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비가 쏟아져 내리는 폭우로 불안한데 또다시 무너질까 봐 겁이 납니다.”지난달 25일 오후 10시5분께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한 연립주택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 수십 명이 한밤중에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차량 4대가 파손됐다. 사고 다음날 달서구청은 외부건축위원 5명과 건물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조사에 나섰고 옹벽에 임시 조치를 취했다.그로부터 20여 일이 지났지만 복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지난 18일 오전에 방문한 사고 현장에는 드나드는 사람도, 주차된 차도 없이 황량한 분위기였다. 무너진 담벼락에는 방수포, 지지대, 유실 방지망 등이 임시로 설치됐지만 방수포 너머로 여전히 금이 가 있는 벽면이 드러나 있었다.사고가 난 담벼락 인근 거주자 최모(62)씨는 “연립주택 바로 밑 공간은 주민들이나 상인들이 주정차를 하던 곳”이라며 “사고 연립주택에 사는 사람들과 주민들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아 사고가 나면 더 위험하다. 빨리 복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안전조치가 시행되기까지는 최소 한 달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본격적인 보강 조치에 나서기 이전에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기간만 한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이 사유지인 것도 기간이 앞당겨지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달서구청은 추가적인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보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달서구청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을 완료하기 전까지 현장을 수시로 살피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주택이 사유재산이라 건축주가 보강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주민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구청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