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빈 공간들이 서서히 채워지면서 미래 대구의 지도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과포화 상태에 이른 도심과 성장 동력을 잃은 부도심 대신 새로운 공간을 찾아내며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국토교통부는 1972년 대구도심권을 중심으로 그 외곽을 고리 형태로 묶어 418.9㎢에 달하는 면적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만들었다.이는 무질서한 도시의 팽창 방지와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조치였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대구권역 개발제한구역의 면적은 401.1㎢다. 첫 지정 후 반세기 가까이 지나며 17.8㎢의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것이다. 이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6대 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이다.해제된 개발제한구역은 고스란히 대구의 새로운 식구가 됐다. 이처럼 대구시는 도시가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성장 동력을 잃어갈 때 개발제한구역을 풀고 개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왔다. 이제 막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린 풋풋한 대구의 새 지역들은 대구발전의 기대주로 떠올라 시민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호지구와 연경지구 수성구 담티고개와 시지동 사이에 있는 산과 논밭 등 푸른 지역이 바로 대구 도심 속 마지막 남은 ‘푸른 땅’이자 대구의 미래라고 불리는 연호지구다.연호지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4년까지 연호동, 이천동 일원 89만7천㎡(27만1천 평) 부지에 3천800여 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설한다.특히 현재 범어동에 있는 법원과 검찰청 청사를 옮겨와 대규모 지원시설까지 조성한다.북구 연경지구도 몇년 새 시민들에게 익숙해진 이름이다.2018년 1단계 사업(1만3천230㎢)이 완료됐으며, 올해 말까지 2단계 조성 사업(1천821㎢)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 율하지구와 금호지구 율하도시첨단 산업단지는 동구 율하동 일대 16만7천㎡에 대구도시공사와 LH가 공동으로 2022년까지 1천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조성한다. 이곳은 지식기반의 도시형 첨단산업 기업들을 집적시켜 첨단업종 간 연계·협업의 장으로 조성된다.북구 검단들 일원도 ‘금호워터폴리스’로 재탄생한다. 대구도시공사는 1조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투자해 2023년까지 검단들 일원을 산업, 물류, 상업, 주거가 어우러진 명품 복합단지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또 수용 인구 1만여 명 규모의 공동주택 2천700여 가구, 주상복합 1천400여 가구 등을 입주시켜 균형발전과 더불어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서혁신도시 경북 경산과 대구의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신서혁신도시’는 동구 신서동 등 9개동 일원 4천216㎡(128만 평)에 건설됐다.현재 혁신도시에 입주해 있는 공공기관은 한국장학재단, 신용보증기금, 한국가스공사 등 모두 11개 기관이다.282억 원을 투입하는 복합혁신센터가 2022년 완공되면 지역 주민들의 정주 여건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결국 대중교통이 핵심 신서혁신도시는 조성 전부터 원도심과의 접근성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 지적은 20년 가까이 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연경지구와 금호워터폴리스, 율하도시 첨단산업단지 등도 결국 도심과의 접근성에 성공적 안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연경지구는 곧 개통하는 4차순환로와 엑스코선에 거는 기대가 크다.대구경북연구원 한근수 미래전략연구실장은 “대중교통 연결이 도심 접근성의 핵심이다.도시철도 연결이 답이지만, 최근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해 계속 떨어지고 있다”라며 “대구시는 도시철도 예타를 통과시킬 수 있는 경제성 향상 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