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코로나19 확산에 패닉 빠진 대구

코로나19(우한 폐렴)의 지역사회감염이 대구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인가. 첫 확진자가 확인된 뒤 불과 하룻밤 사이 확진자 10명이 추가로 확인되자 대구사회가 감염병 패닉에 빠졌다. 더욱이 이들 확진자 중 11명이 대구의 첫 확진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감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보건당국은 현재 감염 경로에 따라 확진자를 1차, 2차, 3차 감염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1차 감염은 발원지인 중국에서 감염된 사례이고, 2차 감염은 1차 감염자에 의해 사람 간 감염된 경우, 3차 감염은 2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경우로 나눈다. 그러나 2, 3차 감염의 경우 사람 간 전파라는 감염 경로는 같지만 엄밀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해외 여행력이 없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등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감염 가능성이 높아 감염병을 심각 단계로 간주하고 있다.19일 확진자가 하루 새 전국적으로 15명이 발생해 국내 확진자 수가 46명으로 급증했다. 15명 중 대구, 경북에서만 13명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국내에서는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그동안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에서는 확진자가 없었다.이런 가운데, 개학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는 2월 말이나 3월 초가 지역에서 감염병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관계 기관에서는 경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감염병 확산과 함께 지역민들의 경제활동 위축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은 걱정할 것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객이 격감할 만큼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다중 이용 장소나 시설에 가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통가와 식당가는 당장 매출 감소가 눈에 띌 정도로 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중국과 거래 기업들의 피해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산업계의 경우 중국과 거래가 많은 기업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수출 길이 막히는 바람에 공장 가동 축소나 휴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생산 현장에서는 감염 우려가 부담스러운 고민거리다.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 근로자가 다수 일하고 있는 기업들은 마스크, 세정제 등 안전용품을 대량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지만 현장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자금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문제는 감염병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로,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상인이나 소상공인, 중소사업체 등 버틸 여력이 충분치 않은 자영업자나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코로나19는 2019년 12월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 발견된 이래 3개월이 채 안 되는 사이 중국 내 사망자가 2천 명, 누적 확진자가 7만 명을 넘어섰다. 또 확진자와 의심환자 신고가 있는 국가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구,경북 확진자 13명 발생19일 대구시와 경북도,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 10명, 경북 3명 등 13명의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이들은 현재 대구의료원 등의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신규 확진자 13명 가운데 11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명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녔고 1명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18일 확인된 31번째 확진자(61·여)는 2월17일 오후 3시30분께 발열, 폐렴 증세를 보여 대구 수성구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확인돼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대구 동구의 씨클럽이 직장인 31번째 확진자는 2월6일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고, 2월 9일과 16일에는 남구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의 예배에 2시간씩 참석했다. 또 15일에는 지인과 함께 동구 퀸벨호텔에서 점심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 과정에서는 대중교통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 위축과 기업 피해코로나19가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대구 시내 중심가엔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식당이고 커피숍 할 것 없이 손님이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통시장 역시 손님이 줄어 매출이 격감한 상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지역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의 경우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시장연합회 측은 평소보다 방문객이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봄철 각종 축제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인쇄물 제작이나 이벤트업체 등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고, 졸업과 입학 행사가 취소된 탓에 화훼업계 역시 고통을 받고 있다.최대 교역국이 중국인 지역 기업들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구의 대중국 교역량은 2019년 수출 15억3천800만 달러, 수입 19억7천400만 달러였다. 업체 수로는 2019년 1천583개 기업이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특히 지역기업 50곳은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다.따라서 중국 기업들의 조업 중단 등이 있으면 지역 기업들은 수출과 수입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감염병 발생으로 주재원을 철수시킨 이후 공장 재가동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화장품 생산업체들은 중국 바이어와의 연락 두절로 애를 태우고 있으며, 또 매년 열리며 수출 창구 역할을 하는 중국 현지 전시회 참가를 포기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최대 공단지역인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기업들에도 감염병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 LG, 도레이첨단소재 등 대기업들은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중단하고 있으며, 중국을 다녀온 직원들에 대해서는 14일 격리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번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원사, 염료 등 원료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 재고 물량이 한 달 치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걱정했다.◆ 중국 유학생 입국, 확산 고비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할 2월 말이나 3월 초를 지역에서는 감염병 확산의 고비로 보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중 겨울방학 중 중국에 들어갔다가 이번에 다시 입국할 학생 수는 대략 3천 명이 넘는다. 이중 계명대나 경북대 등 대구권 대학들의 경우 학교 내 기숙사에 이들을 전원 수용하는 게 가능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경북권 일부 대학들은 학교 기숙사 수용 정원이 적어 격리기간 14일 동안 이들을 전원 수용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해당 지자체에서 연수원 등의 시설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이와 관련해 경북도는 16일 경북권 격리 대상 중국 유학생 1천300여 명을 모두 대학 내 기숙사 등 교내 시설에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천300여 명은 경북권 24개 대학에 재학중인 전체 중국인 유학생 2천87명의 62.3%에 해당한다.나머지 학생들은 방학 기간 국내에 체류(653명)하거나 휴·입학 등으로 국내 입국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133명)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 대학들은 1~3월에 예정됐던 졸업식과 입학식은 모두 취소하고, 개강도 학교별 상황에 따라 연기했다.◆ 코로나19 정체는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로, 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개 돼지 조류 등에서 발견되었고, 사람에게서는 1960년대에 발견되었다.발생 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우한 폐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2020년 2월11일 WHO에서 공식 명칭을 ‘COVID-19’(Coronavirus disease 2019)로 확정했다. COVID-19에서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는 질환, ‘19’는 발병이 처음 보고된 2019년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이를 줄여서 ‘코로나19’로 부르고 있다.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는 SARS-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국제바이러스분류체계위원회에서 ‘SARS-Cov2’로 명명했다.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감염된다. 2~14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무증상 감염 사례도 드물지만 나오고 있다.WHO에 따르면 SARS-Cov2의 전파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며, 환자로 확진되면 기침, 인후통, 폐렴 등 증상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나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대증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한편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MERS-CoV) 사태 때는 5월20일 첫 확진자 판정 이후 7월28일 정부의 종식 선언 때까지 2개월여 동안 사망자 36명, 확진자 186명, 격리자 6천700여 명의 피해가 발생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대구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 동선 추적

대구에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18일 처음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A(여·61)씨가 이날 오전 5시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31번 확진환자로 최종 판정받았다. A씨는 17일 오후 3시께 발열과 폐렴 소견이 있어 수성구 보건소를 방문했다. A씨는 지난 8일 첫 증상이 있었으며, 10일께 발열 증상을 보였다. 보건소 측은 정부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A씨를 대구의료원 음압병동에 격리 입원시켰으며,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대구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이날 오후 11시께 1차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는 A씨의 검체를 질병관리본부로 보냈으며, 18일 오전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즉각대응팀 12명을 수성구보건소로 파견해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대구시가 A씨를 상대로 동선을 파악한 결과, 이 환자는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께 교통사고를 당해 7일 오후 9시부터 17일까지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입원 중이었다. 입원 기간 중 A씨는 9일과 16일 오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남구에 위치한 신천지대구교회에서 2시간 동안 예배에 참석했다. 또 19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동구의 퀸벨호텔 2층 뷔페식당에서 지인과 점심을 먹었다. 환자는 자기 차량과 5차례 걸쳐 택시를 이용해 이동을 했으며, 6~7일 동구에 위치한 직장 씨클럽 사무실에 머물렀다. 지난달 29일에는 강남 본사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는 A씨가 최근 한 달간 외국에 다녀온 적이 없어 감염 경로 파악에 나섰다. 또 질병관리본부 현장대응팀은 CCTV,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통해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A씨의 가족(2명)은 현재 자택에서 격리 중이며 가족과 택시기사 직원 등 현재 확인된 밀접접촉자 15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A씨가 입원했던 한방병원과 호텔은 출입금지 조치됐다.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33명은 대구의료원 등으로 이송하고, 병원은 당분간 폐쇄할 예정이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이슈추적/ 미궁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어떻게 될까

대구·경북 재도약과 상생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란 기대 속에 추진 중인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이 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암초를 만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현재로선 군위군의 반발이 워낙 거센 탓에 신공항 이전사업의 주체인 국방부와 대구시는 물론이고, 경북도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일단 시간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이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예정된 2026년 군공항, 민간공항 동시 개항은 고사하고 이전사업 전체가 표류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최근 대구시는 2월부터 진행할 계획이었던 군공항 이전사업 기본계획 수립과 K2 이전 터 개발 관련 용역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군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2021년 대구시-국방부 간 합의각서 체결 및 민간사업자 공모, 2021년~2022년 기본 및 실시설계 등 대구시의 후속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1월21일 시행된 주민투표에서 공동후보지(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선정됐지만, 군위군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군위군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의 제8조 2항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며 주민투표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주민투표에서 군위 우보(단독후보지)가 군위 소보(공동후보지 지역)보다 3배가량 높게 찬성률이 나온 만큼 우보로 신청하는 게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고 타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그러나 대구·경북민들은 군위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그렇지만 지역민 전체의 합의 속에 신공항 이전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대전제를 고려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군위군의 반발에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군위군이 승복한 가운데 이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설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 도는 또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국방부가 예정된 후속 일정을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국방부는 1월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역사회의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수립된 선정 기준 및 절차와 그에 따른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향후 이전부지선정원회에서 의성 비안-군위 소보를 이전 부지로 선정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경북도, 대구시, 군위군, 의성군 등 지역 자치단체와 국방부의 이해가 직접 걸려 있는 사업이긴 하지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전체 사업 규모나 건설 과정과 그 이후에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500만 대구·경북민이 함께하는 대역사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군위군이 애초 합의대로 공론화 과정과 주민투표를 거쳐 결정된 지역공동체의 합의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게 시, 도민들의 요구이고 기대이다.◆ 주민투표 결과 불복 상황, 왜 발생했나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 상황이 발생하자 국방부가 애초 법적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로 부지 선정 기준을 정한 것이 이 같은 사태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군위군이 불복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특별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주민투표 결과 공동후보지가 선정되면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공동으로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후보지의 경우 애초에 이 같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거란 예측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또 국방부가 2017년 법제처에 이 조항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미리 해놓지 않았느냐는 것이다.당시 법제처는 유치신청을 하지 않은 지역은 이전 부지로 선정할 수 없으며 공동후보지의 경우 한 곳의 자치단체장이 단독으로 전체 이전 후보지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답변을 듣고도 국방부는 물론이고, 대구시도, 경북도도 대비책을 마련해 놓지 않았다.◆ 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국방부의 공식입장 발표 후에도 군위군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는 1월30일 국방부를 방문해 입장문을 전달하고 공동후보지 추진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군위군추진위는 “2만4천 명 군위군민은 국방부가 현 방침을 고수할 경우 법적 투쟁은 물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사 항쟁할 것”이라고 밝혔다.통합신공항 주민투표 집계에서는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의 경우 의성 비안이 투표율 88.69%, 찬성률 90.36%로 나왔고, 군위 소보가 투표율 80.61%, 찬성률 25.79%를 기록했다. 또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는 투표율 80.61%, 찬성률 76.27%로 나왔다.그러나 군위군은 주민투표 집계 직후인 22일 오전 2시께 국방부에 탈락한 군위 우보를 이전지로 하는 유치신청서를 보냈다. 유치신청서에는 ‘주민투표 결과 군위군 우보가 찬성률 76.27%, 소보가 찬성률 25.79%로 나와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우보면 일대만 단독 유치 신청한다’고 적혔다.군위의 단독후보지 유치신청에 지역에서는 4개 지자체장의 합의정신을 위반한 것이란 비판이 크게 일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 기준과 원칙에 합의한 데는 세세한 유, 불리 조건이나 지역의 의견 및 입장 차이를 넘어서서 총론적으로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합의정신이 담겨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습 열쇠 쥔 국방부 향후 행보는지역사회의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전사업 추진의 주체인 국방부의 입장과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별법에 따르면 이전부지 선정은 주민투표 이후 해당 지자체장의 유치 신청과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국방부 장관이 최종 이전지를 선정,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미 1월29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지역사회의 합의정신을 존중해 이전지 선정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당장 지역의 관심은 국방부가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를 언제 개최하는지에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공식 입장문 발표 이후 향후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지역에서는 국방부가 선정위원회 개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국방부가 공동후보지 찬반 논란이 일자 의성-군위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1년 넘게 선정위 개최를 연기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또 선정위원회 개최 시기와 관련, 특별법에 선정위원회 개최의 전제 조건에 해당 지자체의 유치 신청이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군위군은 현재 국방부 입장문만으론 법적 대응할 근거가 없어 선정위원회 개최 및 결정 등 공식 행정절차를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경북도 입장은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월30일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에 이전부지 선정과 관련한 지상파 TV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추진위도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토론회에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특별법의 제8조 2항과 제8조 3항의 해석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제8조 2항의 경우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여’란 자구 해석을 두고 군위군과 국방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으며, 제8조 3항에는 국방부장관은 제2항에 따라 유치를 신청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전부지를 선정한다고 돼 있다.군위군은 3항을 근거로 1월22일 유치 신청한 군위 우보 후보지에 대해 선정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유치 신청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경북도는 탈락지역에 대한 추가 지원안도 검토하고 있다. 배후도시와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교통망 사업 외에 추가로 국책사업 유치 등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1월22일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투표 결과에 아쉬움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구경북의 새 역사를 함께 써 간다는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조만간 유치 신청과 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심의,의결 등 절차를 통해 최종 이전지가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두 광역단체장이 발표 형식을 애초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군위군의 불복 움직임을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사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숨겨둔 재산 끝까지 추적…대구경찰 범죄수익추적팀 확대 운영

대구지방경찰청(청장 송민헌)은 2020년을 수사권 조정 입법에 따른 책임수사의 원년으로 삼고 보다 전문적이고 균질화된 수사 품질을 구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금융·부패범죄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범죄수익금의 흐름을 분석·추적하고, 범죄수익금을 빼돌리는 것을 차단하는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회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은 범죄자들이 숨긴 범죄수익을 찾아 동결하는 역할을 한다. 범죄수익은 정식 재판을 통해 몰수하는 데 범인이 재판 전 이를 은닉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해당 재산 등의 처분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도록 하는 것이 기소 전 몰수보전 제도이다. 법원에서 몰수보전이 인용된 범죄수익은 정식 재판에서 몰수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고로 귀속되거나 절차에 따라 범죄 피해자들에게 돌려준다. 대구경찰청 범죄수익수사팀은 성매매업주 A씨를 구속하면서 성매매로 인한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범죄수익금 24억 원 상당을 동결하는 등 지난해 동안 모두 38억 원의 범죄수익을 몰수 보전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범인을 검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범죄로 인한 수익을 원천 차단해 범죄를 억지하고 피해자의 피해회복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이슈추적/ 다가오는 21대 총선, 대구·경북은

국회의원 선거가 대구·경북에서는 그 정치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지 지역민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별로 없이 치러지고 있는 듯하다. 4년에 한 번씩 있는 선거인데도 그렇게 된 것은 그 결과가 오랫동안 특정 정당에 편향된 것을 주된 이유로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4년 전 있었던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대구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정당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두 명을 배출하긴 했지만, 그게 큰 이변으로 불릴 만큼 지역민들의 정치적 선택은 그동안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져 왔다고 볼 수 있다.왜 이런 투표 경향이 계속 나타났던 것일까. 그리고 그 결과는 과연 지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던가. 간접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나라에서 국민이 주권자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건 선거가 거의 유일한 수단일 것이다. 그런데 주권자의 투표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유권자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그 답은 대구·경북에서 그동안 벌어졌던 일들로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선거는 다양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각자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는 것이라고 우리는 배워왔다. 그리고 그게 정상적이라고 알고 있다.그런데 대구·경북에서는 어느 때부터인지 이런 정상적인 과정들이 형식적 절차로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유권자의 심판보다 특정 정당의 공천받기가 사실상 선거 결과를 결정 지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보면 대체로 맞을 듯하다.이런 분위기가 오랜 세월 계속되자 많은 지역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사는 선거구에 누가 출마했는지, 출마자들의 공약이 뭔지, 그리고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출마자의 자질과 도덕성이 어떠한지 등, 당연히 챙겨봐야 할 기본적 사항에조차 관심이 없어진 듯하다.출마자들 역시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금배지가 보장되는 게 현실이기에 자신들의 관심 순위에서 자연스레 유권자들을 뒷순위로 밀어놓은 것 같다. 즉 출마자들에게 유권자들은 더 이상 존재감도 없고, 단지 세력 과시를 위해 있어야 할 겉포장용 표가 된 것이다.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석 달도 남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지역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 현역의원 물갈이 이슈가 화두가 되고 있다.그렇지만 보수통합은 ‘통합해야 한다’는 명제만 내놓은 채 각론에 들어가서는 각 진영의 정파적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고, 자유한국당 물갈이 역시 지역 의원들 사이에 일단 지켜보자는 눈치보기 분위기만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보수통합과 물갈이 이슈는 자유한국당이 그 중심에 있어 결국 지역의 공천 문제도, 그것 중 무엇이 먼저 구체화하든지 이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TK 물갈이홍의락(대구 북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요즘 대구 국회의원이 측은하고 대구의 미래도 걱정된다. 대구는 중앙정치의 자양분으로 전락한 지역 국회의원을 지켜야 하고 중앙 정치의 빨대를 배격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 국회의원들의 위상이 이렇게 된 것은 개개인보다는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공교롭게도 이 글은 당시 지역 자유한국당 주변에서 흘러나온 대구·경북 국회의원 물갈이설과 맞물리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2019년 10월 전국의 현역 지역구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조직 관리와 인지도, 평판, 당선 가능성 등에 대한 종합평가를 한 사실이 나중에 확인됐다.이와 관련해 지역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종합평가에서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의 교체 요구가 전국 시,도당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또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지역 국회의원 전체를 물갈이해야 한다는 격한 의견도 있었다는 뒷말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지역 국회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불순한 의도가 섞여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져 올수록 지역 의원들의 운신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역 여론이 현역 의원 대폭 교체 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인 데다,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대구·경북과 함께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경남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은 지역 의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PK에서는 전체 의원(22명) 중 30%에 가까운 중진급 의원 6명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TK에서는 전체 의원(19명) 가운데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만이 19일 불출마를 선언했을 뿐이다.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은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불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다.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지만, TK에서 교체가 많이 돼야 물갈이든 판갈이든 된다고 국민들은 볼 것 아닌가, 거기에 맞춰가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이는 대구·경북 현역 의원을 절반 넘게 대거 교체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또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며, 이번에는 할 수밖에 없는,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얼마 전에는 자유한국당 고위 당직자가 “(현역 의원) 30% 컷오프, 50% 물갈이가 예상되지만, TK는 보수 텃밭으로 쇄신 기대치가 높아 50% 컷오프를 점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 안팎의 이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지역정가에서는 결국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라는 타의에 의해 강제적 물갈이가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보수통합 논의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들린다.◆ TK 잠룡, 유승민과 김부겸은보수 진영,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쪽에서는 보수는 크게 보면 모두 하나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그 큰 틀을 찬찬히 따져보면 현재 개혁보수니, 중도보수니, 새로운 보수니 하는 정파로 갈라져 있고, 그 통합도 그리 쉽지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각 정파는 자신들이 차별화된 보수이고 국민이 원하는 정통 보수라고 자임하며 자파 주도로 보수통합을 끌어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총선이 이들에겐 고민거리다. 주도권 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다 지금 같이 보수 진영이 갈라진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승산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얼마 전 보수 진영의 정당,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꾸려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역에서 이 보수통합 논의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중에는 새로운보수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있다.그는 2017년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며 친박계와 결별한 뒤, 20대 총선에서는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힘든 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랬기에 그가 보수통합 과정을 통해 TK 지지세를 다시 얻고 차기 대권주자로 재기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유한국당에 보수 재건 3원칙을 제시한 유승민 의원이 계획대로 보수통합을 통해 새로운 당 간판을 달고 지역에서 출마하게 된다면 지역 정치권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자유한국당이 포함된 보수통합 정당이 새로 출범하고 그 간판으로 지역에서 출마한다면 그에게는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씌워놓은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도 자연스럽게 해소되리란 예상도 해 볼 수 있다. 여기에 TK 친박계 의원들의 대폭 물갈이가 구체화하고, 그동안 정치 행보를 함께 해 온 측근들의 총선 출마까지 이루어진다면 예상보다 빨리 지역에서 보수 진영의 중심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그러나 탈당까지 하며 새로운 당을 만들었던 그로서는 보수 성향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납득할 만한 명분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그 역시 이런 맥락에서 총선 승리만을 위해 통합을 위한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권주자로 평가받았던 그가 이번 보수통합 과정에서 보여줄 리더십은 그의 정치 역량과 향후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TK에서 또 다른 대권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이다. 그는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2016년 고향인 대구로 돌아와 ‘대구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수성갑에서 31년 만에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특히 자유한국당 텃밭인 TK에서의 당선은 그가 민주당에서 대선주자급 반열에 올라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김 의원의 수성갑 재선은 현재까지로는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정치적 무게감에서 현재 거론되는 자유한국당 주자들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지역 출신 큰 인물을 내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역구가 대구라는 점이 민주당 소속인 그에게는 늘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 4년 전과 달리 여당 의원으로서, 그것도 탄핵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지역 보수층에서 불고 있는 정권 심판론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에서 언제라도 이곳에 거물급을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이래저래 그에게는 이번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김태일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장 인터뷰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지가 지난해 12월23일 두류정수장 터로 공식적으로 최종 확정됐다. 10년 넘게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숙원 사업이었지만 그동안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누구도 쉽게 결정 내기 어려웠던 것인데, 공론화 과정이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특히 신청사 문제는 대구 4개 구, 군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섰기에 무엇보다 결정 이후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절차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결국 후폭풍까지도 차단하게 됐다는 평가이다.대구에서 처음 도입된 공론 민주주의 방식을 실제로 현안에, 그것도 가장 크고 민감한 사례에 적용하면서 잡음 없이 시작부터 운영, 마무리까지 무난하게 끝낸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 김태일 위원장에게 그동안의 과정 얘기를 들어봤다. 공론화위원회 일을 하느라 본업(영남대 교수)인 학교 일이 미뤄졌던 탓에 그는 신청사 일이 마무리되자마자 기말고사 채점 등 학교 일로 바쁜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 있었다.-공론 민주주의 방식으로 이뤄낸 이번 대구시청 신청사 결정의 의미를 평가한다면.“(대구시 신청사건립 추진기획팀이 설치된 2005년 기준) 15년 ‘묵은 문제’를 ‘시민의 힘’으로 풀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치행정 엘리트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250만 시민의 이름으로 해결한 것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특수이해에 집착하지 않고 ‘대구’를 생각하며 결정에 참여한 것 같다. 대구에서 공론민주주의를 통한 문제 해결 사례로는 첫 번째였고 ‘공공기관 입지 선정’에 공론민주주의 절차를 밟은 것은 전국 최초의 일이다. 공론민주주의는 사회통합적 의사결정이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는데 이번 사례에서 그것을 확인했다. 수용성이 가장 높은 ‘의사결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민들의 평가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평점이었다. 시민 개개인들이 아니라 시민들이 모여서 이루어낸 총의는 루소가 말하는 일반의사(general will)였다. 이른바 ‘집단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논의는 2000년 이후 계속돼 왔다. 업무공간 부족 상황이 오랜 시간 계속됐지만 시는 건물을 증축하는 등 확장에 어려움이 있어 궁여지책으로 인근 몇몇 건물을 빌려 시청 일부 부서를 이주시켜야 했다. 당연히 직원들의 불편이 생겼고, 더 큰 문제는 시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이었다. 여기저기 부서가 흩어지면서 시청 업무를 보려면 시민들이 필요한 사무실 위치를 물어물어 찾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시민 불편과 불만이 계속되자 대구시는 2005년 추진기획팀을 구성하는 등 신청사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과 입지 선정의 어려움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특히 입지 선정 문제는 대구시가 스스로 해결하기 곤란한 어려움이 있었다. 시청 건물은 곧 ‘대구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시청 유치를 희망했고, 또 나름대로 최적의 입지라는 타당성을 제시했다. 게다가 국회의원 등 정치권마저 여기에 가세하면서 대구시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결국 신청사 건립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 10년 넘게 시간만 끌게 됐다. 이 풀리지 않던 매듭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끊어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권 시장은 2015년 “2018년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신청사 유치 의사가 있는 곳이 4곳이나 되면서 처음부터 지역 간 갈등이 예상됐다. 그래서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밖에 다른 이유가 있었나.“(공론화위원회 출범 배경에 대해) 어떤 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공론화 과정 대신에 가령 여론조사나 주민투표 등이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나.“여론조사 민주주의와 공론 민주주의의 차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여론조사 민주주의나 주민투표는 ‘어느 한 시점에’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판단, 선호, 직관적 선택이다. 공론 민주주의는 학습, 토론, 평가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공론 방식이 훨씬 더 진화한 것이다. 공론 방식이 질적으로 더 우수하다. 공론 방식이 훨씬 더 수용성 높은 사회통합적 의사결정 방식이다.”대구시의회는 2018년 12월 ‘대구시신청사 건립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대구시는 2019년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공론화위원회 위원 구성 문제를 비롯해 그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시비였다.-공론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기구가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이다. 김 교수님이 위원장을 맡으셨다. 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 되짚어 보신다면, 또 위원회 구성 직후 시장, 시의장 추천 위원들에 대해 말들이 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신청예정지 거주자가 아닌 각 분야 전문가들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 어쨌든 공론위원회는 진행 과정에서 진지하게 의견을 모았다. 단 한 차례의 잡음도 없었다. 누구 한 사람 자기 추천자를 위해서 발언하지 않았다. 대구 전체의 이익, 공론 절차의 성공을 위해 모두 고심했다. 한 번 회의하면 4~5시간 지칠 지경에 이를 때까지 했다. 매번 ‘끝장토론’이었다. 절차 관리를 잘한 것으로 본다. 여러 차례의 고비도 있었는데 공론위는 지혜롭게, 책임 있게 판단했다.”공론화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립 원칙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입지 선정을 시민참여단이 결정하도록 하는 공론민주주의 방식 도입을 결정했다. 시민참여단은 2박3일의 합숙 토의를 통해 상징성과 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 5개 항목을 꼼꼼히 평가했고, 여기에 전문가 가중치, 감점 등이 더해져 지역별 최종점수가 산출됐다.-공론화 과정을 통해 신청사와 같은 이해 충돌이 있는 지역 현안이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유사한 지역 현안이 있으면 공론화 방식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공론화 방식 외에 지역공동체가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공론 방식이 적실한 이슈가 있고 공론 방식이 적용되지 말아야 할 이슈도 있다. 예를 들면 종교, 이념 등과 같은 이슈는 공론화 방식으로 풀 수 없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얘기다. 공론민주주의의 전제는 학습, 토론을 통해 애초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해도 생각이 변하지 않을 이슈에는 공론민주주의는 실효성이 없다. 공론민주주의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일차적으로 사회 갈등의 해결은 우리의 대표자들이 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그들의 ‘의무’다. 공론민주주의는 그들이 문제 해결의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런 방편은 보충적인 것이다. 초기에 대구시장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공론민주주의를 채택한 것이 아니냐는 눈총이 있었으나 나는 책임 회피용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적절한 방편을 선택한 것이며 그것은 오히려 높이 평가할 일이라고 본다. 공론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더라면 결론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공론민주주의 방식은 시민 스스로 지역 현안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그런 면에서 신청사 결정은 일단 성공적인 사례로 보인다. 시민참여단을 비롯해 관심을 갖고 응원해 준 대구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민선6기 출발부터 지금까지 6년 가까이 ‘시민의 시장이다’가 대구시정의 모토다. 이번 일은 그 가치의 정점을 찍은 것이었다. 시민들이 시장이다라는 말에 걸맞게 계속 시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바란다. 주민참여예산제, 시민원탁회의, 리빙랩 등 다양한 시민참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민의 힘을 잘 이끌어낸 ‘권영진 대구시장과 공무원들’ ‘배지숙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의 공이 컸다. 정책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제도로 설계하고, 사려 깊게 집행한 이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공론 과정을 실무 집행한 우리 팀(신청사건립추진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진광식 국장(대구시 자치행정국), 이은아 단장(신청사건립추진단) 그리고 실무자들은 밤새워 일했다. 여름 휴가도 반납했다. 육아휴가 중 불려 나오기도 했다. 병가를 내고 주저앉은 분도 있다. 이분들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나는 이분들을 ‘어벤져스’라 부른다. 나에게는 영웅들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40대 보행자 친 후 달아난 뺑소니 용의자 경찰 추적 중

대구 달서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11시18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 대동시장네거리에서 40대 A씨를 치고 달아난 용의자 B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의 차량을 추적했지만 검거 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A씨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사고 당시 차량번호를 조회해 B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차량 소유주가 확인된 만큼 현재 대포차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시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이슈추적/ 초고령사회의 경북, 대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경북은 2020년, 대구는 2025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경북, 대구 고령화 통계’에 나온 내용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특이한 점이다. 출산율이 애초 예측치보다 훨씬 낮아진 탓에 전체 인구 감소가 빨라지면서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율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흔히 요즘 65세 이상은 한 세대 전 동년배와 비교해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고 한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균형 잡힌 식생활 그리고 의료, 보건, 위생 등의 향상으로 앞세대보다 신체 능력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즉 요즘 고령자들은 ‘젊은 오빠’가 많아졌다는 말이다.한때 일본 방송작가 에이 로쿠스케가 쓴 ‘대왕생’이란 책에 나온 독특한 나이 계산법이 시중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는 나이에 0.7을 곱해 나온 나이가 진정한 지금의 나이라고 주장했다. 가령 지금 나이가 65세라면, ‘65X0.7=45.5’이므로 진정한 나이는 40대 중반이라는 것.신체 나이뿐 아니다. 뇌 활동력에서도 지금의 고령자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한 지적 능력을 오랜 시간 유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개발경제 시대에 치열한 경쟁을 헤쳐왔기에 자신의 영역에서 가진 기술과 노하우로 여전히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령화를, 고령자를 걱정만 할 일은 아니란 것이다.그렇다 하더라도,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특히 지방에는 미래 불안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고령자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당연히 우선 순위에 놓이겠지만, 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특히 지방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지역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 부분이다.저출산에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으로 지방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고령화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시,군 단위 행정구역 유지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령 인구가 많은 경북 농촌지역 일부 군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그러나 인구 200만 명이 넘는 광역자치단체인 대구는, 고령화와 관련해 걱정해야 하는 결이 경북과는 조금 다르다. 지역공동체의 고령자 부양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경북과 비슷하지만, 그 주된 원인이 고령화보다는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과 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어느새 눈앞까지 성큼 다가온 초고령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근본적으론 국가 전체의 생산가능인구(만15~64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이로 인한 공동체의 부양 부담 증가는 또 다른 각도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특히 대구, 경북의 경우 경기침체 장기화에다 인구 감소까지 겹친 상황에서 맞닥뜨린 급속한 고령화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방정부로서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름의 대비책을 세울 필요는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빠르게 높아지는 고령화율‘2019 경북,대구 고령화 통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경북이 두 번째, 대구가 아홉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경북은 전체 인구 266만5천 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52만7천 명으로, 19.8%를 차지했다. 2000년 11.5%, 2010년 16.6%, 2015년 17.5%, 2018년 19.2% 등으로 고령 인구 비율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이 같은 추이를 통해 통계청은 경북이 2020년 고령인구 비율 2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노령인구 비율은 2025년 25.7%, 2030년 31%, 2040년 40.8% 등으로 예측됐다. 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32만1천523가구로 전체 가구의 29.1%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38.3%는 홀몸노인 가구로 조사됐다.대구는 2019년 고령인구 비율이 15.1%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243만2천 명 가운데 36만8천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는 8개 특별시, 광역시 가운데 부산(1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고령인구 비율은 2000년 5.9%, 2010년 10.3%, 2018년 14.6% 등이며, 2025년 21.1%로 이때부터 대구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증가세는 2030년 26.3%, 2040년 35.5%로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21만768가구로 대구 전체 가구 수의 22.1%이고, 이 중 홀몸노인 가구가 33.4%를 차지했다. 고령자 가구 비율은 2025년 29.2%, 2030년 35.4%, 2040년 46.2%로 예상됐다.국제연합(UN) 분류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이다. 세계 최장수국가 일본의 경우 노인 인구 비율이 1970년 7.1%, 1994년 14%를 넘어섰고, 2025년 27.4%로 추정된다.◆ 경북의 초고령화는 공동체에 이상 조짐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북에서는 젊은층의 고령자부양 부담 증가가 당장 현실이 되고 있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2019년 12월 발표)’에 따르면 경북의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 수, 즉 노인부양 비율이 2019년 28.8명으로 나타났다. 또 2025년 40.0명, 2030년 51.5명, 2040년 80.2명 등으로, 증가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된다.초고령화는 특히 저출산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일부 군지역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해 기존 행정구역의 유지조차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영양군은 2019년 10월 말 기준 인구 1만7천15명으로,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1만7천 명 선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군위 의성 청송 청도 봉화 등도 인구 감소로 해당 지자체가 애를 태우고 있다.현재 전국적으론 24개 군 단위 지자체가 인구 3만 명이 안 되는 미니 지자체로, 살림살이가 쪼그라든 상황이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이들 지자체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특별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젊은층 탈대구, 고령화 심각성 키워역시 고령화와 저출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는 그러나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지역경제의 성장 둔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인구 순유출(전년도 동기 대비) 규모는 2018년 20대 6천40명, 2019년(3분기 기준) 6천230명이며, 30대와 40대는 2019년(3분기 기준) 각각 1천905명, 1천836명으로 조사됐다. 저임금 구조와 일자리 부족,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정주 여건이 악화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노인부양 비율은 향후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20.8명, 2025년 30.8명, 2030년 40.9명, 2040년 64.6명 등으로 예측됐으며, 이런 추세라면 노인 1명을 2019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명이 부양하다가 2040년에는 1.5명이 부양하게 된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통합신공항 주민투표, 2020년 1월21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11월24일 주민투표 방식 및 선정 기준안이 마련된 데 이어 12월5일에는 주민공청회가 의성과 군위에서 각각 열렸다. 남은 12월 중에는 통합신공항 이전지역 지원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절차에 따라 군위군수, 의성군수에 의한 주민투표 요구도 진행된다.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합의된 만큼 2020년 1월21일 주민투표 실시와 그 후 최종 이전지 결정 및 발표까지는 큰 고비 없이 절차대로 진행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다만 주민투표 공론화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일부 지역의 불만이 여전히 있어 앞으로 최종 이전지 발표 때까지 투표 참여와 그 결과 수용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올해 12월 말까지 주민투표와 최종후보지 선정, 발표까지 끝내려던 애초 계획은 틀어졌지만 이렇게라도 두 지역의 합의에 의해 주민투표 기준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를 수용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라는 평가다.앞으로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관심은 최종이전지 발표 이후 과정으로 옮겨갈 것이다. 대구의 K2 종전부지 개발 사업과 경북의 통합신공항 이전지역 지원사업, 그리고 공항 건설은 대구, 경북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0년 기본계획, 2021년 실시설계, 2024년 공사 시작이라는 통합신공항 건설 일정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주민공청회 그리고 본격 유치전12월5일 의성군과 군위군에서 ‘통합신공항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안 공청회’가 각각 열렸다. 공청회에서는 국방부의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 설명, 대구시의 지원계획안 안내, 전문가 및 주민대표자 발표, 방청객 질의 및 의견 제시, 대구시와 국방부의 답변 등이 있었다.공청회에서 국방부 관계자는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이를 근거로 대구시장이 국방부에 이전을 건의해 현재 대구 군공항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새로운 군공항을 건설하고 남은 금액의 범위 내에서 지원사업을 시행하게 된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군위군과 의성군에서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유치 경쟁이 점점 열기를 띠고 있다. 군위군은 12월2일 우보 유치 염원 종이비행기 날리기 행사를 하고, 3일에는 군민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군민 결의대회를 했다. 결의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는 삭발하기도 했다. 의성군에서는 12월3일부터 시내 곳곳에 대형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하는 등 군민들의 유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매듭 푼 ‘주민투표 방식 및 선정 기준’[{IMG02}]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방식 및 부지 선정 기준은 11월24일 시민참여단에 의해 ‘이전후보지 관점+투표참여율’안이 선택됐다.‘이전후보지 관점+투표참여율’이란 군위 군민은 투표용지 2장을 갖고 단독후보지(군위 우보)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군위 소보) 각각에 찬반 투표를 하고, 의성 군민은 투표용지 1장으로 공동후보지에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이다.이렇게 해서 나온 투표 결과는 우보, 소보, 비안 등 3개 지역별로 찬성률과 투표 참여율을 합산하고 이중 가장 높은 점수가 나온 지역이 이전지로 최종 선정된다. 가령 우보가 최고점이 나오면 단독후보지 ‘군위 우보’, 소보나 비안이 최고점이면 공동후보지 ‘의성 비안-군위 소보’로 결정된다. 합산 시 주민투표 찬성률과 투표 참여율은 50%씩 반영된다.군공항이전부지선정위원회(위원장 국방장관)는 주민투표 방식 및 부지 선정 기준이 확정됨에 따라 11월28일 이 안을 심의, 의결하고 12월5일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또 12월 중에 이전지 지원 계획과 선정 계획을 심의, 의결하고 군위군수, 의성군수를 통한 주민투표 요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이 같은 절차가 예정대로 되면 주민투표는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 군위군 등 4개 지자체장의 애초 합의에 따라 2020년 1월21일 실시된다. 그 이후에는 주민투표에 따라 이전지로 선정된 지역의 단체장이 유치 신청을 하고, 군공항이전부지선정위는 이전지 최종선정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최종 합의안군위군과 의성군이 수개월째 갈등을 빚어오던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방식 및 선정 기준안’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마련됐다. 공론화 과정에는 군위 군민 100명과 의성 군민 10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참여했고, 이들은 그동안 제안됐던 네 가지 안을 중심으로 집중토의를 진행했다.그러나 공론화에 들어가는 데도 그 과정이 간단치 않았다. 제시됐던 방안이 모두 무산된 이후 결국 국방부가 군위, 의성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론화 방안을 제시했고, 이를 4개 지자체가 받아들여서야 공론화 과정에 들어갈 수 있었다.또 시,도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합의안 도출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다. ‘숙의형 시민의견조사위원회 구성→ 시민참여단 표본 추출→ 시민참여단 숙의→ 설문조사’의 단계를 밟아 공론화 과정이 이뤄졌다.이 과정에서 특히 시민참여단 구성은 지역, 연령, 성별을 고려해 군위과 의성에서 각각 무작위 표본추출하고 개별 면접조사 방식을 거치는 등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통합신공항 본 사업은 지금부터[{IMG03}]통합신공항 사업은 이전지 발표와 동시에 사실상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대구의 K2 종전 부지 개발 사업과 경북의 통합신공항 이전지 지원 사업, 그리고 신공항 건설 및 연계도로망 구축 사업 등 본 사업이 줄줄이 추진되기 때문이다.대구시는 통합신공항 연결도로망 구축과 관련해 조야~동명 광역도로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11월27일 밝혔다. 이 광역도로는 대구와 통합신공항 이전지를 연결하는 핵심 접근망으로, 총연장 9.7km에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고속도로 확장과 공항철도망 구축도 통합신공항 착공 시기에 맞춰 추진된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가산IC~금호JCT 구간 4차로 확장을 국토부에 건의했다.또 대구시와 경북도는 공동 사업으로 기존 경부선과 중앙선을 활용해 대구와 통합신공항 이전지를 30분 이내로 연결할 수 있는 고속화철도망 구축을 추진하고, 대구(경북선 동대구역 또는 서대구역)~통합신공항 이전지~중앙선을 연결하는 노선도 검토할 계획이다.통합신공항 이전지역 지원사업도 본격화된다. 대구시와 군위군, 의성군, 공군은 실무진 협의를 통해 그동안 지원사업 세부 계획을 논의해 왔다. 지원사업 규모는 대략 3천억 원 정도로 알려진다.대구시가 마련한 이전지역 지원계획안에 따르면 공동후보지가 이전지로 결정될 경우 의성군과 군위군 전체(의성 1천175.12㎢, 군위 614㎢)를 주변 지역으로 정해 지원 사업비는 의성군과 군위군에 50%씩 배분된다.지원계획안에는 △생활기반시설 설치 △복지시설 확충 △소득증대 사업 △지역개발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최종 지원사업안은 주민공청회를 거쳐 국방부 보완과 중앙부처 설명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K2 종전 부지 개발 사업은 지금부터 본격 추진된다. 대구시는 2020년부터 세계적 도시계획 건설전문가를 참여시켜 K2 종전 부지 개발 청사진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외 도시개발 우수 사례를 참고해 공항 이전 터를 대구의 신성장 거점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이곳을 미래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민간 체육회장 시대 열린다

정치와 체육. 언뜻 생각하기에 상관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두 분야지만 묘하게도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체육과 정치는 관련성이 무척 높았던 게 사실이다. 최상위 체육단체인 대한체육회나 산하 종목 단체의 경우 현역 정치인이나 정치인 출신이 회장직을 맡은 경우가 적지 않았고 지방 체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시,도 체육회와 시,군,구 체육회는 선출직 자치단체장이 회장을 겸직해 왔다.물론 정치인이라고 체육계에 들어오지 말란 법도 없고 또 그들이 지금까지 체육 발전에 기여해 온 공로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치가 그동안 체육에 관여한 과정을 보면 체육계가 자생력을 갖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정치가 부담이자 걸림돌이 됐다는 비판에서 또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탈정치화 요구가 커지고 있는 체육계에서 내년 1월16일 민간 체육회장 체제가 출범한다. 1995년 지방자치제 본격 시행,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 이래 처음으로 민선 회장 시대를 맞게 되는 것이다.체육과 정치, 두 분야가 밀착하게 된 데는 물론 서로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 쪽에서는 수많은 경기 단체 또는 연맹 등이 속한 체육계의 거대 네트워크를 그냥 외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체육 쪽에서는 정치인들의 막강한 힘, 즉 막후 영향력이 필요했을 것이다.수많은 행사와 대회를 치르고 거대 조직을 관리, 운영해야 하는 체육계로서는 무엇보다 예산 확보 측면에서 정치권이 효과적인 통로가 될 수 있었다. 사실 이건 체육 분야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통용되는 한국적 현실이기도 하다.또 많은 사람이 관련된 분야인 만큼 체육계에는 잡음과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권력기관에 말발(?)이 통할 수 있는 유력 정치인을 내세워 효과적인 방패막이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이 같은 필요성이 결국 체육과 정치를 오랜 시간 한데 묶어 두었고, 역설적으로 이는 체육계 내부에서 탈정치화 요구가 끊이지 않고 나오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2016년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면서 체육계의 탈정치화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엘리트 선수들이 소속된 대한체육회와 달리, 동호회 위주의 국민생활체육회는 참여 인원 면에서 사실상 국내 최대 규모라 할 만큼 방대한 조직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근래 삶의 질이 중요하게 생각되면서 각종 동호회에는 참여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결국 시대흐름, 즉 국민 생활패턴의 변화가 체육 조직의 변화를 가져왔고, 또 이는 탈정치화의 출발점이 될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열게 한 것이다.◆ 대구, 경북 민간 체육회장대구시체육회는 11월20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민간 체육회장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2020년 1월 4~~5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6~14일 공식 선거운동, 그리고 15일 오전 9시~오후 6시 투표(전자투표 방식)를 한 뒤 이날 오후 7시부터 개표를 진행한다. 대구시체육회장 선거에는 일반인의 후보자 등록이 가능하며, 후보자는 기탁금 5천만 원을 내야 한다.경북도체육회도 11월19일 민간 회장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2020년 1월 2~3일 후보자 등록, 4일~12일 선거운동에 이어 13일 오전 10시 후보자 소견 발표 직후 투표를 해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개표를 진행한다.이와 함께 대구 8개 구,군 체육회와 경북 23개 시,군 체육회도 2020년 1월 15일까지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한다. 시,군,구 민간 체육회장 선거는 상급 단체인 대구시체육회와 경북도체육회의 개정 규약을 준용, 지역 실정에 맞게 변경해 치러진다.한편, 대한체육회는 9월2일 이사회를 열고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 체육회에 민간 회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광역 시,도와 228개 시,군,구에서는 2020년 1월15일까지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해야 한다. 첫 민간 체육회장 임기는 2020년 1월16일부터 2023년 1월까지 3년이다.◆ 첫 민간 체육회장 선출 방식은민간 체육회장은 대의원 확대기구가 선거인단이 돼 투표로 선출한다. 대한체육회 변경 규정에 따르면 대의원 확대기구는 각 지자체의 체육회 총회를 구성하는 기존 대의원에다 지역, 종목 등 산하 조직의 대의원을 추가해 구성하게 된다. 또 이 대의원 확대기구는 지자체 규모에 따라 선거인단 하한선을 두게 된다.인구 5만 명 미만 시군구는 50명 이상, 인구 5만~10만 명 미만은 100명 이상, 10만~30만 명 미만은 150명 이상, 30만~200만 명 미만은 200명 이상, 200만~500만 명 미만은 400명 이상으로 선거인단을 꾸려야 한다. 따라서 경북체육회와 대구체육회의 경우 400명 이상의 선거인단 구성 요건을 맞춰야 한다.경북체육회는 11월4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규약을 개정하고 23개 시,군 체육회장과 56개 종목단체 회장을 기본 대의원으로 하고 시,군,구 대의원 300명 이상을 추가해 선거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구체육회 역시 선거인단 구성과 관련해 53개 종목단체 회장과 8개 구,군 단체장을 더한 기본 대의원 61명 외에 추가 대의원을 더해 400여 명의 선거인단을 꾸린다.◆민선 회장 체제 과제는첫 민간 체육회장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체육 현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체육 예산 확보 문제다. 지금까지는 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면서 지자체에서 나오는 예산을 확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민간 회장 체제가 되면 과거와 달리 지자체와의 예산과 업무 협조 등에 있어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또 체육계 안팎에서 그동안 탈정치화 요구는 계속 있었지만, 실제 민간 회장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 과연 과거 관행에서 완전히 벗어나 체육계의 홀로서기가 가능할까를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체육계가 엘리트 선수 육성과 국민 생활체육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으려면 이번 기회에 정치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체육인들 스스로가 입증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 외풍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탓이 컸겠지만 학맥, 인맥으로 연결된 파벌 다툼과 조직 내 제사람 심기 관행을 싹 끊어내야 할 것이다.이는 물론 체육인들의 노력이 기본이 돼야겠지만 다른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지자체는 예산 가지고 체육 단체를 길들이려는 행태를 그만두어야 할 것이고, 정치인들은 체육 조직을 선거 때 이용 가능한 관변 단체쯤으로 생각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지원금 얼마 내놓은 보상(?)으로 체육 단체 감투를 쓰고, 이를 정계에 입문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일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체육계가 앞장서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여러 우려 속에서도 그러나 체육 현장에서는 민간 회장 체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겸직 체육회장인 자치단체장의 경우 많은 업무와 바쁜 일정, 공직선거법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 체육 지원 활동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민간 체육회장은 의지가 있고, 경제적 여력만 있다면 지원 활동을 다양하고 폭넓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란 게 현장 체육인들의 기대이다.내년 1월 민간 체육회장 체제 출범으로, 이제 체육의 탈정치화와 홀로서기를 위한 형식적 첫걸음은 일단 내딛게 됐다. 남은 과제는 체육인들이 그 내용을 알차게 채워가는 일이 될 것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대구·경북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2017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동안 본격 추진된다. 그러나 이 뉴딜사업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도시재생사업이 이미 2006년 처음 시작됐기 때문이다.뉴딜사업과 도시재생사업, 이 둘은 큰 틀로 볼 때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사실 큰 차이가 없는 사업이다. 다만 세부적인 추진 방식에서 다를 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판을 완전히 뒤엎고 그 판 자체를 새로 깔아 가는 방식이 도시재생사업이라고 한다면 기존 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뉴딜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10여 년 전, 도시재생사업은 전국에 도시재정비촉진지구 41곳, 시범지구 7곳을 지정하는 것으로 처음 시작됐다. 거기에 대구에서는 동대구역세권이 사업지로 들어간 적이 있다.‘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일자리와 성장 동력을 도시에 제공하는 다목적용 정책사업으로, 사업은 중심시가지형, 일반근린형, 주거지지원형, 경제기반형, 우리동네살리기형 등 다섯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추진된다.전국의 시,군,구에서 현재 도심상권 회복, 노후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 지역공동체 회복 등을 목표로 크고 작은 사업이 진행되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뉴딜사업에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총 50조 원이 투입된다. 매년 10조 원 가량의 돈이 전국 각 지역에 흘러 들어가는 셈이다.사업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공모는 세 단계를 거친다. 기초지자체인 시·군·구가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하면 광역 지자체가 자체평가를 하고, 이어 국토교통부가 최종평가를 하게 된다.대개 소규모 사업인 경우 광역 지자체가 평가에서 선정까지 마무리를 짓지만, 중·대규모 사업은 국토부의 평가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공모 사업이기 때문에 전국 지자체마다 뉴딜사업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참신한 지역개발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각 구 그리고 시·군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뉴딜사업은 매칭 사업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도 일부 사업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자자체로서는 큰 부담이다. 광역시 지역 사업의 경우 전체 사업비의 50%(광역시 50%, 구 50%)를, 광역도 지역 사업은 40%(도 50%, 시·군 50%)를 지자체가 마련해야 한다.대구, 경북에서는 현재 38곳(2019년 말 기준)이 뉴딜사업지로 확정돼 있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를 제외한 7개 구 12곳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경북은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2013년 이래 16개 시·군 26곳에서 사업이 추진된다.시, 도는 뉴딜사업으로 침체한 지역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뉴딜사업 예산이 일선 시,군과 구에까지 투입되면 경제회복의 불쏘시개 역할이 가능하리란 기대감 때문이다.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뉴딜사업은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매칭 사업이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지자체로서는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실제로 뉴딜사업 신청에 기초자치단체가 주저하게 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대구시 관계자는 “정부에 사업비에서 국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높여 달라는 건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구청의 경우 공모사업 신청을 위한 지역 내 협의 단계에서부터 소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또 5년이라는 시한에 쫓겨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투자예산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개발사업 기획 단계에서 이뤄지는 지자체와 지역주민 간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행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뉴딜사업 완료 이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업 이후 상권 부활이 지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면 현거주민이 이곳을 떠나야 하는 젠트리피게이션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하는 정책사업이 오히려 이를 부채질 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이 같은 여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 등이 필요한 구체적 매뉴얼을 마련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구 12곳, 경북 26곳 확정정부의 2019년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구 달성군 화원읍 일원의 ‘1000년의 화원, 다시 꽃피다’가 선정됐다. 이 사업은 주민커뮤니티 교류공간, 예술놀이 오픈캠퍼스, 상상 어울림센터, 실버커뮤니티 공간 등 4개 시설 조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2020년 착공돼 2023년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2019년 상반기 사업에는 대구 달서구 송현동의 ‘든, 들 행복빌리지’가 선정된 바 있다.대구에서는 시범사업이 시작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모두 12곳이 선정됐다. 지역별로 보면 8개 구·군 가운데 수성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되며, 연도별로는 2017년 3곳 외에, 2018년 7곳, 2019년 2곳 등이 추가 선정됐다.2017년 시범사업지는 △동구-효목동 동구시장 일원 △서구-원대동 경일중 인근 △북구-침산동 침산공원 서측 등이며, 2018년에는 △중구-경상감영공원 일원, 성내동 약전골목 일원 △서구-인동시장 일원, △남구-상수도사업본부 남측 △북구-경북대 북문 일원, 복현동 피란민촌 일원 △달서구-구 징병검사장 일원 등이 선정됐다. 12곳 뉴딜사업에는 모두 2천25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경북에서는 2019년 하반기 뉴딜사업에 김천 안동 청도 의성 울진 5개 시,군의 6개 사업이 선정됐다. △김천-해피러닝어울림플랫폼 △안동-마뜰하모니공간 △의성-안계활력플랫폼 △청도-생활혁신센터, 청도동네발전소 △울진-어울림플랫폼 등이다.이로써 경북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2013년 제정된 도시재생특별법을 시점으로 잡으면 16개 시·군 26곳에서 사업이 진행된다.◆ 곳곳에 뉴딜사업 불협화음도뉴딜사업과 관련해서는 기초지자체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대구 동구에서는 지역개발 사업 발굴 및 기획 등을 맡을 민간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겼다. 구청 산하 기관인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진행하는 민간 위탁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사업 방향성을 놓고 이견이 생겨 2017년 12월 재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민간 위탁업체 선정이 미뤄지면서 동구에서는 2018년과 2019년 추가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대구 북구에서는 주민 간 마찰이 생겼다. 2018년 9월 북구의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사업이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여기에는 300억 원이 투입된다. 그런데 이 사업지에 장기 방치된 대형 상가건물이 포함된 것이 문제가 됐다. 수십 년 전 상가건물 내 점포를 분양 받기 위해 계약했다가 사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돈을 떼였다고 주장하는 100여 명이 피해 보상을 북구청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말썽이 된 상가건물 중 한 개 층은 사업 완료 후 청년 공동창업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이와 함께 뉴딜사업 개발지가 부동산투기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는 소리도 있다. 뉴딜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 외지 투기꾼이 몰리게 되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지역 지자체의 부동산 시장 관리는 물론이고, 정부도 지역 부동산시장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면 해당 사업 자체를 연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시장 왜곡을 방치한 해당 지자체에 대해서는 추가 뉴딜사업 선정에서 불이익을 주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사진설명-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구·경북에서는 모두 38곳(2019년 하반기 기준)이 사업지로 선정됐다. 대구는 7개 구 12곳에서, 경북은 도시재생특별법이 제정된 2013년 이래 16개 시·군 26곳에서 사업이 진행된다. 대구시, 경북도 사진제공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개구리소년 실종사망 사건

‘개구리소년 실종·사망 사건’이 최근 다시 조명됐다. 화성 부녀자연쇄살인 사건 범인 이춘재가 검거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찰은 개구리소년 사건을 28년 만에 재수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최신 DNA유전자 분석기술을 적용해 이 사건의 단서를 찾아내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DNA유전자 분석기술은 이춘재 검거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첨단과학 수사기법이다. 최신 DNA분석기술은 옷가지에 조금 묻은 흔적에서도 DNA를 검출할 수 있을 만큼 그동안 크게 발전했다.개구리소년 사건의 경우 유골 발견 현장에서 발견된 옷가지 등 유류품이 현재 유일한 증거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국과수 감식에서 별다른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최신 DNA분석기술을 적용할 경우 그 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모든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 유류품을 재검증해 작은 단서라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개구리소년 사건은 실종 신고 이후 무수한 의혹만을 남긴 채 미제사건으로 수사가 종결됐던 사건이었다. 다섯 명의 소년들이 어떻게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는지, 유골 발견 현장에 있던 옷가지의 매듭 묶기는 뭘 의미하는지, 암매장 장소와의 관련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산에서 들렸다는 비명은.경찰은 이 사건이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이에 구애받지 않고 피해자의 관점에서 수사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국내 3대 미제사건(화성 연쇄살인 사건, 이형택군 사건) 중 하나인 개구리소년 사건. 최초 실종신고가 있었는 지 28년, 유골이 발견된 지 17년, 그리고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 13년이 지났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유족들과 국민들은 ‘누가, 도대체 왜 그런 끔찍한 짓을 했는지’ 밝혀지길 바라고 있다.◆ 28년 만에 재수사 나선 경찰대구지방경찰청 송민헌 청장은 10월7일 기자들에게 “보존해둔 유류품 수십여 점을 9월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1차 감점 결과를 보고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1차 감정이 끝나는 대로 경찰은 경북대 법의학 교실과 협의해 2002년 유골 발견 당시 외력 흔적 등이 드러난 두개골 등을 추가 감식할 계획이다.경찰은 또 최근 사건과 관련된 제보 23건이 접수된 사실도 밝혔다. 제보 중에는 사건 당시 이야기를 당사자에게 직접 들었다는 것부터 이러한 방식의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송 청장은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이후 유가족들이 계속 의혹을 제기한 군 사격장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 2002년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된 암매장 장소는 바로 옆이 육군 사격장이었다. 당시 유족들은 이러한 사실을 포괄해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청장은 “유족들이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고 보며 면밀히 소홀하지 않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개구리 소년 사건과 관련해 국과수가 마지막으로 조사를 한 건 2002년이었다. 당시 감정 결과 옷가지나 유골 등에서 탄흔은 검출되지 않았다. 유골 발굴 당시 수사에 참여한 법의학 교수도 이번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송 청장은 “두개골 다섯 구 중 세 구에서만 외상이 발견됐고 나머지 두 구에선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나머지 둘에게서 외상에 의한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지 그게 타살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도 설명했다.◆ 경찰 수장, 최초로 사건 현장 방문민갑룡 경찰청장이 역대 경찰청장 중 처음으로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장소를 찾았다. 9월20일 오후1시 대구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을 찾은 민 청장은 현장에서 경찰의 재수사 방침을 밝혔다.현장에는 유족 대표 우종우(72·우철원 군 아버지)씨와 나주봉 (사)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모임(전미찾모) 회장, 경찰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10분간 헌화, 거수경례, 묵념 등으로 사망자들을 추모한 뒤 유골 발견 지점을 살폈다.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은 “유력 용의자가 나온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개구리소년 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끝나 범인을 찾아도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인은 지금이라도 양심선언 해 범행 이유라도 말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유족 중에는 재수사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김현도(김영규 군 아버지), 박건서(박찬인 군 아버지), 김재규(김종식 군 막냇삼촌) 씨가 현장에 왔지만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산에는 오르지 않았다. 김재규 씨는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달리 개구리소년 사건은 DNA 등 일말의 실마리도 없다. 사건 초기 수사를 늦잡치고서 이제야 재수사한들 얼마나 좋은 성과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 청장은 “실종 즉시 사건을 해결 못 한 점에 대해 같은 경찰로서 마음이 무겁다. 반드시 범인을 찾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뭘 밝혀낼 수 있을까2002년 9월26일, 실종 사건 발생 11년6개월 만에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구 육군 50사단 사격장 부지였다. 당시 50사단은 이미 1994년 대구 북구로 이전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사격장 오발 사고가 있었고 이를 덮기 위해 소년들이 살해됐을 거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또 유골 발견 현장에 있던 일부 의류에서 발견된 매듭 묶기 방식과 당시 와룡산 일대가 인적이 드문 우범지대였다는 주장이 타살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선 살해와 암매장 장소가 다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법의학자들은 사망 시점과 매장 시점이 거의 시차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소년들의 친구 한 명이 주장한 그 장소, 그 시간대의 ‘비명’도 의혹을 낳았다. 실종 당일 소년들이 산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산에서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주장은 당시 생존이 확인됐던 시간대와 엇갈려 경찰의 주의를 끌지는 못했다. 이 밖에도 당시 각종 제보가 경찰에 접수됐고 추측, 가설도 숱하게 나왔다.◆ 실종 사건 발생, 그리고 유골 발견1991년 3월26일, 대구시 달서구 성서 지역에 살던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 5명이 인근 와룡산에 올라갔다가 함께 실종됐다. 당시 3~6학년이었던 소년들은 저녁때가 돼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부모들은 저녁 7시5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소년들이 산에 올라가는 것이 확인된 시간대는 최초 오전 9시께였고, 최종적으로는 오후 2시께였다. 동네 주민, 학교 친구, 친형 등에 의해 확인된 시간대였다. 최초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년들이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판단해 부모들과 함께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소년들은 발견되지 않았다.이후 사건은 전국에 알려졌고 당시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있자 소년들을 찾기 위해 경찰과 군은 수천 명의 인력을 동원하며 전국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수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 넘게 지난 2002년 9월26일, 사라졌던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도토리를 줍기 위해 와룡산에 올랐던 한 시민이었고, 발견 장소는 구 육군 50사단 사격장 부지였다. 당시 잠시 활기를 띠는 듯했던 경찰 수사는 결국 단서 하나 건지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됐다.2006년 3월26일, 개구리 소년 사건은 공소시효 15년이 만료됐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연내 결정 가능할까

왜 올해 연말까지는 반드시 결정돼야 하나? 지금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 ‘시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를 꼭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왜 그럴까? 최종이전지 결정이 해를 넘겨 내년으로 미뤄질 경우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고, 그 결과 전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마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도에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다.올해 안에 최종이전지 결정을 마무리하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두 이전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결정하는 데 필수요건인 주민투표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의성군과 군위군이 합의를 하는 것이다. 이 합의가 있어야 대구시와 경북도가 사실상 공항이전 사업의 키를 잡고 있는 국방부와 세부 사항을 협의해 주민투표 실시와 동시에 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을 연내에 마무리 할 수 있다.그런데 최근 두 달 동안 군위군과 의성군은 주민투표 방식을 둘러싸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결국 최종절충안을 마련해 15일까지 합의해 줄 것을 종용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는 그동안 논의된 이전지 선정 기준안을 모두 종합하고 여기에 시,도민 전체 의견을 추가한 ‘새로운 안’을 만들어 국방부와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연내 최종이전지 결정은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연말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에서 이 새로운 안에 대해 군위군, 의성군 군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국방부가 앞으로 대구시, 경북도와의 협의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여전히 불확실해 연내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애초 대구시와 경북도가 최종이전지 결정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최대한 빨리 잡은 데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여러 외부변수를 고려했을 거란 분석이다. 즉 연내에 최종이전지를 결정지어 내년 총선 등 정치적 변수가 작용하거나 개입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을 거란 말이다.실제 총선은 내년 4월에 있지만 분위기를 보면 이미 시작된 양상이고,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 남부권은 가덕도신공항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향후 이 문제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역 일각에서는 민간공항 대구 존치 주장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최악의 가정은 이전사업 진행이 미뤄지는 가운데 이 같은 여러 변수가 한꺼번에 작동할 경우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전체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다. 불과 1년 전, 2018년 예비후보지 2곳 결정 이후 1년 가까이 사업이 지체됐던 경험은 이런 우려를 기우라고 치부하기 어렵게 한다.◆ 4개 단체장 최종절충안, 수용 불가군위군의 최종절충안 수용 불가 입장이 알려진 15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 기준에 여론조사를 통해 시, 도민 전체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또 연내 이전지 결정과 관련해 권 시장은 “최종 이전지 연내 선정을 위해서는 늦어도 11월 초에는 주민투표 공고가 나야 한다”고 했고, 이 지사는 시도민 여론조사 방법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앞서 군위군은 15일 오전 4개 지역 단체장 모임에서 대구시장이 제안한 이전지 선정 기준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임을 밝혔다. 군위군은 절충안은 지역주민 의사를 모두 반영하는데 부적합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군민 대다수 여론이라고 설명했다.◆ 의성, 군위 엇갈린 입장두 이전 후보 지역의 합의를 바탕으로 연내 이전지 결정에 속도를 내려했던 시,도의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방식을 놓고 두 지역에서 번갈아 가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의성군에서, 다음엔 군위군에서 제시된 주민투표 방식에 반대했다.제시안대로 할 경우 나타날 유, 불리를 따져 판단했겠지만 대구,경북 전체의 상생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합의에까지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아직은 섣불리 단정 짓고 예측할 수 없겠지만 혹시라도 앞으로 진행할 새로운 안에 대한 대구시, 경북도와 국방부 간의 협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시간 지연의 빌미나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더 그렇다는 것이다.8월 국방부가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방식 방안을 제시했다. 군위 군민은 2개 투표용지(군위 우보/ 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의성 군민은 1개 투표용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각각 투표해, 그 유효투표 수와 찬성표 수를 합산해 군위, 의성 가운데 유효표와 찬성표가 많은 지역을 최종후보지로 결정한다는 안이었다.그러나 국방부 안에 대해 당시 의성군이 크게 반발했다. 의성군은 의성, 군위 전체를 각각 하나로 묶어 투표하는 ‘군 단위’ 방식를 제시하며 투표 찬성률과 함께 정성적 요소 등의 반영도 주장했다.의성군의 반대가 계속되자 9월, 10월 4개 지자체장이 만났다. 여기에서 처음 제시한 안은 의성군의 주장을 반영한 ‘군 단위 투표 방식’이었다. 군위 군민은 군위를, 의성 군민은 의성을 놓고 각각 찬·반 투표를 해 찬성률이 높게 나온 지역을 최종 이전지로 결정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이 방식에 대해 군위지역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지역 단체들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에 군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 이후 마련된 자리가 지난 13일 대구시청 모임이었다. 여기에서 후보지별 투표와 찬성률과 참여율의 합산계산 방식이 절충안으로 제시됐다. 군위 우보, 군위 소보-의성 비안 두 후보지를 놓고 군위 군민은 2개 후보지에, 의성 군민은 1개 후보지 각각 투표한 뒤, 투표 찬성률과 참여율을 모두 합산해 최종이전지를 결정하자는 안이었다.◆ 통합신공항, 대구경북의 기회통합신공항 건설에 대구,경북민들이 집중하는 것은 이 사업을 통해 대구, 경북이 함께 재도약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이철우 경북지사는 통합신공항 사업을 민선 7기 최우선 정책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 통합신공항 탈락 지역에 8천억 원 규모의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한 것도 두 지역의 합의를 추동하려는 것이었다.권영진 대구시장에겐 침체에 빠진 대구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국제 규모의 공항이다. 기존 대구공항은 규모가 너무 작아 수용인원이 포화 상태인 데다 제대로 된 국제공항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대구, 경북 공히 국내외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여 줄 국제 규모의 공항 건설이 절실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통합신공항은 최소 33만㎡(10만 평) 이상의 부지가 확보돼야 하고 원거리 국제선 취항이 가능한 3천200m 이상 활주로가 있게 건설돼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생각이다. 또 터미널, 주차장, 계류장 등의 시설도 공항 수요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올 초부터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충분한 규모의 공항건설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경북도 역시 통합신공항을, 항공운송의 관문 통로를 넘어 공항 도시와 연계 지역의 경제산업 발전의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미 ‘통합신공항 필요성 및 발전 방향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이를 국토교통부의 제3차 항공정책 기본계획과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대구 학교 환경에 유해물질 경고등

학습권은 현대 국가에서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간주하곤 한다. 개인이 인격적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는 데 학습이라는 요소가 필수적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학습 활동이 이뤄지는 장소인 학교가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쾌적해야 하며 유해한 환경에서 차단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대구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권에 경고등이 켜졌다. 학생들이 유해물질과 유해가스에 노출되는 학교 환경의 안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동안 학교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됐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유해가스를 흡입한 학생들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했다. 올해 9월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시설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해성 검사 결과, 상당수 학교에서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검출됐다. 2016년 실시한 학교 운동장 유해성 성분 전수조사에서도 100개 이상 학교의 운동장 시설물이 납 성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2016년 납 성분 검출 당시에 대구시교육청은 곧바로 오염된 학교 운동장 시설물을 전면 철거하고 재설치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공사는 2018년 연말께 모든 대상 학교에서 마무리됐다.하지만 철거와 재설치 공사가 진행된 학교에서는 그 기간 운동장에 출입금지 라인이 설치됐고 각종 공사 자재는 운동장은 물론 학교 여기저기 쌓여야 했다. 당연히 정상적인 교실 밖 수업은 할 수 없는 형편이었고,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등으로 학생과 교사들은 한동안 불편을 겪어야 했다.2016년 검사 때 유해물질이 검출된 전체 학교의 공사가 마무리된 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또 수십 개 학교 운동장 시설물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오염 시설 철거 및 재설치 공사에 들어갈 해당 학교 학생들 역시 앞으로 수업 차질은 물론이고 소음, 먼지 등의 불편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대구시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2016년과 2019년 검사에서 각각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은 유해성 검사 대상이 2016년과 2019년에 달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즉 2019년 검출된 프탈레이트라는 화학물질의 경우 2017년에서야 운동장 유해성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또 학습권 침해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9년과 2016년 시설 공사 대상 학교가 겹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중복공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 정책을 책임진 환경부의 늑장 기준 마련과 교육부와 시, 도 교육청의 안일한 대응 때문에 결국 학생들만 장기간 공사 중인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와 함께 올해 9월 초 대구 한 여고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독가스를 흡입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의 가스흡입 사고는 지난 2017년에도 이미 두 차례나 있었다.불과 2년 새 유사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당국이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독가스가 어디서 최초 발생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학교에까지 유입될 수 있었는지 밝혀 줄 것을 학교 측은 요구하고 있다.◆ 2019년, 유해성분 72개교서 검출대구시교육청은 9월6일 우레탄 시설물을 설치한 126개 학교의 유해성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에서 유해물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허용기준치(0.1%) 이상 검출된 학교가 달서초교 등 72개교(57%)로 나타났다.72개교는 초교 40개교, 중학교 20개교, 고교 10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이며,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해당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최고 50배나 초과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8억 원을 긴급 투입해 9월 중 이들 학교의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내년에 예산 98억 원을 편성해 모두 마사토운동장으로 재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시교육청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 운동장을 곧바로 폐쇄 조치하고 가정통신문과 안내문을 통해 학부모와 시민들에게 안내했다. 또 학생들의 수업 차질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동장 대신 강당에서 교실 밖 수업을 하도록 했다.문제가 된 프탈레이트는 2017년 한국산업표준(KS)이 개정되면서 추가로 우레탄 운동장의 제한물질에 포함됐다. 특히 플라스틱의 유연성을 높여 주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피부나 눈에 자극을 주고 성장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2016년 100여 개교에 유해성분대구시교육청은 2016년에도 우레탄이 설치된 231개 학교를 대상으로 유해성 전수조사를 벌였다. 그때는 초교 53개교, 고교 45개교, 특수학교 4개교 등에서 납 등의 유해성분이 KS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당시 시교육청은 165억 원을 투입해 유해물질이 나온 운동장을 전면 철거했고, 철거 작업이 마무리된 학교에는 초교의 경우 마사토, 중고의 경우 환경기준치 이내로 확인된 우레탄으로 운동장을 재조성했다.그런데 운동장 유해 시설물 철거와 재조성 공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그 기간 교실 밖 수업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체육시설 이용이나 등하교 때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한편 전국 초중고의 우레탄트랙 유해물질 전수조사는 2016년 환경부 요구로 진행됐다. 당시 환경부가 수도권 일부 학교에서 실시한 ‘학교 운동장 우레탄 중금속 실태조사’에서 상당수 학교 운동장이 기준치 이상 납 성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당시 경북에서는 조사 대상 180개 학교 중 129개교에서 KS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초교 67개교, 중학교 24개교, 고교 37개교, 특수학교 4개교 등이 포함됐으며, 도교육청은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시설물을 전면 교체했다. ◆ 2년 새 가스흡입 사고만 세 차례대구 경상여고에서는 9월2일 오전 학생 70여 명이 가스 냄새를 맡고 두통과 메슥거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12개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사고 상황은 아침에 등교하던 학생들이 운동장 쪽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얘기들을 했고, 곧이어 소방서와 경찰서에도 ‘학교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대구시교육청은 사고 이후 “각급 학교에 대해 매년 공기질을 검사하고 있지만 경상여고가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가 되풀이되는 만큼 필요하다면 학교 이전에 대해서도 학교재단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대구시 역시 사고 이후 전문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원인 규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사고 원인이 될 만한 특정 물질을 지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가스흡입 사고가 이 학교에서 2년 전인 2017년 9월에도 두 차례나 있었다는 점이다. 그해 9월 22일과 28일에 학생 100여 명이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당시 학교는 대구시교육청에 그해 수능시험장 변경을 건의하기도 했다.2017년 사고 때도 대구환경청과 대구시교육청, 북구청 등에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료 채취와 분석을 했지만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 불과 2년 간격으로 유사한 사고가 한 학교에서 세 차례나 발생했지만 당국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근심만 깊어지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