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해상 헬기추락으로 순직한 칠곡 출신 배 혁 대원 추모식 열려

‘미안하네! 그리고 또 미안하네! 사랑하는 후배를 차디찬 바다 속에 홀로 남겨둬서 미안하네.’지난 10월31일 독도해상에서 헬기추락으로 순직한 칠곡 출신인 고 배혁 소방항공대원의 추모식이 30일 열렸다.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와 왜관신협 공동 주최로 칠곡군민회관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백선기 칠곡군수를 비롯해 이재호 칠곡의회의장, 자총 칠곡군지회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평소 배 대원의 부친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정시몬 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장이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장례식을 치른 배 대원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기 위해 이날 추모식을 마련했다.추모식에서 유가족과 지인은 물론 고인의 부친이 근무하는 왜관신협 직원, 동문과 선후배,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해 하늘의 별이 된 배 대원을 추모했다.백선기 칠곡군수는 조사에서 “하늘의 별이 된 배혁, 자네를 결코 잊지 않겠네. 우리 군민들 가슴에 영원한 큰 별로 남을 것”이라며 “자네가 태어나서 자란 소중한 이곳을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면서 고인을 애도했다.백 군수는 고교 동문 후배인 배 대원의 희생에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말문이 막혀 중간 중간 조사가 중단되자 엄숙한 추모식장이 더욱 숙연해졌다.한편 지난 8월 결혼한 새신랑인 배 대원은 2008년 해군에 입대, 2010년 해군 해난구조대(SSU)에서 천안함 폭침으로 실종된 장병 구조작전에 투입되기도 했다.2012년 구조대원 경력경쟁 채용으로 소방대원으로 임용된 후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2019년 헝가리 다뉴브 강 유람선 침몰사고 등 각종 구조현장에서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독도 헬기추락 사고 27일째…기약 없는 실종자 소식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27일째가 됐지만 남은 실종자 3명의 발견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故)박단비 대원의 시신을 수습한 후 2주일째 추가 실종자들의 흔적을 찾지 못해 수색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이하 범정부지원단)은 26일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열린 수색 상황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6시 풍랑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헬기 추락지점을 중심으로 집중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범정부지원단은 함선 17척과 항공기 6대를 동원해 해상·수중·항공수색을 진행했다. 해양경찰청도 사고 지역에 잠수사 25명을 투입해 연안 수중수색에 나섰다.잠수사 투입이 어려운 50~70m 구간에는 잠수 지원함 1척을 투입해 수중 CCTV를 이용한 수색을 이어갔다. 한편 지난 25일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수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범정부지원단의 단장과 일부 실무진이 교체됐다. 범정부지원단 관계자는 “독도 헬기사고 이후 해상 재난사고가 잇따른데 따른 조치”라며 “단장을 맡았던 행정안전부 이승우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은 세종청사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독도 헬기추락 유가족 대기실 표정-시신 1구 추가수습 소식에…술렁!

“제 아들은 아닐 겁니다. 분명히 살아 있어요!” 독도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 5일 오전, 독도인근 해상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대구 강서소방서에 대기 중인 실종자 가족들의 얼굴은 경직됐다. 실종된 김종필(46) 기장의 유가족들은 휴대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검색하며 “심장이 멎는 기분이다”며 “이런 소식을 스스로 검색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차라리 지금 발견된 시신이 내 딸이었으면 좋겠다”며 “차가운 바다 속에서 얼마나 추웠을까”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한편 ‘기계 결함으로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측의 설명에 유가족들은 모두 분노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유가족은 격해진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채 다른 유가족과 목소리를 높이며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서로 울음을 터뜨리며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박기동씨의 유가족 A씨는 국무총리 의전실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총리는 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며 “가족이 바다에 가라앉아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세월호 때와는 너무 다른 것 아니냐”며 흐느꼈다. 또 유가족들은 신속한 브리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여기는 아무도 현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유가족들이 직접 뉴스를 검색하며 사고 수습 상황을 듣고 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오전 11시30분께 정문호 소방청장이 유가족들을 방문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그동안 상황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유가족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에 사과드린다. 모든 수색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병원과 유족들은 발견된 시신들의 장례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합동분향소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실종 가족들이 수색에만 집중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독도 헬기추락사고 설명회-사람 구하러 갔다가 못 돌아온 딸…눈물 바다 된 유가족 대기실

“우리 딸, 사랑스러운 내 딸... 사람 구하는 게 좋다고 소방관 되더니 사람 구하러 갔다가 돌아오지도 못하고….” 4일 오전 11시40분께 대구 강서소방서 3층 독도 헬기추락 사고 유가족 대기실.전날 밤 잠을 한숨도 못 잤는지 초점 없는 퀭한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던 중년 여성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 손을 꼭 잡으며 조용히 흐느꼈다. 중년 여성은 실종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어머니였다. 박 대원은 응급구조학과를 졸업 후 인천의 한 병원에서 2년간 응급구조사로 일했다. 그녀는 당시 119구조대가 백령도에서 전신경련을 일으킨 환자를 헬기로 이송하며 응급처치하는 모습을 보고 119구급대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박 대원의 아버지가 “우리 딸은 아직 살아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답답하기만 하다”며 “우리 딸 좀 살려달라”고 말하자 유가족 모두 눈물지었다. 이날 오후 1시 유가족 대기실에는 해군과 해양경찰청의 독도 헬기추락 사고 설명회가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소방헬기 추락사고 수색 진행 사항과 동체 및 부유물 수거현황, 5일차 수색 계획 등을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회를 들은 유가족들은 해군과 해경, 소방청 등 사고를 담당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사고 당시 헬기에 탑승해있던 선원 박기동씨의 유가족은 “수색상황 등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매번 알아보겠다고 하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또 어디서는 해경이, 어디서는 해군이 담당한다며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가족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컨트롤타워가 돼 유족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동씨 유가족은 “오늘 오전부터 유족들이 이낙연 총리님을 찾는다고 소통해달라고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냈지만 답변 한 번 없다”며 “제발 답답한 유가족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또 소방청이 민감하게 언론을 통제하는 모습에 의혹을 제기하는 유가족도 나왔다. 한 유가족은 “독도에서도 많은 기자가 유가족과 같은 배에 탑승하려 했지만, 해경과 소방이 막았다”며 “유가족에게 언론과 인터뷰를 최소화하라고 이야기까지 하는데, 도대체 뭘 숨기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 119 엄준욱 구조과장은 “소방청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쪽에 잘 전달 하겠다”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독도 헬기추락사고-아들 위해 안전한 소방헬기로 옮겨 탄 부기장, 2년 만에 시신으로 돌아와

“닥터헬기 위험하다고 튼튼한 소방헬기 타러 간다더니…이렇게 죽어서 돌아왔느냐.” 4일 대구 강서소방서 독도 헬기 사고 유가족 대기실에서 만난 고 이종후(39) 부기장의 아버지 이웅기(66)씨는 인터뷰 내내 가슴이 먹먹해 연신 마른침을 삼키며 눈물을 닦았다. 이 부기장이 중앙 119 구조본부 헬기 조종사로 근무하게 된 지는 2년 정도다. 대한항공에서 닥터헬기(위급한 환자나 부상자를 병원으로 실어 나르는 헬기)를 조종하던 그가 소방헬기를 타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 ‘안전하다’는 이유였다. 결혼 3년 만에 힘들게 얻은 보물 같은 아들을 두고 있어 가족을 생각해 기체가 작아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닥터헬기보다 규모가 큰 소방헬기가 더 안전하다는 생각에서 119 구조헬기로 옮겼다. 아들 생각이 나는지 대화 도중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이씨는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바탕화면으로 설정된 사진을 보여줬다. 이 부기장과 아내, 그리고 그의 소중한 아들이 함께 환하게 웃는 행복한 가족사진이었다. 이씨는 “10월28일 손자 생일이라고 생일파티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더라”며 “이왕 찍는 거 며느리랑 다 같이 나오게 다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해 받은 사진이다”며 휴대폰 속 활짝 웃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소리 내 울었다. 이어 “아들 생일이 10월28일인데 아버지 제삿날이 10월31일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을 두고 먼저 가면 어쩌느냐”고 한탄했다. 이날 만난 이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목발을 짚고 있었다.그는 “불편한 몸보다 가슴 한구석이 독도 바다 가장 깊숙한 곳에 떨어져 있는 것 같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씨는 “4년 전 막내아들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이제 큰아들까지 앞세웠는데, 내가 무슨 낯으로 살아가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전 며느리에게 들은 손자의 소식은 이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접한 날. 8살 난 손자는 혼자 방으로 들어가 이 부기장의 사진을 만지며 “아빠는 다른 사람들 구해야 하잖아, 아빠 할 일도 많은데 왜 벌써 죽어”라고 소리쳤다고…. 이씨에게 이 부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별다른 경제적인 지원 없이 연세대를 졸업하고,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해 소방청 헬기 조종사로 근무하며 부모님을 살뜰히 챙기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키도 크고 잘생긴 아들이었는데, 죽고 싶은 마음 뿐이다”며 “아직도 아들이 내일 아침에 안부전화를 걸어올 것만 같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이철우 도지사, “독도헬기추락사고, 인명수색과 구조에 총력” 당부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랍에미레이트(UAE)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곧바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대책본부 현장을 찾아 인명수색과 구조에 대한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이날 오후 5시께 KTX로 포항에 도착한 이 도지사는 독도 헬기 실종자 수색 대책본부가 마련된 포항남부소방서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앞으로 실종자 수색방안에 대한 대책을 점검했다.또 실종자 수색 구조대원들을 일일이 격려하며 구조대원의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사고해역의 인명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이철우 도지사는 “소방청·해경·해군 등과 긴밀히 협조해 경북도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보살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