.대구의 옛모습을 기록한 이번 전시회 출품 사진은 대부분 문화예술회관이 소장한 작품이며 국립중앙박물관, 국채보상기념관 등이 소장한 사진도 일부 포함됐다.원본 사진은 엽서 형태가 대부분으로 졸업앨범이나 유리원판, 대구와 관련된 옛 서적에서 추출한 사진들도 전시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전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전개되도록 구성했다.도심에서 먼 자연에서부터 도심 한복판으로, 조선시대 전통건축물에서 일제강점기 근대건축으로 또 행정사법기관, 군부대 등 통치기관에서 주민편의기관으로, 유년시절에서 중년의 어른으로 생업과 일상 등을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특히 전시실 중앙에는 경주 주상절리를 형상화 한 상징물을 설치해 일제에 저항하다 옥고를 치렀지만 정작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애국자들을 사진으로 전시해 대구의 의지와 기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또 이번 전시에는 최근 새로 찾아낸 희귀 사진도 여러 장 전시했다.대구 도원동과 내당동, 진천동의 옛 모습과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사람들, 지금의 대구종로초등학교인 희도학교 학생의 뱃놀이, 대구역에서 사과를 적재한 열차, 수성교와 신천교의 옛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장소는 같은 곳이지만 각자 다른 시기와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도 전시한다. 경상감영공원의 선화당, 망경루, 관풍루, 대구부청, 경북도청, 대구역, 종로, 북성로거리 등을 담은 사진이 대표적이다.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12년 만에 옛 사진에 관한 전시도록을 발간하게 된 것은 의미를 크다”며 “해상도가 낮거나 사진 크기가 작아 전시하기 어려운 것들은 이번에 전시는 되지 않았지만 전시 도록에 따로 수록해 전시의 이해도를 높이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당초 올해 진행 예정이었던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대신 ‘현대사진 예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특별전 ‘뷰파인더(ViewFindThe)’를 가진다.25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특별사진전은 김현수, 김화경, 박승만, 이계영, 이동욱, 이병록, 이삭, 이영아, 전솔지, 하춘근 등 10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한다.전시를 기획한 박천씨는 “뷰파인더는 촬영자와 카메라간의 첫 번째 접촉 지점으로 카메라의 역할보다는 촬영자의 역할이 우선된다”며 “이러한 ‘촬영자의 역할’이라는 맥락을 통해 동시대 예술계에서 ‘사진’이라는 매체의 장르적 위치를 진단하고 고민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이번 특별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전예약제 실시한다. 문의: 053-606-6480.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올해 안보고, 오~래 봐요” 경북도 비대면 추석 유튜브 캠페인 전개

경북도가 비대면 연휴 분위기 확산을 위해 #올해보다 오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을 펼친다.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대고비가 될 추석 연휴기간 동안 이동 자제, 거리두기 등 비대면 추석보내기를 이끌고자 마련됐다.도는 이를 위해 ###올해보다 오래를 주제로 공익광고 형태의 영상을 제작, 22일 공식 유튜브인 보이소TV에 공개한 후 SNS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영상은 온라인 차례 지내기, 화상통화로 안부 묻기 등 코로나19로 바뀐 언택트 추석 및 연휴를 보내는 가족들의 일상을 담았다.또 캠페인 확산을 위해 다음달 4일까지 도 공식 SNS채널을 통한 #올해보다 오래 인증 이벤트를 개최, 추첨을 통해 소정의 경품을 제공한다.참여 방법은 본인 SNS에 ‘언택트 연휴를 보내자’는 메시지를 작성한 뒤(#올해보다 오래 반드시 포함) 도 공식 SNS(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벤트 게시물의 댓글로 참여하면 된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돌면 추석과 같은 명절 차례를 생략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올해만큼은 도민 모두가 이동 자제 등 비대면 추석 보내기에 동참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경북을 만들자”며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이철우 지사 “조선시대 전염병 유행하면 명절차례 안 지냈다”

경북도가 추석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관련기사 8면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18일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전염병으로 인한 조선시대 명절 차례 중단 사례까지 소개하며 추석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했다.이 도지사는 이날 초간일기, 계암일록, 청대일기 등 조선시대 일기자료를 소개하며 “유교 최대 덕목인 봉제사를 지내는 것이었던 조선시대에도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명절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며 “전 국민이 이 사례를 나누어 명절 차례를 안 지낸다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이날 소개된 일기자료는 54만 점의 민간기록유산을 보유 중인 한국국학진흥원(경북도 출연기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780점의 조선시대 선비일기 변역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예천 초간 권문해의 1582년 2월15일 일기에는 “역병이 번지기 시작해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조상께 몹시 미안했다”고 적고 있다. 1609년 5월5일 안동 계암 김령은 “역병 때문에 차례(단오)를 중단했다”고, 1756년 1월1일 문경 청대 권상일은 ”마을이 전염병으로 매우 어수선해 설날 차례도 지내지 못하고 사당 참배도 할 수 없으니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고 남겼다.이 밖에 1798년 8월14일 안동 수헌 류의목은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에서 의논해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정했다”고, 1851년 3월5일 안동 낙애 김두흠은 “나라에 천년두가 창궐해 차례를 행하지 못했다”고 했다.이에 경북도는 출향인사들에게 추석 고향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편지를 쓸 예정이다.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구·경북에서 비대면 명절보내기 캠페인에 나서 주시길 바란다”며 응원했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체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에서 좋은 사례를 발굴해 주신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며 정부 차원의 홍보 의지를 보였다.한편 경북도는 추선연휴 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취약시설 집중관리 등 특별방역 10대 중점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아울러 전국에서 찾아오는 참배객의 밀접 접촉을 차단하고자 도내 묘지와 봉안시설 등 18개 시군 74개 시설 이용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했다.20일 0시 현재 경북의 코로나19 누계 확진자는 1천464명으로 이 가운데 59명이 사망하고 1천364명이 퇴원했다. 현재 41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2명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집값도 수도 이전도 물 흐르듯

오용수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수도 이전 문제가 핫이슈가 됐다. 현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나도록 아무 말도 없다가 느닷없이 여당 원내대표가 발표한 정황으로 볼 때, 균형발전 확대라기보다 부동산 급등을 막기 위한 응급처방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두 문제는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같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조선시대에도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고 했다. 지방의 인재는 서울로 보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재들과 함께 공부하며 큰 인물로 육성시키려고 했다. 한편 국가균형발전계획에 따라 2012년부터 행정부처, 정부투자기관 등 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겼다. 그곳에 근무하던 사람들도 지방으로 갔다. 이로 인해 서울 집중 현상이 일부나마 해소되기도 했다. 그런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보니 기대한 만큼 지방으로 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젊은 층은 근무지 인근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했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갈 꿈을 버린 건 아니다. 반면 중고생 이상 자녀를 둔 중장년들은 대부분 주말에 서울로 돌아온다. 그런데 서울 집을 팔고 내려온 이들은 최근 집값 폭등으로 인해 사실상 서울 진입을 포기하게 됐고, 서울 집을 전세로 두고 지방에 전세를 사는 사람은 안심했다. 형편이 좀 나은 이는 서울 집을 두고, 근무지에 집을 마련했는데 다주택자가 돼 본의 아니게 정부시책에 불응하는 처지가 됐다.그밖에 부작용도 만만찮다. 세종 시에서 일해야 할 정부 부처 간부들이 서울을 오가느라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장차관들은 아예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해 두고 있다. 또 금요일 오후에 세종시를 방문하면 눈치 없는 사람이라 핀잔을 받는다. 그래서 정부여당은 한목소리로 국회와 청와대 일부 또는 전부를 세종시로 옮기자고 주장한다. 설사 행정수도가 완전히 옮겨지더라도 사람은 서울로, 집값은 따로 놀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청년은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간다. 그러나 지방에는 여전히 일자리가 마땅치 않다. 특히 대구는 1인당 지역 총생산(GRDP)이 가장 낮고, 대기업도 별로 없다. 부모들 입장에서 볼 때, 자녀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쉬우리라 생각하고, 대학이나 심지어 고등학교 때부터 유학을 보내려고 한다. 형편이 되면 자녀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서울에 집도 마련한다. 자연 서울 집 수요가 늘고, 집값이 오르게 된다.결국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모두 해결된다. 중앙정부는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기업프랜들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방은 대기업이 지역으로 이전을 해오도록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유치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쿠팡, 롯데케미컬, 현대로보스틱스 등 굴지의 회사가 대구에 사업장을 열었다. 그러나 아직 대구로 유입되는 청년보다 유출이 많다. 마침 관광산업은 제조업보다 고용유발효과가 1.7배나 높다. 그래서 각국은 관광산업 육성에 온 힘을 기울인다. 심지어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방경제를 살리려고 일본과 이탈리아, 스페인은 방역과 관광산업 육성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23번째 부동산 대책까지 나오게 만든 강남 아파트가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첫째는 주거환경이 좋다. 대체로 한번 강남에 살다보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가기 싫다는 것이다. 둘째로 교육환경도 좋다. 명문 중·고교와 학원이 모여 있어 입시 준비에 최적이다. 이는 대구 수성구도 비슷하다. 그럼 강남 집값을 잡으려고 못 사고, 못 팔게 하려는 규제보다는 단기적으로 팔고 살 수 있도록 한시적 양도세 인하 등 퇴로를 마련해 주고, 장기적으로 강북 등 수도권의 주거 환경을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그리고 명문교와 학원도 기업 유치하듯 거점 별로 늘리도록 하자. 그래야 유독 강한 자녀 교육열을 해소시킬 수 있다. 누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집값이나 수도 이전도 물 흐르듯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장마인데 댐을 틀어막고 못 흐르게 한다면 다른 곳이 침수된다. 오히려 댐과 보를 열어주고, 완급을 조절해 국민들을 안심시켜 주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 아닌가.

대구대 중앙박물관, 실시간 ‘랜선 문화교실’ 운영

대구대학교 중앙박물관(관장 구남진)이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예술 교육 활성화를 위해 ‘랜선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DU-M(Daegu University-Museum) 랜선 문화교실’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대구·경북대학 박물관 중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실시간 온라인 문화교육이다.대구대 중앙박물관은 올해 초 선정된 한국박물관협회 주관 ‘2020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지원(문화체육관광부 국비 사업)을 받아 ‘박물관 탈출-역사 암호를 풀어라’이란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다.이는 기존 박물관 관람 방식에 청소년이 좋아하는 방 탈출 놀이를 접목한 것으로 박물관 전시실 곳곳에서 조별로 역사 문제를 풀고 미션을 수행하며 관람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대구대 중앙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및 집합교육이 어려워지자 이 프로그램을 랜선을 통해 진행되는 언택트 맞춤형 교육으로 재탄생시켰다.DU-M 랜선 문화교실은 사전 개별 신청을 통해 미리 문화체험 키트를 배송받은 후 각 가정에서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을 통해 교육사 선생님과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돋우는 역할을 하는 문화체험 키트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유물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학습지와 목가구 만들기 세트, 문화교실 안내 자료 등이 담겼다.문화교실을 진행 중인 김정헌 교육사는 “사전에 제공된 교구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교육이 진행되기에 미리 제작된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의 온라인 교육보다 학생들의 집중도와 호응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구남진 대구대 중앙박물관장은 “코로나19로 박물관 이용 및 문화교육 방식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찾아오기 힘들다면, 찾아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언택트 중심의 새로운 문화교육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가겠다”고 말했다.한편 DU-M 랜선 문화교실은 오는 7일까지, 17일~21일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된다.교육 신청은 대구대 중앙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대 중앙박물관(053-850-5624/27)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반디의 책 ‘고발’

박헌경변호사수원지방법원에 재판이 있어 재판시간에 맞추느라 오랜만에 무궁화열차를 타고 수원으로 떠났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한 의자에는 되도록 한 사람만 앉을 수 있도록 코레일에서 좌석배치를 해주었다. 승객들은 답답하지만 모두 마스크를 벗지 않고 긴 시간 기차 속에 앉아 행선지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오래된 무궁화열차라 그런지 기차가 자주 흔들리고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계속 났다. 그래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장마철의 시골풍경과 푸른 산빛으로 인해 눈은 시원했다.기차를 타고 가면서 조금 눈을 붙여 휴식을 취했다가 가지고 간 북한의 얼굴없는 작가 반디가 쓴 단편소설집 ‘고발’을 읽었다. 김일성·김정일 공산독재 치하의 암울한 북한에 살면서 자유를 갈망하며 북한의 비참한 상황을 고발해 쓴 책이다. 주인공을 달리하며 7편의 단편을 엮어 놓은 소설집이다. 계급없는 사회를 지향한다는 공산주의 개혁을 했다면서 북한은 전 근대적인 신분사회다. 신적인 존재인 어버이 수령이 군림하고 공산주의 귀족들이 신분을 세습하며 북한 상층부를 장악하고 나머지 일반 인민들은 동요계층 또는 적대계층으로 분류돼 자유를 잃고 농노 또는 노예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의 신분은 조선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게 자식, 손자로 이어지고 신분에서 벗어날 희망이 거의 없다. 거주 이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는 북한은 감시사회고 병영사회이며 정권에 길들여진 노예사회다. 북한 정권에 조금이라도 불만 섞인 소리를 했다가는 가족 전체가 한 밤중에 어디론가 모르게 끌려가야 한다. 북한에는 정치범으로 몰려 수용소에서 짐승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아무리 똑똑하고 개인적으로 능력이 있어도 동요계층, 적대계층은 출세할 수 없는 사회다. ‘고발’에는 김일성이 가는 곳은 1호 행사로 불려 인민들은 부모가 죽어도 통행증이 없이는 고향에 갈 수가 없다. 반디가 쓴 또 한권의 책 ‘붉은 세월’이라는 시집에는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의 피맺힌 절규가 쓰여있다. 우리가 마시고 있는 자유의 공기는 우리가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으나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 자유가 빵보다도 더 귀하고 어쩌면 목숨보다 더 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 빵도 제대로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버이 수령 한 사람만이 완전한 자유와 신과 같은 절대적 권력, 온갖 사치를 누리고 사는 사회! 쌀밥에 고깃국을 마음껏 먹게 해주겠다고 어버이 수령께서 그렇게 약속했지만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 주민들은 배고픔과 감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 사이에 전쟁과 대립없는 평화의 공존도 중요하겠지만 노예상태에서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남쪽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차창 밖으로 보이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풍경과 집들 그리고 자유가 너무도 소중해 보인다. 내부적으로 문제도 많고 상처도 많은 나라이지만 우리는 그래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이 선진화되고 민주화된 대한민국이라는 것에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문재인 대통령도 남과 북의 체제경쟁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의 침략을 맞아 총칼로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낸 이름없는 수많은 장병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보낸다. 그들의 피흘림이 없었다면 남쪽의 5천만 국민들도 김씨 세습독재 치하에서 자유를 잃고 노예처럼 살아가는 신세가 됐을 것이다.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대한민국을 70년만에 G11에 들만큼 선진국화되고 민주화된 나라로 만들어놓은 지도자들과 산업역군들 그리고 민주화에 힘쓴 분들에게 감사한다. 근대화에 힘쓴 분들과 민주화에 힘쓴 분들은 다같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두 주역이다. 앞으로도 두 주역은 서로 대립을 할 것이 아니라 나라의 발전을 위해 같이 경쟁하면서 나라다운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상생하는 길이며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길이 지켜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길일 것이다.

우리역사 톺아보기

역사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무심히 흘려보냈던 역사적 사실에서부터 사건의 한복판에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우리 역사와 관련한 재미난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우리 책과 한국사 이야기/부길만 지음/유아이북스/276쪽/1만2천 원‘왜 한국에서 금속활자가 처음 발명됐을까?’, ‘조선시대에도 책을 판매하는 사람이 있었을까?’ 이런 다양한 궁금증에 답을 주는 책 ‘우리 책과 한국사 이야기’가 출간됐다.출판학계를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인 부길만 교수가 쓴 이 책은 청소년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록과 관련한 우리 역사를 정리했다. 중세시대 최첨단 정보기술이었던 금속활자 발명이 왜 한반도에서 이뤄졌는지를 살펴보면서 글을 쓰고 읽는 행위가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특별한 일이었는지도 알 수 있다.15세기 중반 구텐베르크는 활판인쇄술을 유럽 최초로 발명해 전파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전에 본 적이 없던 이상한 인쇄기술로 인해 사회적 권위가 흔들린다고 판단한 추기경은 “어느 야만인이 만든 것”이라며 가치를 낮춰 봤다. 책이란 형태로 정보가 널리 공유되자 정보를 독점했던 권력자들이 위협을 느낀 것이다.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달랐다. 권력자들 스스로 활자 주조에 앞장서서 출판 사업을 벌였다는 게 저자인 부길만 교수의 주장이다.금속활자로 많은 책을 발간한 바 있는 태종은 “책이 없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도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태종이 주조하게 한 활자는 무려 10만 자가 넘을 정도다. 한글을 창제하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애쓴 세종도 출판 활동을 활발히 벌였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와는 달리 정부 주도로 이뤄진 관영 위주 사업이었음에도 책은 정치, 행정 등 모든 공적인 일에서도 따라야 할 실천의 근거이기도 했다.이런 중요한 책을 출간하는 데 있어 서양과는 달리 우리는 널리 읽히길 권장하는 문화다.대표적으로 성종은 “서적을 다량 인쇄해서 싼값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따로 이를 충당할 세금을 책정할 정도였다. 또 정조가 직접 편찬을 주도한 서적 분량만 해도 89종 2천490권이나 된다.저자는 “한민족은 위대한 민족”이라면서 “그 위대함은 전쟁에서의 승리나 영토의 확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문화의 힘을 드러낸 데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조선의 2인자들/조민기 지음/책비/420쪽/1만9천800원‘왕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서슬 퍼런 충신과 ‘왕의 총기를 어지럽혔던’ 흉악한 간신의 실체. 권력을 향한 뜨거운 욕망으로 역사를 뒤흔든 2인자들은 누구인가?조선 역사 속에서 1인자의 자리를 노렸던 2인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욕망이 어떻게 권력이 되었고, 역사 속에 어떻게 기록되었는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저자 조민기는 ‘조선왕조실록’과 그 외 다양한 역사 서적들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다. 신하들은 지나치게 미화돼 있고 임금은 지나치게 비판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조선왕조 500년 동안 임금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은 모두 26명,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한 순종을 포함하면 27명이다. 이 중 후세에 성군으로 인정받은 인물은 세종과 정조 정도밖에 없다. 반면 임금을 보좌했던 신하들에 대한 평가는 놀랍도록 후하다.이 책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전제 왕조 국가였던 조선은 과연 임금을 제외하면 ‘왕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서슬 퍼런 충신과 ‘왕의 총기를 어지럽히는’ 흉악한 간신, 이렇게 극단적인 두 종류의 세력밖에 없었을까?이 책 ‘조선의 2인자들’은 ‘건국’, ‘창업’, ‘욕망’, ‘권력’, ‘당쟁’이라는 5가지 테마에 걸맞은 총 10명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하륜, 수양대군,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이 그들이다.이 책 안에 담긴 조선을 풍미했던 2인자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인맥’과 뜻밖의 ‘관계’를 발견한다. 500년 조선 역사를 이끈 그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충의를 지키기 위해 벌인 일련의 사건들과 그 안에서 발휘한 탁월한 기지와 다양한 처세술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듯 한 흡인력을 발휘한다.권력을 추구하는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것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커다란 동력인 동시에 부패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국민혁명군 이상정의 북만주 기행/이상정 지음/이상규 주해/민속원/162쪽/9천500원일제 저항시인 이상화의 맏형인 국민혁명군 중장 이상정이 1931년 ‘혜성’ 10~11월호에 발표한 ‘남북만 일만 리 답사기’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책 ‘국민혁명군 이상정의 북만주 기행’이 출간됐다.이 책은 북만주 일대의 답사기이다. 이상정은 용진단 사건으로 일본경찰에 쫓기다가 1925년 중국으로 망명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가 유동열, 신영삼과 만나 하얼빈 자무시 인근 퉁허현에서 민족학교 교원으로 활동하다가 서북군벌의 펑위샹을 만나 서북벌에 종군해 베이징을 잠시 토벌했으나 만주군벌 장쭤린의 역습공격으로 내몽골로 쫓겨 퇴각하는 과정을 그렸다. 또 쑤이위안에서 권기옥을 만나 결혼해 바오터우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는 내용 등 1925년 이후 파란만장한 중국내 군벌 간의 투쟁 상황을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개벽사에서 운영하던 ‘혜성’지에 이상정의 육필원고가 일부 일제의 검열에 걸려 삭제되고 나머지 원고만 출판됐으나, 이번 ‘국민혁명군 이상정의 북만주 기행’을 통해 이상규 교수가 상세한 해설을 곁들였다.이상정은 일제강점기 충칭육군 참모학교 교관, 신한민주혁명당 중앙위원, 군사부장 등을 역임한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이며, 민족주의 시인 이상화 맏형이다. 1912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성성중학교, 미술,상업학교를 거쳐 코쿠카쿠인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1925년 만주로 망명해 북만주에서 약 2년간 민족교육을 통한 항일 독립운동을 했다. 그 뒤 중국 펑위샹장군의 서북 국민부대의 장성 참모로 장개석 군대와 통합된 후에도 국민정규군 소장 참모로서 항일전선에 참전 후 독립지사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또한 윤봉길 의사에게 폭약을 구해주는 등 독립운동에 전념했으며, 1932년 흥사단에 가입했다. 1947년 뇌일혈로 사망했고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부인인 권기옥 여사는 이상정과 결혼 후 1943년에 한국애국부인회를 재조직하고 사교 부장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여성들을 규합해 독립운동 전열에 참가시키고 여성들의 독립사상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이책의 주해는 경북대 이상규 교수가 맡았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아침논단…국회에 내는 과제, 사가독서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19세기 영국의 전성기를 이룬 빅토리아 여왕은 신하들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3년마다 1개월씩의 유급 독서 휴가였다. 이 휴가의 조건은 단순했다. 셰익스피어 작품 5편을 정독하고 독후감을 써내는 것뿐이었다. 일명 ‘셰익스피어 휴가’로 부르는 제도다.이보다 400여 년 앞선 조선시대에도 독서휴가가 있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조정의 업무 때문에 신하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세종이 고심 끝에 찾아낸 방법은 어명으로 내린 독서휴가인 사가독서(賜暇讀書)였다. 사가독서는 집현전 학자들이 조정의 업무 부담 없이 일정기간 동안 독서를 통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주는 휴가 제도이다. 이 기간 동안 경비는 나라에서 부담했다. “지금부터는 집현전에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오직 독서에 전념해 성과를 내서 내 뜻에 부응하라(세종실록 8년)” 1426년에 내린 이와 관련된 첫 어명이었다. 이후 사가독서는 영조 49년(1773년)까지 340여 년간 지속되면서 총 48차에 걸쳐서 320명이 선발되었다. 며칠 전 보았던 EBS ‘지식채널 e’ 프로그램 중 한 편의 내용이다. 밤늦은 시간에 방영하는 지식채널e는 단편적인 지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이다. 한번씩 볼 때마다 생각에 잠기게 하는 내용이 많아 자주 찾아보게 되는 방송이다. 사가독서 어명을 받든 신하들은 조정 업무 대신 집에서 책을 읽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이 되기도 했다. 세종 때 왕의 기대에 부응해 사가독서를 했던 인재들은 전 분야에 걸쳐 책을 편찬해냈다. 15세기 조선 시대의 문화 전성기를 꽃 피운 것이다. 넓게 보면 사가독서는 조선 시대 다양한 인재 탄생의 비결이기도 했다. 권채의 ‘향약집성방’, 남수문의 ‘고려사절요’가 이로써 태어났고 율곡 이이의 ‘동호문답’도 사가독서의 결과물이었다.세종 당시의 사가독서 제도를 현재 시대로 소환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막 선출된 300명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돌아가며 이 제도를 시행해보는 거다. 어명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명으로 말이다. 슬기로운 21대 국회생활을 독서로, 공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국회는 코로나19 방역 이후 경제방역의 성공을 위해 관련법을 정비하고 지원해야 할 급박한 때다. 시간이 없다.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결과물을 제출하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사가독서에 들어간 신하들도 책만 읽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집에서, 때로는 산사를 오가며 자유롭게 책을 읽고 연구에 매달렸다. 그러나 읽은 책의 권수를 삼개월마다 보고서로 제출해야 했고 매달 세 차례 읽은 책과 관련된 연구물인 월과(月課)를 내야만 했다. 또 사가독서를 마칠 때는 독서의 결과물을 글로 지어 제출하도록 했다. 막대한 양의 성과물이 나왔던 것이다. 성종 때에 이르러서는 독서당(讀書堂)을 지어 이곳에서 마음껏 책을 읽도록 했다. 독서당은 한양에만 세 곳이 있었다. 동호당과 서호당, 남호당이 그곳이다. 율곡이이의 동호문답은 동호당에서 책을 읽으며 저술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국회에 이런 사가독서를 권하는 이유는 더 이상 막말국회, 동물국회, 싸우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젠 공부하는 국회, 그럼으로써 정책중심 국회,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폼 잡는 자리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꼬박꼬박 세비가 나오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부하는 국회’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그나마 좋은 모습이긴 하지만 임기 초반의 반짝 공부모임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국회의원 독서휴가제’부터 입법하는 게 어떨까. 물론 조선시대 사가독서처럼 중간 중간 철저하게 과제를 제출하고 최종 성과물에 대해서는 평가도 받아야 할 것이다. 세종 때의 사가독서가 국회에서 현대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면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조금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문향만리…대구大邱

대구大邱 박방희불쌍한 대구/ 남해에서/ 동해에서/ 서해에서/ 포획이나 당하면서/ 밥상에 오르거나/ 주안상에 올라/ 씹고 씹히는/ 아, 불쌍한 대구.『허공도 짚을 게 있다』 (지혜, 2020).................................................................................................................. 대구는 입이 커서 大口다. 입이 큰 대구는 잘 먹어서 덩치가 크다. 덩치가 큰 만큼 살이 많아 배고픈 시절에 좋은 단백질 원이었다. 맑은 국을 끓여 먹거나 매운탕을 요리해 먹는다. 볼때기는 찜뿐만 아니라 탕으로도 즐겨먹는다. 입 주변 근육의 쫄깃한 식감이 구미를 당긴다. 포를 떠 말린 것은 심심풀이 부식으로 그만이다. 대구는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생선이다. 대구를 토막토막 잘라 찌지고 볶고 삶는다. 때론 포를 떠서 말린다. 인간에겐 침을 흘리게 하지만 대구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찬다. 밥상에 오른 대구를 쭉 둘러앉아 맛나게 씹어 먹는다. 꼭꼭 씹어야 제 맛이다. 그러고는 밥도둑이라며 도둑놈 누명까지 씌워 씹기도 한다. 주안상 대구도 매일반이다. 쫄깃한 게 술안주로 딱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술맛이 돈다. 대가리가 너무 크다고 씹는 소인배도 있긴 하다. 술자리가 파하면 비싸다고 씹는다. 남해에 놀던 대구는 멸치 소식을 전해주고, 동해에서 살던 대구는 독도의 파도소리를 들려준다. 서해에서 황사에 시달리던 대구는 누렇게 뜬 얼굴로 거품을 문다. 시인은 ‘대구’와 ‘씹다’의 同名異義, 중의적 의미에서 영감을 얻는다. 大邱의 시인은 이름 때문에 大口에 더 정이 간다. 大口에 빗대어 大邱에 대한 애정을 살짝 내비친다. 밥상과 술자리에서 씹고, 씹히는 大口는 大邱와 동병상련이다. 大邱는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 대구는 신라의 중심세력권이었고, 고려를 이끈 두뇌를 배출한 곳이었으며, 조선시대엔 인재의 보고였다. 유림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위기 때마다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켜낸 추로지향이다.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의 깃발아래 일제의 흉수에 맞서 조막손을 맞잡고 허리끈을 졸라매었다. 해방 공간에서 ‘남한의 모스크바’로 불릴 만큼 공산주의자들이 준동하긴 했지만, 6·25땐 공산화를 막아내는 선봉에 섰다. 전후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앞장서서 부국을 일궈낸 위대한 지역이다. 최근 대구가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듯하다. 총선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결과를 보여준 이유로 눈총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 민주당이 한명도 당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못 볼 걸 본양 대구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다. 어떤 지역의 사람이 비슷한 성향을 갖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어떤 지역에서 특정 정당 지지색이 두드러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도 흔히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특정지역의 보수·진보성향 비율은 선거 때마다 일정한 양상을 보인다. 이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 지역의 정체성이자 신성한 선택이기 때문에 오히려 존중해준다. 호남의 선택은 늘 극단적이다.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잘 드러난다. 보수당은 호남에서 후보조차 내기 어렵다. 득표율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한쪽에 쏠려있다. 대구는 그완 또 다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내용면에서 민주당이 당선과 다름없는 득표를 한 곳이 많고, 기초의회엔 다수당이 된 곳도 있다. 그런대도 더 편향적인 곳은 눈 감고 멀쩡한 대구에만 딴지를 거는 태도는 부당하다. 선거결과를 두고 비난해선 안 된다. 유권자의 선택은 자유롭다. 타 지역의 선택과 다르다고 째려보고 손가락질한다면 선거는 왜 하는가.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사를 존중할 때 비로소 뿌리내리고 꽃피는 나무와 같다. 오철환(문인)

함께 떠나는 박물관 나들이(3)…계명대학교 벽오고문헌실과 행소박물관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웅장한 건물이 하나 보인다. 동산도서관이다. 이곳에 국가 지정문화재인 보물 22종을 비롯해 약 7만8천여 권의 고문헌을 수장한 벽오고문헌실이 있다.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보물 보유 수량을 자랑한다.벽오고문헌실의 출발은 1968년 도서관 서가에 일반 책들과 함께 관리되고 있던 고서(古書) 600여 권을 추려 고문헌실을 만든 게 계기가 됐다.대표적 소장품으로 왕실 한글 편지첩인 ‘신한첩’, 훈민정음 최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용비어천가’, 조선시대에도 구구단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신간상명산법’, 영조가 왕이 되기 전에 아버지 숙종으로부터 받아서 읽었던 ‘삼국사기’ 등이 있다.보물 1946호 ‘신한첩’은 숙휘공주가 왕실로부터 받은 한글 편지 35편을 모은 편지첩이다. 숙휘공주는 조선 제17대 효종의 4녀로 태어나 12세에 정제현과 혼인해 출궁했으며, 이후 편지로 안부를 주고받았다. ‘신한첩’에는 아버지 효종과 어머니 인선왕후, 오빠 현종과 올케 명성왕후, 조카 숙종과 조카며느리 인현왕후가 각각 딸과 동생, 고모에게 쓴 한글 편지가 들어 있다.계명대 홍보실 하지원씨는 “조선시대 남자는 보통 한문을 사용했기 때문에 국왕의 한글 편지는 매우 귀하다. 받는 사람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한글로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며 “효종과 현종, 숙종의 한글 글씨를 ‘신한첩’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인현왕후의 한글편지는 이 ‘신한첩’에 유일하게 수록되어 있다”고 설명했다.보물 1463호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을 사용한 최초의 작품으로 1447년 처음 간행됐다.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 후 이를 시험하고 조선 창업의 정당성을 알릴 목적으로 ‘용비어천가’를 짓게 했는데,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보물 1704호 ‘신간상명산법’은 조선시대 대표 수학교과서다. 조선시대 잡과 과목의 산사(算士) 선발의 필수 교재로 사용됐고, 우리에게 익숙한 구구단이 ‘구구합수(九九合數)’라는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또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79호 ‘삼국사기’는 한반도 고대 국가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이 ‘삼국사기’는 1711년에 숙종이 승정원(현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연잉군에게 하사했던 책이다. 연잉군은 후일 영조로 조선 후기 부흥을 이끈 임금이다.한편 계명대학교는 동산도서관 벽오고문헌실과는 별도로 제1종 전문박물관인 행소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행소박물관은 1978년 지역사회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기 위한 취지로 남구 대명동 대명캠퍼스 동서문화관 2·3층에 개관했다.1977년 고령 지산동 45호분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까지 대구·경북지역 일대의 중요한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다.또 김천 송죽리 유적 조사를 통해 내륙에서 최초로 신석기시대 마을유적을 발굴했으며, 경주 황성동 유적 발굴조사를 통해서는 신라로 성장해 가는 사로국의 기술력인 제철 유적을 발굴해 고대 경주 황성동에 철기생산과 관련된 전문가 집단이 거주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이 외에도 대가야문화권에 속하는 고령에 산재한 고분군 발굴을 통해 대가야에서도 대규모의 순장이 이루어졌음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산동 32~35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상감환두대도·철제 갑옷·그릇받침·굽다리접시 등 다양한 유물을 통해 대가야의 우수한 철기와 토기 문화를 밝혀냈다.행소박물관은 2004년 성서캠퍼스에 신축 이전 후 연건평 6천㎡ 규모로 계명역사자료실과 시대별 전시실, 특별전시실 외에 시청각실·학예연구실·유물정리실·유물수장고·뮤지엄카페·세미나실 등을 갖춘 종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행소박물관 권순철 학예사는 “현재 행소박물관은 발굴조사를 통해 확보한 유물과 기증 및 구입 유물 등을 포함해 수 만점을 소장하고 있다”며 “박물관설립 당시였던 1978년에 수장 유물이 1천225점이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또 초기에는 발굴한 고고유물이 많았으나 이후 절구, 가죽신 등과 같은 민속 유물도 꾸준히 확보 했다”고 설명했다.이 시기 확보한 국보급 소장품이 현재 계명대 행소박물관 소장품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조선후기 김윤겸의 화풍을 잘 보여주는 ‘진주성도’는 당시 진주성의 모습을 자세하게 담고 있어 2008년 12월 보물 제160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행소박물관은 수장전시물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특별 전시회를 열어 지역 사회와 소통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인 동곡실은 초대 박물관장을 지낸 김종철 명예교수의 호를 딴 전시공간으로 매년 두세 차례씩 특별전시가 열린다.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은 한반도 구석기시대 문화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석기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의 문화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약 2천여 점의 유물을 시대별로 전시해 일반에 공개했다. 또 ‘대영박물관전’, ‘중국국보전’, ‘헝가리 합스부르크 왕가 보물전’ 등 지역에서 보기 힘든 대형 국제전시뿐 아니라 ‘조선의 어진’과 같은 희귀 유물전시회도 유치해 지역민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한편 행소박물관은 김천 송죽리 유적에서 출토된 비파형동검 등 대표유물 10여 점을 3D로 제작해 홀로그램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유물의 측면과 뒷면을 모두 관찰할 수 있도록 첨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박물관 관람 후에는 인증샷을 찍어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인쇄해 갈 수 있도록 ‘행소박물관 탐방기 시스템’도 별도로 갖추고 있다.권순철 학예사는 “향후 행소박물관은 전용 앱을 제작해 누구나 쉽게 박물관의 전시품을 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 북구을 무소속 주성영 예비후보 “구암동 고분군 · 팔거산성 역사테마 공원 조성하겠다”

무소속 대구 북구을 주성영 예비후보의 공약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주 예비후보는 최근 북구 교육 발전 공약에 이어 24일 “구암동 고분군과 팔거산성의 창조적 복원을 통해 역사 테마 공원으로 조성하고, 일원에 철쭉. 진달래. 해바라기 군락지도 함께 조성, 금호강과 연결된 함지산 전역을 힐링테마공원화 함으로써 북구를 대표할만한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 고 약속했다.주 예비후보는 “지역 내 역사 문화유산들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 인프라로 조성하고, 지역 상권 등과 연계한 음식 , 서비스 산업 기반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 것” 이라며 이를 위해 △ 역사문화거리 조성 △ 전시관 설치 △ 팔거산성 복원 △ 고분박물관 △ 학술대회 개최 △ 야외공원 △ 문화축제 등 다양한 발전책을 제시했다.주 예비후보는 또 “문화유산을 자원으로 활용할 때 지역의 경제발전과 활성화를 도모 할 수 있어며 또한 지역의 정체성을 높이고 존재가치도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문화재는 보존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좀 더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고 생활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문화재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관광자원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역사의 도시, 문화의 도시,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한편 구암동 고분군은 대구를 대표하는 삼국시대 중요 유적으로 지역 내 함지산 서쪽 능선에 346기의 대규모 고분군으로 영남에서는 보기 힘든 적석 석곽 구조로 2018년 사적 제544호로 지정되었고, 고대역사문화 체험 특구로 지정된바 있다.또 팔거산성은 5~6세기 삼국시대 축조된 성곽이다. 조선시대 팔거현이라 불렸던 지역에 위치해 있던 까닭에 팔거산성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대구시 기념물 제6호로 지정돼 있다.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경주 조선시대 관아건물 경북도문화재로 지정

==경주문화원 부지 내 조선시대 경주부 관아 건물인 내아(왼쪽), 부사(가운데), 양무당 등이 경북도문화재 제177호 기념물로 지정됐다.==경주문화원 부지 내 조선시대 지어진 100년 이상된 건축물 3동이 경북도문화재로 지정됐다.경주시는 최근 ‘경주부 관아 건물’이 경북도문화재 제177호 기념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경주부 관아 건물인 내아·부사·양무당 등 3동의 건물은 18세기 말에 제작된 ‘경주읍내전도’와 ‘동경통지’에서 실재(實在) 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적어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건축물이다.부사와 양무당은 옮겨 세워졌지만 원형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내아는 창건된 이래 현재의 위치에서 큰 변모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래 1975년까지 경주박물관 건물로 활용됐다는 근대적 의미까지 더하고 있다.경주부 관아건물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의거 현재 경주문화원이 관리하고 있다. 내아·부사·양무당은 현재 향토사료관, 도서실, 민속품 수장고로 운용되고 있다.경주시 관계자는 “1986년 12월 경북도 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된 경주문화원 내 ‘경주 동부동 은행나무’와 이번에 지정된 경주부 관아 건물은 도지정 문화재로서 가치를 지키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존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