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동남동쪽 19㎞ 문무대왕면 지역에서 30일 오전 4시55분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이번 지진으로 경주는 물론 포항과 영천, 울산 등의 인근지역 주민들까지 새벽잠에서 깨어나 더 큰 지진이 올까봐 놀라 가슴을 졸였다. 반핵단체는 월성원자력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폐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119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경북지역에서만 59건이 접수되었고, 울산과 대구 등 전국에서 수십건의 신고가 잇따랐다. 피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원자력발전소 5기의 발전소 모두 피해 없이 정상 운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월성원전은 이날 오전 5시50분에 재난비상등급 B급을 발령하고, 절차에 따라 속보를 예의주시하며 설비안전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월성원전에서 가동 중인 지진계측값은 최대 0.0421로 계측되었으나 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번 경주지역에 발생한 지진으로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지진경보 발생 이후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특이 사항은 없으며 방폐장 1단계 동굴 처분시설과 지상지원시설 등 주요시설물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경주시민들은 물론 인근 영천지역 시민들도 많이 놀라 SNS 등을 통해 안부인사를 나누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주 동천동 김순호(58·여)씨는 “지난번 지진으로 심한 트라우마가 생겨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싶었는데 또 다시 집이 흔들리며 건물이 우는 소리가 들려 혼비백산했다”면서 “안전대책을 철저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진앙지에서 50여㎞ 떨어진 영천시 정대현(55)씨는 “재난안전문자 알림음과 거의 동시에 아파트가 우르릉거리며 우는 소리가 들렸지만 진동은 아주 미세하게 느껴졌다”면서 “이어져 큰 지진이 올까봐 가족들과 TV를 보면서 마음졸였다”고 말했다. 한편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이하 경주시민행동)은 “30일 경주의 지진으로 시민들이 새벽잠을 설치며 2016년 9월12일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면서 “위험한 활성단층에 둘러싸인 월성원전 2,3,4호기의 안전한 폐로 절차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경주시민행동은 이어 “이번 지진의 진앙을 중심으로 남동 방향 10km에 월성원전, 서북 방향 2.5km에 한수원본사, 동북 방향 2km에 월성방사능방재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원자력시설들이 지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경주시민행동은 또한 “월성원전은 부실한 지질 조사에 근거해 건설되었고 내진 설계도 매우 미흡하다”면서 “정부는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무리한 수명연장 추진을 중단하고, 위험한 활성단층에 둘러싸인 월성원전 2,3,4호기의 안전한 폐로 절차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