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얼치기를 걸러낼 때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고려인삼 중에 ‘얼치기’라는 삼이 있다. 전통 심마니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는 말이다. 임금에게 진상한 산삼 중에 약이 되는 삼은 진으로 불렀고 아무리 오래된 삼이라도 약이 되지 못하는 삼은 얼치기라 했다.이처럼 얼치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치기 혹은 탐탁치 않은 사람을 말한다. 어느 한 방면에서 기술이 부족하거나 서투른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때론 풋내기, 반풍수라는 말과도 비슷하다. 반풍수는 얼치기 풍수라는 뜻이다. 됨됨이가 똑똑하지 못하고 모자라는 ‘얼간이’, 겨울에 논밭을 대충 갈아엎어서 심는 푸성귀인 ‘얼갈이’도 비슷한 말이다.전통 심마니들은 얼치기를 ‘잡마니’라고 하기도 한다. 요즘 얼치기와 잡마니가 판을 치고 있다. 선무당 사람 잡고 반풍수 집안 망친다고 했다. 모두 일을 그르치는 얼치기, 잡마니를 말한다.이런 반풍수와 선무당, 얼치기, 잡마니를 걸러내는 것이 왜 중요한지는 K-방역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얼치기가 아닌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K-방역이 세계의 모범이 된 가장 큰 요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치권력의 간섭을 원천 차단한 게 코로나19 방역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낯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은 결국 얼치기 정치권력이 아닌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이때까지는 어땠나. 전문성은 둘째였다. 비전문가들이 나서서 반풍수 역할을 해왔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소비심리가 4개월 만에 개선되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총선 직전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두고 경제부처 관료들이 왜 여권의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조금 나아지고 있는 소비심리 만으로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성공이라고 자평하기엔 이르다. 앞으로 돈을 쏟아부어야 할 곳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쓸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게 뻔한 데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은 줄어든다는 점이다.그런데도 ‘곳간에 쌓아두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는 국가재정에 관한 인식을 가진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결국 곳간을 채우는 것도 세금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주머니에서 나와야 할 돈 아닌가.코로나19 사태와 총선이 이어지면서 쑥 들어가 버린 소득주도성장만 해도 그렇다. 거쳐 갔거나 재임 중인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수석에 의해 나라 경제가 좌우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힘은 막강하다. 이들이 지속해온 정책인 소득주도성장도 결국은 돈을 뿌리는 경제정책이다. 하지만 청년취업, 노인 일자리 등 그렇게 많은 돈을 뿌리고도 제대로 작동된 게 어딨나. 코로나19로 묻혔지만 경제는 파탄 직전 아니었던가.그래서 코로나19 대처방식에서 배울 점이 많다. 정치권력이라는 외부의 입김보다 전문가 중심으로 진단을 하고 대책을 세우고 해결책을 실행한 결과가 방역 성공으로 나타났다. 이때까지와 달리 기본을 챙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이번 코로나19 방역에도 얼치기가 나섰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선무당, 반풍수들이 아닌 방역전문가들이 제자리를 찾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동안 우리사회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은 밀려나고 비전문가들, 특히 얼치기 정치권력이 나서 그르친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산발적으로 지역감염이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이제부터일 것이다. 이전부터 보여 온 불경기에다 코로나19 불황이 또 얼마나 오래 갈지 안갯속이기 때문이다.해답은 전문가들 손에 달려있다. 그래서 K-방역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 대처는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권력의 필요에 따라 대책이 수립되고 여기에 휘둘리게 된다면 위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사회적 거리두기와 오랫동안 이어진 경제활동 중단으로 경제 뿐 아니라 사회전반이 허약해진 상태다. 이제 정확한 진단과 처방, 수술은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 반풍수와 선무당, 얼치기, 잡마니를 걸러낼 때다.

프로필…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 정순식 신임이사장

정순식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 신임이사장은 “개인역량과 주변 네트워크를 최대한 효율화해 지역패션업계 및 패션조합의 역동적인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정 이사장은 1963년 대구 출생으로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2001년 디지털프린팅 및 디자인 전문업체 ‘빗살무늬’를 설립했으며, 이후 신지식중소융합교류회장, 이노비즈협회이사 및 한국패션소재협회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집단사고가 문제해결의 적이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1961년 4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서 망명한 1,400여 명을 훈련시켜 쿠바에 침투시켰다.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서였다. ‘피그스 만 침공 작전’이다. 미국 정부는 1960년부터 이 침공을 계획하고 자금을 제공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소련의 훈련을 받고 무장한 쿠바군에게 격퇴됐다. 불과 사흘 만에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1,100여 명이 생포됐다. 카스트로 정부는 1961년 12월 몸값으로 5,300만 달러를 받은 뒤에야 당시 사로잡은 1,100여 명을 풀어줬다. 케네디는 미군이나 그 밖의 직접적인 개입을 부정했지만 이 사건으로 미국은 쿠바에서의 주권침해행위에 대한 비판을 받게 되었고, 쿠바와 미국 간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이 사건은 결국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왜 이런 무모한 작전이 진행되었을까. 더군다나 케네디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에 내려진 정부의 의사결정 아닌가.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어빙 재니스(Irving Janis)는 ‘집단사고’에서 원인을 찾는다. 하버드대 출신 미국 최고의 엘리트가 모인 회의에서 내려진 결론이었다. 도저히 반대의견이 제시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그는 강력한 리더가 주도하는 집단이나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서는 오히려 잘못된 결론을 내릴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1986년 발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도 집단사고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당시 협력업체 기술자는 부품의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세계최고의 인재들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전문가들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 “소수의 의견일 뿐”이라며 무시해버렸다. 조직문화의 폐쇄성, 내부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가 사고를 유발한 것이다.어빙 재니스는 위의 두 사례처럼 의견 일치를 유도하는 경향이 지나쳐 비판적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집단사고라고 정의했다.일단 집단사고가 형성되고 나면 비윤리적인 결정도 이 집단 내에서는 정당화된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을 감싸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날마다 쏟아지는 의혹에도 불구하면서다. 이미 집단사고가 형성되어 있는 듯 하다. 의혹이 크든 작든, 일어날 수 있는 일부 부작용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집단의 목표나 결과를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기부금 사용처 논란이 작은 일인가? 회계처리 부실은 또 어떤가? 비싸게 사서 싸게 매각한 쉼터 문제 역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사안마다 말을 바꾸고 있다. 어느 단체보다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게 시민단체이다. 몰랐다고 해서 넘어가거나 단순한 운영상의 미숙함으로 보기에는 너무 고의성이 의심되는 일들이다.사실 집단사고는 그 집단 구성원 다수 혹은 리더의 생각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내부적으로 얽힌 관계 혹은 그 동안 함께 해온 의리로 굳게 다져져 조직 밖의 사람들을 배척하게 된다. 어빙 재니스는 그가 펴낸 ‘집단사고의 희생자들’에서 집단의 강한 응집력과 강력한 지도자가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딱 맞는 말이다. 너무 오랜 기간 동안 한 사람에 의존해온 시민단체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폐쇄적인 이런 조직 내에서는 개인으로서는 생각하지도 못할 행위들조차 죄책감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문제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집단사고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이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점을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다. 민주당은 의혹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윤 당선자를 옹호하는 일부터 멈춰야 한다. 오히려 진상규명을 앞장서서 촉구하고 나서야 할 일이다. 자칫하면 정의기억연대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애써 온 30년 활동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어서다. 기부금 운용에 대한 문제 제기를 친일프레임에 가둘 수는 없다. 불투명한 회계는 잘잘못을 따져 바로잡으면 된다.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수십년 간의 이 단체 활동성과는 지켜내야 하지 않은가. 그 지름길은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칠곡 ‘낙화담협동조합’ 행안부 신규 마을기업 지정

칠곡군 지천면 낙화담협동조합이 ‘2020년 행정안전부 신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행안부가 인증하는 마을기업은 현지실사와 적격 검토, 1차 심사(경북도), 2차 심사(행안부)를 통해 공공성과 기업성, 지역성 등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인건비와 홍보비 등 3년간 1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또 판로지원과 홍보마케팅, 1대1 맞춤형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도 받는다.백선기 칠곡군수는 “마을 자원과 주민들의 역량으로 운영되는 마을기업이 지역에 더욱 많이 생겨나고 내실 있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주민 18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낙화담협동조합은 2018년 설립됐다.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 운영 및 낙화담 주변 시설 거점센터와 둘레길 등을 위탁, 관리하고 있다.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영주시-한국관광협동조합, 지역경제관광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영주시가 한국관광협동조합과 손잡고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영주시는 7일 장욱현 시장을 비롯한 한국관광협동조합 이정환 이사장, 동백여행사 임정애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관광협동조합과 지역경제·관광활성화를 위한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영주시와 한국관광협동조합은 이날 협약에 따라 코레일, 회원 여행사 연계상품 개발 및 공급 지원, 2021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여행·체험서비스 상품의 발굴 및 홍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양측은 또 관광코스 개발 및 공동마케팅에 나서는 등 상호 동반 상승을 위한 협력 사업을 발굴하기로 합의했다.이와 함께 영주 시티투어 등 관광자원과 소수서원, 부석사 등 세계유산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출시, 수도권 여행사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장욱현 영주시장은 “영주가 내년 세계풍기인삼엑스포 개최 및 중앙선 복선 완전 개통에 따라 경북 북부권의 관광 메카로 한 걸음 나갈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관광협동조합과 연계 협력을 통해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70개 여행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관광협동조합은 성지순례위원회, 홍보위원회, 해양영토위원회, 기독교역사문화연구원 등 산하 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능굴(能屈)과 능신(能伸)을 보여 달라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전략을 능굴능신이라고 합니다. 유비는 이에 능했습니다. 유비처럼 자신을 굽혀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각한 좌절을 겪은 후 냉정을 유지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유비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타격을 받은 후 신속하게 태도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자오위핑 저, 위즈덤하우스 간)‘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언쟁을 하지 말라’는 옛 말이 있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이런 말이 왜 나온 걸까.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삼국지는 이런 인물상을 통해, 사건들을 통해 주는 의미있는 교훈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삼국지 속의 유비는 무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전장에서의 지휘력 또한 평범하다고 오나라 육손은 유비를 평가할 정도였다. 제갈량처럼 지략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고, 조조처럼 천재로 평가받는 것도 아니었다. 이처럼 지략도, 용맹도 부족한 유비가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뭘까.‘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를 쓴 자오위핑은 삼국지 강의의 대가로 꼽힌다. 이 책도 중국의 국영방송 CCTV가 기획한 인기 인문학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강연한 ‘삼국지’ 인물 강의의 유비 편을 엮은 것이다. 자오위핑은 유비의 성공비결을 능굴능신(能屈能伸)의 능력이라고 본다. 능굴능신은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아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말한다. 수많은 패배에도 위기를 이겨낸 유비만의 처세술인 셈이다.유비가 가진 ‘능굴(能屈)’의 능력은 특별했다. 그는 조조에게 패한 여포와 연합을 맺어준다. 하지만 원술과 내통한 여포로 인해 유비는 결국 서주 땅을 잃게 된다. 어느 정도 회복한 유비는 자기를 배신한 여포에게 투항이나 다름없는 화친을 맺었다. 목적은 하나였다. 자기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므로 여포와 힘을 합쳐 원술을 이기자는 것이었다. 원술이 여포를 회유했듯이 유비도 여포를 매수한 후 원술을 공격해 결국 목적을 이뤄냈다.자신을 배신했던 사람에게 복수심을 내려놓고 항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비는 장래를 위해 잠시의 굴욕을 참았다. 능굴(能屈)을 실천한 것이다.능신(能伸) 또한 유비의 철학임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유비의 도움으로 평안을 찾은 서주(徐州)의 주인 도겸이 유비에게 서주를 넘겨주자 다른 사람을 추천하며 사양했다. 그 후 동네 유지들이 힘을 모아 유비를 설득하자 그는 그제서야 수락했다. 유비는 자리를 준다고 덥석 받지 않았다. 그릇이 되지 않은 사람이 넘치는 자리에 앉게 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대신 큰사람이 되면 그 자리는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되는 법이다. 가진 게 없었던 유비는 명성과 지명도를 쌓을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있었다.능굴과 능신의 적절한 사용,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유비의 장점이었다.영웅은 위기에서 난다. 진정한 리더는 위기일 때 드러나는 법이다. 위기에서 빠져나오려면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유비처럼 냉정하게 생각하고 신속하게 태도를 바꿀 때다.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미래통합당은 상대인 여당을 안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잘 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기자신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다. 체면과 자존심으로 뭉쳐있음을 모른다. 지금은 이 둘을 모두 내려놓을 때인 줄도 모른다.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왜 외면받고 있는지를 알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국민들 앞에 철저하게 고개를 숙일 때다. 유비로부터 유연하게 굽히고 펼 줄 아는 능굴과 능신을 배웠으면 싶다.

아침논단…국회에 내는 과제, 사가독서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19세기 영국의 전성기를 이룬 빅토리아 여왕은 신하들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3년마다 1개월씩의 유급 독서 휴가였다. 이 휴가의 조건은 단순했다. 셰익스피어 작품 5편을 정독하고 독후감을 써내는 것뿐이었다. 일명 ‘셰익스피어 휴가’로 부르는 제도다.이보다 400여 년 앞선 조선시대에도 독서휴가가 있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조정의 업무 때문에 신하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세종이 고심 끝에 찾아낸 방법은 어명으로 내린 독서휴가인 사가독서(賜暇讀書)였다. 사가독서는 집현전 학자들이 조정의 업무 부담 없이 일정기간 동안 독서를 통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주는 휴가 제도이다. 이 기간 동안 경비는 나라에서 부담했다. “지금부터는 집현전에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오직 독서에 전념해 성과를 내서 내 뜻에 부응하라(세종실록 8년)” 1426년에 내린 이와 관련된 첫 어명이었다. 이후 사가독서는 영조 49년(1773년)까지 340여 년간 지속되면서 총 48차에 걸쳐서 320명이 선발되었다. 며칠 전 보았던 EBS ‘지식채널 e’ 프로그램 중 한 편의 내용이다. 밤늦은 시간에 방영하는 지식채널e는 단편적인 지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이다. 한번씩 볼 때마다 생각에 잠기게 하는 내용이 많아 자주 찾아보게 되는 방송이다. 사가독서 어명을 받든 신하들은 조정 업무 대신 집에서 책을 읽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이 되기도 했다. 세종 때 왕의 기대에 부응해 사가독서를 했던 인재들은 전 분야에 걸쳐 책을 편찬해냈다. 15세기 조선 시대의 문화 전성기를 꽃 피운 것이다. 넓게 보면 사가독서는 조선 시대 다양한 인재 탄생의 비결이기도 했다. 권채의 ‘향약집성방’, 남수문의 ‘고려사절요’가 이로써 태어났고 율곡 이이의 ‘동호문답’도 사가독서의 결과물이었다.세종 당시의 사가독서 제도를 현재 시대로 소환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막 선출된 300명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돌아가며 이 제도를 시행해보는 거다. 어명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명으로 말이다. 슬기로운 21대 국회생활을 독서로, 공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국회는 코로나19 방역 이후 경제방역의 성공을 위해 관련법을 정비하고 지원해야 할 급박한 때다. 시간이 없다.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결과물을 제출하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사가독서에 들어간 신하들도 책만 읽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집에서, 때로는 산사를 오가며 자유롭게 책을 읽고 연구에 매달렸다. 그러나 읽은 책의 권수를 삼개월마다 보고서로 제출해야 했고 매달 세 차례 읽은 책과 관련된 연구물인 월과(月課)를 내야만 했다. 또 사가독서를 마칠 때는 독서의 결과물을 글로 지어 제출하도록 했다. 막대한 양의 성과물이 나왔던 것이다. 성종 때에 이르러서는 독서당(讀書堂)을 지어 이곳에서 마음껏 책을 읽도록 했다. 독서당은 한양에만 세 곳이 있었다. 동호당과 서호당, 남호당이 그곳이다. 율곡이이의 동호문답은 동호당에서 책을 읽으며 저술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국회에 이런 사가독서를 권하는 이유는 더 이상 막말국회, 동물국회, 싸우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젠 공부하는 국회, 그럼으로써 정책중심 국회,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폼 잡는 자리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꼬박꼬박 세비가 나오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부하는 국회’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그나마 좋은 모습이긴 하지만 임기 초반의 반짝 공부모임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국회의원 독서휴가제’부터 입법하는 게 어떨까. 물론 조선시대 사가독서처럼 중간 중간 철저하게 과제를 제출하고 최종 성과물에 대해서는 평가도 받아야 할 것이다. 세종 때의 사가독서가 국회에서 현대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면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조금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아침논단…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말로 신뢰가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논어의 ‘안연편’에 실려 있는 공자의 말에서 비롯되었다.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고 답했다. 백성을 충분히 먹일 만한 풍족한 식량인 경제력(足食)과 백성들을 보호할 만한 충분한 군사력(足兵), 그리고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일(民信)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의 근본이라고 대답했다. 자공이 어쩔 수 없이 이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이 먼저냐고 묻자 공자는 ‘병(兵)’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자공이 나머지 두 가지 가운데 부득이하게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할지를 묻자 공자는 ‘식(食)’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공자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믿음’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만일 백성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면 그 나라는 서지 못한다(無信不立)”고 했다. 공자는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신뢰를 더 중시했다. 한 나라의 근간을 받쳐주는 큰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다. 굳이 수천년 전의 공자의 말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가 어떻게 되는지는 우리들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지금 현실의 세태를 지켜보면 공자의 무신불립이 더욱 그립다. 정치가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짓과 눈속임, 거기에다 수많은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정치 아닌가. 거기다 툭하면 터져나오는 막말과 말실수로 이젠 신뢰를 회복하는 것조차도 어려워 보인다. 신뢰가 무너지는 큰 요인 중의 하나는 가짜뉴스이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 자료를 살펴볼 만하다. 이 자료를 보면 선거일 D-6일 기준 온라인 선거운동에서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대 총선 1만4천736건보다 3배 이상 많은 4만8천335건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가 가짜뉴스로 인한 것들이다. 최근 정치권의 유튜브 열풍이 이같은 사이버상 선거법 위반행위에 한몫을 한 것이란 지적이 많다. 특히 이번 총선 기간 동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대 화두였다. 대면 선거운동이 줄면서 온라인 선거운동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바람에 가짜뉴스에 대한 유혹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선거를 앞두고 이어지고 있는 막말과 말실수도 신뢰할 수 없는 정치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막말로 한번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가도 아쉬울 판인데 막말이 이마저도 깎아먹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이 총선이다. 꼼수와 가짜뉴스, 막말이 난무해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신뢰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치인들의 막말이나 말바꾸기 같은 행태를 보면 국민들로부터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국가적인 위기상황인 코로나19마저 선거전략에 활용하려 하고 있는 판이다. 거기에다 보수와 진보로 나뉜 국민들은 상대 진영의 말은 무조건 신뢰하지 않고 본다. 이젠 그러려니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막상 누구를 찍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그렇다고 투표를 포기할 수도 없다. 신뢰할 수 없다고 정치를 외면하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뿐이다. 선거 때면 하는 말이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고, 차선조차 없다면 최악이라도 피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믿을 수 없는 정치’라고 푸념만 할 수 없지 않은가.지금 문제는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아올리기 어렵지만 한번 뿌리내린 신뢰는 여간해선 흔들리지 않는다. 선거가 끝나면 이젠 말과 행동으로 정치부터 믿음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꾸준하게 보여주어야만 가능하다. 정치의 신뢰회복이란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백성들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자의 무신불립이 그립다.

아침논단…대구는 ‘외상 후 성장’ 중이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미국 펜실베이니아 동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로세토 마을. 1960년대 실시된 인구조사 중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술, 담배 뿐 아니라 고기류를 자주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병 발병률은 미국 전체 평균의 절반 이하였다. 흥미를 느낀 스튜어트 울프와 존 브룬 박사는 이 마을사람들을 대상으로 30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 마을에선 누군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웃 간의 유대감이 남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병든 이웃을 돕고, 공동체가 고아들을 돌보는 등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심장병 발병률을 낮춘 주요 원인임을 밝혀냈다. 바로 ‘로세토 효과’이다. 소득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식습관의 좋고 나쁨에 상관없이 공동체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와 상호존중의 문화가 더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이론이다. 지금 전 세계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프다. 대구도 큰 아픔을 겪었고 그 아픔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대구에는 다른 나라들처럼 두려움도 없었고 좌절도 없었고 공황도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공동체가 위기일 때, 공동체 안의 개인들이 곤란을 겪고 있을 때 따뜻한 도움을 주고받는 신뢰와 배려가 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위기가 시작된 처음부터 그랬다. 제일 먼저 시민들은 스스로 자가격리를 택했다. 이는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지킬 뿐 아니라 이웃을 지켜주는 일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식당의 남은 식자재를 사주며 위로했다. 의료진들은 만사 제쳐두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스스로 참전했다. 휴업으로 생계에까지 지장을 받으면서도 외식업종사자들은 도시락을 만들어 의료진들에게 전달했다. 일부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깎아주는 일을 자청하기도 했다. 어려움 속에서 모두가 이기심을 내려두고 이타적 선택을 했다. 한 외신기자가 전한 기사 속에서 이 모든 것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대구, 이곳엔 폭동도 혐오도 없다. 두려워하는 군중도 없다. 절제심과 고요함만 있다’ 함께 차분하게 고통을 나누는 이런 공동체 문화는 로세토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분명 ‘외상 후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외상 후 성장은 정신적 충격을 수반하는 사고를 겪은 후 정상상태로의 회복 뿐 아니라 이를 통한 긍정적 변화를 통틀어 말한다. 고통은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큰 사건을 극복하기 위해 힘쓴 결과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 성숙이 외상 후 성장이다. 흔히 큰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생존에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의 고통을 경험하고 나면 이후에도 여파는 지속된다. 그 경험과 관련된 기억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피하지 못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 물론 이런 심리적 어려움은 개인만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겪는 고통은 대구 공동체 전체가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코로나19는 자칫 집단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을 만한 사건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경우 장기간 휴업을 하면서 이것 때문에 생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무엇보다 직접적이고 크다. 물론 전체 대구시민들이 겪어온 심리적 고통도 그에 못지않다. 하지만 개인이든 공동체든 큰 고통을 당했던 사람 모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동체가 협력해서 아픔을 뛰어넘을 경우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성숙해진 모습을 보일 것이란 희망이 있다. 이미 대구시민들은 이웃 간의 따뜻한 손길로 이타적 선택을 해왔다. 코로나19가 잦아들고 공동체의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대구는 분명 좌절과 절망,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안정이라는 정신적 성장으로 한발짝 나아갈 것이다.정작 코로나19보다 무서운 건 절망과 두려움이다. 다행히 대구시민들은 이웃 간의 따뜻한 손길로 잘 극복해오고 있다. 또 스스로 절제하고 자중하고, 이웃을 위해 배려하면서 지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이 아니라 ‘외상 후 성장’ 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침논단…슬기로운 ‘내 방 여행하는 법’

슬기로운 ‘내 방 여행하는 법’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할 일없이 보내는 일상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힘들다. 이 무료한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공유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달고나 커피는 커피가루와 설탕을 넣은 데다 뜨거운 물을 부은 후 400번 정도를 휘저어 만든 커피다.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집콕’ 생활이 이어지며 시간 때우기용 놀이로 발전했다. SNS에서는 서로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인증샷을 올리는 등 인기다.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이런 활동들이 평소 같으면 귀찮아서 어디 거들떠보기나 할 법한 일인가. 그래도 약 1천 번 정도 휘저어야 만들 수 있는 수플레 계란말이라든지, 수시로 물을 줘야 하는 콩나물 키우기 등이 인기있는 걸 보면 시간 보내기용으로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라디오 듣기도 한 방법이다. 어저께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어느 FM라디오를 듣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나와 메모를 해두었다. ‘내 방 여행하는 법’(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 유유, 2016)이란 책에 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1790년 어떤 장교와 당시 불법이었던 결투를 벌인 후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그때 그가 집 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며 쓴 글이 바로 ‘내 방 여행하는 법’이다.“나는 내 방 여행을 하면서 곧바로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탁자에서 시작해 방 한구석에 걸린 그림 쪽으로 갔다가 에둘러 문 쪽으로 간다. 거기서 다시 탁자로 돌아올 요량으로 움직이다가 중간에 의자가 있으면 그냥 주저앉는다.” 책은 자신의 방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매일 사용하면서 살아왔지만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 안의 물건들을 보고 느낀 독특한 생각들을 정리했다. 크지 않은 방 안에서도 느낄 수 있는 42일간의 상념의 여행인 셈이다.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 딱 42일이 지났다. 200년 전 그의 방 안 여행은 42일로 끝났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대구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사회적 불안·우울 현상(코로나 블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책임져야하는 엄마들의 아우성이 인스타그램에도 터져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말고 주방과 거리 두고 싶다’ ‘평생 한 요리보다 최근 한달간 더 많이 한 듯’ ‘유치원 조리사님 보고파요 흑흑’ ‘세끼 준비+설거지=백시간’…이젠 엄마들의 코로나블루를 떨쳐버릴 ‘내 주방 여행하는 법’을 온가족이 고민해야 할 듯하다. 주방 여행하기에 온가족이 함께 하는 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서 만든 ‘코로나19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을 참고할 만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기본적인 내용 외에 가족,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소통은 물론 온라인 소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심리적 거리는 가까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의도하지 않은 것이지만 늘어난 개인시간을 잘 활용만 한다면 소소한 성장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내 방 여행하는 법’을 고민해볼 법 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1790년대보다 현재의 내 방은 흥미로운 것들이 얼마나 더 많은가. 정해진 기일은 없지만 어차피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야 하는 법, 내 방을 유람하며 이왕 할 거 제대로 해 보는 거다. 방 안의 사물들과의 대화도 좋지만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나의 내면과의 대화도 필요하지 않겠나.그의 말마따나 ‘자신의 방을 여행하면 거기서 얻는 기쁨이 사람들의 성가신 질시에 잡칠 일도 없으며 무슨 대단한 경비가 들지도 않는다’그래도 강제로 떠난 ‘내 방 여행하기’가 일상이 될 수는 없다. 이 여행이 오래가지 않아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땐 늦은 봄꽃나들이라도 떠날 수 있으려나.

MYSC, 대구지역혁신 위해 팔 걷어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및 임팩트투자사 MYSC(엠와이소셜컴퍼니)가 최근 대구에서 활동 중인 더컴퍼니씨협동조합에 300만 원을 기부했다. 더컴퍼니씨협동조합은 지역의 사회혁신가들을 발굴, 연결하여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조성을 목표로 설립된 곳이다.이번 기부는 MYSC의 지역활성화, 지역혁신을 돕는 신생기업 지원 맥락에서 진행됐다. 사회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소셜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MYSC는 수도권 소셜벤처 뿐만 아니라, 지방의 사회혁신 기업 발굴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더컴퍼니씨협동조합과는 사회혁신 및 매뉴얼북 제작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면서 연을 맺고, 지역혁신의 파트너로써 기부금을 전달했다. 더컴퍼니씨협동조합 강은경 이사장은 “지역격차,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큰 조력자를 만나 기쁘다. 같은 방향성을 가진 지역활동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지원해 꾸준히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전국협동조합노조 고령농협지회 사랑의 후원금 전달

전국협동조합노조 고령농협지회(지회장 김종국)는 최근 지역 내 저소득층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대가야읍을 비롯해 운수·덕곡면에 각각 100만 원 총 3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아침논단…급격한 언택트, 뒤돌아볼 때다

급격한 언택트, 뒤돌아볼 때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부대낌이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과의 접촉 자체를 아예 피하는 ‘언택트(Untact: 접촉을 뜻하는 Contact + 부정의 의미 Un의 합성어)가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 비접촉 서비스가 갑자기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언택트가 핫이슈로 떠올랐지만 신조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이 개념은 김난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가 지난 2017년 10월 발간한 저서 ‘트렌트 코리아 2018’에서 이미 제시했었기 때문이다.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던 언택트 서비스가 코로나19 때문에 급속하게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두려움의 대상인 바이러스가 언택트 소비 확산에 불을 붙인 형국이다.이젠 외식·식품 업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가 대표적이다. 경북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가 지난 2주간 주말에 진행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도다리 활어회 드라이브 스루 판매행사’는 판매금액만 8천여만 원에 달했다. 대구 북구의 한 고깃집은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돼지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전화 주문 후 약속한 시간에 가게 앞으로 가면 포장된 돼지갈비를 차창으로 건네주는 방식이다. 언택트 소비는 외식·식품 업계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무서운 속도다. 이미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면접도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도 호텔 밖을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객실 내에서 비대면 식사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백화점도 앱으로 결제를 한 후 발렛파킹 지역에서 상품을 받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젠 세탁서비스나 부동산, 금융 분야 등 전 분야로 언택트가 번져가는 중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런 언택트 소비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급격하게 빨라지긴 했지만 이젠 소비 트렌드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 규모가 2012년 약 34조 원 정도에서 메르스 이후 53조 원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100억대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이후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자발적인 격리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중장년층이 언택트 소비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소비주체인 이들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언택트 소비 시장에 뛰어들면 규모는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나 전문가들 진단 역시 다르지 않다. 언택트 소비 증가가 지금 당장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의 이런 현상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까지 이어져 소비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언택트 소비 문화 자체가 지닌 장점도 있을 것이다. 반면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 같다. 이른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라는 정보격차로 인한 문제다. 이는 언택트 관련 기술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소비와 IT기술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장애인이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대형마트 건물을 둘러싼 인간띠. 아침 일찍부터 우체국 입구에서부터 수백m 이어지는 줄서기의 행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필수적인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한편에선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유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이처럼 다른 한쪽에선 다닥다닥 붙어선 줄서기를 보고도 속수무책이었다. 줄을 선 대부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약한 고령층이었고 정보화 취약계층이기도 했다. 마스크 대란 사태 속 줄서기는 언택트 소비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컨택트’ 현장이자 디지털 정보격차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현장이었다. 이젠 어쩌면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어가고 있는 언택트 문화로 파생되는 이같은 소외현상까지도 살펴봐야 한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들을 보듬고 함께 가는 마음가짐까지도 필요할 때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

아침논단…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하다

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하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불교의 가르침 중에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있다. 불교경전에 나오는 말이다. 돈이든 명예든 지위든 비록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더라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가지 보시를 말한다. 재산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선의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말이다.무재칠시에 따르면 빈털터리더라도 가능한 게 나눔이다. 환한 얼굴, 부드러운 눈빛만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화안시(和顔施)다. 밝은 미소를 띤 온화한 얼굴 표정만으로도 베풀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언사시(言辭施)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셋째는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을 헤아리는 심시(心施)다. 넷째는 안시(眼施)다. 호의를 담은 눈으로 부드럽게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는 신시(身施)로 자신의 육체를 이용해 남을 돕는 보람된 일을 하는 것이고 여섯째인 좌시(座施)는 힘든 사람들에게 앉은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은 찰시(察施)다. 미리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묻지 않고도 도와주는 것이다. 찰시 대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방사시(房舍施)를 일곱 번째로 들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대구경북 지역이 어려움에 처하자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생업을 제쳐두고 나의 일인 것처럼 대구로 몰려와 자원봉사인 신시(身施)를 실천하고 있다. 다른 국민들은 의료용품과 성금을 보내기도 하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심시(心施)와 안시(眼施)를 베풀기도 한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이야기하는 찰시(察施)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광주의 따뜻한 손길이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틀 뒤 광주시는 대구시에 마스크 2만개를 건넸다. 급증한 확진자로 병상이 부족하자 선뜻 대구의 경증환자를 받겠다고 나선 것도 광주였다. 이런 가운데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 언사시(言辭施)조차 외면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이없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코로나19로 비상상황인 대구경북 시도민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러 자극하는 말들이 넘쳐 나고 있어서다. 몇몇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정제되지 않은 막말, 대구경북 폄하 발언을 말하는 것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 이 모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참으로 어이없다. ‘신천지와 코로나19의 위협은 전국에 있지만 대구경북에서만 아주 두드러지게 심각한 이유는 한국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을 하는 것이다.’지난 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정책위원이 ‘대구는 미통당 지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니 TK는 손절해도 된다’는 지역비하성 표현을 했다가 보직해임됐다. 그 전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대구 봉쇄’ 발언으로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다. TBS라디오에서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씨는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며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고 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막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은 실수라고 치자. 하지만 같은 말이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되면 실수가 아니라 진심이다. 다가오는 총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여당 입장에선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그나마 대구지역에도 현재의 2개 지역구보다 더 많은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닌가.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지금 혼신의 힘으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간지도 3주째다. 일곱 가지 보시 중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처럼 몸을 아끼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신시(身施)까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언사시(言辭施)이면 족하다. 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할 때다. 그마저도 싫다면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좋다.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하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