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지원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DIP),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이하 디자인진흥원)이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로 통합하는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구조개혁 방안이 29일 발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들 기관의 정부 소관부처가 모두 다른 상황에서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될 경우 정부공모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대구TP는 산업융합에 기반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산하에 디지털융합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기관을 두는 것으로 바뀐다. DIP는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진흥원은 제품과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을 지원하는 기관이다.인수위는 “민선8기 핵심사업인 ABB산업을 비롯한 미래신산업의 효과적인 육성을 위해 DIP, 디자인진흥원의 기능을 대구TP로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으로 지원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통합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이같은 취지에도 현장 목소리는 통합에 따른 시너지보다 문제가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DIP, 디자인진흥원의 정부 소관부처가 달라 정부 공모 사업을 따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대구TP의 소관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 DIP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자인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다.지역 경제지원기관 직원 A씨는 “대구TP가 중기부 소속인데, 과기부와 산자부 사업 공모를 따낼 수 있겠나”며 “이달 초 제기된 경제지원기관 통폐합 소식에 중앙부처에서 반대의견이 대단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가 관련 산업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또 다른 경제지원기관에 소속된 B씨는 “6대 광역시 중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TP와 디지털산업진흥원을 별도 운영 중이다”며 “인천은 2016년 7월 인천TP,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3개 기관으로 통합된 후 과기부의 지역 사업 중 인천TP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었다. 대구도 그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대전은 통합의 한계로 인해 ICT 전문성을 고려해서 2015년 대전TP의 IT 업무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이관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겉만 보고 통폐합이 이뤄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통폐합 대상 기관 이외에도 관련 업계에서는 재검토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대구·경북 ICT(정보통신기술)업계를 대변하는 대경ICT협회는 다음달 1일 자체 워크숍에서 통폐합에 대한 의견을 모은 후 향후 대처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대경ICT협회 관계자는 “중앙부처, 지역 중소기업들과의 소통 없이 통폐합을 진행하는 것은 아쉽다. 사전에 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지 않나”며 “홍준표 당선인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에 대한 의지는 이해하지만, 지역 중소기업들과 소통의 부재는 여전히 아쉽다”고 전했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