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2020년부터 3년간 15회의 공연을 열고, 140여 명의 예술가가 함께했다. 봉산문화회관의 자체 제작 브랜드 공연인 ‘봉포유’의 성과다. ‘당신을 위한 봉산문화회관’의 뜻을 지닌 봉포유는 예술인들과 자체 협력해 기획·제작한 무대를 마련했고, 관객들과 출연진들의 꾸준한 성원을 받고 있다.올해 봉포유는 더욱 확장돼 기대를 모은다. 이달 초 무대 시스템을 최신화하는 등 리모델링을 마친 ‘가온홀’이 재개관했고, 이를 기념해 춤을 모티브로 ‘동(動)’의 의미를 담아낸 ‘무브스테이지’로 주제를 열기 때문.발레를 시작으로 궁중무용, 현대무용, 국악, 빅밴드 등 국내외에서도 접하기 힘든 유명 예술가, 지역 예술인과 컬래버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해 제작극장으로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봉산문화회관 측의 설명이다.첫 시작은 발레안무가 김용걸의 ‘르 발레’가 무대를 장식한다.5일 오후 7시 가온홀에서 공연을 앞둔 김용걸 안무가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명성이 있는 봉포유 시리즈에 가온홀 재개관을 기념한 첫 무대를 초대해줘 정말 감사하다”며 “시작을 잘 끊어야 앞으로 높은 수준의 다채로운 공연이 열릴 거라 생각해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무대에서 신작을 포함한 8개의 작품이 공개된다. 주제는 ‘사람과 사랑’으로 통일된다. 8개 작품은 안무가 김용걸이 수정·보완해 가지고 온 작품들과 신작, 다른 안무가들의 작품 3개로 구성된다.먼저 남녀 간의 사랑을 귀여운 질투로 재밌게 표현한 유쾌한 신작 ‘Do you know how much i love you~(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를 첫 무대로, 경쾌하고 빠른 템포인 스페인의 민속춤을 재해석해 발레 테크닉이 돋보이는 ‘Tarantella’로 흥미를 돋운다.이어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감정을 녹인 ‘Le Ciel gris(회색빛 하늘)’, 정민철 안무가의 ‘The Eternal Moment’,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는 솔로 무대 ‘선입견’, 최목린 안무가의 ‘My Light’, 클라라를 짝사랑한 브람스에서 영감을 받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Why..’, 중견 무용수 김지영의 실력을 볼 수 있는 ‘Étude de Danse’가 준비돼 있다.김용걸 안무가는 “올 1월부터 준비한 작품들로, 무용 전공자들뿐 아닌 일반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여타 무대와 달리 신경을 각별히 쏟았다”며 “솔로, 듀엣, 3인무 및 다른 안무가들의 작품들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만한 희로애락이 담긴 사람만의 관계성과 그 안에 있는 사랑에 주목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총 연출을 맡은 그는 이번 무대에서 해설도 맡아 1시간20분가량 무대를 이끌어갈 예정이다.“발레는 대중적이진 않은 장르이자 현장 예술 및 라이브예술이라 단발성으로 그친다”며 “이를 위해 춤에 미쳐서 추는 무용수들이 몇 달씩 연습해 무대를 좋아하는 관객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 무대를 열 수 있게 초대해준 것에 감사하며 무용 기획무대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봉포유-무브스테이지’는 김용걸의 ‘르 발레’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어 다음달 2일 아악일무보존회와 준비하는 한국 인류무형유산으로 유네스코 처음 등재된 종묘제례악의 정수 ‘종묘제례 ‘일무’를, 오는 10월7일에는 대한민국 대표 스트릿댄스팀 겜블러×아트지의 ‘Let’s Get TogetherⅡ’을 선보인다.이어 오는 11월4일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등 국내 최고의 국악연주자들로 구성된 ‘국악프로젝트그룹 무곡콘서트’, 12월2일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 대구의 프로젝트빅밴드와 현대무용이 함께하는 ‘빅타이거빅밴드 with 엠비규어스댄스’가 준비 중이다.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