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박스 제조업체들이 골판지 원료 수급과 단기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지난해 10월 국내 주요 골판지 원지 생산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원지 단가마저 오르고 있어서다.대구지역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지 납품 단가가 전년대비 평균 20% 올랐다.표면지는 작년 9월 t당 45만 원에서 현재는 53만 원, K지는 35만 원에서 43만 원으로 오른 상태다.업계는 지난해 10월 국내 주요 원지 생산업체에서의 화재 발생 이후 원지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고 밝혔다.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박스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49)씨는 “한달에 3만t을 생산하는 국내 원지 생산업체에서 화재가 난 뒤 납품 단가가 20% 이상 올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납품 단가 인상과 더불어 물량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일반 택배박스까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대구 염색공단에서 골판지 원단을 만드는 A업체의 경우 원지 부족에 따라 금요일 오후에는 일감이 없는 상황이다.업체 관계자는 “박스대란이라 불릴 만큼 원지 수급이 어렵다. 금요일에는 일을 하고 싶어도 원지가 없어 물건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중구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B업체는 포장 박스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B업체 측은 “박스 제조업체에 최소 일주일 전 주문해야 포장 박스를 구할 수 있다. 이마저도 원하는 규격은 고를 수 없다”고 했다.작년 9월까지만해도 박스 주문 후 생산과 납품에 소요되는 시간이 평균 3~4일이었으나 현재는 3배 가량 늘어 15일이 걸린다.김진무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4월 채소 출하시기를 앞두고 택배 박스를 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유통업체들이 박스를 대량 선주문하면서 가수요까지 더해져 원지 부족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